- 형진 군과 승일 씨의 아름다운 만남
“나는 그래도 많이 살아서 세상의 많은 경험을 했지만 너는 그렇지 못해서 내 마음이 너무 아프다”승일이 형의 말에 “아니야, 형. 나는 원래 불편했지만 형은 코트를 씽씽 누리는 멋진 농구선수였는데 그렇게 돼서 얼마나 불편하겠어. 그래도 기운 내, 승일이형. 형은 인생의 후반전에 분명히 더 멋진 덩크슛을 쏠 거야”
지난 4월 28일, 별관 5층 8호실. 비록 입으로 나눈 대화는 아니었지만 그들은 분명히 눈에 힘을 준 채 뚜렷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으며, 서로를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언어로 주변 사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자음, 모음이 씌어진 글자판을 통해서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은 형진 군과 승일 씨.
신형진 군(24)은 태어날 때부터 근육을 움직이는 신경세포가 일부 기능을 못하여 결국 몸 전체가 마비되는 척수성 근위축증(SMA) 환자로, 가족들의 지극한 간호와 본인의 의지로 연세대에 입학한 대학생이기도 하다. 또 박승일 씨(36)는 국내 최연소 프로농구 코치로 잘 나가던 스포츠맨이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이라 불리는 루게릭 병을 앓고 있는 환자다. 이 둘은 각자의 감동적인 사연들이 언론에 여러 차례 소개됨으로써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희귀난치성 환자들로, 두 사람의 만남은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먼저 형진 군이 지난 3월 6일부터 우리병원 재활의학과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4월 25일 입원한 승일 씨가 공교롭게도 형진이가 입원한 바로 그 병실에 입원하였던 것이다.
두 사람은 이전부터 꼭 한 번 만나고 싶어 하던 사이였기에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비록 사지마비와 호흡부전으로 눈으로만 대화가 가능하였지만, 이제는 컴퓨터 기술의 발달로‘안구 마우스’라는 특수 마우스를 이용해 눈동자를 움직이고 눈을 깜박거림으로써 메일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정보가 세상에 알려진 후 이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고 있으며, 이제는 제법 인터넷 카페에 팬들도 많이 늘어 이들과 세상사는 다양한 이야기는 물론 각종 정보도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재활의학과 강성웅 교수를 만나 입원 일주일 만에 산소 라인을 뗄 수 있게 된 형진 군은 하루 종일 산소 없이 호흡할 수 있게 돼 요즘 웃음이 부쩍 늘어났다. 형진 군의 어머니 이원옥 씨도 “호흡장애가 동반되는 희귀난치성 질환자들에게 이러한 정보를 빨려 알려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오히려 적극적이다.
지금은 비록 자신의 의지대로 몸을 움직일 수도 없는 형편이지만, 현재의 고통을 딛고 언젠가 또 하나의 기적을 이루어낼 형진 군과 승일 씨. 이들의 주치의인 강성웅 교수도 “이 두 사람은 모든 이들에게 삶의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희망의 전도사와 같다”며, “어서 빨리 호전 돼 새로운 삶을 살아 줄 것을 믿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래의 스티븐 호킹을 꿈꾸는 형진 군과 제2의 인생에서 멋진 덩크 슛을 내리꽂을 승일 씨의 바람이 언젠가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
* 사진설명 :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인 신형진 군(사진 왼쪽)과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박승일 씨가 두 손을 꼭 잡은 채 글자판을 이용하여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건네고 있다.
---관련사보보기--- 월간세브란스 의료원소식지
----지난호 보기--- 2006년 04월호 2006년 03월호 2006년 신년호 2005년 겨울호 2005년 가을호 2005년 여름호 2005년 봄호 2005년 신년호 2004년 가을호 2004년 봄호 2003년 가을호
첫댓글승일님, 승일님 닮았다는 제 막내 동생도 가끔 영동세브란스로 실습나갑니다(제 동생도 승일님 후뱁니다 ㅋ). 이름은 인 경 이구요, 동생도 승일님 소식알고 혹시 승일님 병원에서라도 볼 수 있길 바라고있어요. 아직 인턴은 아니지만 혹시 기회가 되면 제 대신이라도 꼭 뵙길 바랄께요! ^^
첫댓글 승일님, 승일님 닮았다는 제 막내 동생도 가끔 영동세브란스로 실습나갑니다(제 동생도 승일님 후뱁니다 ㅋ). 이름은 인 경 이구요, 동생도 승일님 소식알고 혹시 승일님 병원에서라도 볼 수 있길 바라고있어요. 아직 인턴은 아니지만 혹시 기회가 되면 제 대신이라도 꼭 뵙길 바랄께요! ^^
사진은 어디있나요? 내 눈에만 안보이는건가...보고싶다
저도 보고 싶은데 안보이네요..음..
두 분의 뜻 깊은 만남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