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과 미국 정부 당국은 지난 2001년 미국 선교사 번햄(Burnham) 부부를 납치했던 이슬람 무장 단체 아부 사이야프(Abu Sayyaf)의 지도자 잔자라니(Janjalani)가 죽은 것으로 확인하였다. 그 동안 잔자라니에게는 미화 5백만 달러의 현상금이 붙어 있었다.
미국과 필리핀 정부가 벌이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의 일환으로 필리핀 파티쿨(Patikul) 정글에서 있었던 무장 단체 소탕전에서, 잔자라니는 필리핀 정부군과 교전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NTM(New Tribes Mission) 선교회 소속인 미국 선교사 번햄 부부는 지난 2001년5월 필리핀 프에르토 프린세사(Puerto Princesa)시의 도스 팔마스(Dos Palmas)에서 납치되어 1년 이상 인질로 잡혀있다가, 필리핀 정부군의 구출 작전에서 남편 마틴(Martin)은 죽고 아내 그라시야(Gracia)만 구출되었다.
이번 잔자라니의 죽음으로, 지난 15년간 진행된 남부 필리핀에서 정부군과 이슬람 무장 단체 사이의 무력 충돌이 종식되거나 아니면 이슬람 단체의 더욱 강력한 복수가 벌어 질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필리핀 군사 정보 관계자에 의하면, 아부 사이야프 단체 내부에서 이미 잔자라니의 뒤를 후계자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 들 중 한 명은 지난 2001년 필리핀의 파라완(Palawan) 휴양지에서 17명의 필리핀인과 3명의 미국인을 납치한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후보자 모두가 잔자라니 만큼 지도력을 발휘할 인물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이슬람 단체는 고민에 빠져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필리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 대해 필리핀 정부는, 미군의 존재가 필리핀 남부뿐만 아니라 다른 필리핀 지역의 반 정부 무장 단체와 필리핀 정부와의 대립에서 힘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현재 필리핀에서 벌어 지고 있는 대(對) 테러 작전은 필리핀 정부군과 미군의 합동 작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민 다수가 천주교 신도인 필리핀에 반해, 필리핀 남부의 수르(Sulu) 주에는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여러 무슬림 반군 단체의 거점이 되고 있으며, 빈곤과 정부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데, 이 곳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 대한 주 정부의 입장은, 미군의 존재 이유가 무슬림들을 감시하거나 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반면 필리핀 남부에서 사람들에게 교육과 재정 지원을 하는 한 단체의 관계자는, 필리핀 정부가 이곳에서 반 정부 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근본적 이유인 필리핀 중앙 정부의 무관심과 무지원 그리고 이에 따른 빈곤을 치유하지 않는 한, 잔자라니와 같은 반군 지도자의 죽음이 반군 단체의 와해를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선교연구원(KR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