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82위 루옌순(대만)이 2010 윔블던에서 랭킹 7위의 앤디 로딕(미국)을 꺾고 8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루옌순은 29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테니스 남자단식 16강전서 4시간 30분 동안 계속된 접전 끝에 로딕을 세트스코어 3-2(4-6, 7-6(3), 7-6(4), 6(5)-7, 9-7)로 꺾었다.
루옌순은 5세트 16번째 게임에서 이날 경기 중 유일하게 로딕의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루옌순은 윔블던테니스대회 1라운드에서 4차례나 탈락한 바 있으며,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한 선수이다. 이번 승리로 인해 그는 1995년 윔블던 대회 당시 일본의 마츠오카가 8강에 진출한 이후 메이저 대회 8강에 진출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되었다.
로딕은 시속 126마일(202km/h)의 강서브를 4세트 타이브레이크까지 날렸고 5세트에서 결정적인 브레이크 기회를 만들었으나 4-4 브레이크 포인트에서 루옌순의 완벽한 백핸드 발리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8-7로 앞선 루옌순은 30-30에서 로딕의 포핸드가 길게 나가며 매치 포인트를 잡았고, 다운더라인 포핸드 패싱샷으로 마무리지었다.
루옌순은 경기 후 “나는 경기 내내 ‘조금만 더 버티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라고 혼자 되뇌였다. 그리고 경기를 끝낼 마지막 기회를 기다렸다”라고 말했다.
한편 로저 페더러(스위스)는 위르겐 멜저(오스트리아)를 3-0(6-3, 6-2, 6-3)으로 격파하고 8강에 진출했다. 라파엘 나달(스페인) 역시 폴-앙리 마티유(프랑스)를 3-0(6-4, 6-2, 6-2)으로 꺾고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