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雪嶽)을 보았는가 山을 보았는가 바람에 날리는 천마(天馬)의 갈기처럼 등뼈로 일어서는 산 묽은 살덩이는 바람에 다 날려 버리고 굳어진 불꽃이 뼈로 하늘을 가르며 달리는 지조(志操)의 설악(雪嶽)
그 산의 혼(魂)을 보았는가 일만 묏부리와 일만 골짜기에 춘하추동(春夏秋冬) 천자만홍(千紫萬紅) 파도처럼 일렁이며 넘쳐 흐르는 설악의 숨소리
그 혼의 빛깔을 보았는가 그리고 겨울 대청봉(大靑峰) 눈속에 뼈를 묻고 누워 있는 산중의 산 그 설악의 큰 말씀 그 순백(純白)의 지혜를 만나 보았는가
(오늘 직장 SKC산악회에서 시산제(始山祭)가 의왕에 소재한 청계산에서 있어서 아침에 오르니 눈이 참 탐스럽게도 펑펑온다. 기온이 낮지 않아 오는 눈이 잎이 떨어진 나뭇가지에 내려앉아 자기가 나뭇잎인냥 하얀 눈꽃을 피우고 있었다. 말로 표현 못 할 아름다운 경치를 그만 보고 말았다.
카메라에 담아 그 순백의 설화를 담거나 표현한다는 것이 미안할 뿐이다. 그냥 主님이 주신 자연 카메라인 눈으로 마음껏 감상하고 가슴으로 담아두려고 어린아이 마냥 뛰어다녔다. 主님이 연출하신 오묘한 풍경앞에 하찮은 인간은 그저 객석의 구경꾼이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보고 즐기고 손벽치며 환호하고 철저히 동심으로 돌아가는 일밖에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