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파킨슨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이 어찌 편할수가 있으리요만은 그러나 자의든 타의든 함께 해야하니 잘 타협해서 가는수 밖에.. 어차피 나이가 들어가면 병(病)하나씩 안고 가고.또 유병장수(有病長壽)란 말도 있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오늘도 새로운 마음으로 하루를 열어본다 .................
#나의 투병기 제3장 전쟁은 계속된다
혹한의 추위속에서도 살을 에이는 듯한 칼바람 속에서도 오늘도 전쟁은 계속된다
아침에 어눌한 몸을 풀면서 비로소 전쟁은 시작이다
오늘도 일어서기 위하여 걸어가기 위하여 생각하기 위하여 살아가기 위하여
힘들고 지쳐도 참으며 견디며 준비를 마친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오늘의 나의 삶속에서 나는 결코 가부를 말하지 않는다 불평을 말하지 않는다 세상을 탓하지 않는다 인생을 탓하지 않는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원망하지 않고 비방하지 않고 자책하지 않고 순응하고 인정하면서 나는 오늘도 할일을 한다 ......... 무엇이든지 노력 없이 얻어진 것들이 있었던가.? 땀흘린 수고없이 얻어진것들이 있었던가.?
우리의 사전에 연약함은 있을지라도 시련은 있을지라도 실패는 결코 없을 것이다 ................
#나의 투병기 제4장 누가 뭐라해도 나는 나(山行)
나는 오늘도 산에 가기위해 현관문을 나선다
언젠가 명절 설날에 딸내외와 아들 며느리 까지 다 모인 날도 나는 운동한다고 스틱을 들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설날이니 하루 쉬라는 가족들의 말에도 아랑곳 없이..
파킨슨이 온 후 로부터 외주로 출타하기 이전에는 결코 하루도 쉬어본 적이 없는 산행(山行)..
젊었을때 부터 시작되어서 오늘까지 계속되고 있는 산행..
어쩌면 다른 사람들이 봤을때는 우직하게 보일수 있으나 누가 뭐라해도 나는 나이기 때문에 나는 오늘도 산행을 쉬지 않는다
파킨슨이 오기 전에 나의 산행은 선택 이였다면 파킨슨이 온 후로는 나의 산행은 이제는 필수가 되어 버렸다
작년에 처음으로 동결의 쓰라림을 맛본후 론 조금은 조심해졌지만..
갑자기 산 중턱에서 멈춤으로 진퇴양난의 귀로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지금도 어지간해서는 쉬지않고 나의 산행은 계속되고있다 ......... 나는 오늘 문득 생각해본다 나는 왜 그렇게 산행에 메달리는가?
그건은 곧 와사보생(臥死步生)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살기 때문에.. 나는 오늘도 걷는다 .............
#나의 투병기 제5장 1진보(進步) 2나는 누구인가..?
1진보(進步)
십이월 삼십일 올해의 끝에서 하루를 남기고 스쳐간 기억들.
투병 해왔었고 극복 해왔었고 참고 견디였고
훈련 해왔었고 다짐 해왔었고 前進 해왔었던 前날의 기억들.
어느날 부턴가 불현듯이 예고없이 흔적없이 . 내안에 깊이 들어온 또 하나의 다른나는
올 한해도 그 영역을 확장키위해 그 세력을 구축하면서 때로는 사이좋게 때로는 원수처럼 때로는 달래가며 때로는 다듬어서 오늘까지 함께해왔다
이른 새벽 조용한 묵상의 시간을 가지면서 무거운 몸의 움직임을 인식할 때 비로소 내가 파킨슨을 앓고 있다는 것을 실감 한다
언제 부터인가 나의 정체성은 정상인이 아닌 파킨슨 환우가되었다
이 땅에 살아가는 그 날까지 파킨슨을 안고 평생을 살아가야 할 파킨슨 환우.
그러므로 오늘도 육체의 고단함을 이기기 위해서
이른 새벽에 마음을 다지고 안 좋은 생각들을 배제하고
깊은 심령속에 긍정의 마음을 채우기를 갈망하고 그렇게 해서 채워진 그 힘으로
육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하루의 삶을 살아가는 나는 파킨슨 환우 이다
정녕 길지 않는 인생을 살아가면서아픈 것 만도 서러운데.남들처럼 건강한 삶을 살지 못하는 것도 서러운데...
우리는 과연 누구인가?
우리는 바로 이 땅에 사는 그 날까지 정녕 함께 할 수 밖에 없고 또 갈수 밖에 없는 파킨슨 환우 다
#나의 투병기 제6장 파킨슨의 반란(反亂)off -
얼마 전... 교회 성도님들과 차를 마시기 위하여 찻집에 들렀다 오랬만에 만난 지라 교제가 길어젔다
파킨슨의 특성상 한자리에 오래 앉아있는다는 것이 안좋다는 것을 알지만 교제가 늦어지는 바람에 어쩔수가 없었다
이윽고 교제가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왠걸(?) 다리가 이상하다
파킨슨의 반란..(off) 바로 동결(凍結)이 오기 시작된다
동결:off시간에 일어나는 무능력상태를 말함
두발을 땅에서 떨어지지 못하게 하고 마치 접착제로 신발을 땅에 붙혀놓은 것처럼 땅에 고정시켜논 두발.
온갖 술수를 다부르면서 무차별적으로 나를 공격함으로 나를 힘들게 하고 나의 힘을 소멸시켜 간다 나도 질세라 거의 필사적 으로 몸을 움직이고 대항함으로 거의 진압에 성공하기에 이른다 . 그렇게 예고없이 불시에 갑자기 잊어버릴만 하면 찾아와서 동결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나를 힘들게 했던 반란군은 얼마 후에 곧바로 제압되었다
그 이후론 지금까지 침묵의 시간이.. 그러나 결코 방심하지마라 언제또...
#나의 투병기 제7장 위대한 변화 (일상에 감사하라)
이른 새벽 파킨슨 11년차를 훌쩍 넘어가고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지난 10 여년전 그때가 초여름 이던가?
한참 좋던 50대의 중반에 갑자기 찾아온 몸의 변화는 그후로 나의 인생의 남은 진로와 모든 계획을 다시 점검하게 했다.
그때부터 내몸에 깊게 자리잡은 파킨슨은 이제 서서히 자기의 영역을 구축하고 세력 확장을 도모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5:00 에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랫동안 신앙생활 하면서 몸에 배인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
일어나서 성경을 펴고 말씀을 묵상한후 가족들과 지인들및 환우들에게 말씀을 전송하고 오늘의 일상을 계획하고 후에 06:00 약을 투입함으로 본격적인 파와의 전쟁은 시작된다
어쩌면 나는 약을 입에 넣는 그 순간부터 약에 의해서 움직이는 사람들이라고 말할수 있다 내 자유의지로는 안되는 육체의 이동을 약에 의해서...? 참 어떻게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수가 없는것이다
#나의 투병기 제8장 한길병원에 입원했다
병력11년차에 한길병원에 입원했다
이른 아침4:30분 일어날 준비를 한다
파가 온뒤로 언제부턴가는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이 버겁게 느껴진다 일어나기 위하여 스트레칭으로 굳어있는 몸을 깨운다 어깨를 들고 다리를 일으켜서 순간적으로 일어나서 양발자세를 취한다
그렇게 일어나서 아침묵상을 07:00까지 하고 07:30분에 정확하게 아침식사를 마친다 ㆍ 이제 그 이후에 병원장님의 순회가 있고
이제 우리의 일상의 업(業)인 약올리기 가 각자의 방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시작된다
빠르면 단10분에도 끝나서 일상의 평안을 누리지만 약이 어떤 심술(?)을 부릴때면 한시간 때론 두시간 때론 올라오자 마자 약이 소멸되 버리는 참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일어난다
파킨슨의 비애(悲哀).. 파킨슨의 심술.. 파킨슨의 무기..
09:00부터 운동에 들어간다 각자가 선택한ᆢ 파크골프를 쳐도 되고 재활치료실에서 운동해도 되고 숙소에서 쉬어도 되고
12:00 정확한 시간에 점심먹고 오후에도 운동할 사람은 운동하고 아님 한방치료나 물리치료도 받아도 되고..
17:30분에 저녁.. 이후에 자유롭게 자신의 소견에 오른대로.. 노래방도 가고..
그 누구도 간섭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통제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어떤 환우가 약이 오르지 않아 어려움이 나타나서 그 환우를 힘들게 할때는 가차없이 간섭하고 통제하고 협력해서 활동을 돕는다
어쩌면 서로들이 이제 여기서의 만남들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을 해볼때(육신의 생각은 사망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