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집/詩 김 종 상

[강나루]

 
                외딴 집 
 
                  
                                김 종 상 


           앞산과 뒷산이 

           마주 앉았다. 


           하늘이 

           한 뼘 


           해가 

           한 발자국에 

           건너간다. 


           햇볕이 그리워 

           나무는 

           목만 길고, 


           바위는 할 일 없어 

           서로 

           등을 대고 누웠는데, 


           산마루를 기어 넘는 

           꼬불길 끝에 


           송이버섯 같은 

           초가집 하나. 


           해지자 

           한 바람 실같이 

           저녁연기 오른다. 
 

<감상>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하듯 오랫만에 고답적인 풍경과 만나 마음이 편하게 된다. 
아무튼 상황 묘사가 뛰어나다. 사람 대신 산수를 통해 시적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동양화에선 사람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한가롭고 아름다운 외딴집의 풍경 속에 
자연과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가는 욕심 없는 사람의 생활이 느껴올 뿐이다. 
우리 조상들은 옛날부터 자연과 사람을 하나로 보았다.목숨도 자연과 함께 
이어져 있고, 생활도 자연과 더불어 이룩되고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하늘을 두려워하고 땅에 감사하며 모든 자연을 내 몸과 같이 생각했다.(이언) 

<작자> 

김종상(金鍾祥) 

. 1937년 경북 안동 출생 

. 안동 사범 졸업(1955년) 

. 196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시 당선 

. 1962년 한국일보 동시부 신인상 수상 

. 서울 유석 초등학교 교사 

. 현제 국제펜클럽한국본부 부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