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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놀수녀회 한국지부 회원들(아랫줄)과 외국에서 선교하다가 메리놀 수녀회 설립 100주년 및 한국진출 88주년 행사에 참석하고자 귀국한 한국인 수녀들이 함께하고 있다.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현정, 감로이(파트리샤 콘로이), 김유수, 유우금, 문애현(진 말로니), 이인혜(돌로레스 가이얼), 고매리(마가렛 콜머) 수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메리놀 수녀회는 노동자 등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과 연대하고자 하는 뜻으로 수도복을 입지 않고 있다. |
1964년 한국에 온 고매리 수녀는 메리놀병원에서 일하기 위해 마취
공부를 시작한 경우다. 수녀회에서 마취전문간호사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고 공부를 한 뒤 한국에 들어왔다. 1972년엔 마취 전문교육과정을 개설,
1985년엔 보건복지부가 발행하는 자격증을 받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기도 했다. 1987년엔 성남시 은행동에 기초 그리스도 공동체(Basic
Christian Community, BCC)를 만들어 8년간 의료ㆍ노동사목과 함께 호스피스활동을 하기도 했다.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씩
요셉의원에 가서 봉사를 하면서 영어도 가르친다.
1966년 입국한 이인혜 수녀는 강화에서 노동ㆍ청소년사도직을 한 뒤 1971년
괌으로 가서 제2외국어로서 영어교육학 과정을 밟고 서강대 등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그 뒤 다시 미국에 건너가 수련장수녀로 활동하다가 18년 만인
지난해 1월 입국해 다시 한국에서의 사도직을 모색하고 있다. 다들 선교지 한국에 뼈를 묻는 게 소원이라는 미국 출신 노 수녀들의 환한 미소가
싱그럽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메리놀수녀회 설립 100주년 및 한국 진출
88주년 기념행사
메리놀 수녀회는 24~30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1층 평화화랑(02-727-2336)에서 한국 선교 여정
사진전과 메리놀 수녀회 회원인 김유수(헬레나) 수녀 개인전을 갖는다. 또 27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1층 강당에서 '선교:하느님
사랑을 보여주기'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마련한다. 아울러 「메리놀수녀회-몰리 로저스의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라는 제목으로 수녀회를 소개하는
만화책을 발간했다.
#한국 선교 여정 사진전
메리놀수녀회가 한국에서 걸어온 길과 역사, 발자취를 보여주는
사진전으로, 출품작은 40점이다. 그 여정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돌아보며 기쁨과 슬픔, 사랑과 희망을 함께 나눴던 이들을 초대해 토크쇼를
마련한다. 25일(이하 오후 3시)엔 북한 선교를, 26일엔 노동사도직을, 28일엔 의료사도직을, 29일엔 사회ㆍ여성 사도직을 각각
조명한다.
#김유수 수녀 개인전
'어머니의 정원(Mother's Garden)'이라는 주제로 자신을 낳고
길러준 첫 교사로서의 어머니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우주라는 정원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신작 40점을 선보인다. 조선대 미대 출신으로 현재
하와이에서 사도직을 하는 김 수녀는 1982년 입회한 뒤 30년간 선교사로서 소명을 지니고 살아오며 마음속에 가꾼 어머니의 정원, 하느님의
정원을 그려냈다. 언뜻 유화처럼 보이지만, 전부 판화의 일종인 '모노 프린트'(Monoprint) 작품이다.
그림작업과 전례무를
병행해온 김 수녀는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나 움직이는 기도(Moving Prayer)로서 전례무나 예술을 통한 선교의 길이라는 점에선
일맥상통한다"며 "몸으로 하는 기도, 곧 전례무 워크숍이나 피정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느끼고 치유를 받도록 이끌어가는 과정이 또 다른 선교의
길이다"고 설명했다.
▲ '어머니의 정원'을 주제로 한 작품을 제작하는 김유수 수녀. |
#심포지엄
심포지엄은 카니발 플루트 앙상블의 연주와 함께 수녀회
상징물을 봉헌하고, 김수태(안드레아) 충남대 교수 사회로 미국과 브라질, 볼리비아, 짐바브웨 등지에 파견돼 있는 메리놀수녀회 한국인 수녀 7명이
나와 발표를 하고 질의응답 및 토론을 갖는 것으로 진행된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메리놀수녀회 역사와 영성
메리놀수녀회의 정식 명칭은 성 도미니코의
메리놀수녀회(Maryk
noll Sisters of St. Dominic : M.M.)다. 도미니코수도회 규칙이 선교에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라 수도회 이름 앞에 성 도미니코의 이름이 붙게 됐다. 1911년 6월 미국에 메리놀 외방 전교회가 설립되면서 이들을 지원하는
자원봉사자로 뉴욕 호돈에 온 메리 조셉 로저스(1882~1955) 등 3명의 여성들에 의해 1912년 1월 미국의 첫 외방 선교 수녀회로
설립됐다.
▲ 설립자 메리 조셉 로저스 수녀. |
수녀회의 좌우명은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루카 1,38)이다. 수녀회는
기본적으로 복음화를 필요로 하는 지역을 선교 대상으로 삼아 그 지역에 회원들을 파견해 그 나라 언어와 문화, 전통을 익히고 그 선교지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사도직을 수행해 나간다.
사도직은 교육과 문학, 예술, 사회복지, 경제, 의료, 산업, 교리 등을 망라한다. 해당
지역이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성숙을 이뤘다고 판단되면 또 다른 지역을 선택해 선교를 이어나간다. 현재 전 세계 30개국에 550여 명의
회원들이 파견돼 있다.
한국에선 평양교구를 시작으로 부산ㆍ광주ㆍ청주ㆍ인천교구 등에서 회원 123명이 활동해왔다. 1924년
평양교구에 들어와 교리교육과 본당ㆍ의료ㆍ여성직업교육 사도직에 헌신했고, 1932년엔 한국에서 시작된 첫 수도공동체인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
설립을 도왔다. 2차 세계대전과 6ㆍ25전쟁 중 미국 수녀들이 추방되고 장정온(앙네다) 수녀 등이 행방불명되는 수난을 겪었다.
피란지 부산에서의 사도직은 의료사도직이 중심을 이뤘고, 충북 증평과 인천 강화에 의료원을 설립 운영하기도 했다. 인천교구에선
사회복지와 함께 노동ㆍ교육사도직활동을 펼쳤다.
메리 가브리엘라 수녀는 1960년 부산에서 국내 최초로 성가신협을 설립, 국내
신용협동조합운동의 기초를 놓았다. 메리놀병원은 1968년 소유권을 부산교구에 넘긴데 이어 간호학교 역시 1978년 교구로 운영권을 넘겨 지금의
부산가톨릭대 간호대학이 됐다.
도시가 발전하자 메리놀수녀들은 지방과 농촌, 특히 백령도나 소록도 같은 섬으로 옮겨가 의료활동을
펼쳤다. 도시에 남은 회원들은 정의와 평화, 공동체 만들기, 영어교육, 노동사도직, 학대받는 여성들을 위한 활동에 헌신했다. 이들의 사도직에
함께하는 메리놀 아필리에이트(Affiliate, 협력자회)는 10여 명이 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성소모임
비정기 모임(서울시 강서구 강서로 532 대아아파트 110동 703호)
문의 :
02-2659-2819(이인혜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