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맞추기 기법의 각 단계와 듣는 법을 설명함으로써 타인들 안에서 풍부함을 찾아내는 방법에 대해서 서술한 책. 새로운 형태의 심리치료의 한 방법으로서 자기 몸의 감각 느낌에 접근하여 마음의 병을 고치는 방법을 <초점 맞추기>라 명명하고 그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부록으로 철학적 고찰, 연구 요약 및 참고문헌, 초점 맞추기 등을 같이 실었다.
초점 맞추기 기법의 각 단계와 듣는 법을 설명함으로써 타인들 안에서 풍부함을 찾아내는 방법에 대해서 서술한 책. 새로운 형태의 심리치료의 한 방법으로서 자기 몸의 감각 느낌에 접근하여 마음의 병을 고치는 방법을 <초점 맞추기>라 명명하고 그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부록으로 철학적 고찰, 연구 요약 및 참고문헌, 초점 맞추기 등을 같이 실었다.
시카고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다. 그는 여러 해 동안 "심리 치료 : 학설과 연구조사, 실무(실습)"의 편집자였다. 1970년에는 체험 심리학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미국 심리학 협회 심리치료 분과가 선정한 "올해의 심리학자"상을 수상했다.
그가 창안한 초점 맞추기 기법은 여러 가지 응용법들을 포함하고 있어서, 치유, 바이오피드백, 심리치료, 교육, 창작, 명상, 사업과 문제 해결 등 다양한 분야에 이용되고 있다.
서문 ― 매릴린 퍼거슨
제 1부 갇혀 있던 몸의 지혜 열기
1장 내면 활동
2장 변화
3장 몸이 알고 있는 것
제 2부 초점 맞추기
4장 초점 맞추기 매뉴얼
5장 초점 맞추기의 여섯 단계와 그 의미
6장 초점 맞추기가 아닌 것
7장 혼자 힘으로 하는 공간 치우기
8장 감각 느낌을 찾아낼 수 없을 때
9장 아무런 반전도 일으킬 수 없다면
제 3부 서로 돕기
10장 타인 안에서 풍부함 발견하기
11장 듣기 매뉴얼
제 4부 초점 맞추기와 사회
12장 새로운 관계
13장 역할을 넘어선 경험
[부 록]
a. 철학적 고찰
b. 연구 요약 및 참고문헌
c. 주소록 : 초점 맞추기나 이를 사용한 심리치료를 더 훈련받을 수 있는 곳
d. 초점 맞추기
스트레스가 없는 현대인은 없다. 심지어 지병 하나 없으면 현대인이 아니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늘 머릿속 한 구석을 붉은 신호등으로 깜박이게 하는 온갖 일상의 스트레스는 삶의 열정을 빼앗아 일상을 '버겁고' '불만투성이'로 만들어버린다. 또 때로 성장기와 같은 예민한 시기에 겪은 극심한 스트레스는 '마음의 병'으로도 진전되어 한 개인의 일생을 평생 짓누르기도 한다.
하지만 현대인들, 특히 한국 사람들은 심리적인 문제를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심리 치료 같은 건 사치라고 여기고 그냥 몸만 몰아세우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 의사들은 우리가 겪는 병의 80∼90%가 마음에서 온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겪는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한지는 다른 나라에는 유래가 없는 주부울화병과 40대 남자 사망률 세계 1위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렇게 마음의 병을 떠안고 살아가는 삶이 행복할 리는 절대 없다.
이런 삶을 변화시킬 방법은 없을까? 저자인 유진 T. 젠들린 박사는 우리의 삶이 이처럼 절망적으로 흘러가는 것은 이런 마음의 병을 치유하지 못하여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스스로 심리적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 해도 정신과 치료나 심리 치료로는 별 효과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이런 삶의 유형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다.
심리학자인 저자는 정신과 치료나 심리 치료가 왜 좀더 성공적이지 못한가를 연구하던 중, 치료에 성공한 환자들은 내면에서 뭔가를 이루어낸 사람들임을 알아냈다. 그들은 자신의 내면에서 뭔가를 느끼고 그 느낌이 정확히 무엇인가를 깨달은 다음, 그 느낌들을 바꾸어나감으로써 치유된 것이었다. 이에, 자기 내면에 접근하는 법이야말로 심리 치료의 핵심이라고 확신한 저자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초점 맞추기(focusing)'라는 기법을 창안해냈다. 이 기법은 마음의 진실을 몸의 느낌으로 깨닫는 혁신적인 자가 심리 치료의 형식을 갖는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은, 자기 내면에 접하는 실질적인 도구로써의 '초점 맞추기' 기법을 제시해준다. 몸이 아는 마음의 진실, 스트레스와 마음의 병으로 왜곡된 자아가 아닌, 진정한 자아로 일깨워주는 내면 활동인 '초점 맞추기'를 매뉴얼 형식으로 정리, 읽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제대로 '초점 맞추기'를 해낸다면, 스트레스의 원인뿐 아니라, 그 해결 방안까지 도출해냄으로써 우리 삶이 바뀌리라고 단언한다.
이 책의 장점은 쉽게 읽히고 금방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데 있다. 심리 치료에 관한 기존의 책들은 대부분 지나치게 일반적이어서 실제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못한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른 책들처럼 알아듣기 어려운 정신 의학 용어를 떠들어대는 대신, 자기 몸의 감각 느낌을 찾아가는 초점 맞추기를 거쳐 짜증스럽거나 상처 입은 채 살아가는 자기 내면을 돌보고 그 원인을 찾아내어, 타성에 젖은 그 삶을 떨쳐내기에 적절한 해결책을 제공한다. 특히, 일상 생활에서 손쉽게 행할 수 있는 매뉴얼이기 때문에 누구든지 쉽게 읽고 따라할 수 있다.
여기서 제시하는 '초점 맞추기' 기법은 몸의 '감각 느낌'이나 '반전'과 같은, 새로운 개념어들이 도입되어 처음에는 낯설 수 있다. 그러나 주어진 매뉴얼을 차근차근 진행해나간다면, 어느 새 자기 몸의 감각 느낌에 닿아 지금껏 자신을 괴롭혔던 생각이나 느낌 대신 한층 더 깊이 있고 풍요로운 느낌을 갖고 살아가게 해줄 것이다. '내 장애물,' 나아가 '진실로 마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통찰에 이르게 해줄 '초점 맞추기' 기법은 우리의 삶을 이끄는 하나의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 1부 "갇혀 있던 몸의 지혜 열기"는 심리적, 정신적인 문제를 가졌던 사람들 중 이 문제 해결에 성공한 사람들에게서는 내면 활동이라는 것이 있었음을 발견했다는 저자의 고백으로 시작된다. 이 고백은 대개의 정신과 의사가 말하듯, 심리 치료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어, 그것을 잘 따르기만 하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기존의 심리 치료 요법들을 부인하는 것이다. 내면 활동을 통한 변화, 이것만이 문제 해결과 치유의 길로 이끌었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문제를 가진 사람 자신이 행하는 내면 영역과 활동을 발견한 저자는, 정신과 의사나 심리 치료사의 도움 없이도 환자 자신의 힘만으로 치유가 가능함도 발견했다. 왜냐하면 성공 사례들을 분석했을 때 치료 기법의 차이나 치료사의 능력은 전혀 변수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관건은 환자 스스로가 치료를 받으면서 어떤 내면 활동을 전개하는가에 있었다. 그렇다면 이 내면 활동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 때 심리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저자는 문제에 대한 몸의 느낌에 그 해답이 있다고 본다. 몸이 아는 것, 몸의 감각 느낌이라는 것에 접하여 몸이 일으키는 전환, 이것이 마음의 병을 가진 이들이 실제 풀어야 할 진정한 문제이고, 문제의 해답이라는 것이다.
마음의 문제를 몸의 느낌으로 해결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오염되지 않은 상태의 우리 몸은 많은 진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마음이나 머리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지식인 '오링 테스트' 같은 것도 몸이 아는 진실의 한 예다. 그리하여 몸의 감각 느낌을 제대로 파악하면, 우리는 문제의 상태는 물론이고 그 원인과 해결까지 가능하다.
- 2부 "초점 맞추기"에서는 구체적인 초점 맞추기 매뉴얼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 매뉴얼은 초보자를 포함하여 누구라도 쉽게 하고, 빨리 성공할 수 있도록 짜여진 방법이다.
초점 맞추기는 1단계 공간 치우기, 2단계 문제에 대한 감각 느낌, 3단계 단서 찾기, 4단계 맞춰보기, 5단계 질문하기, 6단계 받아들이기로 이루어져 있다.
1단계 '공간 치우기'는 내면을 깨끗이 비우고 집중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몸을 느끼는
것은 그 다음이다. 이때 여러 가지 문제들이 떠올라도 그 문제들에 신경 쓰지 말라고 권한다. 단지 느끼기만 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라고.
2단계 '감각 느낌'에서는 불분명한 어떤 전체 느낌을 느끼는 데 집중하라고 말한다. 1단계에서 떠올랐던 여러 가지 문제들 가운데 하나를 취하여, 그 문제 전반에 대해 느껴지는 어떤 감각 느낌을 붙잡으라는 것이다.
3단계 '단서 찾기'에서는 이 불분명하고 전체적인 감각 느낌에 어울리는 형용사를 떠올려야 한다. 그 감각 느낌에 가장 잘 맞는 성질을 나타내는 말이나 이미지로.
4단계 '맞춰보기'에서는 위의 단서가 되는 말이나 이미지를 실제로 느꼈던 감각 느낌과 맞춰보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부터 몸의 반전을 느낄 수 있다.
5단계 '질문하기'는 이 단서와 몸의 감각 느낌이 적절히 부합하는지를 질문하는 단계다. 대개의 경우, 이 질문을 통해 몸의 반전을 느끼면서 문제 해결의 길로 접어든다.
6단계 '받아들이기'에서는 몸의 반전이 일어난 것을 받아들이고 나면, 몸의 이완감과 함께 진짜 문제는 무엇이었던가를 깨닫게 되고, 초점 맞추기가 끝난다.
그 외 다른 장들에서는 초점 맞추기를 방해하는 여러 문제 요인들을 짚어주고, 그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 3부의 "서로 돕기"에서는 초점 맞추기를 혼자서 하지 말고 다른 사람과 함께할 것을 권한다. 한쪽이 초점을 맞출 때, 다른 사람이 '듣기(listening)'를 통해 이를 돕고, 그럼으로써 상대방 안에 감춰져 있던 내면의 풍요로움을 발견할 기회를 가지라는 것이다. 상호작용하는 초점 맞추기는 서로를 새롭게 이해하게 해주고 돈독한 인간관계를 만들어준다. 이를 위해 효과적인 '듣기' 매뉴얼도 제시해 놓았다.
- 4부 "초점 맞추기와 사회"에서는 초점 맞추기를 통해 타인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구조의 사회 창조를 말한다. 기존의 역할 모델로는 만족할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역할 창조의 지평을 열어주는 이 초점 맞추기는, 날로 변화하는 사회에 새로운 지침이 되어 주리라는 것이 저자의 바램이자, 미래다.
이처럼 초점 맞추기를 통한 자가 심리 치료는 개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관계 전체를 바꿀 수도 있는 놀라운 방법이다.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원한다면 먼저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라, 이것이 저자의 기본 철학이다.
저자소개
시카고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다. 그는 여러 해 동안 "심리 치료 : 학설과 연구조사, 실무(실습)"의 편집자였다. 1970년에는 체험 심리학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미국 심리학 협회 심리치료 분과가 선정한 "올해의 심리학자"상을 수상했다.
그가 창안한 초점 맞추기 기법은 여러 가지 응용법들을 포함하고 있어서, 치유, 바이오피드백, 심리치료, 교육, 창작, 명상, 사업과 문제 해결 등 다양한 분야에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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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대학의 Eugene Gendlin에 의해서 창시된 치료법으로써, Gendlin에 의하면, 우리 몸의 내면에는 얘기되지 않은 (unstoried) 수많은 삶의 경험, 느낌, 그리고 생각들이 저장되어 있다. 우리가 그 몸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 (life story)들을 잘 (gently) 듣기만 하면, 모호하고 복잡한, 어쩌면 전혀 의식한번 해보지 못한 것들을 자각하게 되어 통전의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즉, Focusing이란 몸 안 (토르소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몸느낌 (bodily felt sense)을 통해 자각과 감정치유에 이르는 상담기법이다. 몸의 지혜 혹은 직관이라고 불려지는 감각느낌 (felt sense)은 몇 가지의 단계를 거쳐, 초점을 맞추는 사람 (Focuser)이 현재 씨름하고 있거나 고민하고 있는 이슈, 관계, 혹은 사람에 대해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정의 범위를 너무 좁게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흔히 나쁜 감정만 감정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나 아니면 희로애락만 감정이라고 생각하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신감, 의지력, 충성심 따위도 감정의 변수이며, 우리가 중요시하는 모든 가치관도 감정의 변수이다. 또한 무언가 하고자 하는 열의도 감정의 변수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생각과 사실, 그리고 감정을 분리하지 못한 채 (감정에 압도당해) 합리적으로 판단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특히 삶의 위기를 겪은 사람들에게는 더더군다나 그렇다.
Focusing에서는 감정 (느낌)의 처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치유에 있어서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본다. 그런데 이 감정은 어떤 신체적 변화를 동반한다는 것이 Focusing의 포인트이다. 감정은 우선 스스로도 느낄 수 있는 신체적 변화를 찾는다.
예를 들어, 몸이 굳어진다든지 얼굴이 붉어진다든지 하는 신체적 변화 속에서 긴장이나 고양된 기분 등의 감정을 감지할 수 있다. 그런 다음 이러한 감정을 ‘긴장하고 있다’, ‘흥분하고 있다’는 등의 말로 바꾸어 본다. 감각으로부터 감정을 찾아내고 그것을 표현함으로써 감정의 변화를 깨닫게 된다.
전문적인 의사라고 해서 개개인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 인간적인 문제라는 것은 그 본성상 자기 자신에게 달린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몸이 갖고 있는 생명력, 즉 타고난 긍정적 지향성을 이용하지 못하고 관례적인 방식으로 반응한다. 우리는 우리의 체험을 기존의 낡은 개념 (혹은 낡아 빠진 역할이나 행동양식)으로 포장하곤 한다. 뭔가 더 넓은 틀이 필요한데도 말이다.
인간은 기존 역할이 인정하거나 제공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느낌에 적합한 새로운 언어와 새로운 비유가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내면의 풍부함을 표현하지 못하고 산다. 사람들이 하는 일의 상당 부분이 관습 속에, ‘역할’ 속에 갇혀 버리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자신을 억눌러야 하고, 자신을 포기해야 하며, 나중까지 숨죽인 채 살아야 한다. 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이 ‘나중’도 그렇게 자주 있지 않다.
그래서 그들의 내면 자아는 침묵하게 되고 거의 사라지고 만다. 그들은 자신의 내면에 어떤 것이 있는지 의아해 한다. 우리가 관계를 맺을 때조차 그 과정의 상당 부분이 똑같다. 결국 역할과 관습이 더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뇌와 몸은 우리가 평소에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 가운데 극히 일부만을 의식한다. 자신은 의식하지 못하지만 몸은 알고 있는 심층
적인 지식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더 심화시킬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 보라. 초점 맞추기는 특별한 느낌의 신체자각과 접촉하는 과정을 말하는데, 그 신체자각을 감각느낌이라고 부른다. Focusing은 사람들의 내면으로 파고들어 그 안에서 풍요로움을 찾아낸다.
사람에 대한 인상이라는 것은 일시적이고 피상적인 측면에 불과해서 어느 누구도 “한 유형”으로 고정될 수 없다. Focusing을 하면 잠재의식이라는 새로운 지식의 마개를 열어 그것을 개발해 나갈 수 있다. 사색가적인 예민함으로 자신의 느낌을 구별해 낼 수 있는, 총명함을 갖게 한다.
초점 맞추기는 몸 (뇌와 마음 전체)을 친구 삼아 몸이 하는 얘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Focusing에서 중요한 단어가 있는데, 그것은 감각느낌(felt sense)과 몸의 반전(body shift)이다. 감각느낌이란, 몸과 마음이 나눠지기 전의 몸과 마음, 즉 심신 그 자체. 그것은 마음의 체험이 아니라 신체 체험이다. 몸의 체험, 어떤 상황이나, 사람이나, 사건에 대해 몸이 느끼는 자각이다. 이는 특정 시기에 특정 주제에 대해 느끼고 아는 모든 것을 포괄하는 내적인 기운, 그 모든 것을 포괄하면서도 하나하나 낱개로가 아니라, 즉석에서 모든 것을 한꺼번에 전해주는 기운을 말한다.
특정 문제나 상황에 대해 몸이 느끼는 감각. 포괄적이면서도 막연한 느낌. 혀끝에서 뱅뱅 도는 느낌 (답을 알고는 있지만 말로 딱 집어내지 못하는 그런 느낌). 감각 느낌은 그냥 거기 있는 것이 아니라 형성되어야 한다. 따라서 당신은 몸 안에 주의를 기울여 그것이 형성되도록 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감각 느낌은 처음에는 불명확하고 애매하게 느껴진다. 감각 느낌은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몸이 느끼는 의미다.
몸의 반전이란 몸에서 일어나는 분명한 변화, 조였던 부위가 느슨해지는 분명한 신체 느낌을 말한다. 모든 사람이 특별히 복부에서 일어나는 반전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몸 전체에서 일어날 수 있고, 옥죄던 목구멍이 풀리는 느낌일 수도 있다. 몸의 반전이라고 불리는 건, 그것이 머리 속에서 일어나지 않다는 것 말한다. 그것은 언제나, 어떤 방식으로든, 신체가 느끼는 것이다. 큰 안도의 한숨이거나, 긴장되었던 얼굴이 갑자기 느슨해지거나, 자세가 편안해지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반전으로 인해 당신의 의식은 이전에는 숨겨져 있던 앎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당신은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계획의 일환으로 그것을 이용할 수 있다.
Focusing에 필요한 것은 내면에 주의를 모으고, 기분을 가라앉히고, 평온한 상태 유지. 침묵하면서 다음에 무엇이 떠오를지를 조용히 기다리는 것. 고통스런 감정의 소용돌이에 사로잡히지 않고, 감각느낌을 찾아보려 할 것. “난 저렇게 했었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과 논쟁을 하면 정서적인 긴장감만 고조시킬 뿐이다. 몸의 느낌에 주파수를 맞춘다. 떠오르는 모든 느낌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 느낌들과 다투거나 앞서서 요구하거나 반박하지 않고 그것들 스스로가 설명하도록 놔두는 것이다. 화난 부모처럼 그 느낌더러 자신 변명해보라고 요구하면서 그 느낌을 닦달해서는 안 된다. 수용하는 자세로 그 느낌에 접근한다. 자신의 느낌을 서두르듯이 아니라 불명
료하지만 더 크고, 더 넓게, 감각 느낌이 형성되도록 놔둬야 한다.
Focusing은 잘 밝혀지지 않은 저 미묘한 감각 느낌에서 출발해서, 그 다음에는 말이나 논리성, 또는 이미지 형태로 바뀐다. - 단 감각 느낌이 전환하는 식으로. 초점 맞추기 (Focusing)라는 내면 활동은 여섯 단계의 주요 하위행위, 혹은 움직임들로 되어 있다. 익숙해지게 되면 굳이 개별 부분들로 나눌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될 것이다.
a) 공간 치우기: 내가 지금 당신께 요구하는 것은 단지 당신 스스로에게 침묵하라는 것이다. 조금은 침착하고 가벼운 기분을 유지한 가운데, 지금 이 순간 당신을 긴장시키는 문제 (사건, 사람)를 생각해 보라. 혹은 “내 인생이 지금 어떻게 돌아가고 있지? 나는 지금 편안한가?” 하고 물어 보라. 어떤 걱정거리가 떠올라도 그 걱정거리 속으로 들어가지는 마라.
당신과 그 걱정거리 사이에 약간의 공간을 허락하면 된다. 그런 다음 그 걱정거리를 그저 바라보기만 하라.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래, 네가 거기 있었구나.” 하고 말해 보라. 이런 식으로 또 다른 문제나, 사람, 걱정거리들이 떠오를 것이다. 어떤 것이든 간에 떠오른 대로 맞아들이는 마음이 되어 보라. 그것들을 당신이 정해 놓은 “안전한 장소”에 내려놓고 그저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라, 그것의 존재를 내가 알고 있다 하는 자세로 말이다.
b) 감각느낌: 자, 이제 떠오른 이슈들 중에서 가장 당신을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 보라. 어떤 문제가 가장 감정을 상하게 하며, 나를 예민하게 하며, 제일 찝찝하거나, 가장 불쾌하게 만드는 것인가? 한 가지가 떠오를 것이다, 그런 다음 “이 문제 전반에 대하여 내 몸은 어떻게 느끼지?” 하고 물어 보라. 대답하려 하지 말고 그 문제 전반에 대해 몸이 어떻게 느끼는지, 그 모호하고 희미한 느낌으로 시작되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되어 보라 (교향곡이 음조가 많고 악기가 많지만, 하나의 음악 작품으로 들려지듯이 왁자지껄한 내부의 잔소리, 잡념, 모든 세부 사항들을 지나쳐서 당신의 감각이 내면 깊숙이 들어가게 하라). 그 모든 것을 포괄하는 단일의 큰 기운을 느낄 때까지.
c) 단서 찾기: 그 모호한 감각 느낌은 어떤 성격 (무겁다, 무력하다, 해내야 한다, 상자 안에 갇혀 있다, 안경에 짓눌리는 느낌이다, 바닷가의 바람 냄새가 난다 등)을 가지고 있는가? 단어나 구절, 이미지 등이 감각 느낌 자체에서 떠오르게 하라. 그 중 무언가가 그것에 꼭 들어맞을 때까지 감각 느낌의 성질을 붙들고 있어라. 그 모든 것의 급소, 그것에서 나타나는 특별한 성질을 형용사로 표현한다면 어떤 말일 것 같은가?
d) 맞춰보기: 감각느낌과 단서 (단어, 이미지, 구절)가 적절하다는 느낌이 드는가? 그 둘이 잘 맞아떨어지는 어떤 징후가 몸에서 약간이라도 일어나는가? (이렇게 하려면 단어만이 아니라, 그 감각 느낌을 다시 한번 가져보아야 한다).
e) 묻기: 그리고 물어 보라. 문제 전부를 이토록“안경에 짓눌리는 느낌이 들게 만든 게 뭐지?” “이 안경에 짓눌리는 느낌에 무엇이 일어나야 하는가?” “이것과 관련하여 최악의 것은 뭐지?” 대답하지 말고, 그 느낌이 휘저어지면서 당신에게 대답을 주길 기다려라. “만사가 다 좋아지면, 그건 어떻게 느껴질까?” “그리고 이것을 막는 게 뭐지?” 몸이 대답하게 하라. 반전이나 경미한 ‘일치’ 반응, 혹은 이완감과 함께 뭔가가 나타날 때까지 그 감각 느낌을 붙들고 있어라 (해답 편에서 정답 찾아보기: 만약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내 몸은 어떻게 느낄까? 내 몸은 앞으로 내밀리고, 내 피는 더 잘 순환되며, 어깨까지 들썩거리는 듯 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말한다. “나는 늘 이런 식으로 느낄 수 있어.” 그런데 내면에서 “내가 계속 이런 식으로 계속 지낼 수 있을까?” 묻는다면, 그리고 그 대답이 ”아니“라면 다시 ”왜 그럴 수 없지?“라고 묻는다.
f) 받아들이기: 그 반전과 함께 나타나는 것이 무엇이든 다 선뜻 받아들여라. 약간의 이완감 정도라 해도 잠시 그것과 함께 머물러라. 무슨 일이 떠오르든 환영하라. 끼어드는 비판의 목소리로부터 그것을 보호하라. 떠오르는 것은 당신 문제의 결말이 아니라 과정이다. 언제든지 다시 되돌아 올 수 있다. 당신의 몸은 더 Focusing을 원하는가, 아니면 여기서 멈추길 바라는가?
Focusing은 느낌이 일어날 때에는 어떤 느낌이 어느 정도의 크기로 일어났다가 어떻게 사라져 가는가를 분명하게 지켜보는 과정을 중시한다. 자기 마음속에 일어난 느낌들이 어떻
게 생겨나고 또한 어떻게 사라져 가는 것을 알아차리는 일이 곧, 생각과 행동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닌 통전된 자기를 만나는 것이다. 생각과 행동이 따로 움직일 때 갈등이나 혼란을 겪게 되고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폭력의 피해자들에게 있어서 공통적인 감정은 너무나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무엇이 생각인지 그리고 무엇이 그 생각에 대한 느낌인지 구별을 못하고 생각과 느낌에 압도당해 무기력해 진다.
Focusing은 인간을 과정으로 간주하지 병리학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낙관적이다. Focusing에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해 가는 과정은 가학적인 방식이 아니다. 내면 변화가 진짜라면 언제나 실제적인 변화 과정은 좋은 느낌을 준다. 처음의 불분명한 느낌, 그리고 느낌을 인지한 후에 밟게 되는 체험은 전통적인 심리 치료법에서처럼 고통 중심적이 아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기법을 내 개인의 “공감피로” (compassion fatigue)를 치료하는 데에 도움을 받았으며, 폭력의 피해자들에게 적용을 해 보았다. 폭력의 피해자를 상담할 때 중요한 것은, 내담자가 무감한 듯이 보여도 그 사람 내면에 감정이 가라앉아 있으며,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는 사람보다 더 감정의 수위가 높다는 것이다.
감정의 수위가 높은 상태에서는 상담자의 어떤 인지적인 반영이나 직면 또는 조언 등도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감정상태를 확인함이 없이 이야기부터 듣고자 할 때, 많은 경우 내담자들은 자신의 폭력의 경험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당혹스러워 하고 심지어는 저항을 유발하게 된다. 폭력의 피해자들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담자의 감정수위를 낮추는 일이다.
그 말은 상담의 “여기-그리고-지금” (here and now)의 원칙 (현장성)에 입각하여, 내담자의 감정을 충분히 공감해 주는 것이다. 말을 하기 전에 몸을 느껴보게 하고 그 몸느낌에 이름을 붙여보게 하는 Focusing 기법은 내담자로 하여금 상담자에게서 무엇이 문제인지 확인을 받지 않고도 제 스스로 자기의 상황 판단이 가능하다는 것, 자신이 전적으로 힘을 잃은 것이 아니라는 “아-하 경험” (a-ha experience)을 하게 된다.
그럴 때 상담자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여기서부터 내담자 자신이 처한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나고, 문제해결을 향함에 있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고 영 순**
유진 젠들린 지음, 손혜숙 역, 내 마음 내가 안다, 아름
드리미디어, 2000.
Eugene T. Gendlin, Focusing-Oriented Psychotherapy: A
Manual of the Experiential Method, New York: The Guilford
Press, 1996.
첫댓글 현재 시중에 절판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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