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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4-59회
진고개-동대산-차돌백이-신선목이-
두로봉-신배령-만월봉-약수골-통마람
20240602
1.안개 속 밀림을 가다
2주 만에 진고개에 다시 왔다. 2주 전 5월 19일 진고개에서 백두대간 산줄기를 남진했지만, 이번에는 북진한다. 지난 2021년 6월 6일 이 구간을 산행한 뒤 3년 만에 다시 이 구간을 산행한다. 6월 호국보훈의 달에 이 구간을 두 번 산행하는데, 진고개 서쪽 능선에 올라서니 경찰전적비가 진고개정상쉼터 동쪽 능선에 하얗게 솟아 있다. 임들의 숭고한 호국 희생정신을 추모한다. 그 뒤쪽에는 노인봉이 하얀 안개에 신비스럽게 에워싸인다. 노인처럼 등이 굽어진 노인봉이 하얀 머리를 풀어헤친 듯 안개가 노인봉 정상에서 하얀 머리카락을 바람에 날린다. 서쪽 방향에는 계방산이 멀리서 손짓한다. 계방산을 보면 운두령과 이승복을 떠올리게 된다.
숲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층층나무가 꽃들을 피우고 층층으로 가지들이 펼쳐져 있다. 그 모양은 3층 주택처럼 아담하여 가족이 아름답게 살아가는 소리들이 하얀 꽃 소리로 피어오르는 것 같다. 층층나무 꽃 소리를 들으며 나무다리를 건넜다.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되는데 산길 풀숲에 감자난초들이 노랗게 꽃들을 피우고 산객을 맞이한다. 반가운 얼굴, 언제 보아도 정다운 모습의 감자난초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여기에서 또 저기에서 감자난초들이 자신을 보아달라고 소리한다. 아무렴, 너희들을 아니 보고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동대산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이 구간 산행의 첫 어려운 관문이다. 심장이 약한 산객은 이곳을 오르기가 언제나 힘겹다. 공중에는 푸르른 나뭇잎들이 무성하고, 땅에는 초록의 산죽밭이 계속 이어지는 비탈길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른다. 진고개~동대산 1.7km 구간의 어려움은 동대산 1.2km 지점 이정목에서 시작되어, 동대산 0.7km 지점 이정목에서 절정을 이루고, 동대산 0.1km 동피골 갈림길 이정목에서 숨을 돌린다. 맨 꼴찌로 드디어 드넓은 헬기장인 동대산 정상에 올랐다. 1.7km, 56분이 걸렸다. 3년 전보다 5분이 더 늦어졌다.
동대산에 오르면 늘 불평하는 게 한 가지 있다. 동대산에 노인봉 전망안내도가 있는데 이 안내도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노인봉 방향을 조망하고자 하나 나무와 수풀 때문에 노인봉과 동남쪽 방향을 조망할 수 없다. 전망안내도가 산객들에게 유용한 시설물이 되기 위해서는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동대산에 설치되어야 할 것 같다. 산에 인공물을 지나치게 설치하는 것에 반대하지만 꼭 필요한 곳에 적절한 시설물 설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이번 산행에서는 전망대가 있었다 하더라도 안개 때문에 동대산에서 동쪽 방향을 조망하기는 어렵지만 맑은 날 동대산에 올라서 노인봉과 동해 바다를 조망하는 감동은 얼마나 클 것인가?
이번 산행은 오대산 국립공원을 지나며 오대산의 다섯 봉우리 중에서 동대산과 두로봉을 거쳐간다. 오대산(五臺山)은 상원사(上院寺)를 화심(花心)에 두고 비로봉(毘盧峯), 호령봉(虎嶺峰), 동대산(東 臺山), 두로봉(頭老峯), 상왕봉(象王峰)의 다섯 봉우리가 5개의 연꽃잎처럼 둘러싸고 있는 형국으로, 산봉 사이사이에 동대·서대·남대·북대·중대의 5대(臺)가 있어 오대산(五臺山)이라 불린다. 동대산은 오대산 동남쪽의 산봉이며, 백두대간 오대산 구간은 오대산의 동쪽 산줄기 동대산에서 북쪽의 두로봉 (頭老峯)을 거쳐 북동쪽 신배령으로 이어진다.
동대산 넓은 헬기장에서 숲으로 들어가면 하얗게 꽃을 피운 풀솜대 꽃길이 이어진다. 해발 1434m, 위치번호 표지목 오대02-06이 세워져 있는 폐헬기장을 거쳐 편안한 산길을 걷는다. 동쪽 방향은 짙은 안개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가지가 구부러져 무지개문 모양을 한 신갈나무, 가지들이 이리저리 비틀어져 솟아 있는 사스래나무를 지난다. 이 구간에는 자작나무, 거제수나무와 한 집안인 사스래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거제수나무가 줄기가 곧은 데 비해 사스래나무는 가지가 많다. 숲에 막혀 있던 풍경이 서쪽 방향으로 열린다. 오대산 최고봉 비로봉이 중앙에 있고, 그 왼쪽의 호령봉으로 능선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동쪽 방향은 짙은 안개에 가려 열리지 않는다. 길가 풀숲에는 수많은 풀꽃과 나무꽃들이 길손을 반긴다. 검은종덩굴 꽃망울, 앙증스런 은방울꽃, 층층나무 흰꽃, 벌깨덩굴 보랏빛 꽃, 물참대 하얀 꽃, 가막살나무 자잘한 흰꽃들을 스치며 빠르게 내닫는다. 동대산에서 2.7km 지점, 해발 1200의 차돌백이 지대에 이르렀다. 차돌바위들이 박혀 있고, 이정목과 설명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차돌백이 지대에는 차돌의 파편들이 땅에 떨어져 사금파리처럼 반짝인다. 이곳이 동대산과 두로봉 사이의 석영암맥 지역으로, 마그마가 기반암벽을 파고 들어 석영암맥을 형성하고 1억 8천 만 년의 세월 동안 풍화작용이 이루어졌다는 곳이다. 기반암벽이 풍화작용으로 부서져 없어지지만 상대적으로 더 단단한 석영암맥은 부서지지 않고 지표면으로 드러나는데 그 풍화작용을 꿋꿋이 견디고 차돌들이 저렇게 솟아있다. 특별히 도드라진 바위들이 없는 흙길을 걸으며 낙엽수 흰꽃과 푸른 잎, 풀꽃 식물들을 보다가, 하얗게 단단한 광물(鑛物) 차돌을 보노라니 어떤 의지의 화신 같은 생각이 들었다. 차돌은 자연의 풍화작용을 견디고 이렇게 억 년의 세월을 살고 있지만, 인간의 몸은 기껏해야 100년 세월의 풍화작용을 견디다 흙으로 돌아가 풍화한다. 차돌의 단단한 의지 앞에서 내 몸이 풍화하는 듯 나는 쪼그라지지만 차돌 같은 단단한 의지로 삶을 사랑하며 살아가겠다고 마음을 다진다.
차돌백이를 거쳐 신선목이까지의 산길은 큰 어려움이 없이 평탄하다. 숲길에서는 박새의 넓은 초록잎, 풀솜대의 하얀 꽃, 벌깨덩굴의 보랏빛 꽃, 특히 눈개승마의 아이보리색 꽃들이 부채처럼 펼쳐져 산객을 맞아준다. 이 숲에는 상록수 소나무들이 많지 않다. 대관령 남쪽 골폭산-닭목령-삽당령지역에서는 노송들이 즐비한데 이 구간에서는 상록수 대신 낙엽수 수많은 종(種)들이 계절의 은총을 받아 넓은 잎들을 더 짙푸르게 물들이고 있다. 특히 오래된 참나무 종들이 꼬부라지거나 썩거나 구멍이 나있는 줄기들이 세월의 무게를 견디면서 푸른 잎들을 펄럭이는 모습은 상록수와는 다르게 생명의 활력감을 불어 넣는다. 산행 중 만난 낙엽수, 특히 참나무들의 싱싱한 푸른 잎들이 마음 속에서 펄럭인다. 이 생명력의 풍경에 가슴은 벅차오르고, 이 풍경이 생활현장에서 삶을 추동하는 힘이 될 것이다. 푸르른 잎들이여, 낙엽으로 질 될 때까지 더 푸르게 살아가길 바란다.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자라고 풀솜대와 여러 풀들이 어울린 평탄한 숲길에서 해발 1235m, 위치번호표지목 오대02-12가 세워져 있는 넓은 숲이, 동대산~두로봉 구간의 가장 편안한 산길이라고 생각한다. 안개는 은은히 퍼져가고, 산길은 평탄면으로 넓게 펼쳐지고, 낙엽수와 풀들이 조화를 이룬 이곳이 올 때마다 가장 마음에 든다. 산과 바다가 있는 이곳, 안개 때문에 동해 바다는 보이지 않는 숲길을 걸어갈 뿐이다. 이 숲에서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영화 '헤어질 결심'의 주제 음악 정훈희와 송창식이 부르는 '안개' 노래가 흐른다.
"나 홀로 걸어가는 안개만이 자욱한 이 거리/ 그 언젠가 다정했던 그대의 그림자 하나/ 생각하면 무엇하나 지나간 추억/ 그래도 애타게 그리는 마음/ 아~아~아~아~ 그 사람은 어디에 갔을까/ 안개 속에 외로이 하염없이 나는 간다// 나 홀로 걸어가는 안개만이 자욱한 이 거리/ 그 언젠가 다정했던 그대의 그림자 하나/ 돌아서면 가로 막는 낮은 목소리/ 바람이여 안개를 걷어 가다오/ 아~아~아~아~ 그 사람은 어디에 갔을까/ 안개 속에 눈을 떠라 눈물을 감추어라" 노래가 흐르고, 서래(탕웨이 배역)의 "당신이 사랑한다고 말할 때 당신의 사랑은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났을 때 나의 사랑이 시작되었다." 대사가 푸른 나무숲에서 내려오고, 해준(박해일 배역)의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사람이 있다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는거야." 대사가 짙은 안개의 동해 바다로 퍼져간다.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서래는 바닷가 모래밭에 스스로 묻히고, 해준은 그 모래밭 위에서 서래를 찾아 바다를 향하여 서래를 부른다. 그 사랑의 노래가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사스래나무들과 거제수나무 등 여러 수종이 나무들이 군락을 이룬 넓은 평지 해발 1127m 신선목이에 이른다. 신선목이에는 탐방안내도와 위치번 호 표지목 02-16이 서있다. 이곳이 왜 신선목이가 되었을까? 신선들이 노니는 길목이라는 뜻일까? 이름은 좋은데, 이곳에서 급경사 비탈길이 시작된다. 신선들은 즐겁겠지만 범인은 비탈길 오르기가 힘겹다. 이번 구간의 두 번째 어려움이 신선목이에서 두로봉 남봉 오르는 된비탈길이다. 비탈길에 하얗게 핀 털부숭이 노린재나무 꽃들을 살피며 약 700m의 된비탈길을 힘겹게 올라섰다가 우회하면 해발 1376m 위치번호 표지목 02-18에 이른다. 해발 1127m 신선목이에서 고도 약 250m를 높이는 데 30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두로봉 산행의 두 번의 큰 어려움(동대산 오르는 급경사, 두로봉 남봉 오르는 급경사)이 여기서 끝났다. 그렇지만 이곳에서 두로봉 가는약 0.9km 길이 의외로 긴 듯 지루한 듯 멀기만 하다.
풀들이 무성한 폐헬기장을 통과한다. 이곳에서 동쪽 조망이 좋은데 짙은 안개 때문에 오리무중이다. 밤에도 꽃이 빛난다고 하는 야광나무 꽃들이 만발하여 은은한 향기를 날린다. 또 한국 특산종으로 경기도 이북에 분포한다는 매자나무가 노란 꽃을 피우고 있다. 해발 1383m, 위치번호 표지목 오대02-20이 세워져 있는, 두로봉 0.3km 지점에서도 두로봉은 멀게만 느껴진다. 두로봉 안전쉼터에 이르니, 위치번호표지목 오대02-21, 탐방로안내도, 비로봉 5.8km 이정목, 구급함이 설치되어 있다. 오대산 비로봉 방향은 서쪽으로 두로령을 거쳐간다. 두로봉 정상은 출입금지 너머에 있다. 어쩔 것인가? 백두대간 종주를 위하여 사스래나무들이 솟아 있는 금지구역으로 넘어가 두로봉 정상에 올랐다. 진고개에서 두로봉까지 6.7km, 3시간 18분이 걸렸다. 해발 1421m 두로봉 정상은 헬기장이다. 정상표석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다. 아, 이곳에 다시는 못 오리라 생각했는데, 다시 오니 감개가 무량하다. 마가목 하얀 꽃들은 이미 떨어졌는지 보이지 않는다.
두로봉(頭老峰)은 오대산 다섯 봉우리 중 한 봉우리로, 평창군 대관령면(大關領面)과 홍천군 내면(內面) 및 강릉시 연곡면(連谷面) 사이에 있는 해발 1421m산이다. 산은 동사면을 흐르는 연곡천(連谷川)과 서사면을 흐르는 홍천강의 발원지를 이룬다. 두로봉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뒤 금지구역인 두로봉~신배령 구간을 통과한다. 마음은 편안하지 않지만 백두대간 산줄기를 종주한다는 생각으로 허겁지겁 가파른 산비탈을 내려간다. 어제 내린 비 때문에 산길은 진흙탕이다. 가파른 산비탈의 주목 군락지와 이 구간의 특산품종인 사스래나무 군락지를 지난다. 이 구간은 밀림처럼 나무들이 솟아 있고 풀밭은 넓게 펼쳐져 있다. 바위들은 찾아보기가 어려운 흙산이어서 아주 편안한 산길이다. 숲은 신갈나무를 비롯한 여러 수종들이 밀집해 있고, 눈개승마를 비롯한 댜양한 풀들이 초원을 이루고 있다. 안개는 밀림에 퍼지다가 사라지고 다시 초원으로 흐른다. 신배령으로 내려가는 도중 결국 무릎에 이상이 생겼다. 풀숲에 앉아 무릎의 통증을 달랬다. 종주대원들이 모두 사라진 뒤 다시 몸을 일으켰다. 홍천군 내면 명개리와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를 이어주는 신배령으로 내려간다. 두로봉에서 3.9km의 거리에 있는 신배령까지 1시간 20여 분이 걸렸다. 신배령에서도 주문진과 동해 바다가 잘 조망되는데 이번에는 안개가 짙어서 동쪽 방향을 살필 수 없다.
금지구역을 통과하여 신배령에서 2.8km 거리에 있는 만월봉을 향하여 비탈길을 오른다. 홍천군 내면 명개리 만월봉까지 계속 고도를 높이는 산길이 어렵다. 만월봉 1.3km, 두로봉 4.2km 이정목에서부터 만월봉 가파른 비탈길이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응복산과 동해 바다가 조망되어야 하는데 오리무중이다. 이제는 홍천군 내면 명개리와 양양군 현북면 법수치리 사이의 능선을 따라 오른다. 만월봉 오르는 가파른 비탈길에 "백두대간을 종주하시는 산님들 힘힘힘내세요!! 준.희" 아름다운 마음씨의 준.희 표지판을 만난다. 소문에 의하면 백두대간 종주 중 아내가 세상을 떠나 자신의 이름 한 자와 아내의 이름 한 자를 합쳐 '준.희'라는 이름으로 산봉에 산명과 높이, 어려운 곳에 격려문 표지판을 설치한다고 한다. 그의 사랑의 마음에 감동한다.
어렵게 해발 1281m 만월봉에 오르니 백두대간 등산로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다. 안내도 왼쪽에 만월봉 유래가 적혀 있는데, 바다에 솟은 달이 온 산에 비치므로 만월(滿月)이 가득하다 하여 만월봉이라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만월봉에서 역시 안개는 조망권을 빼앗아 허탈해진다. 등산로 안내도에 두로봉~만월봉 5.4km 거리라고 적혀 있다. 과연 올바른 거리 표시인지 이해가 안 된다. 산악회에서는, 두로봉~신배령 3.9km, 신배령~만월봉 2.8km라고 안내하였다. 트랭글 트랙이나 이 길을 걸어온 산객으로서도 5.4km 거리는 맞지 않고, 6.7km 거리가 올바르다고 판단한다. 만월봉의 백두대간 등산로 안내도 앞에 긴 나무의자 옆에 정상 표목이 쓰러져 있고, 그 옆에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다. 지난 번에는 표지목을 세워 기념사진을 찍었지만 심장과 무릎의 통증 때문에 기운과 기분이 나지 않는다. 10분 동안 만월봉에서 휴식을 취한 뒤 응복산 갈림길로 이어간다. 오른쪽은 응복산 1.5km, 왼쪽은 통마람 2.1km이다. 종주대원들은 응복산으로 이어갔지만, 무릎과 심장의 통증 때문에 더 이어가기가 힘겹다. 이곳에서 백두대간 마루금 산행을 끝내고 통마람으로 하산한다.
2.산행 과정
전체 산행 거리 : 21.52km
전체 소요 시간 : 7시간 27분
진고개정상쉼터에서 국도 제6호선 진고개로정상쉼터 교차로로 나간다.
진고개정상쉼터는 넓은 광장이다. 진고개정상휴게소가 있고, 주차장이 있다.
진고개정상쉼터교차로로 나가며 뒤돌아서서 노인봉을 올려본다. 안개가 밀려온다.
해발 960m 진고개의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 쪽에 동물이동통로가 조성되어 있다. 안개 때문에 동대산이 보이지 않는다.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삼산4리와 평창군 대관령면 병내리를 잇는 진고개(泥峴)는 비만 오면 땅이 유달리 질어서 땅이 진 고개라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고개가 길어서 긴 고개가 진고개로 되었다고 한다. 방언에 첫소리 ‘ㄱ’음이 ‘ㅈ’음으로 발음되는 입천장소리(구개음화)에 의해 긴 고개가 진 고개로 되었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진고개로가 진고개를 넘어 평창군 대관령면 병내리 방향으로 이어진다.
진고개로는 강릉시 연곡면과 평창군 대관령면을 연결하는 국도 6호선의 일부 도로이다. 백두대간 줄기의 오대산 국립공원 구역 내에 위치한 동대산[1,434m]과 노인봉[1338m] 사이에 있는 높은 고개인 진고개를 넘기에 진고개로라 부른다. 백두대간 준령의 해발 700m 이상의 지역을 통과하는 도로로 심한 굴곡과 급커브 구간이 많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진고개로의 횡당보도를 건너 동대산나들목으로 진입한다.
동대산나들목을 올라서 뒤돌아보면 노인봉에 안개에 감싸인다. 아래 진고개정상쉼터에 진고개정상휴게소가 있다.
동대산나들목을 올라오면 넓은 밭이 있고 등로는 밭 가장자리를 이어간다.
넓은 밭의 등로에서 남서쪽 계방산 방향을 조망한다.
진고개정상쉼터 위쪽 언덕에 하얀 색의 경찰전적비가 솟아 있다. 이 경찰전적비는 6.25전쟁을 전후하여 무장공비를 토벌하다가 산화한 경찰 전우들의 애국충정과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평창경찰서에서 1992년 건립하였다고 한다.
나무다리를 건너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는 입구에 노란 감자난초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다.
동대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산죽밭이 펼쳐져 있다.
진고개 0.5km, 동대산 1.2km 지점이다. 서서히 고도를 높이기시작한다.
산죽밭은 비탈길에 펼쳐져 있고, 가파른 비탈길이 이어진다.
진고개 1.0km, 동대산 0.7km 지점, 동대산 오르는 마지막 어려운 관문이 시작된다.
해발 1410m, 현 위치번호 표지목 오대02-04 지점을 통과한다. 진고개탐방지원센터에서 1.6km 지점이다.
오대산 위치번호 표지목 : 오대산국립공원 진고개탐방지원센터 위치번호 표지목은 400m마다 설치되어 있다. 앞 번호는 오대산 탐방로 지역, 뒷 번호는 탐방로에서의 위치를 가리킨다. 이 표지목의 앞 번호 02는 오대산의 진고개 탐방지원센터, 뒷 번호 04는 진고개 탐방지원센터에서 1.6km 거리에 있는 네 번째 표지목임을 나타낸다. 두로봉에는 02-21 표지목이 설치되어 있으니 진고개에서 두로봉까지 거리는 8.4km가 된다.
동대산 0.1km, 동피골 입구 2.6km 지점이다. 곧바로 가면 동피골, 동대산을 향하여 오른쪽으로 올라간다.
동대산(東臺山) 정상은 넓은 헬기장이며, 동대산 정상 표석과 조망안내도가 세워져 있다.
동대산(東臺山)은 높이 1,434m. 오대산을 이루는 다섯 봉우리 중 하나이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오대산월정사사적기(五臺山月精寺史蹟記)』 등에 의하면 오대산은 동쪽의 만월봉, 서쪽의 장령봉, 남쪽의 기린봉, 북쪽의 상왕봉, 중앙의 지로봉 등 다섯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봉우리마다 편평한 대지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동쪽의 만월봉은 오늘날 동대산으로 불린다. 동대산 일대의 산계 발달 양상은 백두대간이 북에서 남으로 뻗어 내려오다가 동대산을 거친 후 동쪽으로 이동하여 진고개, 노인봉(1338.1m), 소황병산(1338m)과 매봉(1173.4m)를 거쳐 다시 남으로 진로를 바꾼다. 동대산의 동쪽 사면으로 흐르는 수계(水系)는 연곡천(連谷川), 서남쪽 사면으로 흐르는 수계는 남한강의 상류인 오대천(五臺川)과 송천(松川)의 수원(水源)을 이룬다. 동대산은 1975년에 지정된 오대산국립공원구역에 포함되어 있는데 서쪽은 월정사(月精寺)지구, 동쪽은 청학동 소금강(小金剛)지구에 속한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동대산 정상에서 조망안내도에 따라 이 풍경을 조망할 수 없다. 나무와 수풀이 앞을 가리기 때문이다. 전망대 설치가 필요하다.
오대산(五臺山)은 해발 1,563m의 비로봉을 주봉으로 동대산(1,433m), 두로봉(1,422m), 상왕봉(1,491m), 호령봉(1,561m) 등 다섯 봉우리가 병풍처럼 늘어서 있고 동쪽으로 따로 떨어져 나온 노인봉(1,338m) 아래로는 천하의 절경 소금강이 자리합니다. 월정사 입구의 전나무 숲을 비롯해 온 산이 아름드리 전나무로 빽빽이 들어차, 수목군락의 절경을 보여주며, 병풍처럼 둘러선 봉우리를 잇는 능선의 완만한 곡선은 한국의 미를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설명안내판)
해발 1433m 정상표석 옆 위치번호표지목 오대02-05가 세워져 있다. 이정목에는 진고개~동대산 1.7km로 표시되어 있다. 그렇다면 위치번호 표지목은, 300m나 400m 등 일정한 거리 간격으로 설치되지 않은 것 같다.
동대산 정상에서 나오면 편안한 숲길이 이어진다. 풀솜대가 하얗게 꽃을 피우고 있다.
동대산 정상에서 가까운 이곳에도 헬기장이 설치되어 있다. 해발 1434m, 위치번호 표지목 오대02-06이다.
신갈나무 가지가 무지개문으로 구부러져 있다. 신갈나무 무지개문을 통과한다.
자작나무, 거제수나무와 한 집안인 사스래나무가 솟아 있다. 거제수나무가 줄기가 곧은 데 비해 사스래나무는 가지가 많다.
숲에 막혀 있던 풍경이 서쪽으로 열린다. 오대산 최고봉 비로봉이 중앙에 있고, 그 왼쪽에 호령봉이 있는 듯.
길가 풀숲에서 검은종덩굴 꽃망울이 곧 피어날 태세로 벙글어지고 있다.
풀숲에는 앙증스런 은방울꽃이 새하얗게 피어 고개 숙이고 있다.
동쪽 방향으로 층층나무가 꽃을 피우고 안개가 바다를 이룬 동쪽을 향해 있다.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인 벌깨덩굴이 보랏빛 꽃을 피워 환하게 웃는다.
댕강말발도리라고도 하는 물참대가 하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동대산 2.2km, 두로봉 4.5km 지점에서 북진하던 능선은 동쪽으로 방향을 튼다.
덜꿩나무 꽃과 유사한 가막살나무가 자잘한 꽃들을 하얗게 피웠다. 꽃말은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라고 한다.
동대산 2.7km 지점, 해발 1200에 차돌백이 지대가 있다. 차돌바위들이 박혀 있고, 이정목과 설명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차돌백이 석영암맥' 설명안내판을 옮긴다.
차돌백이는 동대산과 두로봉 사이 능선부에 발달한 석영암맥(Quartz dyke)으로, 희고 두터운 차돌(석영)이 박혀 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차돌백이 석영암맥은 중생대 쥐라기(약 1억 8,000만 년 전~1억 3,500만 년 전)에 마그마가 기반암을 관입하여 형성되었고, 이후 지표면과 기반암이 지속적으로 풍화를 받아 제거되면서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차돌백이를 이루는 석영이라는 광물은 조직이 치밀하여 주변의 암석보다 풍화작용(암석을 부서트리는 작용)에 대한 저항도가 크기 때문입니다. *암맥(岩脈, dyke rock) : 마그마가 기존 지층이나 암석의 틈을 따라 파고들어 굳어진 판 모양의 화성암체. **마그마(magma) : 땅 속 깊은 열기에 의하여 암석이 녹아 반액체 상태로 된 물질
고산지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인 눈개승마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하얀 꽃들이 부채꽃 모양으로 펼쳐져 있다.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자라고 풀솜대와 여러 풀들이 어울린 평탄한 숲길을 걸어와 뒤돌아본다. 해발 1235m, 위치번호표지목 오대02-12가 세워져 있다.
동대산 3.5km, 두로봉 3.2km 지점을 통과한다.
건설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에서 2005년에 설치한 '연곡 449'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이다.
마타리과의 여러해살이풀인 쥐오줌풀이 연한 붉은빛 꽃을 피웠다.
동진하던 능선이, 동대산 3.7km, 두로봉 3.0km 지점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튼다.
멋진 신갈나무가 용틀임하며 하늘로 치솟는다.
신선목이로 가는 길에 신갈나무들이 가지를 뒤틀며 자라고 있다.
신선목이 평원에 물박달나무와 거제수도 자라고 있지만 주요 수종은 사스래나무인것 같다.
해발 1127m 신선목이는 넓은 평원을 이루고 있으며 탐방로 안내도와 위치번호 표지목 오대02-16이 세워져 있다.
신선목이에 탐방로 안내도와 위치번호 표지목 오대02-16가 세워져 있는데, 정작 중요한 이정목은 세워져 있지 않다.
신선목이에서부터 가파른 비탈길을 오른다. 노린재나무가 하얀 꽃을 피우고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다.
가을에 단풍이 든 잎을 태우면 노란색 재를 남긴다 하여 '노린재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꽃말은 '동의'라고 한다.
신선목이에서는 긴 비탈길이 이어진다. 가파른 비탈길에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동대산 5.5km, 두로봉 1.2km 지점의 이정목에 이르면 어려운 비탈길은 1차적으로 끝난다.
동대산 5.8km, 두로봉 0.9km 지점을 통과한다. 헬기장이 가깝다.
해발 1376m, 위치번호 표지목 오대02-18을 지난다. 길게 이어지는 신선목이 비탈길은 끝나고 헬기장으로 오른다.
풀들이 무성한 폐헬기장을 통과한다. 이곳에서 동쪽 조망이 좋은데 짙은 안개 때문에 오리무중이다.
동대산 6.1km, 두로봉 0.6km을 통과한다. 두로봉까지의 600m가 의외로 멀다.
밤에도 꽃이 빛난다고 하는 야광나무 꽃들이 만발하여 은은한 향기를 날린다.
한국 특산종으로 경기도 이북에 분포한다는 매자나무가 노란 꽃을 피웠다.
해발 1383m, 위치번호 표지목 오대02-20이 세워져 있는 곳은 두로봉 0.3km 지점이다.
두로봉 안전쉼터에 위치번호표지목 오대02-21, 탐방로안내도, 비로봉 5.8km 이정목, 구급함이 설치되어 있다. 비로봉 방향은 서쪽으로 두로령을 거쳐간다. 두로봉 정상은 출입금지 너머에 있다. 이정목 뒤에 사스래나무들이 솟아 있다.
두로봉 정상은 헬기장이다. 정상표석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다.
백두대간 종주대원들이 해발 1421m 두로봉 정상표석과 함께 두로봉 산행을 기념한다.
두로봉(頭老峰)은 오대산 다섯 봉우리 중 한 봉우리로,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대관령면(大關領面)과 홍천군 내면(內面) 및 강릉시 연곡면(連谷面) 사이에 있는 해발 1421m산이다. 북서쪽의 비로봉(毘盧峰)·상왕봉(象王峰), 서쪽의 호령봉(虎嶺峰), 남동쪽의 동대산(東臺山) 등과 함께 태백산맥의 지맥을 이루는 오대산맥(五臺山脈) 중에 솟아 있는 고봉이다. 산은 동사면을 흐르는 연곡천(連谷川)과 서사면을 흐르는 홍천강의 발원지를 이룬다. - 두산백과
두로봉에서 신배령 방향으로 내려가는 가파른 산비탈에 주목이 군락을 이룬다.
가파른 산비탈을 내려와 주목 군락지를 통과한다.
자작나무속 집안의 대표 나무는 자작나무, 거제수나무, 물박달나무, 사스래나무인 것 같다.
무슨 나무일까? 한 뿌리의 세 줄기일까? 왼쪽 뿌리의 두 줄기 중 오른쪽 줄기와 오른쪽 뿌리의 줄기가 연리지를 이룬 것일까?
신배령으로 가는 숲은 신갈나무를 비롯한 여러 수종들이 밀집해 있고, 눈개승마를 비롯한 댜양한 풀들이 초원을 이루고 있다.
태풍인가, 폭설인가? 바람과 눈에 피해를 입은 나무가 등줄기가 구부러져 있고 풀밭에는 눈개승마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홍천군 내면 명개리와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를 이어주는 신배령으로 내려간다.
해밀산악회 백두대간종주대에서 신배령 표지판을 나무 줄기에 묶어 놓았다.
신배령에서 2.8km 거리에 있는 만월봉을 향하여 비탈길을 오른다.
두로봉에서 3.9km의 거리에 있는 신배령까지 1시간 20여 분이 걸렸다.
두로봉~신배령 구간이 출입금지 지역이기에 신배령으로 내려가는 산길에 밧줄을 설치해 놓았다.
만월봉 1.3km, 두로봉 4.2km 이정목에서부터 만월봉 가파른 비탈길이 이어진다.
만월봉 오르는 산비탈에 풀솜대 하얀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만월봉 오르는 가파른 비탈길에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백두대간을 종주하시는 산님들 힘힘힘내세요!! 준.희" 아름다운 마음씨의 준.희 표지판을 다시 만난다.
해발 1281m 만월봉에 백두대간 등산로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다. 안내도 왼쪽에 만월봉 유래가 적혀 있다. "약 200년 전 어느 시인이 이 봉을 바라보고 시를 읊었는데 바다에 솟은 달이 온 산에 비치므로 만월(滿月)이 가득하다 하여 만월봉이라 한다."
해발 1281m 만월봉의 백두대간 등산로 안내도와 함께 만월봉 산행을 기념한다. 두로봉~만월봉 구간은 5.4km 거리이다.
만월봉의 백두대간 등산로 안내도 앞에 긴 나무의자 옆에 정상 표목이 쓰러져 있고, 그 옆에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다.
10분 동안 만월봉에서 휴식을 취한 뒤 백두대간 등산로 안내도를 살피고 응복산 방향으로 이어간다.
오른쪽은 응복산 1.5km, 왼쪽은 통마람 2.1km이다. 종주대원들은 응복산으로 이어갔지만, 무릎과 심장의 통증 때문에 더 이어가기가 힘겹다. 이곳에서 백두대간 마루금 산행을 끝내고 통마람으로 하산한다.
약수골로 내려가는 길에 넓은 잎의 박새들과 가는 줄기의 속새들이 함께 이웃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
약수골에 감자난초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다. 왼쪽 우산나물 옆에서 감자난초 삼형제가 꽃을 피우고 있다.
약수골을 건너 통마람으로 내려간다.
약수골에는 속새 군락지가 여기저기 있다.
비가 온 탓에 통마람골 폭포수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낙하한다.
통마람골로 내려와 뒤돌아본다.
통마람길을 따라 내려간다.
맨 왼쪽 뒤가 응복산, 앞쪽 동그란 산봉 왼쪽 뒤가 만월봉인 듯.
함박꽃이라고도 불리는 산목련 꽃이 통마람길 길가에 예쁘게 피어 있다.
통마람길을 따라 내려가면 왼쪽에 '만청헌(晩靑軒)' 주택이 있다. 올 때마다 새로운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당호 '만청헌(晩靑軒)'은 '늦도록 푸르리라', '만년까지 청춘을 누리리라', 이런 뜻일 것이다.
하얀 감자꽃이 피었다. 하얀 꽃이 피었으니,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일 것이다.(권태응의 '감자꽃')
통마람길을 따라와서 통마람산장을 뒤돌아본다. 종주대원들은 통마람산장 사장님에게 부탁하여 트럭을 타고 내려갔다.
통마람길은 차량교행이 어렵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통마람길을 따라 산악회버스가 있는 곳까지 내려간다.
통마람골 시냇물 위에 놓인 통마름교를 건넌다.
통마름교를 건너 돌아오면 통마름길 길가에 단풍나무 한 그루가 그윽하다.
계방천의 지류인 통마람골 시냇물 상류에서 산행을 종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