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큐정전 | ![]() |
* 추천포인트 : ![]() ![]() ![]() |
''아큐정전''은 1921년 12월 4일부터 22년 2월 12일까지 "신보부간"에 연재되었다. 발표할 때의 제목은 파인이었으며 후예 작가의 첫 번째 창작집 "눌함"에 수록되었다. 정확한 이름도 모르는 품팔이꾼 아큐를 주인공으로 하여, 과거의 영화에만 매달리는 민족의 태도를 ''정신적 승리법''이라면 날카롭게 비판한다. 아큐는 혁명 세력에 들어서지도 못하고 주변부에서 서성이다가 오히려 억울한 죄를 뒤집어쓰고 처형된다. 그런 아큐의 운명을 통해 신해혁명의 본질과 그 진행과정을 비판하고, 중국 혁명에서 진정으로 구제되어야 할 사람은 누구이며 또 그것을 가로막는 것은 무엇인지를 그려낸 중국 현대문학의 대표작이다.
아큐는 아계인지 아귀인지 그 이름조차 분명치가 않다. 본적도 없고 성씨도 확인할 길이 없고,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이라곤 이름 한자인 ''아'' 자밖에 없는 인물이다. 그런 아큐가 품팔이꾼으로 살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그를 놀리거나 괴롭히거나 이용할 뿐이다. 걸친 것은 누더기요, 가진 것이라곤 비쩍 마른 몸뚱이뿐. 그러나 아큐에게는 자존심이 있다. 그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정신적 승리법''으로 단단히 무장한다.
''정신적 승리법''이란 어떠한 현실을 마음에 드는 환상으로 빚어내는 비방이다. 그리하여 환상 속에서 영원한 승리자가 되는 것이다. 어떤 일에 부닥치든지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승리했다고 생각해 버리는 것, 그것이 곧 아큐의 비방 ''정신적 승리법''이다. ''정신적 승리법''의 달인 아큐는 건달들에게 머리를 쥐어 박혀도, 억울하게 벌금을 물어도 기가 죽는 법이 없다.
힘없고 비겁한 하층민인 아큐. 그는 모욕을 당하면 자기보다 약한 자를 찾아내어 분풀이를 한다. 그것이 안 될 때에는 자신이 당한 모욕이 더 이상 모욕스럽지 않을 만큼 자신을 낮추어 버린다. 웨이좡에까지 밀려온 혁명의 물결 속에서 아큐는 어떠했는가?
그는 나름대로 약삭빠르게 처신한다. 스스로 혁명을 한다며 변발을 틀어 얹고, 자유당의 상징인 복숭아 배지의 위력에 눈을 뜨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혁명의 의미나 구체적인 과정은 전혀 모르고 있다. 단지 혁명의 힘에 매료되었던 것뿐이다. 그는 현실에서 승리할 수 없기 때문에 환상 속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택하여 하루하루 견뎌 왔다.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 있고, 비짝 마른 남자가 밧줄에 묶인 채 마차에 실려 형장으로 가고 있다. 사람들은 그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만 쳐다본다. 영문도 모른 채 총살을 당하는 아큐를 향해, 군중은 총살을 당하니까 그 놈은 분명 나쁜 놈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총살은 목이 잘리는 것보다 구경거리가 못된다고 불평을 한다.
루쉰은 "아큐정전"을 통해 나약하고 어리석은 민중에게 호소했다. 지난날의 영광만 떠벌이지 말고, 자신의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지 말고, 모욕을 당하면 저항하고, 남이 가는 대로 우르르 따라가며 부화뇌동하지 말라고...
중국 사회와 민중에게 퍼져있는 병폐를 희화한 ''아큐정전''을 읽고 그 당시 사람들은 ''혹시 내가 아큐정전의 모델이 아닌가'' 뜨끔해 했다고 한다.
아큐는 오래 전 중국에만 있었던 인물일까?
바로 지금, 우리 옆에도 수많은 아큐가 있지는 않은지 혹시 내가 아큐가 아닌지...
루쉰
1881년 중국 대륙의 저장성 사오싱에서 출생했다. 지주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13세 때 베이징의 할아버지가 부정사건에 연루, 구속된데다 아버지가 병환으로 눕자 집안이 몰락해 어렵게 성장했다. 18세에 난징으로 가서 신학문을 배우고 22세가 되던 해 장학금을 받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센다이의학전문학교에 입학했다.
2학년(1905) 세균학 강의 중 영상자료를 다 보고도 시간이 좀 남아 시사필름을 돌리게 되었는데 마침 러일전쟁을 다룬 것으로 승리한 일본군 선전물이었다. 한 중국인이 러시아 스파이 용의자로 일본군에 잡혀 총살당하는 장면이었는데, 중국인들이 빙 둘러서서 자기 동포가 남의 병정에게 죽어가는 걸 무심코 구경하는 장면이 나오자 일본학생들은 박수를 치며 환성을 질러댔지만 단 한 사람 중국인 루쉰은 그렇지 못했다. 나라를 바로 세우려면 건강한 육체가 필요하다는 신념이 흔들리고 먼저 정신을 구해야겠다고 다짐한 그는 의과대학을 중퇴하고 문학 수업에 열중했다. 그 후 문학가와 사상가로서 많은 활동을 했다.
‘광인일기’, ‘공을기’, ‘약’, ‘고향’ 등의 소설과 사회 비평, 문화 비평, 시사 평론 등 많은 글을 남겼다. 1936년 폐결핵으로 타계했으며 상하이 루쉰공원(전에는 虹口공원이라 불렀으나 개칭)에 기념관과 묘지가 있다.
옮긴이 와이
만주에서 태어났으며,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였다. 그 동안 “나는 지금 네가 보고 싶어”, “무던이”, “압록강은 흐른다”, “어머니”, “이미륵의 이야기”, “외쏙독이”, “떠돌이 개 깽깽이”, “엄마가 아파요”, “할아버지의 안경” 등 좋은 작품을 쓰고 그렸다. 오랜 동안 방송 광고 필름(CF) 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직접 쓴 시나리오로 영화도 연출 제작했다.
루쉰을 전세계에 알린 “아큐정전” 출간!!
“나라를 바로 세우려면 정신이 바로 서야 한다.”
루쉰은 중국 사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 민족의 숨기고 싶은 모습도 거짓없이 모두 드러냈다.
오늘을 사는 ‘나’와 ‘우리’ 자신의 모습
자기의 이름도 정확히 모르는 날품팔이꾼 아큐의 모습을 통하여 오늘을 살고 있는 ‘나’와 ‘우리’ 자신의 모습을 찾게 된다.
어린 시절에 좋은 고전을 만나는 경험만큼 값진 경험은 없을 것이다.
시대를 초월하여 고전으로 읽힐 수 있는 명작!!
고전 읽기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생활에 활력을 주며, 때로는 인간 사회를 비판하면서 생명을 이어온 책을 가리켜 우리는 고전이라 부른다. 그리고 사람들은 고전이 그리는 농축된 삶 속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깨닫고, 바로잡아 나아가는 도구로써 고전을 읽어 왔다.
루쉰은 혼란한 사회 속에서 희망 없이 살아가는 민중의 정신을 일깨우기 위해 ‘아큐정전’을 썼다. <아큐정전>에는 중국 민중의 모습이 잔인할 정도로 숨김없이 드러나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이 중국에 발표되었을 많은 사람들이 ‘혹시 내가 아큐가 아닐까?’할 정도로 큰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아큐’는 어려운 시대를 살다간 민중을 대표하는 인물이지만, 바로 오늘을 살고 있는 ‘나’와 ‘우리’ 자신의 모습에서도 찾아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