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 카페 알베르 지하, 판데믹전 /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댄싱퀸(아시아의 여성 작가들)
관람 날짜 : 2020/05/25
<판데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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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Psychic-street Art
작가 : 김상현
작품 설명 : 스트릿 문화는 더 이상 뒷골목 정체성이 아닌 인터넷 네트워크 및 SNS를 통하여 패션을 필두로 문화 전 분야에 걸쳐 한국특유의 뽕끼(촌스럽지만 감각적이고 해학적인)를 바탕으로 요즘 흔히들 말하는 '약 빨았네, 병맛코드, 빌런, 플렉스' 등의 트랜드한 언어로써 표현되고 있다. 더욱이 빠른 SNS 확산을 통해 답글 및 리플문화까지 자연히 흡수되고 있다. 이를 키워드로 '네오스트릿티즘(Neo-streetism)' 이라는 명목 하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댄싱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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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도쿄 몬스터
작가 : 아사미 키요카와
<관람 후기>
교수님께서 선정해주셨던 전시 중 하나인 판데믹전에 대해 후기를 작성하겠습니다. 강남에서 한가람미술관도 방문하려고 했지만 해당 전시가 22일 종료된 관계로 판데믹전 하나밖에 관람하지 못했습니다. 판데믹전은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스트릿 서브 문화가 수면 위로 대두되면서 최근 서브컬쳐가 각종 문화와 아트 산업에 깊숙이 영향을 끼치고 있는 현재 모습을 잘 드러내는 전시입니다. 현재 2020년 스트릿 문화는 더 이상 우리가 기존에 알던 스트릿 문화의 형태로 볼 수 없습니다. 저항적이며 폐쇄적, 문제적으로 치부되었던 뒷골목 출신의 스트릿의 모습은 지금은 이전과 다르게 소수가 아닌 다수가 즐기며 오히려 개방적이고 흡수적이며 통합적입니다. 마이너와 메이저의 구분이 무의미하게 언더와 하이가 뒤섞이고 있고 옳고 그름도 없고 기준 또한 없습니다. 글로벌한 SNS를 통해 경계 또한 사라졌습니다.
이와 같이 2020년 현재 전 세계적 스트릿 문화는 다양한 믹스와 붐이 일어나고 최소한 아직까지 통용되는 기존의 스트릿과 구별되는 독특한 새로운 스트릿의 성격과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이 시점을 네오스트리티즘 시작의 경계점 혹은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네오스트리티즘이란 새로운 문화언어로 기존 스트리티즘의 본성인 단순하고 쿨하지만 매우 감각적, 자극적이며 특히 저항적인 이미지를 차용하되, 개방적이고 흡수적인 성격을 말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지금의 스트릿 문화의 양상은 더 이상 저항적이며 불법적이지 않습니다. SNS를 기점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 이를 통한 국가간의 국경선이 무의미하게 되면서 장소의 제한성 또한 사라졌습니다. 이로써 다양한 장르와 사상의 자유롭고 신속한 유입으로 인하여 더 이상 단순하고 폐쇄적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복합적이며 다양성과 다름에 인정을 바탕에 두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재의 스트릿 문화의 모습은 누군가는 네오스트리티즘아리는 언어로 동조할 것이고 누군가는 완전히 다르게 또는 기존의 문화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최근의 스트릿 문화는 이전의 그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며, 문화 전 영역의 붐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는 네오스트릿 문화의 경계점에 있는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자신만의 언어로써 현재의 스트리트 문화의 변화와 흐름을 감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스트릿 문화라는 큰 영역에서 스트릿을 경험하고 좋아하는 작가들이 느끼는 '돌아온 2020 세기말의 감성'을 각자 자신만의 언어로 어떻게 풀어낼지는 매우 기대되는 사실입니다.
저는 이번 전시가 사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이루어졌는지 정확히는 알지 못한 채로 전시를 보러 갔습니다. 전시 설명과 그 작품들을 보면서 이번 전시가 저와 아주 잘 맞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의 네오스트리티즘은 제가 현재 추구하고 있고 앞으로 이 방향이 더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고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기존의 스트리티즘을 좋아했지만 그들만의 반항심과 폐쇄적인 모습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고 더 개방적이고 순화된 방향으로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던 저에게 있어 이번 전시의 주제는 제가 추구하는 문화의 방향성을 완벽하게 담아놓은 전시였습니다. 네오스트리티즘이라는 용어는 처음 들어보았지만 이들이 추구하는 문화적 성격과 진행 방향이 현재의 저의 모습, 저의 가치관과 상당히 많은 부분 일치하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저는 이번 전시 작품들을 보고 전시에 대한 소개글을 읽어보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고 현재 문화와 예술의 변화 과정의 이해도 잘 해낼 수 있었습니다.
카페 지하에서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는 갤러리의 성격이 강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의 개수가 많지도 않았고 카페이다 보니 전시를 보는 사람들이 아닌 그저 카페에 온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사실 전시를 보기 위해 온 저희 입장에서는 좀 아쉬운 부분일 수도 있었지만 저는 그 나름대로의 매력을 충분히 느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보아온 전시는 항상 경직되어 있고 일정한 동선을 강요하며 자유롭지 못한 분위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행동하고 편안한 상태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안정된 마음가짐으로 작품을 오랫동안 감상하면서 상당히 깊이 있게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차분하지만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깊이 있는 전시 내용이나 짜여진 동선에서 오는 작품 감상의 편리함은 없었지만 저 나름대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고 저의 가치관을 확인하고 예술에 담아낸 다른 이들의 감정들을 잘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