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달러·원 환율이 장중 1343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2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342.9원)을 넘어섰습니다. 보통 주식이 오르면 환율은 내려가기 마련인데요. 지금은 주식 시장이 상승하고 있는데 환율이 오르는 '디커플링' 상황입니다. 환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환율은 바꿀 환(換)과 비율 율(率), 두 나라 간 돈을 바꾸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달러·원 환율이라고 하면 한국 돈과 미국 돈의 교환 비율을 의미하죠. 환율이 1200원이라는 말은 1달러를 받기 위해서는 한국 돈 1200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환율이 올라 1300원이 됐다고 하면 같은 1달러를 받기 위해 한국 돈 1300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환율이 올랐다는 건 1달러를 사는데 한국 돈이 더 많이 든다는 뜻으로 달러 강세, 원화 약세를 말합니다. 환율이 하락했다면 달러 약세 또는 원화 강세 상황으로 보면 됩니다.
환율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입니다. 환율이 오른다는 건 통상 달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가치가 올라갈 때 발생합니다. 달러는 기축통화로서 안전자산의 성격을 가집니다. 보통 주식이 오르는 건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난다는 의미고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달러의 가치는 내려갑니다. 원화 가치는 그대로라고 하면 달러·원 환율은 하락할 수 있겠죠. 지금은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나고 있는데 환율이 오르고 있어 조금은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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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2023.5.1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
원인 중 하나는 무역수지 적자입니다. 국내 수출을 책임졌던 반도체 기업들의 부진이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4월 무역적자 누적 규모는 250억2000만달러입니다. 연간 사상 최대 적자 폭을 기록했던 지난해 무역적자 규모(478억 달러)의 절반을 4개월 만에 넘어섰습니다. 무역수지 적자란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보다 밖으로 나간 외화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내에 달러가 반출되니, 달러 가치가 올라 환율이 상승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환율의 급등세는 중국 위안화 약세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합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원화와 위안화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외환거래 규제가 많은 위안화 대신 원화를 사고파는 경우가 많아, 원화는 위안화의 프록시(proxy·대리) 통화로 여겨지거든요.
위안화는 중국 경제 부진의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지난달 중국 소매판매는 3조4910억 위안(약 669조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4% 증가했는데, 이는 로이터통신 전망치(20.1%)를 밑도는 수준이었습니다. 지난달 산업생산은 1년 전과 비교해 5.6% 늘었지만, 이 역시 로이터통신 전망치(10.9%)를 크게 하회했고요. 중국 경제는 좀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니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장중 7위안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달러당 위안화가 7달러를 넘는 일을 중국에서는 '포치(破七)'라고 부르며 심리적 환율 경계선으로 여깁니다. 포치를 기록한 건 지난해 12월28일 이후 처음이었고요. 중국 외환당국은 급격한 환율 변동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습니다.
달러·원 환율은 이처럼 다양한 요인으로 얽혀있습니다. 미국의 긴축 우려가 되살아나고, 중국 경기 침체가 지속된다면 달러·원 환율은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은 내수경제가 워낙 튼튼한 나라라 엔화를 의도적으로 약세로 만들어 수출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했다면, 한국은 마냥 원화 약세를 반길 수 없습니다. 수출기업들은 좋겠지만, 원자재 등을 수입하는 기업들의 비용 부담은 커지거든요. 수출기업 입장에서도 중국 경제 침체는 악재입니다. 미국과 중국 경제를 우리가 통제할 수도 없고, 좀 답답한 노릇입니다.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는 것도 이례적입니다. 환율 상승은 보통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성향을 자극하거든요. 최근 환율이 안정세로 접어든 것도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덕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외국인의 쇼핑은 ㄱ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에 집중됐습니다. 반도체 경제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데요.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극복하고, 증시가 올라 외국인 자금이 더 들어오고, 원화가 강세를 보인다면 1200원대 환율을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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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약세가 2월부터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내 무역을 책임졌던 반도체 기업들의 연속된 적자도 그 원인이라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화 약세에도 국내주식을 순매수 하고있다고 합니다. 이는 국내 반도체 기업에 집중되었는데, 원화약세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국내기업의 매력이 크다라고 설명할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루 빨리 우리나라의 무역과 경제를 회복하고 환율이 정상궤도에 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수업에서도 언급했듯이 요즘같은 불확실성의 경제환경엔 이론적인 기반으론 설명안되는 현상이 제법있단다.
일단 우리나라 경제회복은 다소간 시간이 좀 걸릴거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