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살면서 100번도 넘게 지나친 장소인데 단 한번도 미술관 근처를 둘러본 적이 없었습니다.
처음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보았더니 참 많이 꾸며놓았구나 하는 생각과 내가 너무 주위를 둘러보고 살지 않았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중고등학생 때나 현장학습으로 몇번 가보았던 미술관이었는데, 성인이 되고난 후에 처음 방문하는 미술관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입장했습니다.
여러 작품들이 있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위의 3가지 작품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첫 번째는 좌혜선 작가의 <가장 보통 이야기> 시리즈 중 목탄 드로잉 연작 15점으로 구성된 작품입니다.
한 번에 모든 작품들을 보면 그저 풍경을 그린 것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지만, 작품 한 점 한점을 자세히 살펴보면,
작품 속에 있는 인물에 저를 대입해보며 그들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어떤 노인이 벤치에 혼자 앉아 경치를 바라보는 작품이 있었는데, 내가 저 노인이라면 너무 쓸쓸할거 같다는 마음과
나에게도 저런 미래가 있겠지라는 상상을 유발하면서 생각이 많아졌었습니다.
그밖에도 비가 와 우산을 쓰고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아이의 손을 잡고 길을 건너는 모녀 등 등장인물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상상을 하게되는 작품이였어서 기억에 남습니다.
두 번째는 좌혜선 작가의 <가장 보통 이야기> 시리즈 중 글로 쓰여진 작품들입니다.
일단 미술관에서 글로만 쓰여진 작품이 있다는 것부터 신기했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내용들이 적혀있나 더 유심히 보았습니다. 그런데 게시된 작품들의 주제 각각이 모두 침울하고 어두운 내용들뿐이었습니다. 암에 걸려 몸이 불편하신 어머니, 아들을 낳으라고 며느리에게 닥달하다가 임신은 성공했으나 유산을 해버린 며느리 이야기 등 글을 읽기만 해도 제가 그 상황 속의 필자가 된거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또 모두가 현실에서 있을 수 있는 이야기기에 더 집중하며 읽었던지라 기억에 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장종완 작가의 <13번 째 망설임>, <상냥한 손길>, <오 나의 여신님!>, <붉은 근육 아래 뒤석인 무리들>로 실제 동물 가죽 위에 그림을 그린 작품들입니다. 당나귀, 사슴, 토끼, 말 순서대로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실제로 이 동물들의 가죽 위에 해당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다른 작품들과 달리 가죽위에 그려진 그림이라,가죽들의 결도 느껴지고 뒤에 털이 무성해 색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동물 가죽 위에 해당 동물의 그림을 그리면 뭔가 미안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거 같은데, 작가는 어떤 생각을 하며 작품을 완성시켰을까 상상하며 감상을 한게 생각나서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아 보았습니다.
처음 전시 관람으로 수업이 대체되었다고 문자가 왔을 때는 아무런 생각도 없었는데, 막상 실제로 작품들을 감상해보니
많은 생각도 할 수 있고 자연스레 외출도 하게되어서 좋았습니다. 사진 촬영 기술을 배우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감상해보는 것도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촬영한 사진 개수 : 128개
촬영한 카메라 : Canon 6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