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 39장 1-29절
찬송가 447장 ‘이 세상 끝 날까지’
침략자 곡의 멸망(1-20절)
에스겔 33장에서 시작된 하나님의 은혜에 의한 이스라엘의 회복에 관한 말씀은 오늘 본문 39장에서 마침표를 찍고, 40-48장은 마지막 날에 이루어질 일에 대한 환상, 즉 새 성전, 새 예배, 새 땅에 관해 증거합니다. 에스겔 39장은 38장에 이어진 내용입니다. 38장에서 이스라엘을 침략해 왔던 곡의 심판에 대해서 이미 말씀하셨습니다. 그럼에도 39장에서 다시 말씀하시는 것은 그것이 반드시 이루어짐을 강조하기 위해서 좀 더 자세하게 일러주시는 것입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남자와 여자를 만드셨다고 1장에서 이미 말씀하셨음에도, 2장에서 더 자세하고도 구체적으로 남자와 여자, 아담과 하와를 어떻게 만드셨는지를 일러 주시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피조물인 것을 강조하시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중 1-20절은 이스라엘을 침략해 온 곡이 어떻게 멸망하는지를 일러 줍니다.
‘마곡의 왕 곡’이 누구를 의미하는지는 의견이 분분하여 누구를 지칭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하나님의 반대편에서 하나님의 백성을 위협하는 모든 세력의 총칭’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요한계시록 20장에도 마지막 때에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력으로 ‘곡과 마곡’이 등장합니다.
(1-2) 그러므로 인자야 너는 곡에게 예언하여 이르기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로스와 메섹과 두발 왕 곡아 내가 너를 대적하여 너를 돌이켜서 이끌고 북쪽 끝에서부터 나와서 이스라엘 산 위에 이르러
하나님께서는 곡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이 이스라엘을 침략해 오는 것을 허용하셨다는 의미입니다. 즉 하나님께서는 예루살렘을 비롯한 이스라엘이 함락당하고,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지며, 많은 사람이 포로가 되어 바빌론으로 끌려오게 된 일을 모르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떤 일을 겪든지, 어떤 상황 속에 있든지 우리가 중심으로 믿어야 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그 일과 그 상황을 다 알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바꾸고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실 능력이 있으시기 때문에 때로 우리가 당하는 고난과 고통을 지켜보실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4-5) 너와 네 모든 무리와 너와 함께 있는 백성이 다 이스라엘 산 위에 엎드러지리라 내가 너를 각종 사나운 새와 들짐승에게 넘겨 먹게 하리니 네가 빈 들에 엎드러지리라 이는 내가 말하였음이니라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곡의 연합군이 이스라엘을 쳐들어와 모든 것을 점령하는 것처럼 보였을지라도, 연합군은 모두 이스라엘 산야에서 죽음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선언하십니다. 그래서 그 시신들은 새와 들짐승들의 먹잇감이 되게 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고대 중동에서는 죽은 후에 매장되지 못하고 땅에 버려질 경우에는 내세에서도 평안을 얻지 못한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시신으로 버려진 사람은 가장 큰 형벌을 당한 것으로 여김을 받았습니다. 곡에 대한 예언이 그대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말은 아무리 큰소리를 치고, 장담해도 그냥 힘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은 유한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다릅니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고, 영원한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곡의 연합군이 얼마나 처참하게 무너지게 되는지를 이렇게 증거합니다.
(9-10) 이스라엘 성읍들에 거주하는 자가 나가서 그들의 무기를 불태워 사르되 큰 방패와 작은 방패와 활과 화살과 몽둥이와 창을 가지고 일곱 해 동안 불태우리라 이같이 그 무기로 불을 피울 것이므로 그들이 들에서 나무를 주워 오지 아니하며 숲에서 벌목하지 아니하겠고 전에 자기에게서 약탈하던 자의 것을 약탈하며 전에 자기에게서 늑탈하던 자의 것을 늑탈하리라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이스라엘 각 도시와 마을에서 곡의 연합군들의 무기인, 크고 작은 방패, 활과 화살, 몽둥이와 창을 주워서 땔감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7년은 충분히 쓸 수 있는 양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시골집에 가면 가마솥이 걸려 있는 아궁이 옆에 장작들이 쌓여 있습니다. 그런데 땔감으로 쌓여 있는 것이 장작이 아니라 각종 무기들입니다. 크고 작은 방패가 천장까지 쌓여 있고, 몽둥이와 방망이가 ‘우물 정(井)’로 쌓여 있는 것입니다. 또 당시 전쟁에서 이기면 적들의 무기는 고스란히 아군의 무기가 되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태웠다는 것은 더 이상 전쟁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7년을 태울 수 있다는 것은, 7은 완전수이기 때문에 그 승리가 완벽한 승리인 것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요한계시록에 보면, 곡과 마곡과의 전쟁에서 승리는 영원한 승리가 됩니다.
(11-12) 그 날에 내가 곡을 위하여 이스라엘 땅 곧 바다 동쪽 사람이 통행하는 골짜기를 매장지로 주리니 통행하던 길이 막힐 것이라 사람이 거기에서 곡과 그 모든 무리를 매장하고 그 이름을 하몬곡의 골짜기라 일컬으리라 이스라엘 족속이 일곱 달 동안에 그들을 매장하여 그 땅을 정결하게 할 것이라
곡의 연합군 시체가 얼마나 많은지 그것을 매장하는데, 7개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7개월은 연합군의 무기를 땔감으로 태우는 데 7년이 걸린 것과 더불어 완전수입니다. 죽음을 당한 수가 그만큼 많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매장한 골짜기가 정확하게 어디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것을 매장함으로 그곳의 지명이 ‘하몬곡의 골짜기’로 바뀌어 버리고 말 정도였습니다. ‘하몬곡’은 ‘곡의 무리’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주변 도시의 이름도 ‘하모나_무리’라고 불리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어떤 장소의 지명이 바뀌는 것은 어떤 사건이 그만큼 크고, 강렬했다는 것입니다.
(17)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너 인자야 너는 각종 새와 들의 각종 짐승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모여 오라 내가 너희를 위한 잔치 곧 이스라엘 산 위에 예비한 큰 잔치로 너희는 사방에서 모여 살을 먹으며 피를 마실지어다
7개월을 매장해도 다 매장하지 못한 시신들은 새들과 들짐승들의 먹이가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이것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력들은 마지막에는 완전히 멸망하게 될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스라엘의 회복(21-29절)
21-29절은 세상 심판에 나타난 하나님의 능력과 사랑을 강조하고, 바빌론 포로가 된 하나님의 백성의 회복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22-23) 그 날 이후에 이스라엘 족속은 내가 여호와 자기들의 하나님인 줄을 알겠고 여러 민족은 이스라엘 족속이 그 죄악으로 말미암아 사로잡혀 갔던 줄을 알지라 그들이 내게 범죄하였으므로 내 얼굴을 그들에게 가리고 그들을 그 원수의 손에 넘겨 다 칼에 엎드러지게 하였으되
이 두 구절에서 ‘알겠고’와 ‘알지라’가 서로 대조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22절 ‘알다’의 주어는 ‘유다 백성’입니다.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안다는 의미입니다. 즉 바빌론에 있는 유다 백성들은 자신들의 신분이 포로민이라는 것보다도, 수도 예루살렘이 함락되고, 성전이 불에 탔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무너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을 조국으로 돌아가게 해 주실 뿐만 아니라, 그 이후로도 지키고 보호해 주실 것이라는 것을 안다는 의미입니다.
23절 ‘알다’의 주어는 ‘여러 민족’입니다. 즉 과거 유다 백성들의 패배와 수치 당함이 그들 자신의 죄악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는 것입니다. 즉 이방 사람들이 보기에도, 유다 백성들이 우상숭배와 바르지 못한 삶으로 인해 포로가 된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는 것입니다. 즉 “내가 하나님이어도 그렇게 했겠다.”의 의미입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내 얼굴을 그들에게 가린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23절과 24절에 나오는데, 그 의미는 하나님과의 관계단절을 의미합니다. 마치 친구가 반복적으로 내게 잘못된 행동을 할 때에, 이렇게 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너 한 번만 더 그렇게 행동하면, 다시는 네 얼굴 안 본다.”
유다 백성들이 바빌론 포로가 되도록 하나님께서 허용하신 것이 이방인들이 보기에도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였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돌아오게 하시겠다고 말씀하시는 것으로 오늘 본문의 막이 내리고 있습니다.
(27-29) 내가 그들을 만민 중에서 돌아오게 하고 적국 중에서 모아 내어 많은 민족이 보는 데에서 그들로 말미암아 나의 거룩함을 나타낼 때라 전에는 내가 그들이 사로잡혀 여러 나라에 이르게 하였거니와 후에는 내가 그들을 모아 고국 땅으로 돌아오게 하고 그 한 사람도 이방에 남기지 아니하리니 그들이 내가 여호와 자기들의 하나님인 줄을 알리라 내가 다시는 내 얼굴을 그들에게 가리지 아니하리니 이는 내가 내 영을 이스라엘 족속에게 쏟았음이라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27절에서는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들을 조국으로 돌려보내심을 통해, 이방인들에게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나타내신다고 하십니다. 즉 유다 백성들이 조국으로 돌아가게 되는 모습을 보고서, “유다 백성들이 포로가 되었을 때는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포기하셨는가 했더니, 자기 백성들을 돌아가게 하시는 것을 보니, 하나님은 하나님이시구나”라고 이방인들의 입에서 고백하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28절에서는 유다 백성들이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게 하시겠다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포로 되었을 때는, 하나님은 무능하시고, 우리에게 관심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를 돌아가게 하시는 것을 보니, 그동안 우리가 하나님을 오해했고, 하나님은 역시 우리 하나님이시구나”라고 고백하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전에는 하나님께서 유다 백성들을 향하여 얼굴을 가리셨는데, 앞으로는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즉 “앞으로 너 안 본다”라고 말씀하신 것에서 “앞으로 너 안 보는 일이 절대 없다”라고 말씀하신다는 것입니다.
에스겔 38-39장은 마곡의 왕, 곡에 대한 심판입니다. 곡이 여러 나라의 군대를 이끌고 이스라엘을 쳐들어왔을 때는 이스라엘에는 절망감이 가득했을 것입니다. 곡의 군대가 얼마나 위협적이고, 엄청난 것이었었으면, 요한계시록 마지막에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력으로 다시 등장시켰겠습니까? 그래서 곡을 우리에게 적용하면, 곡은 우리의 삶에 찾아와 우리로 하여금 주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는 삶을 살지 못하도록,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삶을 살지 못하도록, 주님을 목적 삼지 않고 살도록 만드는 것들의 총체와도 같습니다. 그 곡이 무너지고, 끝날 때가 있음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8)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볼지어다 그 날이 와서 이루어지리니 내가 말한 그 날이 이 날이라
하나님께서 곡을 무너뜨리시는 날, 그것을 끝내시는 날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그 날을 정하신다고 하십니다.
지난 수요성경공부시간에 열왕기하 15장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거기에는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왕 7명이나 나옵니다. 성경 한 장에 가장 많은 왕이 등장합니다.
52년간 다스린 아사랴(웃시야), 6달간 다스린 스가랴, 1달간 다스린 살룸, 10년간 다스린 므나헴, 2년간 다스린 브가히야, 20년간을 다스린 베가, 16년간을 다스린 요담입니다. 그들 중에는 52년을 다스린 사람도 있지만, 겨우 한 달과 여섯 달을 다스리면서도 하나님 보시기에 악을 자행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왕위에서 내려올 날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들 중에는 나이가 다 차서 죽은 사람도 있지만, 자식에게 신하에게 쿠데타를 당해서 죽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때가 그들에게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내가 말한 그 날이 이 날’이었든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하나님께서 정하신 ‘내가 말한 그 날이 이날이라’의 날이 있습니다. ‘그 날’은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히던 ‘곡과 같은 일에서 벗어나는 날’일 수도 있고, 부모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날이나 배우자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날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내 일터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날일 수도 있고, 이 땅에서 마지막 숨을 내어 쉬는 날일 수도 있습니다. 그날에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라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매일 매일 주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는 삶을 살며, 좁은 문으로 들어가 주님을 목적 삼고 사는 것이 최상의 길입니다. 그때에 우리의 삶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이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오늘 하루가 하나님의 회복을 경험하는 복된 날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기 도
하나님 아버지!
마곡의 왕, 곡이 연합군을 이끌고 이스라엘로 쳐들어왔을 때는 마음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모든 것이 절망스러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엄청나게 보이는 곡에게도 “내가 말한 그 날이 이 날이라”의 날이 있음을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의 삶에도 ‘그 날이 이 날이라’의 날이 있음을 잊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 날에 가슴을 치고, 땅을 치며 후회하지 않도록,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삶의 자리에서 오늘도 함께 지어져 가게 하시고, 주님을 목적 삼고, 주님과 동행하며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지금은 비록 마음을 짓누르고, 암울하게 보이는 것이라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비추어 주시는 소망의 빛 한줄기가 비치는 것을 목도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