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은 감사의 날입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1테살 5,16-18
일상에서 감사합니다. 평상시에 감사합니다. 살아있음에 감사합니다. 존재하는 것만으로, 그것을 아는 순간에도 감사합니다. 감사는 평상에서 발견합니다. 그 평상시에 그 '감사'가 살아있습니다.
한가위 가족들 친지들을 만났습니다. 돌아가신 부모님, 살아계신 부모님, 형제들, 자녀들을 만났습니다. 이웃 친지들도 만났습니다. 그 만남, 그 평상의 만남에 감사합니다. 그 평상의 만남이 오늘은 색다르고 변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도 그들을 보고 감사하지 않았고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아직도 그들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그 색다른 평상에, 그 만남에 감사합니다.
잘 살았던 못 살았던, 좋은 것이나 나쁜 것을 주고 받았던 간에 그 안에서 내가 살았고 존재했고 이렇게 건강한 생각과 가치와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니. 그동안의 일상과 평상을 고마워하며 감사할 수 있습니다. 감사는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 감사의 발견을 뜻있게 보고, 그 감사를 유지하기 바랍니다.
오늘 살아있는 내가 감사합니다. 일어날 수 있음에 걸어갈 수 있음에, 그리고 기도하고 주변을 바라보고, 스스로 나를 위해서 보탬이 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지나온 세월 속에서 고난과 고통, 역경과 위경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은 지나왔고, 통과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분 앞에 서 있습니다. 그분 앞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그러니. 고맙고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일 내가 지금 감사하지 않고 있다면, 안쪽만 바라보고 있는 '나', 바깥을 바라보지 못하는 반쪽 인생인 '나'입니다. 그늘만 바라보고 밖같 햇빛 비치는 양지를 바라보지 못하는 미숙함입니다.
"음지를 바라보는 자여, 양지로 바라보라! 어둠을 바라보는 자여! 빛을 바라보라!"
"지난 날를 바라보는 자여, 새 날을 바라보라! 새 날은 빛나고 빛이 솟아지며, 찬란하다. 그것을 바라보라!"
우리는 음지에서, 그늘에서 살았고 걸어왔습니다. 그리고 양지에서, 그것으로 함께 존재 했었습니다. 그리고 음지와 함께 양지를 찾으면서 자랐고 성장하였습니다. 빛과 어둠은 늘상 함께 머물고 존재하며 그 생명력을 발휘합니다. 어두웠을 때, 빛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 빛은 어둠에 있는 나를 하루빨리 빛으로 나오라고 염원하고 있었습니다. 빛은 어둠과 그늘 속에 있는 나를 안타까워 했습니다.
감사는 오늘 일상에서 일과 사건, 만남과 관계에서, 그리고 선업과 복음에서 나를 발견하는 일입니다. 잊고 있었지만, 모르고 지나갔지만, 엄연히 감사가 존재했고, 또 그것이 크고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그 감사를 다시 발견하는 것. 그 감사의 현장에 있었던 나를 발견해야 합니다. 좌절과 절망에서, 설령 죽음과 어둠의 심연에서 조차 감사를 다시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무엇이 감사일까요? 누구와의 만남이 감사일까요? 무슨 내용과 일과 그리고 무엇을 하는 것이 감사일까요? 새삼 감사를 발견하기 바랍니다. 그 감사가 주님의 일이며 생명임을 알기 바랍니다. 오늘 그 감사를 재 발견합니다.
수요일은 감사의 날입니다. 감사를 발견하는 이는 기쁨의 삶의 길을 걷습니다. 감사하는 이는 기도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감사하는 이는 감사를 충만하게 합니다. 감사를 통하여 하느님께 드리는 기쁨의 봉헌이 되게 합니다.
주님, 오늘 살아있음에, 기도하고 걸어갈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나를 스스로 일으키고 보탬이 되도록 하고, 뜻과 기쁨을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오늘 감사를 재 발견하고 감사를 찬미하게 하소서!
이재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