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란 누구인가? 우리는 누구에게 심리상담을 받을 것인가? 사람마다 대답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다양할 것이다. 나라면 이런 사람에게 상담을 받으라 할 것이다.
첫째, 그 일에 미친 사람이다. 즉 세상의 모든 것을 심리치료와 연결하여 생각할 수 있는 상담가라면 믿을 수 있다. 적어도 그는 내담자를 돈으로 보는 돌팔이는 아닐 것이다. 그에게는 진정성이 있고,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 심리상담을 받은 사람이다. 내가 좋아하는 정신의학자 스캇 펙은 말했다. 자신의 환자 한 명이 물었단다. 자신이 언제 치료가 끝날지 말이다.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이 좋다. “당신이 치료자가 될 수 있을 때요.” 분명하다. 자신이 직접 겪어본 사람이 최선의 선택지가 된다.
셋째,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다. <역발상의 법칙>이란 훌륭한 경영서에 이런 사례가 나온다. 자신과 같은 고민을 끝낸 사람에게서 해결책을 구하지 마라. 문제를 벗어난 사람은 그 상황에 관해 진심을 다할 수 없다. 같은 번민에 빠져 보았거나, 고뇌하는 사람에게서 구하자.
넷째,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다. 상담가는 세상을 활짝 열린 상태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인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산다는 것을 말한다. 법정 스님이 항상 말씀하셨다. 과거의 후회도 없고, 미래의 걱정도 없다. 우리에게는 지금 이 순간만이 있을 뿐이다.
위의 4가지 사항은 나를 중심으로 열거해 보았다. 또한, 우리는 보통의 의사보다는 암을 겪어본 의사에게 암 치료를 받으면 좋을까? 나는 인생에서 꽤 오랜 방황과 혼란을 경험해야 했다. 이런 난 몸소 심리치료의 어려움을 체험했고, 심리적 퇴행으로 밑바닥까지 찍고 내려온 적이 있다.
그래서 난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심리상담가로서 활동할 가능성이 크다.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내담자의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해 줄 수 있다. 난 나를 심리치료의 끝까지 밀어붙일 것이다. 그래서 ‘치료자가 될 수 있는 내담자’ 상태가 될 것이다.
만약 나의 지인에게 심리상담을 추천한다면, 나는 다음 항목을 이야기해 줄 것이다. 이것도 사견이니 참고만 하면 좋다.
첫째,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좋다. 현대인이 착하게 살기 쉽지 않은데, 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적절했는지 되돌아볼 수 있다. 이것은 자기 객관화가 된다는 것이고,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둘째, 관계가 원만한 사람이 좋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으면 금상첨화이지만, 최소한 자신과 불화가 없는 상담가면 좋다. 사람의 마음은 얼굴로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래서 얼굴을 얼의 꼴이라고 했다. 인상이 좋은 사람을 택하자.
셋째, 분위기가 편안한 사람이 좋다. 이것은 개인적인 변수가 많겠지만, 상담가를 만났을 때 있는 그대로 자신을 내보일 수 있는 편안함이 느껴지는 사람이 좋다. 이들은 내담자를 이용하지 않고, 그들이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한다.
넷째, 선선하고 적적한 사람이 좋다. 이것은 내가 심리치료를 받은 의사 선생님의 분위기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론적으로도 이런 상담가에게 심리상담을 받아야, 온전한 치유가 이뤄진다 했다. 가장 이상적인 경우이고, 현실에서는 많이 없을 수 있는 상담가 유형이다.
심리치료는 가능한 빨리 시작해야, 향후 경과가 좋다고 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도 스캇 펙 박사의 말이다. 난 우여곡절을 겪으며 30살쯤에 심리치료를 시작했다. 이른 경우로 볼 수 없어서인지, 혹은 마음의 상처가 깊은 편인지 난 꽤 오랫동안 심리상담을 받고 있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의 마음 상태를 인지하고 산다. 현대 심리학은 인간에 관해 많은 것을 이해시켜주고,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모르면 스스로 손해 볼 여지가 많은 세상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김신웅 심리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