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가 나와서 제일 좋아요. 그리고 그앞 용문 객잔에서 중화요리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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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대표적 문화공간인 수원의 나혜석 거리가 일부 술집과 음식점들의 구태의연한 영업으로 단순한 영업장 거리로 전락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무려 30여억원의 시·도비로 조성된 나혜석 거리다. 이런 나혜석 거리가 취객들을 위한 공간으로 변질되어 가는 것은 분명 막아야 함에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데 문제는 잔존한다. 우리는 나혜석 거리가 조성될 당시 이러한 반복되는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당시에도 거리 좌우에 있는 업소 대부분에서 지금과 같이 파라솔과 수십 개의 탁자를 내놓고 술과 안주를 파는 불법 노점행위를 하고 있었다. 여기에 가족단위로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의 눈살마저 찌푸리게 하는 술에 취한 시민들의 고성방가도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국내 최초의 여류 서양화가인 수원출신 나혜석을 추모하기 위해 조성된 나혜석 거리의 현주소가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폐해에도 수원시는 나혜석 거리 관리를 위해 매년 수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술집과 음식점 등이 거리를 장악해 나혜석과 관련된 콘텐츠가 거의 없는 이 거리를 위해 투입되는 비용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 되고 있다. 결국 시민들의 세금으로 나가는 시설관리비 등 이러한 비용이 일부 업주들 영업장 관리에 사용된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되는 셈이다. 생각하기 따라 문화의 거리라 해서 아주 먹을거리의 재미가 빠지라는 법은 없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나혜석 기념관조차 하나 없는 이 거리에 호프집과 소줏집만 즐비한 마당에 먹을거리를 운운하는 것조차 힘겨운 일일지도 모른다. 지금 나혜석 거리는 말 그대로 도로로 지정돼 있다. 이 도로에 가득 차야 할 대상은 노점 단속 대상이 되는 술집과 식당이 아니라 손에 손을 잡은 가족들의 정겨운 모습 등 휴식을 찾는 시민들의 모습이다. 문화라는 이름으로 취해 떠들고 비틀대는 거리로 변질돼서야 제대로 된 문화 거리로 자리 잡?수가 없는 노릇이다. 보다 정기적이고 그렇지 못한 기간에는 프렌지문화 형식의 소단위 그룹을 유치해 점차 나혜석 거리의 본질을 찾아가야 한다. 근대 여류화가 및 여성운동 선각자로 명성을 드높인 나혜석을 추모하고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한 이 거리가 자리 잡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을 예상 못한바 아니다. 그러나 저녁부터 새벽까지 밤마다 취객들과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지금의 나혜석 거리는 언젠가 정리되어야 할 수원시의 숙제다. 이참에 우리는 노작 홍사용, 난파 홍영후와 함께 근대 문화예술인이라 불리는 정월 나혜석이 제대로 알려지길 바라고 있다. 그 방법은 지금의 이 거리에 규모와 관계없이 세워져야 할 기념관이다. 그의 숨결을 느끼고 걸어온 길을 똑바로 인식하려면 거리에 새겨진 단순한 연보 정도로는 어렵다. 시민들의 제대로 된 권리를 찾기 위해서라도 나혜석 거리는 바뀌어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