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악기 연주하기위해 학교에 나오는 거죠. 크크"
전주공고 박성수 군(전산 1년, 클라리넷)의 말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악기에 관심은 있었지만, 그런 거 해주는 학교가 없었는데, 고등학교 오니까 관악부가 있어서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거다.
관악부 활동 하기 전에는 공부에도 흥미 없었고, 딱히 학교 생활하는 의미를 몰랐는데, 악기를 배우고 각종 대회에 나가면서, 학교에 가야하는 이유가 생겼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박 군은"전에는 한번도 뭘 제대로 해낸 경험이 없었는데, 노력하고 상을 타게 되니까, 나도 하면 되는구나 하는 자신감도 갖게됐다"고 말했다.
전주공고(교장 김능배) 관악부 학생들이 음악을 통해 꿈을 키우고 있다.
공부에 별 흥미가 없던 선배들이 음악 하나로 보란듯이 대학에 합격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다.
전주공고 관악부 역사는 무려 95년으로 전국에서도 가장 길다.
개교 이래 한번도 중단되지 않고 연면히 이어온 전통이 후배들에게 이어지면서 전국 최고의 밴드부로 우뚝 선 것이다.
지난해 9월 부안예술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전국관악 경연대회에서 은상을 받았고, KBS드라마 '자유인 이회영'에 출연하기도 했다.
전북대, 전주대, 원광대 학교가 주치한 전국 음악경연대회에서도 반준혁 군이 플롯부문 최우수 상을 받는 등 잇따라 장타를 터뜨리곤 한다.
김형우 군(기계2년, 트럼펫)은 "관악부 활동하기 전엔 굉장히 내성적이었는데, 대회를 거치고 발표회를 치르면서 제 얼굴이 굉장히 밝아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단체 생활의 즐거움과 친구들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역시 관악부 활동을 하면서 너무나 달라진게 많다고 한다.
나지찬 군(기계 2년, 색소폰)은 "알아보는 친구들이 많아 졌다"며 환하게 웃는다.
얼굴도 잘 몰랐던 친구가 다가와서 반갑게 아는 척 하는 등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한다.
"솔직히 성적이 낮아서 공고에 진학했다는 자격지심이 있었는데, 어느새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이 사라지게 됐다"는 그는 음악을 더 열심히 해서 꿈을 키우겠다고 강조한다.
흔히 밴드부라고 일컬어지는 관악부 멤버들은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특별한 사람처럼 보인다.
멋지게 쫙 차려입고 이름도 잘 모르는 악기를 눈을 감고도 척척 음정, 박자에 맞춰 연주하는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체적인 하모니가 어우러지면서 듣는 사람의 흥이 나게도 하고, 아니면 착 가라앉은 기분을 만들기도 한다.
지난해 9월 대한민국 전국관악 경연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전주공고 관악부 학생들. |
하지만 이들은 특별한 학생들이 아니다.
어릴때 시작한 것도 아니고 고교에 진학해서 악기라는 것을 처음 잡아본 사람도 많다.
그러나 채 일년도 안돼 멋진 연주자로 변신하곤 한다.
평소에 즐기면서, 때로는 좀 하기 싫어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량이 쑥쑥 성장하기 때문이다.
전주공고 관악부 주요 멤버를 보면 먼저 악장은 권태현, 부악장은 한승현이다.
플롯은 반준혁, 권태현, 오보에 윤인석, 클라리넷 유기훈, 박성수, 황은찬, 고지훈, 양효철, 성준홍, 이규정 등이다.
알토섹소폰은 이정태, 김종재, 김광석이 맡고 있고, 테너섹소폰은 나지찬, 이재민, 바리톤섹소폰은 시영남이 맡고 있다.
호른은 한승현, 이승민, 도의진, 강승진, 트럼펫은 이수민, 김형우, 진현조, 트럼본은 김승규, 전무성, 김동국, 유포늄은 백승주, 튜바는 최영웅, 이준희, 팀파니 최욱진, 타악기는 이준희, 김기열, 김경만, 김진우, 김진 등이다.
이들을 총 지휘하는 사람은 전주공고 재학시절 밴드부로 명성을 날렸던 전선경 코치로 전주시립교향악단에서 활동중이다.
김능배 교장과 고영희 지도교사가 묵묵히 뒷바라지를 해주고 있음은 물론이다.
학생들은 지난달 13일 전북 교육문화회관에서 연주회를 갖기도 했다.
악보도 제대로 보지 못하던 학생들이 학원이나, 사교육이 아니고 학교 연습실에서 땀흘려가며 온몸으로 더듬더듬 터득한 것이기에 지난달 연주회는 더욱 값진 것이었다고 한다.
이지숙 국어교사는 "솔직히 학기초만 해도 교내 행사에 쓰일 애국가와 묵념곡 연주를 겨우 해내는 정도였으나, 불과 일년도 안돼 대중가요, 클래식 등을 가리지 않고 멋지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훈련의 힘이 이렇게 큰가하고 놀라곤 한다"고 귀띔했다.
모든게 미숙한 상태에서 방과 후 시간과 휴일을 이용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김능배 교장은 "음악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공업계 학생들이 10대의 열정을 불사르는 모습이 참 보기좋다"면서 음악을 통해 꿈을 키워가는 학생들의 노력이 더 큰 결실로 다가오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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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기사 - 2011년 1월 19일자 20면 - 전주공고 관악부 관련
신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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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4
11.01.1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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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주공업고등학교 총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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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총무국장 신진규(80 건)
첫댓글 멋쟁이들은 계속되고 ~~~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