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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가는 지리산 태극종주
작년 이맘때쯤 화엄사에서 대원사로 2박3일 종주를 한 적이 있다. 그때 만난 사람으로부터 지리산 태극종주라는 말을 처음 듣고 관심을 가졌습니다. 인터넷 이곳저곳을 다니다. OK.outdor 카페에 J3대 종주 클럽을 알게 되었고, 그기에서 많은 자료를 수집 할 수 있어 감히 홀로 태극 종주를 감행할 수 있었습니다.
지리산 3대 종주
1.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47km
2. 성삼재에서 천황봉 구간 왕복 51km
3. 산청 어천마을에서 남원 인월마을 80km
첫쨋날 : 어천-웅석봉-밤머리재-왕등재-쑥밭재-하봉-중봉-천황봉-장터목
둘째날 : 장터목산장-주능선-노고단대피소
셋째날 : 노고단-성삼재-고리봉-만복대-정령치-세걸산-부운치-팔랑치-바래봉 덕두산-인월
준비물 : 배낭(65L+10L),침낭,텐트(1인용),매트,코펠,버너,가스,긴팔(2),반바지(2),고어텍스점 퍼,판초이,양말(2),렌턴,배터리(6),카메라,휴대폰,스틱,햇반(2),라면(3),누룽지,사탕, 연양갱(4),사과(1),김치(80g*6),소고기얼린것,육포,이온음료2통(1.5L) 등등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말처럼 불타는 여름날을 보내고 늦은 휴가를 갑니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금요일(9/9) 오후 버스로 울산-진주-산청에서 택시로 어천 마을 “쉴 만한 집”에 도착하니 6시가 다 되었습니다. 저녁은 주인집에서 맛나는 시골 음식으로 배부르게 먹고-특히 콩잎 장조림-안사장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자리로 돌아 왔습니다. 방 한쪽 벽면 낙서판에 수많은 글들이 있습니다. 태극 종주하시는 분, 그냥 놀러온 분.... 사장님께서 방명록을 주시는데 영광스럽게도 제가 첫 장을 장식 합니다. - 설레는 태극 종주 성공할 수 있을까?-라고 적습니다. 이 방명록은 태극하실 분께만 내놓은 사장님의 배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9시가 조금 지나 잠을 청합니다. 한참을 잔 것 같은데 11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밖을 보니 비는 오지 않습니다. 03:30분 알람 소리에 일어나 산행 준비를 합니다. 사장님께서 일어나 친절하게도 들머리까지 아내하며, 드링크 음료를 건네주시며 성공을 기원해주십니다.
04:00 드디어 출발입니다. 어제 갈림길 까지 답사 했기에 길이 눈에 익습니다. 조금 가니 우측 계곡 언저리 여기저기 촛불들이 많이 보입니다. 아마도 미신을 믿는 누군가가 켜 놓았을거라 생각하며 갈림길에 닿습니다. 조그만 계곡을 지나 좌측으로 올라갑니다. 경사가 만만치 않아 연신 가쁜 숨을 몰아 냅니다. 배낭의 무게가 장난이 아닙니다. 땀은 온몸을 적시고, 안경은 땀으로 시야가 흐려지고... 배낭을 내려놓고 뒤를 돌아보니 마을의 불빛이 멀리 보입니다. 조금 더 가니 헬기장이 보이고, 우측으로 접어드니 날이 점점 밝아옵니다. 06:00 웅석봉 입니다. 웅석봉 너머로 일출이 장관입니다. “산에 다니면 이런 맛도 있어야 제”하며 혼자 지껄여 봅니다. 사진도 찍고, -세월-영남 알프스 및 울산 근교산-리본으로 영역(?)을 표시하고 주위를 둘러봅니다. 산불 방지 초소 안에서 누군가가 저를 부릅니다. 목포에서 태극종주를 위해 오신 두 분께서 따뜻한 커피를 권합니다. 저보다 1시간 반 정도 일찍 출발했나 봅니다. 퇴근 후 남원에서 어천까지 택시로.... 오만오천원이랍니다.
06:20 밤머리재로 먼저 출발합니다. 한 시간 정도가니 헬기장이 나오고 조금 더 가니 밤머리재 입니다. 바지와 윗도리는 땀과 이슬에 젖어 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길 카페(?)에서 칡즙을 시키고, 아침을 준비 합니다. 조금 있어니 두 분께서 내려 오십니다. 아침은 먹었다고 칡즙과 동동주릉 시킵니다. 라면, 햇반, 김치로 아침식사를 하고 물을 보충 합니다. 도로따라 200M 정도 가야하나 마담의 배려로 카페에서 보충을 합니다. 운무에 날씨가 비가 올려고 합니다.
09:00 밤머리재에서 세 명이 같이 출발 합니다. 밤 먹은 후라 오름 길이 너무 힘이 듭니다.
목포에서 오신 두 분 중 한 분은 연배가 저보다 위인 것 같고 또 한분은 나이가 적은 듯 합니다. 젊은 분은 교통사고로 기적적으로 살았다고 하며 그후 등산을 하신다고 합니다. 지리산은 한달에 두어번 정도오나 동부능선과 서부능선은 처음이라 합니다. 30여분 오르니 헬기장이 나오고 등 뒤에 햇살이 보입니다. 두 분께서 먼저가라 손짓을 합니다. 길은 숲길이라 이슬에 신발이 젖어옵니다. 철버덕 철버덕 물젖은 신발 소리가 요란합니다. 한참을 올라가니 봉우리가 나옵니다. 누군가 리본에 동왕등재라고 표시를 해놓았습니다(10:40). 뒤에 두분은 보이지도 않고 소리도 없습니다. 준비해간 자료와 지도첩을 봅니다. 시간, 거리, 물 보충을 위해 왕등재 습지에서 점심을 하기로하고 또 걷습니다. 길이 좁아 배낭이 나뭇가지에 자주 걸리나 아랑곳 않고 계속 갑니다. 산죽 터널도 지나고 사리나무 밭길도 지나고 팔은 나무 가지에 긁히고..... 11:45분 봉우리에 도착하나 표시가 없습니다. 또 갑니다 얼마나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여기가 어딘지를 모르니 더 답답합니다. 물도 조금밖에 없습니다. 배낭을 내려놓고 지도를 ?O습니다. 아~~~~~~~~~ 큰일 났습니다. 준비해온 지도첩이 없습니다. 배낭 옆에 꽂아 놓았는데.... 이게 없으면 종주를 포기해야 생각하니 망막합니다. 시간을 보고 되돌아 왕복 50여분가 ?O아 보기로하고 뛰어 갑니다. 배낭을 내려놓고 가니 나는듯합니다. 가면서 두 분께서 ?O아 오면 좋겠다 생각하며 한참을 갑니다. 20분을 갔으나 지도첩도 두 분 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큰 소리로 불러봅니다만 대답은 없습니다. 되돌아 오면서 생각을 많이 합니다. 포기해야 하느냐 계속 전진인냐....40여분을 허비하고 배낭을 짊어지니 왜 이리 무겁는지 모르겠습니다. 무게가 더 느껴집니다. 갑니다 가보자는 생각밖에 없습니다. 한참을 가니 왕등재 습지라는 푯말이 보입니다 너무 반가 왔습니다.(12:50) 다리아래에 물이 흐릅니다. 물을 담으니 색깔이 약간 누렇습니다. 개의치 않고 벌컥벌컥 마십니다. 시원합니다. 여기서 점심을 먹어면서 두 분을 기다리기로 합니다. 햇반,김치,소고기얼린것. 맛이 별롭니다. 사진도 찍고. 습지도 감상하며 여유를 부립니다
13:30분 기다려도 두 분께서는 오지를 않고, 배가 부르고 식수를 보충하니 용기가 생깁니다. 기억으론 직진만하면 되고 최소한 하봉까지만 가면 야영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길을 나섭니다. 15분쯤 가니 부부를 만납니다. 길을 물어니 30분 후면 외고개고. 1시간 반쯤이면 쑥밭재라고 일러줍니다. 힘이 납니다. 포기 않기를 잘했다 생각하며 열심히 걷습니다. 억새밭을 만나 또 팔이 긁힘니다. 신발은 아직 철버덕 철버덕하고, 쥐가 날려고 합니다. 배낭의 무게는 감각이 없습니다. 14:10 안부에서 직진합니다. 여기가 외고개 같습니다.또 산죽 터널이 나옵니다.목이 마릅니다. 물을 한 모금 마십니다. 14:40 분 헬기장이 나옵니다. 고도계가 1085M를 가르 킵니다. 한숨을 돌리고,15:05분 이름 없는 봉우리(1205M) 닿습니다.15:20분 전망이 좋은 바위(1260M)에서 먹다 남은 사과 한 조각을 마저 먹습니다. 계속 오름 길입니다. 조금 후 또 한분의 산객을 만납니다. 조금만 가면 독바위이고 야영하는 분이 있다고 알려줍니다. 15:50분 독바위 도착하니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 두 명이 야영준비를 합니다. 계속 직진하면 된다고 일려주면서 장터목까지는 무리라고 말합니다. 고맙다고 말하고 출발합니다. 16:20 샘물표시가 있는 곳을 통과하고 계속 오름길 입니다. 길은 갈대나 산죽은 없는 평탄한 길입니다.16:50분 쯤 이상한 울음소리에 등골이 오싹 해집니다. 개우는 소리는 아닌 것 같고 늑대 울음소리도 아니고 귀기우리며 대처방법을 생각하며 빠른 걸음으로 오름니다. 가까이 오는 듯 하더니 멀어집니다. 이제는 들리지 않습니다. 고도계가 내가 높은 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말 합니다 .1300M,1350M.1400M.... 정상에 다가왔다는 안도감에 발걸음도 빨라집니다. 17:00 국골 사거리입니다. 배낭을 내려놓고 한숨을 돌립니다. 누룽지에 김치를 준비하면서 옷을 갈아 입습니다. 팬티까지 다 젖었습니다. 신발이 다젖어 양말은 그냥 싣습니다. 대학생이 직진 하라고했는데 올라오는 방향에서 보면 직진은 추성리고 뒤쪽이 새재 방향이라 햇갈리기 시작합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지도는 우측이 추성리고 좌측이 새재 방향이라야 하봉, 천황봉으로 올라가는데..... 지도첩이 더욱 아쉽게 생가됩니다 .여기서 방향을 잘못 잡으면 끝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 집니다. 젖은 손 수첩에 적힌 번호로 안사장님께 전화를 겁니다. 몇 번을 걸어도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배방장님이하 J종주한 회원님 전화번호도 지도첩에 있어..... 집으로 전화를 합니다. 아내가 전화를 받아 걱정스런 말을 건냅니다. 괜찮다고 하며 아들을 바꿔 달랩니다. 컴퓨터를 켜고 이렇게 저렇게 해서 배방장님의 전화 번호를 받아 적어 통화를 시도합니다. 전화가 끊깁니다. 배터리를 교환하여 재시도를 합니다. 어렵사리 통화가 됩니다. 저는 태극 종주하는 울산에서 온 김기우라고 하고 지도를 잃어버리고, 현재 여기가 국골 사거리인데 어쩌고저쩌고 말을 많이 합니다. 방장님께서 친절하고도 걱정스럽게 우측에 추성리 좌측에 새재를 두고 40여분 오르면 하봉이고 조금 더가면 헬기장이 나오니 오늘은 체력이 많이 떨어졌으니 그기에서 비박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도착하면 전화하라고... 너무나 고마운 사람임니다. 한번도 들어 보지도 보지도 못한 사람에게 태극 종주한다는 말에 그렇게 친절하게 다정하게 가르켜 주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18:00 국골사거리를 출발합니다. 힘이 납니다. 밥도 먹었고, 갈 길도 정해지니 마음이 가벼워 발걸음도 가볍고 씩씩합니다. 오름길을 한참 가니 우측에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18:40분 전망이 좋은 곳이 나타납니다 .붉게 물던 석양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습니다. 사진도 찍고 물 한모금 마시고 여유를 부립니다. 조금 더 가니 헬기장이 나옵니다.
헬기장에는 부산에서 별을 잡으려(?)고 중년의 남자 두 분과 여자 한 분이 야영 준비를 끝내고 소주잔을 기우리고 있습니다. 저도 야영하고 가라는 말에 먼저 배방장님께 전화를 합니다. 여러차례 시도하지만 통화권 이탈이라는 표시만 보입니다. 야영 준비를 끝내고 부산에서 오신 세분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못 먹는 술을 한잔 마십니다. 하늘을 보니 정말 별이 많습니다. 마치 손을 내밀면 금방 닿을 듯 합니다. 아내와 내 아들과 같이 셋이서 여기서 이 시간에 저 별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행복할거라고..... 21:00분 내일 새벽4시에 출발하여 천황봉 일출을 보고 노고단 까지 가야한다고 먼저 자리에 듭니다. 천황봉 쪽에서 검은 구름이 몰려오는 것을 염려하며 자리에 눕습니다. 다리도 아프고 어께도 수시고 잠은 안오고... 잠간 잠이 들었나 싶은데 빗소리에 잠이 깹니다. 이슬비처럼 조금씩 내립니다. 일어나 판초이를 펼쳐 텐트 위를 덮습니다. 시계가 21:40분을 가르킵니다. 빗방울이 제법 컵니다. 바람도 불고요. 잠이 오질 않습니다. 비가 점점 세차게 내립니다. 바람도 강하게 불고... 바람에 덮어 놓은 판초이가 바람에 날려갑니다. 다행이 묶어 놓아서 멀리는 못 갑니니다. 후회가 됩니다.비가 올 줄 알았으면 체력이 바닥 났어도 장터목까지 가는 건데... 23:40분 비바람이 더욱 강해집니다. 일어나 철수할까 생각도 했는데 지금 일어나면 옷이고 침낭이고 다 젖을 것 같아 그냥 참고 있습니다. 발 부근이 물에 젖어 옴을 느낌니다. 바람이 잦아들고 빗줄기가 약해집니다. 피곤이 몰려 잠이 옵니다 눈꺼풀이 천근만근입니다. 잠간 잠이 들었나 봅니다. 사람 말소리가 들리듯 합니다. 귀에 익은 소리입니다. 목포에서 오신 두 분의 목소리입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납니다. 어떻게 되었냐고 이것저것 묻습니다. 길을 잘못들어 늦었고 야영을 하다 비가 와서 장터목까지 간다고... 비에 다 젖은 지도첩을 건내 줍니다. 고맙다고 인사하고 나도 출발한다고 먼저가라고 합니다. 비는 그쳤고 침낭이랑 텐트를 배낭에 수셔 넣고 젖은 신발을 싣고 부산에서 오신 분께 인사를하고 헤드렌턴에 의지하여 출발 합니다.(01:15) 길은 잘나아 있어 부지런히 걷습니다. 중봉에서 앞선 두 분을 만납니다. 저녁도 못 먹고 지금 힘이 든다고 하십니다. 주위는 온통 안개속이라 자칫 잘못하면 길을 잃을 염려가 됩니다. 다행히 두 분이 있어 힘이 된다고 말하며 한참을 갑니다. 드디어 천황봉에 도착합니다(03:10) 카메라 셔트를 눌렀으나 희미하게만 찍힙니다. 정상석을 손으로 만져보고 내려갑니다. 30여M 아래쪽에서 일출을 보려고 야영 하는 분도 계십니다.
안개낀 길을 렌턴 불에 의지하여 바윗길을 내려오니 걸음이 더딥니다. 거의 기어가는 수순으로 조심조심 아주 천천히 내려 옵니다. 한참을 내려오니 두 분께서 허기가져 못가겠다고 먼저가라 합니다. 같이 가겠다고 하니 먼저가라고 우깁니다. 할 수 없이 혼자 출발합니다. 제석봉을 지닙니다. 주위에는 이름 모를 꽃들이 운무 속에서 언듯언듯 보입니다. 저 아래 장터목 산장의 불빛과 불을 밝히는 기계소리가 들립니다. 장터목 산장입니다.(04:20) 많은 사람들이 천황봉 일출을 보기위해 밤을 한다. 양치를 한다 주위가 매우 소란스럽습니다. 꼭 시골 장터 같습니다. 나도 한 켠에 배낭을 내려놓고 누룽지 물밥에 김치를 준비 합니다. 물 받기가 귀찮아서 왕등재 습지에서 가져온 물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뒤에 두 분을 위해 넉넉히 합니다. 30여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습니다. 걱정이 되나 어쩔 수가 없습니다. 먼저 밥을 먹습니다. 밥을 다 먹을 때까지 오지를 않습니다.(05:10). 배가 부르니 잠이 옵니다. 배낭에기대어 잠을 청합니다. 시끄러워 잠이 오질 않습니다. 대피소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자리가많이 비어있습니다. 신발에 신문지랑 휴지를 수셔 넣고 옷을 갈아입고 모포를 깔고 눕습니다 온몸이 저려옵니다. 넘 편합니다. 07:00 알람소리에 일어나 출발 준비를 합니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많은 사람이 대피소에 있습니다. 신발은 그나마 거의 말랐습니다. 한결 났습니다. 07:10붕에 장터목을 출발합니다. 날은 밝았지만 아직 안개속입니다. 지리산 주능선은 한번 와 본 길이라고 눈에 익습니다. 땀은 비오 듯하고 배낭의 무게는 처음 올 때보다 더 무거운 것 같습니다. 비에 젖은 옷이랑 텐트랑 침낭이랑... 그래도 열심히 걷습니다. 08:50분 영신봉을 지납니다. 산행 객들이 점점 많습니다. 서울에서 온 산악회 외원들 인가봅니다. 09:30분 칠선봉을 거쳐 10:16분 선비 샘에 이르러 샘물을 먹습니다. 물맛이 그저그렇습니다. 10:50분경 운무 속에서 비가 내립니다. 11:00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점심을 해결하고 가렵니다. 배낭의 무게가 젖은 옷가지라 생각하고 날씨가 맑으면 말렸다가 가려고 했는데 또 비가 추적추적오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밥 해먹는 곳에 왠 파리가 그렇게 많은지 관리비 받아서 다 어디에 사용하는지... 점심 메뉴는 밥과 오징어조림 그리고 숭늉 처음으로 밥을 합니다. 샘터에서 쌀을 싣고 버너에 불을 붙이고... 밥은 저녁과 내일 아침까지 합니다. 밥하는 동안 전화를 합니다. 먼저 방장님께 전화를 하니 밤새 걱정하셨다고 하십니다. 통화권 이탈이라 말하고 오늘은 노고단까지 가서 내일 날씨를 봐가며 계속해야 되는지 말건지를 결정해야겠다고... 방장님께서 몸 상태가 안 좋으면 포기하라고 하면서...그래도 성공하기를 빈다고 말 하십니다.
오랜만에 따뜻한 밤을 배부르게 먹고나니 힘이 남니다. 12:00 벽소령 산장을 출발합니다
운무가 서서히 걷힘니다. 13:40 연하천 산장에 햇볕이듭니다. 많은 사람이 연하천에서 세수도하고, 양치도 하고, 점심도 먹고, 바쁘게 움직입니다. 저도 물에 담긴 시원한 콜라를 단숨에 마시고 물을 작은 병에 보충합니다. 과일이 무지 먹고 싶으나 그림의 떡입니다. 기념 촬영하고 출발입니다(14:00) . 15:00 토끼봉을 지나 계단의 오름길에 도착합니다. 계단의 숫자가 500여개라고 들언바 있어 세면서 오르겠다고 결심합니다. 아니 너무 높아 무거운 배낭을 지고 얼마나 가야하는지 알기위해 세기로 했습니다. 하나, 둘 . ...... 오십에 숨이 너무차서 쉽니다. 백에 쉬고...이백...삼백... 오백에서 또 쉽니다 숨은 날숨들숨입니다.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고... 오백사십팔 오백사십구 오백오십 끝 입니다. 오백오십 계단이라고 말하니 누군가가 오백오십일 계단이라고 말합니다. 죽을힘을 다해 세었는데.... 누가 확실한 대답을 해주기 바랍니다. 15:25분 화개재에 도착합니다. 서울에서 산악회 회원 여러분이 휴식을 하고 있습니다. 맛있는 과일과 떡을 먹고 있는데 침만 삼키고 있습니다. 기념촬영을 하고 출발합니다(15:40) 삼도봉(16:00)을 지나 반야봉과 노루목 갈림길에 섭니다. 반야봉을 그냥 통과하느냐 아니면 오르느냐... 힘이 너무 들어 갈등을 합니다. 진정한 태극 종주를 위해서라면 반야봉 정상에 올라야 한다고 결정을 하고 배낭을 내려놓습니다.
16:50 분 반야봉 정상에 오릅니다. 저멀리 천황봉이 손에 잡힐 듯하고, 어제 온종일 걸어 온 동부 능선도 보일 듯 말 듯 합니다. 또 앞으로 가야할 서부 능선도 보입니다. 반야봉! 작년에 처음 왔을때, 운무의 변화 무상함에 반하여 한 시간 동안 앉아 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지금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너무 좋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발걸음을 돌립니다. 17:50분 임걸령 샘터에 도착하여 물을 마십니다. 지리산에서 맛본 물 맛 중에 최곱니다. 피아골 삼거리를 지나 노고단 대피소애 도착하니 19;00시가 됩니다. 대피소 예약을 하고 이온음료와 황도 캔 한통을 삽니다. 저녁은 식은 밥과 오징어 조림 입니다. 버너에 불을 켜고 이온 음료를 단숨에 마십니다. 물밥을 먹습니다. 맛이 없습니다. 억지로 먹습니다. 밥을 먹는둥 마는둥 합니다. 너무 피곤 함니다. 자리와 배낭을 풀어봅니다. 물에 젖어, 땀에 젖어 쉰네가 진동을 합니다. 도로 수셔 넣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입고 온 옷을 세탁 합니다 그리고 양치도하고 세수도합니다. 대피소안에 빨래걸이에 옷을 말립니다. 발은 불어 있고 어께엔 물집이 잡혔고, 허리도 아프고 팔은 ?J혀 피가 ?션馨?. 몸이 성한데가 없나봅니다. 집에 전화를 합니다. 아내가 좋어냐고 뭍습니다. 집 나가면 고생이라고 말하며 이건 도전이다라고 대답 합니다. 걱정스런 말로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내일 날씨가 좋으면 계속 하는거고 비가 오면 그때 생각해서 결정할거라 말하고 전화를 끊습니다. 노고단 밤 하늘에 별이 엄청내려 옵니다. 달밤의 메밀꽃처럼...... 20:00 에 잠자리에 듭니다. 온몸이 수셔 잠이 오질 않습니다. 뒤척이다 잠이 듭니다. 04:00 알람소리에 잠을 깨나 일어나 질 못하겠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서 또 잠이 듭니다. 산행 준비에 바쁜 사람들의 소리에 일어나 저도 준비를 합니다(05:10). 물밥으로 아침을 대충 먹고 배낭 무게를 생각하여 물을 1.5L 패트 병에 반만 채우고 성삼재에서 보충하기로 하고 렌튼 불을 밝혀 출발합니다.(05:30) 조금 가니 왼쪽은 계단 길 직진은 돌아가는 길. 표시가 나오고 직진합니다. 성삼재에 다가가니 오른쪽으로 해가 밝아 옵니다. 성삼재 휴게소는 문이 닫혀있고 주차 관리인에게 만복대가는 길을 물어 들머리를 ?O았습니다(06:00). 오름 길입니다. 30여 분을 오르니 봉우리가 나옵니다. 뒤돌아
반야봉 뒤의 일출
보니 반야봉 뒤에서 해가 밝아옵니다 계속 오름길 입니다. 배낭의 무게가 발걸음을 더디게 합니다. 물로 목을 축이며 한참을 갑니다. 뒤돌아 보면 저 멀리 제가 왔던 길이 굽이굽이 보이고 산 아래 작은 도시도 보입니다. 07:10 묘봉치에 도착합니다. 앞에는 만복대가 사천왕처럼 나를 노려 보고있어 기가 죽습니다. 날씨가 맑아 주위 조망이 너무 좋습니다. 천황봉도 아물아물 보이고, 반야봉은 손만 내밀면 잡일 듯이 바로 앞이고... 사진도 찍고, 한참을 쉽니다. 갈 길을 위해 자료를 봅니다.????? 또 실수를 했습니다. 성삼재에서 물 보충하는 것을 잊고 지나쳐 왔습니다. 갈 길은 2시간 이상 남았고, 물은 5/1정도 밖에 없고..... 햇볕은 따갑고, 또 한번 자신에 대해 실망합니다. 죽도록 밉습니다. 당황하면 안된다고 자신에게 말합니다. 출발 합니다.
만복대에서
오름길에 목이 더욱 마름니다. 물을 아껴야 한다는 생각에 갈증이 더 납니다. 나뭇잎의 이슬을 먹어봅니다. 입술을 축입니다. 산죽이 나옵니다. 이슬을 ?I아 먹어 봅니다. 혀끝이 따갑습니다. 이번에는 빨아봅니다. 목에 가루가 걸려 기침을 합니다. 한결 났습니다. 조금 오르다 빨고 또 조금 오르다 빨고... 갈증은 가십니다. 남은 물은 정말 힘들 때 입만 축입니다. 햇볕이 따갑습니다. 너무 힘이 듭니다. 왼쪽 뒤굽치 물짚이 터져 따갑습니다. 에깨의 물짚도 터졌습니다. 이제는 따가운 햇살에 이슬이 말랐습니다. 08:50 만복대에 도착합니다. 남은 물의 유혹을 뿌리치며 입술만 축입니다. 뒤굽치에 밴드를 붙이고 어깨에도 붙입니다. 주위 조망을 하고 출발합니다. 20여분 후 한 모금 남은 물을 마저 마십니다. 정령치 가는길은 거의 내림 길입니다. 땅이 젖어 있어 조심조심 갑니다. 한 사람을 만납니다. 이슬만 먹고 2시간 왔다고 물 한 모금만 달라고 하자 작은 물병 3/1 정도있는 병을 주십니다. 시원하게 마시고, 고맙다고 정말 고맙다고 말합니다. 조금만 가면 정령치 휴게소라는 말을 들어니 힘이 납니다. 빠른 걸음으로 갑니다. 09:30 정령치 휴게소입니다. 휴게소는 문이 닫혀있고, 수리하는 인부들만 있습니다. 물 있는 곳을 물어 물을 배가 부르도록 마십니다. 아침 준비를 하는데 가게 문을 엽니다. 우동과 도토리묵을 시켜놓고 배낭을 풉니다. 텐트, 옷가지 침낭 판초이등을 짜서 말립니다. 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저 물을 여태것 지고 왔다고 생각 .......
자연 건조대
하니.....우동을 맛있게 먹고, 토토리 묵은 맛이 별로라 야채만 골라먹고.... 포카리스 4캔을 사서 작은 물병에 채우고, 아주머니께 부탁을 해서 오이 2개를 사고 패트 병에 물을 채우고 출발합니다.(112:20) 배낭을 짊어지니 한결 가볍습니다. 식후라 오름길이 힘이 듭니다. 20여분 오름 짓을 하니 고리봉이 나옵니다(11:40) 좌측은 백두대간 가는 길이고 직진은 바래봉 입니다. 대간 길을 바라보며 언젠가 내가 가야할 길이라 한참을 바라보다 갑니다. 오름 내림을 반복합니다. 12:40 분에 운무가 몰려 옵니다. 저 멀리 반야봉도 구름에 잠기고, 주위가 어두워지니 마음이 바쁩니다. 13:40분 세걸산에 도착합니다. 바래봉은 5.8km 남았습니다. 20 여분 내림길에 서면 우측에 세걸샘터라고 알려주는 고마운 표지가 있습니다. 샘터에서
세수도하고 머리에도 부어봅니다. 정말 시원합니다. 지리산의 변화무상함은 유별납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운무에 주위가 어둑어둑하더니 샘터 지나 능선 오름길은 등뒤 햇살이 밉도록 따갑습니다. 들숨날숨하며 오릅니다. 15:00 부운치를 통과합니다. 동물 소리에 놀라 줄행랑 칩니다. 15:40 분에 팔랑치에 도착합니다. 주위에 온통 철쭉밭이고, 오다가 가시덤풀에 팔은 긁히고, 바래봉이 눈앞에 다가옵니다. 배가고파 라면에 김치를 먹습니다. 한분의 젊은이를 만납니다. 운봉에서 출발하여 정령치까지 왕복한다며 부지런히 갑니다. 마라토너가 아닌가 생각됩니다.16:00 에 팔랑치를 출발합니다. 좌측은 운봉 우측은 바래봉, 우측으로 갑니다. 한참을 가다 좌측 능선길을 오름니다. 거의 풀밭입니다. 꿩 두 마리가 날아 놀라 뒤로 넘어집니다.
16:40 분 바래봉 정상입니다. 배낭을 내려놓고 생각에 잠깁니다. 거의 다 왔는데 왜 이리 허탈한지, 당연히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야 되는데... 어째 기분이 그렇습니다. 운무가 몰려오고 날이 어두워지려고 하니 마음이 바쁩니다. 앞으로 2시간여를 더 가야하니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덕두봉 가는 길은 거의 내림 길입니다. 빠른 걸음으로 갑니다 처음으로 뱀을 만납니다. 뱀을 조심하여 항상 스틱으로 숲을 헤치며 가는데 다행이 스틱에 걸려 멀리 달아납니다. 가져온 자료를 보며 한참을 갑니다. 17:20분 덕두봉 정상입니다. 이제 태극의 마지막봉우리를 밟았습니다. 갑자기 눈물이 날려고합니다. 지난 3일간의 일들이 한순간 지나갑니다. 목포에서 오신 두 분과의 만남, 지도첩을 잃어 버렸던것, 야영중 비를 만난것등..... 10여분을 가면 무슨 옥사우나? 갈림길에서 직진합니다. 차 소리도 들리고 계곡의 물소리도들리니 다와가나 봅니다. 우측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많이 있습니다. 혹시 송이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역시나 입니다. 하얀 줄을 등산로를 경계로 끝없이 쳐 놓았습니다.
18:30분 송신탑이 보입니다. 조금 더 가니 무덤이 나오고 우측으로 내려오니 새로 짓는 절이 보입니다. 인월 입니다.(18:40) 무덤에서 좌측으로 내려 와야 마을회관 쪽으로 내려오는 것 같습니다. 해가 저물어 마을회관 태극기는 희미하게 보입니다. 몸은 치쳐 쓰러질것 같은데 해냈다는 생각에 마음은 가볍습니다. 배방장님께 전화를 합니다. 방장님께서 축하를 해주십니다. 고맙습니다. 배병만 방장님. 쉴만한 집 안 병두 사장님. 그리고 내 맘에 항상있는 세월의 모든 님들 성원에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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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난 2005년 지리태극 2박3일간의 산행을 적은 산행기인데... 올만에 읽어보니 기억이 새롭네.
땀에젖고 비에젖었구나...... / 지난날 한여름 하봉을 지나던 아련한 기억만 내 마음속에 남았군 (칠선 반야 만복 하봉 중봉 화개삼각고지 돼지령.....덕분에 구경잘한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