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당시 우리가 무슨 운동이나 알고 영화를 보러 갔던 것은 아니고, 우연찮게 주인공 역을 맡은 '홍경인'이 노개런티로 영화를 찍었다는 얘기를 듣고,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 그랬는가가 궁금해서였다.
사실 나는 당시 연예인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그런 축의 아이였고, 나한테는 '전태일'이란 이름도 생소했는데, 괜히 그 침울하게 어떤 책에 불을 붙이던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는 것이 영화 선택의 이유라면 이유였다.
영화 첫 장면이 지금도 기억난다.
워낙 배경지식이 없던 터라 시대적 배경도 잘 몰랐는데 - 단순히 70~80년대겠거니 정도 - 대학생들이 학교에서 데모를 하는 장면이었다. 데모를 하면 패가망신 한다는 얘기는 수도없이 들어왔던 터라, 순간 잘못 들어왔구나, 하는 생각에 겁을 집어먹기도 했었다.
영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대로 펼쳐졌으니 영화 얘기는 그만 두고, 나는 그 영화가 당시에 실화인 줄을 몰랐었다.
대학에 들어오고 난 이후, '전태일'이란 이름을 듣고, 그 때 그 사람이 이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나는 이 <전태일평전>을 처음 읽는거다.
우선 내가 학교 다닐때는 이런 책을 구하기가 힘들었고, 사실 그렇게 관심을 가지지도 못했었고.
우연히 사촌언니 방에서 발견한 이 책을 이제서야 읽엇다.
며칠 전, 노동자대회가 있었다.
누군가 띄운 동영상에도 씌여졌지만 30년의 역사가 흘렀지만 노동자는 언제나 자본의 무게에 어깨가 짓눌린 삶을 살고 있다.
누가 그의 죽음을 헛되게 하고 있는가.
자본가만의 문제일까, 초국적 자본의 횡포 때문일까.
아마 나 자신부터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