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혼자 힘으로 기적적으로 영화과에 합격했습니다. 만세.
다른 좋은 글들이 많으니까 저는 그낭 뭐..... 음.... 쓰고 싶긴 하고....... 음.....
제가 준비할 당시에 정말 궁금했었던 것들을 써볼게요.
혼자 준비하는 사람이 가장 묻고 싶었던 것.
6개 : 영어, 언어, 글쓰기1 / 자기소개서, 글쓰기2, 면접
영어 언어 글쓰기는
카페에 올라와있는 기출문제는 다 풀어봤어요.
2002~2009까지. 영어, 언어, 글쓰기문제들까지 모조리 싹 다.
다른 곳에 공부법이 자세하게 나와있고
올해 처음 한 거라는 1차 시험 글쓰기는 자기 생각을 쓰는 거니까
일기 잘 쓰시는 정도면 뭐,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쉽다고 오바말고 읽은 문제 다시 읽자
자기소개서
저는 이게 제일 궁금했는데요.
형식이 없으니 무슨 내용을 써야 할지 막막하더라구요.
카페에 나와 있는 조언들도 자기소개서에 관한건 거의 없고.....
여기 저기 써있는 Tip들 다 찾아서 읽어봤지만 뭔가 부족하고.....
'누구 꺼 딱 하나만 읽어봤으면 소원이 없겠는데.....' 하면서,
그래서 제가 쓴 걸 좀 써볼게요.
저는 이게 제일 궁금했기 때문에 도움이 될 거라 믿어요 ㅋㅋㅋㅋㅋ 벌써민망
무대가 하나 있다. 연극을 위한 것이다. 배우 1명에 스텝 1명, 무대는 겨우 몇 평.
관객은 시커멓게 꽉 차 있다. 각자의 자리에 오밀조밀 어색하게 앉아 있는 관객들은
스무 개의 조명이 가리키는 빛나는 배우를 바라본다. 그가 말하는 인생을 바라본다.
여자배우가 무대로 나와 기쁨에 가득 찬 눈으로 자신의 꿈을 이야기한다.
강철의 날개를 달고 비가와도 힘차게 날아갈 거라고 말한다.
관객들은 모두 멀뚱히 바라보기만 한다. 배우는 그들을 향해 두 팔을 벌려보지만
아무도 나와서 안아주지 않는다. 그들 사이엔 보이지 않는 벽이 있기 때문이다.
그 벽을 녹이는 자기소개서를 써보고자 한다.
이게 시작 ㅋㅋㅋㅋㅋ 오글거리긴 하는데,
연극의 이해 교양 수업에서 들었던 보이지 않는 벽,
제 4의 벽을 응용해서 좀 튀게 시작해 보려고 썼어요 ㅋㅋㅋㅋㅋ
교수님들이 나를 잘 아는 사람이면 뽑아줄텐데
그냥 남으로만 생각할 거라는게 속상하고 뭐 그래서
비슷한 상황같아서 저렇게 썼는데 안 먹혔으면 그냥 무리수
어린 시절 부모님이 바빠서 터치 안 함 -> 자유롭게 자랐고 독립적으로 자람. 혼자서 다 함.
인천외고 진학 -> 영어, 일본어 배움 -> 교환학생도 목표임.
과학도 좋아해서 이과함 -> 역사보다는 유전공학, 변화를 좋아하기에 -> 그래서 환경공학부 진학
고등학생 때 댄스부 -> 무대경험 덕에 남들 앞에 잘 섬 -> 축제 기획하면서 리더십
과외 아르바이트 -> 애들 집 찾아가느라 이동 시간 많아짐 -> 독서 시작 -> 올해의 좋은 소설
책 읽다보니 현대 문학 쩔더라 -> 몰래 글 써봄 -> 공모전 당연히 떨어짐 -> 창피해도 계속 쓸거임
환경다큐멘터리영화 보고 대학 과 결정 -> 다큐 멋짐 -> 환경 다큐 찍어보고 싶음
대학교에서 학생회도하고 이것저것 했지만 알고보니 공부만 하길래 병맛이라 진로 다시 고민
판타지 영화 좋아함 -> 빅피쉬 같은 영화 찍고 싶음
시골에서 자라 논두렁을 뛰어다니다가 외고에 진학하고, 춤을 추다 환경공학과로 진학을 한 후
영화인이 되기 위해 또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나는 어떤 장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보통의 평범한 생활은 언제나 지루했다. 좀 더 특별한 것, 새로운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왔다.
만약 나의 인생을 그래프로 그려본다면 분명 지루한 직선이나 부드러운 곡선은 아닐 것이다.
아마 y=[x]의 계단형 그래프를 그리지 않을까. 그리고 다음번 계단은 분명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입학이 될 것이다.
오글거림의 결정체인 마지막 마무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교수님들 눈에는 귀여울 수도, 는 무리수
저는 자기소개서가 제일 막막하고 머리 아프고 다른 사람들 어떻게 썼나 궁금했기에
자세히 썼어요 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쓰면서도 알았고 지금 요약해서 써보니까 더 티나는데
자기 자랑의 끝판왕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요약해서 그렇지 실제로 글 쓴거는
전혀 안 오글거리고 전혀 자기 자랑 하는 것처럼 안 쓰고 겸손하고 차분하게 진짜로 진심 정말
나한테 있었던 일들을 솔직하게 써서 나란 사람을 알리자.
단, 그 일들이 나의 장점인 것 처럼 유도를 해서 쓰자.
춤 춰서 양아치가 아니라 춤 춰서 앞에 나설 줄도 아는 사람.
교수님들께서 저한테 '흥미'를 느끼실 수 있게 최대한 썼어요.
그리고 '글을 잘 쓰나'를 여기서 판가름 하실 것 같아서 친구들 보여주며 고치고 고치고 고치고
면접 때 가서 보니까 읽긴 읽으시는데 다 읽으시는지는 모르겠어요. 교수님들은 차도남이기에.
2차 글쓰기는,
판타지 좋아한다고 하고 싶다고 자기소개서에 썼으니 그런 장르로 하긴 했는데
제가 느낀 건, 글 좀 쓰네, 아니네, 보다는 그냥 우리가 뭐 하라고 시키는 건지 알아 듣나?
방향성을 보시는 것 같아요. 글을 못 쓴다고 걱정할 게 아니라
문제 잘 이해하고 이야기 만들어 낼 줄 알고 그러면 걱정 끝.
준비는 기출문제를 풀어본 것, 시나리오를 작성하라가 나올까봐 시나리오 작성 법 책 하나 읽은 것.
제일 도움이 됐다 싶은건 1년동안 썼던 4편의 단편소설.
면접,
아무래도 당락은 여기서 결정되는 것 같아요.
글이 길면 이게 재미가 없는데 벌써 길어졌네 ㅜㅜㅜ 으 ㅜㅜㅜㅜㅜ
환경공학부 여기 다니고 있는데 왜 휴학?
자기소개서에도 뭐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라고 써 있는데 구체적으로 뭐가?
그럼 ooo 알아? (환경 쪽 중요한 인물이신듯 이거 대답 못하고 아 난 떨어졌다 생각 흑흑흑 )
뭐 부회장도 하고 적응 잘한 것 같은데 왜.... (넌 떨어졌다 임마, 를 돌려 말하시는 줄 흑흑)
여기 그림 그린거는... 예전에도 그림 그려본 적 있나? (이미지구성 질문)
여기 글쓰기 한 거에서 제시된 그림이 가장 중요한 장면으로 설정하라고 했는데 넌 안 그런 듯?
아니 그런데 캐릭터 설정만 하고 상황은 이 장면이 중요하게 안한 듯?
아니 그런데 여자가 뭐 보관한걸 고맙게 생각하랬나 그거는 그럼 무슨 뜻으로 설정? 안 한 것 같은데?
아니 그런데 보관한거 의미 그거는 그럼 뭔데? 아닌듯?
(폭풍 태클, 보관도 아니고 그대로 놔둔걸 고마워하랬는데 그래서 그거에 맞춰서 쓴 것 뿐인데
옆에 있던 교수님이 맞다고 저 학생 말이 맞다고 끄덕끄덕해주니까 겨우 멈추심. 랩배틀하는 줄 흑흑)
춤 췄다고 여기 나와있는데 자신의 춤 실력을 평가해 보자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난 진지하게 대답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해의 좋은 소설을 읽는다던데 좋아하는 작가는? (예상질문 드디어!!!!!!!!!!!!!!!! 딱 이거 하나 나옴)
시간이 다 됐는데 마지막으로 자기 장점을 중점적으로 소개 해보세요.
네, 전 영어와 일본어와 한국어로 자기 소개를 준비했습니다. ^-^*
교수님들..... 모두 웃으셨어요.....
입을 막고 웃으시기까지.... 당황했지만 싱긋싱긋 웃으며 마무리.
아 그런데 마지막으로, 한예종 출신 감독 아는 사람 있나? (어..........그게................)
아, 아니 뭐 바로 생각 안 나면 뭐 됐고, 뭐..... (알고보니 그 분, 본인, 당사자, 바로 나)
나가려고 일어났는데 일본어는 전공한거냐며 물으셔서 엉거주춤 서서 답변 ㅋㅋㅋㅋㅋㅋㅋ
면접 때 계속 웃었던건 잘한 것 같구요,
솔직히 너무 떨려서 기억도 잘 안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상질문 25개정도 준비했지만 하나 나왔구요 흑흑
표정 관리 잘하세요 ㅋㅋㅋㅋㅋ 태도 관리 ㅋㅋㅋㅋㅋ 배짱
나는 호감형이다 나는 호감형이다 나는 호감형이다 나는 호감형이다
저는요, 한예종을 알게 된지 몇 달 안 됐어요.
사실대로 말하면 폭풍 까일 것 같아서 이렇게만 애매하게 말할게요.
계속 생각했거든요. 내가 될까? 내가? 난 이제 고작 이 학교를 알았는데? 남들은 몇년을 준비하는데?
그런데요. 전 됐어요. 분명 1년 후에 저 같은 분들 또 생기실 거에요.
전 지금 천국에 와 있어요. 저 같은 사람도, 아무것도 아닌 잉여라고 생각했던 저 같은 사람도
붙을 수 있어요. 기적의 합격. 화이팅.
오글거려서 괜히 쓴 것 같긴 하네요
다른과지원하긴하지만 ㅜㅜ후기잘봣어요~
합격 기운 받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