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Mapping 이야기(1)

[소병조]

□ 아날로그 지도에서 디지털 지도로

지금까지 오리엔티어링 지도의 조사방식은 나침반의 바위각과 보측에 의한 거리측정에 의해 특징물의 위치와 모양을 지도에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필요한 준비물로는 화판과 색상별 샤프펜슬, 지우개, 나침반 등이 필요했고 필요에 따라 레이저 거리측정기, 고도계, GPS 등을 보완적으로 사용하면서 많은 노력을 통해 한 장의 오리엔티어링 지도가 만들어졌다. 그래서 대회를 열려면 3~4명의 제작자들이 지역을 분담하여 수개월간의 노력을 통해 지도를 만들어야 했다.

 약 2년 가까이 GPS를 이용한 지도제작에 관심을 가져왔었는데 GPS의 정확성 문제로 인해 그리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리 저리 튀는 기존 GPS의 믿지 못할 성능으로 인해 궁여지책으로 나침반과 보측을 이용해서 현장에서 UMPC에 입력하는 방식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제 고정밀 GPS를 활용하게 되었으니 오리엔티어링 지도에서 필요로 하는 지도의 정확성, 현장조사의 신속성, 제도제작의 편리성 등 많은 것을 충족시켜줄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오리엔티어링 지도제작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모하게 된 시기가 다가온 셈이다.

□ 준비물에 대해

기존의 제작방식은 화판에 종이지도와 트레이싱지를 비닐 테잎으로 고정시키고, 나침반을 이용하여 방위각을 측정하고 보측이나 목측을 통해 거리를 재서 특징물의 위치나 모양을 그려 넣는 방식이었다. 현장조사를 마치면 이를 클린카피로 다시 그려서 스캔을 하고 PC에서 OCAD에 입력하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화판, 종이지도, 트레이싱지, 색상별 샤프펜슬, 지우개, 나침반, 레이저 거리측정기 등이 필요했다.

GPS Mapping은 고정밀 GPS와 휴대용 PC를 이용하여 특징물의 위치에 가서 실시간으로 나타나는 위치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현장조사를 마치면 그 파일을 큰 화면의 PC로 옮겨서 지도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모양을 보완하고, 색상을 채워 넣으면 된다. 따라서 수치지도, 고정밀 GPS, UMPC 및 거치대, OCAD 등 제작S/W 등이 필요하고 나침반은 보조도구로 필요하다. 이들 장비와 S/W를 구입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는 것이 사실이지만 종전의 제작방식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결코 비싼 것은 아닌 것 같다. 필요한 준비물은 다음과 같다.

	1) 수치지형도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작하는 Base Map으로 사용할 지도이다. 수치지도는 지형지물의 위치와 형상을 좌표데이터로 나타내어 전산처리가 가능한 디지털형태로 표시한 지도이다. 국가지리정보유통망(http://www.ngic.go.kr)에서 제작하고자 하는 지역의 GRS80 타원체로 표기된 1:5,000 수치지형도를 비용을 지불하고 다운로드하면 된다.
	2) 고정밀 GPS GPS신호를 받아주는 수신기와 안테나, 연결케이블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델명은 아센코리아의 AKN-1N으로 SBAS 방식을 사용한다고 한다. DGPS 방식을 사용하는 수입품에 비해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하고 크기와 무게가 작아 현장조사용으로 무난한 기종으로 판단된다. OCAD에서 무리 없이 실시간 위성신호를 읽어주고 있어 좋다.
	3) UMPC OCAD 프로그램을 띄워놓고 고정밀 GPS와 연결하여 위성신호를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미니 PC이다. 현재는 에버런60을 사용하고 있는데 화면이 작아(4.8인치) 사용하기에 불편한 점이 있다. 갤럭시탭(7인치) 정도의 크기와 부피, 무게라면 더 없이 좋을 텐데 OCAD를 구동시키려면 OS가 윈도우XP가 아니라서 아쉽다. 윈도우XP로 되어 있는 7인치 UMPC나 태블릿PC가 있다면 당장 교체하고 싶다.
	4) 거치대 UMPC 및 GPS를 고정하여 배낭과 몸에 밀착시켜 사용하는 이동용 PC 테이블인 셈이다. 아크릴, 밴드, 클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권오삼 회장님께서 별도로 주문제작한 것이다. 참 잘 만든 것 같다.
	5) OCAD 실시간 GPS Mapping을 지원하는 S/W로 전세계 지도제작자들의 애용품이다. 실시간 Mapping을 하려면 전문가용 버전을 사용해야 한다. 지도제작 뿐 아니라 코스세팅에도 탁월한 기능을 가진 S/W이다.
	6) Global Mapper 좌표계 변환 및 맵매칭을 위한 S/W로 GPS Mapping을 하려면 좌표계를 변경해주어야 하고 제작자가 출입하기 어려운 지역은 위성사진을 매칭하여 현장에 대한 정황파악을 하는데 유용한 S/W이다.
	7) 현장조사용 나침반 현장조사시 방위각 측정을 위한 나침반으로 Silva의 54NL을 사용한다. 이전의 방식에서도 필수도구였지만 GPS Mapping에서도 꼭 필요한 도구이다. GPS 신호가 약하거나 오차가 있는 지역, 제작자가 출입할 수 없는 지역의 조사에서는 보조도구로서 사용해야 한다.

□ 제작과정에 대해

기존방식은 “종이지도 구입→화판만들기→현장조사→클린카피→스캔→OCAD 입력→출판 및 활용” 등의 과정으로 진행되었으나 GPS Mapping은 “수치지도 구입→좌표계변환→현장조사 및 OCAD 입력→출판 및 활용”의 과정으로 이전보다는 간단해진 과정으로 진행된다.

□ 지도의 정확성에 대해

나침반과 보측에 의한 방식은 제작자의 기술적인 능력에 따라 오차가 있기 마련이다. 이전에 오차를 보정하는 방법도 소개한 바 있었지만 GPS Mapping은 GPS 기기의 위치정확도만 뒷받침이 된다면 지도의 정확성에 대해 걱정할 것이 별로 없을 것 같다. 과거 일반 GPS를 사용했을 때는 위치정확도에 대한 신뢰가 없어 GPS로 조사를 했다 하더라도 나침반을 이용해서 다시 조사해야 했었다. 이제 고정밀 GPS를 사용하여 위성신호만 잘 받아주는 지역이라면 1M 이내의 위치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으니 이전보다는 훨씬 정확한 지도를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 제작시간에 대해

점형 특징물을 조사할 때 이전에는 전방교차법이나 후방교차법을 이용해서 특징물의 위치를 표기했으나 GPS Mapping에서는 제작자가 점형 특징물에 위치해 있으면 OCAD의 Base Map에 실시간으로 뜨는 위치정보(커서)를 확인하고 바로 현장에서 특징물을 입력하면 된다. 또한 선형 특징물과 면형 특징물을 조사할 때 이전에는 방위각과 거리를 계산하여 그려 넣었는데 이제는 특징물을 따라 걸어가기만 하면 OCAD의 Base Map에 실시간으로 궤적이 그려지고 이를 지도기호로 변환하기만 하면 된다. 따라서 현장조사 시간을 제법 많이 단축시킬 수 있다.

□ 조사기술에 대해

GPS Mapping에서의 현장조사는 전통적인 방식에 비해 그 방법이 간단하다. 따라서 조사기술도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다. 전통적인 방식은 경험이 많은 제작자의 지도품질이 초보자보다는 훨씬 좋게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GPS Mapping은 경험자나 초보자나 같은 방법과 기준으로 조사했다면 그 결과도 거의 같게 나올 것이다. 이는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다룰 수 있는 사전지식이 필요할 것이다.

다음은 조사방법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남기호]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