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박재상·36)의 신곡 ‘젠틀맨’이 국내외에서의 높은 관심 속에서 베일을 벗었습니다. 노래는 04월 12일 0시(각 국가별 표준시)에 맞춰 전 세계 119개국에서 차례로 공개됐습니다.
예상대로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국내의 경우 04월 12일(한국 시각)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 1위는 하루 종일 ‘싸이 젠틀맨’ 등 관련 검색어로 채워졌습니다. 멜론, 엠넷, 소리바다 등 국내 대다수 음악사이트 내 실시간 차트 정상도 싸이의 몫이었습니다.
AP AFP 로이터 CNN 등 외신도 일제히 싸이의 신곡 발표 소식을 타전했습니다. AFP는 04월 12일 “북한의 전쟁 위협 조차 싸이 신곡 발표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되돌리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CNN은 04월 12일 “한국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에 이어 새로운 곡을 발표했습니다. 신곡 ‘젠틀맨’을 들어보자”는 앵커의 소개말과 함께 노래의 클라이막스 부분을 내보냈습니다.
■04월 12일 0시
‘젠틀맨’은 국내보다 뉴질랜드에서 먼저 울려 퍼졌습니다. 날짜 변경선에 가장 인접한 국가여서 한국내보다 3시간 앞서 노래가 발표됐습니다. 이후 2시간 뒤 호주, 그리고 다시 1시간 후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노래가 공개됐습니다.
시차에서 비롯된 해프닝도 잇따랐습니다. 한국 시각으로 11일 오후 11시 30분경, 1분30초 남짓한 불법 음원이 유튜브에 유출돼 정식 발표 기다리던 국내외 네티즌이 먼저 노래를 들어 볼 수 있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유튜브 측이 계속해서 노래를 지우면, 각지의 네티즌은 다시 노래를 띄우는 등 쫓고 쫓기는 싸움은 밤새도록 이어졌습니다. 영국의 ‘메트로’ 등은 이 같은 소동을 함께 곁들여 보도했습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자체 모니터를 통해 불법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임 어 마더, 파더, 젠틀맨’
노래는 ‘아임 어 마더, 파더, 젠틀맨’(I am a mother, father, gentleman)란 후렴구를 지속해서 들려주는 전형적인 일렉트로닉 댄스곡입니다.
‘강남스타일’과 마찬가지로 싸이와 가수 출신 작곡가 유건형이 공동으로 작곡했습니다. 작사는 싸이, 편곡은 유건형이 책임졌습니다. 같은 사람이 만들었지만, ‘강남스타일’과는 크게 차별화됩니다. 전작에서는 비슷했던 힙합과 일렉트로닉 댄스 비중이, 이번에는 일렉트로닉 댄스 쪽으로 크게 기울었습니다. ‘코리안 래퍼’로 각광받던 싸이 특유의 랩 부분은 상당 부분 감소했고, 대신 멜로디의 반복 구성과 일렉트로닉 특유 컴퓨터 가상 악기의 소리를 집중적으로 부각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전세계 클럽에서 울려 퍼지는 유행 장르의 패턴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렉트로닉 댄스 장르는 전 세계 20대들이 선호하는 장르입니다. ■언어 유희
노랫말은 전작에 비해 단순해졌고, 영문 비율은 높아졌습니다. 해외 팬들을 의식한 포석으로 이해됩니다. 싸이 관계자 “세계인들이 좀 편하게 받아들이면서도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노랫말을 제작하는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습니다.
‘아~ 알랑가 몰라/ 왜 화끈해야 하는 건지/(중략)알랑가 몰라/ 아리까리하면 까리해/ 알랑가 몰라/ 위 라이크 위 위 위 라이크 파티해….’
‘싸이식’ 야한 가사와, 이를 바탕으로 하는 언어 유희도 어김없이 나왔습니다.
‘아임 어 마더, 파더, 젠틀맨’이라는 후렴구는 영어 욕설을 비틀어 쓴 것입니다. 국내 히트곡 ‘새’에 등장하는 ‘나 완전히 새됐어’와 비슷한 형식입니다. 해외에서 발표할 음반 재킷에는 이를 의도한 듯 ‘I am a mother, fxxxxx, gentleman’란 표기를 내세우기도 합니다.
노래의 스토리는 전혀 ‘젠틀’하지 않는 남성이 파티를 거침없이 즐기면서도 스스로 젠틀맨이라고 강조하는 내용을 지닙니다. 노래의 속도는 ‘강남스타일’보다 크게 느려졌습니다. 정확한 속도에 대한 질의에 소속사는 “‘강남스타일’은 132bpm(분당 박자수)이며 ‘젠틀맨’은 126bpm이다”고 밝혔습니다.
■노래는 어때?
온라인 상에서의 반응은 팽팽합니다. “노래를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리듬 타게 된다”(아이디 ‘ouzo13’ 네티즌)와 같이 호평이 있는 반면, “음원만 들어서는 단조로운 느낌이 든다”(‘ks5013’) 등 부정적인 견해도 나왔습니다. “빌보드 1위 가자”(‘emptymelon’)는 무조건적인 응원도,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면 시너지가 더 클 것”이란 의견도 많습니다.
‘w270’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좀 실망스러울 지 몰라도 외국 사람들한테는 ‘할렘 쉐이크’같은 특별한 클럽 노래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할렘 쉐이크’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뒤이어 올 초 전 세계에서 유행하고 있는 우스꽝스런 안무를 지닌 일렉트로닉 댄스곡 및 그 현상을 일컫습니다.
소니뮤직의 이세환 차장은 “애초 국내용으로 만든 ‘강남스타일’과 달리 ‘젠틀맨’은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해 만들어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또 “‘강남스타일’의 성공 요소, 예컨데 독특한 재미를 지닌 한국어휘, 일렉트로닉의 장점, 영어 비중 등 핵심적은 부분을 오히려 강화시켰다”며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한 곡만 히트 시키고 사라지는 가수)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의도 분명히 내비친 영민한 노래”라고 평가했습니다.
■뮤직비디오가 관건
싸이를 빅스타로 발돋움 시켰던 건 노래와 더불어 뮤직비디오였습니다. ‘젠틀맨’의 뮤직비디오 발표 시점은 12일 오후 현재까지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음원 발표를 사흘 앞둔 9일 새벽에야 촬영이 끝났고, 현재 후반 및 편집 작업이 한창입니다.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1일에도 양현석 대표와 싸이씨가 머리를 맞대 뮤직비디오 편집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습니다. “당초 12일 중으로 뮤직비디오를 콘서트에서 공개할 지 여부를 결정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미뤄져 모든 것이 유동적인 상황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뮤직비디오에는 다시 서울 구석 구석이 담깁니다. 서울 성동구의 초등학교, 시청 구청사, 마포대교, 삼성동의 모 호텔 등지에서 2박3일간 촬영이 진행됐습니다. 유재석, 노홍철, 박명수, 하하 등 MBC <무한도전> 출연진,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 멤버 가인이 깜짝 게스트 출연합니다. 국내에서는 흔히 다 알지만 해외에서는 모르는 안무가 포함된다는 것이 싸이의 설명입니다. 이와관련,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 히트곡 ‘아브라카다브라’ 안무인 일명 ‘시건방춤’이 변형돼 실릴 것이란 예상입니다.
■BBC, 알자지라도 취재
04월 13일 낮4시 서울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 기자회견 가지는 싸이는, 6시30분 대규모 컴백 콘서트 ‘해프닝’을 치릅니다. 당초 11일 마감될 예정이었던 취재 신청은 계속되는 해외 매체의 요청으로 공연 당일까지 신청서 받는 방식으로 변경됐습니다. 4월 12일까지 350명의 취재진이 신청서를 냈습니다. 주요 통신사는 물론, 영국의 BBC, 중동의 알자지라 등이 모두 취재에 나섭니다.
국내 톱스타들도 공연을 지켜볼 예정입니다. 이병헌 등 100여명의 인기 스타들이 공연장 객석을 채웁니다. 정관계, 재계 등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공연 이후 싸이는 20일 쯤 미국으로 출국해 현지 활동에 들어갑니다. 빌보드 정상을 위해 각종 라디오 프로모션도 왕성하게 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