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나름대로 생각해서 적은 '짱' 완결스토리입니다.
http://cafe.daum.net/JaEwOni/J3OR/88 <- '짱' 완결스토리 1편
http://cafe.daum.net/JaEwOni/J3OR/90 <- '짱' 완결스토리 2편.
위에 링크는 짱 완결스토리 1,2편을 링크로 걸어놨기에 못 보신 분들은 꼭 한번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만화책 '짱' 완결 스토리 -3편-
상태의 졸업을 축하하는 이 자리에서 모두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저마다 여러가지 얘기들이 오고 갔다.
모두들 성인이고 사회인 인지라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일에 충실해야 하기에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는 기회는 그리 흔치가 않았다.
때문에 오랫만에 모인 이 자리에서는 서로의 안부에 대해서 묻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 모두들 유독 테리에 대해서만 궁금해했다.
미국으로 이민 갔던 테리는 1년동안 아무한테도 연락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종수 같은 경우에는 미국생활을 하면서 가끔 한국에 연락 정도는 하고 그랬지만, 테리의 경우에는 달랐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테리는 지난 1년 동안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연락을 완전히 끊은 채로 미국생활을 해왔던 것이다.
그리고 어떤 영문인지는 몰라도 종수랑 같은 날짜에 귀국을 한 걸 보면 테리는 종수가 언제 귀국할지 미리 알고 있었던 거 같았다.
"테리, 너는 내가 어제 귀국하는 걸 어떻게 알았어? 그동안 연락두절이라서 내가 귀국하는 날짜를 몰랐을텐데."
"인터넷을 통해서 알았지. '인천연합 클럽'이라는 사이트에서 상태 졸업식날에 축하파티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어.
거기서 네가 참석한다는 소식과 더불어 귀국하는 날짜까지 모두 다 봐두었으니 내가 안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지.
뭐, 그동안 바빠서 너희들 소식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지만, 적어도 상태가 졸업할 때 쯤에는 모두 다 모여서 뭔가 할거라는 거 쯤은 미리 예상하고 있었거든……."
종수가 의아하며 묻자 테리가 친절히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근데, 그동안 왜 한번도 연락하지 않았어? 뭐가 그렇게 바뻤던 거야?
고향에 가서 친척들이랑 노는 건 좋은데, 그래도 가끔씩 우리 생각도 하고 연락도 해야 할 거 아니야.
난 또 그동안 너한테 무슨일이라도 생긴줄 알고 걱정했잖아. 연락 좀 하고 살아."
승우는 테리에게 그동안 쌓였던 걸 한번에 터뜨리 듯이 말했다.
미국생활을 한 지난 1년동안 한 번이라도 연락도 주지 않았던 테리가 야속했던 것이다.
"미안, 그동안 공부 하느라 바뻐서 연락할 겨를이 없었어."
"뭐라고?!"
테리의 말에 모두들 일제히 놀라며 소리쳤다.
공부랑은 담을 쌓은 테리한테서 그런 말이 나왔다는 것이 실로 놀라웠던 것이다.
"하하하하하하! 야, 네가 무슨 공부를 한다고 그래? 바쁘다는 핑계거리가 그렇게 없냐?"
승우가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정말로 공부하느라 바뻤어. 나 이래 봬도 하버드대에 다녀. 거기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지."
"뭐?!"
테리의 말을 듣고 모두들 다시금 놀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하하하하하하! 야,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잠꼬대같은 소리하지마. 다른 곳도 아니고 전 세계 최고의 대학에 너가 다닌다고?"
"말 그대로다."
한영이 크게 웃으며 빈정됐지만 테리는 아랑 곳하지 않고 맞받아주었다.
그러자 옆에 앉아있는 성대가 테리를 보며 입을 연다.
"테리, 너가 예리하고 어느 정도 머리가 좋은 건 알고 있지만, 방금 네가 한 말은 정말로 터무니 없는 소리야.
물론 넌 미국에서 태어났고 중학교 때까지 살았으니 거기서 생활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
하지만, 중2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인천에 살면서 우리랑 놀기만 했던 네가 단 1년 동안 정신차리고 공부한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야.
물론 나는 대학 문턱에도 못 갔지만, 하버드가 그렇게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어."
"성대 말이 맞아, 솔직히 믿기 힘들다. 아무리 네 말이라도……."
승우가 성대의 말에 맞장구 쳤다.
"이래도 못믿겠냐?"
테리가 지갑에서 꺼낸 학생증을 모두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거기에는 테리의 증명사진과 그 옆에 HARVARD UNIVERSITY 라는 글씨가 쓰여져 있었다.
"야, 너 그거 어디서 났어?"
테리의 학생증을 본 성대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때? 이제 명백해졌지?"
테리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하지만, 한영은 여전히 아까와 같은 표정으로 빈정댄다.
"키킥. 이거 어쩌냐, 봉칠아? 난 아직도 너의 그 터무니 없는 소리를 믿을 수 없겠는데.
그깟 학생증 같은 건 언제든지 조작해서 만들 수 있잖아. 난 솔직히 직접 내 눈으로 보지 않는 이상, 네가 하는 말을 절대로 믿을 수 없어…….
나 뿐만 아니라 너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 아니 이 인천에 사는 사람이라면 모두 다 나랑 같은 생각일 거야."
"……."
테리는 말 없이 한영을 주시했다.
한영은 아까와 달리 다소 진지해진 표정으로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너는 무언가를 숨길 때 눈을 깜빡거리는 버릇이 있어.
아까 네가 말하고 있을 때 내가 널 주시했는데, 눈을 계속 깜빡거리더라고…….
그 버릇은 미국가서도 고치지 못했나 보지?
솔직히 말해. 너 우리한테 뭐 숨기는 거 있지?"
한영은 다소 진지한 표정으로 탐문하듯이 테리에게 물었다.
그는 테리한테 뭔가 남다른 사연이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리가 하버드에 다닌다 말도 안되는 얘기와 동시에 무언가를 숨길 때마다 계속 눈을 깜빡거리는 그의 버릇을 보고 이 같은 생각을 한 것이다.
"훗……. 그동안 안 본 사이에 많이 예리해졌구나, 한영. 내가 졌다…….
정말인지 너희들한테는 못당하겠구나."
테리가 단념한 듯이 눈을 살며시 감으며 말했다.
"뭐야? 그럼, 테리가 한 말이 거짓이라는 거야?!"
승우가 놀라며 소리쳤다.
그 역시 테리가 한 말을 믿은 건 아니였지만, 내심 테리의 말이 전부 다 사실이길 바랬던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건데? 봉칠이 네가 안하던 거짓말 까지하면서 우리한테 숨기려고 하는 게 뭐야?"
"앞서가지마, 한영. 나는 너희들한테 거짓말을 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어."
"뭐라고?"
한영이 의아한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테리를 쳐다보았다.
한영을 포함한 모두들 다소 의문을 품은 표정으로 테리를 주시하고 있었다.
몇 초 동안의 침묵이 흐르고 테리가 결의에 찬 표정을 짓더니 이내 입을 연다.
"아무래도 너희들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그동안 나한테 있었던 모든 사실을 다 말해줘야 겠어.
우선,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는 너희들만 알고 있어야 할 비밀이다.
절대 아무한테도 말해서는 안돼. 그렇게 해줄 수 있지?"
"너 정말 무슨 일 있었구나.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비밀은 반드시 지킬테니까 한 번 말해봐."
"그래 맞아, 친구 좋다는 게 뭐냐? 고민이 있으면 다 터놓고 같이 얘기하며 함께 고민하는 게 친구 아니냐? 자- 여어 말해라. 이 형님이 다 들어줄테니까."
한영이 승우의 말에 맞장구 쳤다.
약간 장난기가 섞인 말투였지만, 그는 나름대로 진지하게 테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잠깐 얘기하기 전에 먼저 이 방안에 감시 카메라가 있는지 확인부터 해봐야 겠어.
까닥하다가 내가 하는 얘기를 우리 외에 다른 사람이 듣기라도 하게 되면 안되니까……."
"그건 걱정마, 여긴 이 레스토랑에서 가장 좋은 VIP룸이야. 감시 카메라 따윈 있을 턱이 없지. 그러니까 부담갖지 말고 말해."
성대가 안심하라는 듯이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테리는 여전히 뭔가 석연치 않은 듯 자리에 일어나서 방안 곳곳을 둘러 보았다.
천장 쪽은 물론이고 테이블 바로 앞에 설치 되어 있는 노래방 기계랑 그리고 곳곳에 세워져 있는 장식품들을 둘러보며 감시카메라가 있는지 치밀하게 확인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답답함을 느낀 경선이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테리에게 외친다.
"야, 테리.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정말 답답해 죽겠네, 응. 도대체 아까부터 뭐가 그렇게 불안 한거야?!"
"유비무환이야, 확실히 해서 나쁠 건 없잖아?
뭐, 확인해 보니 성대 말대로 여기에는 감시 카메라는 없는 거 같아. 감시 카메라가 없다면 당연히 도청기도 없겠지.
이제야 안심하고 얘기할 수 있겠군."
방안에 감시 카메라가 없다를 걸 확인한 테리는 그제서야 안심한 듯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모두들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테리의 입에서 말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작년 4월 15일, 내가 뉴욕에 있었을 때 였어.
그 날 친구네 집에서 새벽 늦게까지 파티를 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였지."
테리가 차분히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고 모두들 그의 말을 귀를 기울였다.
"당시에 나는 술을 많이 마신 탓에 속이 안좋아서 어느 인적이 없는 곳에 가서 토를 했어.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도 모른 채 그냥 먹었던 내용물만 잔뜩 토하고 있었지. 지금 생각하면 내가 그 곳에 왜 갔는지 잘 모르겠어.
그저 술김에 아무대나 돌아다니던 중에 우연히 발견한 된 장소니까…….
거긴 폐허로 되어 있는 건물들이 가득한 매우 음산하고 기분 나쁜 곳이거든.
아무튼, 그 때 술이 확 깨고 정신을 차린 나는 빨리 그런 기분 나쁜 곳을 벗어나고 싶었지.
매우 어둡고 처음 들어온 곳이라 길을 몰라서 막 헤매고 다니고 있을 때, 어느 검은색 옷을 입고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두 남자를 보았어.
너무 어두워서 그들의 모습은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일반인들과는 분위기가 다른 것을 느꼈어."
"야밤에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고? 그 사람들 혹시 인섭이과 아니야? 키킥……."
한영이 장난스레 웃으며 빈정대자 인섭이 못마땅한 듯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튼, 그들은 은밀하게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나를 보고 상당히 당황하는 듯 했어.
뭔가 잘못한 걸 들켰다는 듯이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상당히 수상하더라고…….
그들이 나한테 상당한 적대심을 가지며 '뭐하는 놈' 이냐고 묻길래 나는 일부로 그 말을 못 알아듣는 척 했어.
내가 영어를 못 알아 듣는다면 나한테 아무런 적대감을 느끼지 않고 편하게 행동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그 녀석들이 뭔가 엄청난 일을 저지를 거 같았고 그냥 놔두어서는 안될 거 같다는 예감이 들었거든…….
다행히 내가 동양인이고 영어를 못 알아듣는다고 생각한 그들은 나한테 아무런 적대감도 갖지 않고 서로 대화를 나누었지.
안 그래도 그 때 내 몸에서는 술 냄새가 잔뜩 풍겼기에 그들은 내가 술에 잔뜩 취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 때 나는 그들이 하는 대화 중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되었어.
뉴욕 플라자 호텔 지하주차장에 폭발물이 설치되어 있다는 얘기를……."
"뭐야?!"
테리의 말을 듣고 모두들 놀라며 크게 소리쳤다.
테리는 아랑 곳하지 않고 말을 계속 이어간다.
"당시에는 뉴욕에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 투자설명회에서 연설을 하루 앞두고 있었는데…… 그 장소가 바로 뉴욕 플라자 호텔이였거든…….
그 과정에서 반감을 갖고 있던 그들이 미리 그 호텔 지하주차장에 폭발물을 설치해 놓은 거야.
지하주자창이 파괴되면 호텔 건물 전체가 무너지게 되니까……."
"서…… 설마, 그 녀석들은…… "
승우가 너무 놀란 나머지 말을 다 잇지 못하자 테리가 덧붙여 말한다.
"테러리스트……. 한마디로 내가 보았던 두 남자들은 테러 조직원이라는 얘기지."
테리의 말을 끝으로 정지된 듯한 침묵이 방 안을 가득 메웠다.
모두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정지 된 듯한 침묵 사이에서 테리의 눈치만 볼 뿐이었다.
테리의 말은 모두에게 할 말을 잃게 만들 정도로 충격적이였던 것이다.
"벌써부터 그렇게 놀란 표정을 지으니 김이 다 빠지네.
아직 내 얘기는 시작 되지도 않았는 걸……."
테리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와인잔에 담긴 핏빛과도 같은 붉은 와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와인을 한모금 들이키더니 나지막히 말을 이어간다.
"아마 그 때, 내 몸에서 술냄새가 나지 않았으면 난 그들한테 그 자리에서 살해 당했을 거야.
그들은 나를 단순한 술주정뱅이로 생각하며 우숩게 보고 넘어갔으니까…….
아무튼, 그 날 새벽이 지나고 나는 아침 일찍 경찰서 가서 내가 겪었던 일들을 다 털어놓았어.
뉴욕 플라자 호텔 지하주차장에 폭발물이 설치 되어있다고 말이야.
근데, 경찰들은 내가 한 말을 믿지 않았어. 아무래도 당연히 그러겠지.
일반인인 내가 테러 조직원을 직접 만났다는 거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
다행히 근처 다른 경찰서에 우리 셋째 형이 근무하고 있어서 그 곳에 가서 모든 사실을 말했어.
봉삼이 형이라면 내 말을 다 믿고 들어 줄테니까……."
"너, 형이 있어? 그 얘기는 처음 듣는데. 그리고 셋째 형이라니? 도대체 형이 몇 명이야?"
성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리 형제는 나를 포함해서 모두 9명이야. 그 중에 형이 6명, 그리고 동생이 2명있어.
모두 다 미국에서 태어났고 나를 제외하고는 태어날 때 부터 지금까지 계속 그곳에 살고 있지.
다들 알겠지만, 나는 미국에 태어나서 중2때 까지 그 곳에 살았는데 6년전에 어머니랑 아버지가 별거하면서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 아버지한테 붙었거든…….
그래서 나랑 어머니는 한국에 와서 살게 된거야.
그 때, 부모님 두 분이 별거 하지 않았으면 내가 한국에 올리도 없었고 너희들을 만나지 못했을 테지.
그리고 작년부터 미국에 살게 된 이유는 어머니랑 아버지가 다시 합쳐졌기 때문이야."
테리가 누군가에게 자신의 가족에 대해서 얘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모님의 불화로 인해 몇 년동안 가족들과 떨어져 살아 온 걸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괴로워 하는 자신의 약한 모습을 다른 사람한테 보이고 싶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의 부모님의 재결합으로 모든 게 해결 된 지금은 아무런 서슴없이 자신의 가족에 대해서 얘기 할 수 있었다.
"봉칠아, 혹시 너희 형제들의 이름이……
봉일… 봉이… 봉삼… 봉사… 봉오… 봉육… 봉칠… 봉팔… 봉구……,
이런 순으로 이름 끝에 숫자가 들어간 게 너희 형제들의 이름 법칙이지?"
"그…… 그래……."
한영의 물음에 테리가 매우 민망한 듯 얼굴을 붉히며 답했다.
"키키킥……. 혹시나 하고 물어봤는데 정말이네!
와- 이렇게 진지한 상황에서 이런 기가막힌 사실을 듣게 될 줄이야!
그러니까, 너희 형제 9명 중에 너가 일곱째라는 말이지?
아- 그래서 네 이름이 '봉.칠.' 이구나!!"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한영이 장난스레 빈정거리자 테리를 제외한 모두가 일제히 폭소를 터뜨렸다.
테리의 셋째형 모습
이름 - 최봉삼
미국이름 - Dennis Choi (데니스 최)
나이 - 29살 (테리보다 8살 많다.)
직업 - 경찰
소개 - 테리의 셋째 형이며 태어날 때부터 줄곳 미국에서 자랐다.
다른 사람한테 자신의 생각을 들키지 않기 위해 항상 다리없는 선글라스를 쓰고 다닌다.
그는 폭발물처리나 락픽만 있으면 자물쇠 해제를 하는 등 특수한 소도구의 다룸에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항상 냉담하고 침착한 성격으로 난관을 잘 풀어나간다.
테리와 비슷한 외모와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그는 벌렁코가 아니며 이름에 컴플렉스가 없다.
게다가 그는 자신의 이름인 '최봉삼' 이 아주 멋진 이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푸하하하하하! 테리 형의 이름에 그런 비밀이 있었다니……. 이거 정말 놀라운 사실인데요? "
"흐, 흡……."
상태가 큰소리로 웃으며 말하자 테리는 다소 무안한 듯 헛기침을 했다.
그의 얼굴은 수치심으로 붉게 달아올랐지만, 애써 태연한 척 하며 말을 돌린다.
"자- 중간에 얘기가 샜는데, 아까 하던 얘기 마저 이어서 계속 할게. 그러니까 내가 봉삼이 형한테…… "
"키키키킥……. 키키키킥……."
테리가 진지하게 말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영은 여전히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자 테리가 얼굴을 붉히며 인상을 찌푸린다.
"우…… 웃지마, 임마!"
"키키키킥…… 미안, 근데 너희 형제들 이름 부를 거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걸 어떻하냐? 키키키킥……."
실실 거리고 있는 한영을 못마땅한 눈초리로 힐끔 쳐다본 테리는 질렸다 듯이 고개를 가로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더니 조용히 말을 잇는다.
"휴- 아무튼, 내 말을 들은 봉삼이 형은 동료 경찰들을 데리고 뉴욕 플라자 호텔 지하 주차장에 가서 폭발물 수색 작업을 했지.
지하주차장에 한구석에 설치되어 있는 폭발물은 폭발물처리반에 의해 안전하게 회수됐어.
덕분에 이명박 대통령은 안전하게 한국 투자설명회에서 연설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당연히 나는 기자회견을 갖게 되었지.
내 신고 덕분에 뉴욕 플라자 호텔이 붕괴되지 않았으니까."
테리가 진지하게 말을 이어간다.
"근데 그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어. 기자회견을 가질 때는 내 신분을 절대로 노출하지 않은 조건이였는데, 기자들이 그 약속을 어긴거야.
결국, 미국 뉴스에는 내 이름까지 실리게 되었고 내 얼굴까지 사진에 나오게 되었지.
아마 한국 뉴스에도 나왔을 거야. 이명박 대통령에 한국 투자 설명회랑 깊은 연관이 있는 사건인데 안나왔을 리가 없겠지."
"나도 그 뉴스 봤어! 근데, 설마 거기에 실린 사진이 너였을 줄이야.
나는 너랑 닮은 사람인 줄 알았어. 한국 뉴스에는 네 이름까지 나오지는 않았거든."
"저도 봤어요. 아까 뉴욕 플라자 호텔 얘기 할 때 부터 설마했는데, 역시 형이 해결하신 거였군요!"
테리의 말을 듣고 성대와 상태는 작년에 봤던 뉴스가 생각났다.
뉴욕에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의 한국 투자 설명회가 있을 당일 날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폭발물이 발견되었다는 뉴스는 한국에 크게 실리지는 않았지만 거의 대부분 국민들이 그 사건에 대해서 알고 있다.
"문제는 그게 아니야, 뉴스에 내 이름과 얼굴이 실린 덕분에 테러 조직원들은 내가 경찰에 신고했다는 걸 알게 되었어.
한마디로 내 신변에 위험이 생겼다는 거야. 그 테러 조직원들이 내 목숨을 노리기 시작했거든…….
당연하지, 나 때문에 자신들의 계획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으니까…….
녀석들한테 직접적으로 위협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나는 느낄 수 있었어.
살기가 가득한 시선을…….
난 며칠동안 집안에 꼼짝하지 않고 밖에 나가지 않았어.
밖에 나갔다가는 누군가가 날 죽일 거 라는 생각이 들어서 도저히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
테리가 식은땀을 흘리며 말을 이어간다.
작년에 있었던 끔찍한 기억들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다.
"그러던 중에 어떤 사람들이 날 찾아왔어.
뉴스에 실린 내 사진이나 이름을 보고 경찰에 연락해서 날 찾아낸 거 같아.
그들은 내가 테러 조직원들한테 목숨이 위험하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어.
오자마자 하는 말이 날 보호하겠다면서 살고 싶으면 자신들을 따라오라고 하더라고……."
"누구야, 그 사람들은?"
"그들은 FBI 요원이야……."
승우가 묻자 테리가 나지막히 답했다.
다소 충격적인 얘기였지만, 이미 모두들 테리한테 놀라운 사실들을 많이 들은지라 그다지 놀라는 눈초리는 아니였다.
"응? FBI? 그게 뭔데?"
경선이가 이해가 안된다는 식으로 말하자 종수가 그에게 친절히 설명한다.
"FBI 는 미 연방 수사국, 그러니까 미국내의 범죄를 담당하는 수사기관이야.
그나저나 테리, 너가 FBI 수사기관에 간섭을 받을 정도라니…… 서…… 설마 너!!"
종수는 말하다가 갑자기 무언가가 생각난 듯이 화들짝 놀라며 테리를 바라보았다.
테리는 그런 종수의 생각을 읽은 듯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말한다.
"그 설마야, 나는 FBI 라는 수사기관을 통해서 WPP(Witness Protection Program), 그러니까 증인보호프로그램을 받게 되었어.
그건 목숨이 위험한 증인을 주소랑 이름까지 바꿔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만드는 제도야.
그리고 그 프로그램을 받는가 동시에 난 그들과 같이 협력하게 됐지.
테러 조직원을 본 유일한 증인이 바로 나니까…….
아무튼, 그 수사기관에서는 내 국적을 한국에서 미국으로 바꿔주었어. 국적이 한국이라면 FBI 에 절대로 있을 수 없기 때문이야.
미국의 범죄수사를 한국인한테 맡길 수는 없잖아?
덕분에 내 이름도 그쪽에서는 '테리' 라고 불리게 되었지.
한마디로 '테리'라는 이름이 내 호칭이 아닌…… 내 진짜 이름이 되었다는 거야.
그리고 얘기 들으면서 눈치 챘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난 FBI 요원이야…….
비록 정식 요원은 아니지만…….
우연한 일 때문에 낙하산으로 FBI에 들어갔다고 생각하면 돼."
테리의 말을 들고 모두들 일제히 놀라며 입이 벌어졌다.
하지만, 테리는 아랑곳 하지 않고 말을 계속 이어간다.
"FBI에 소속되어 있는 나는 신임 교육기간 동안 FBI의 지원으로 하버드 대학에 가서 심리학 교육을 받게 되었어.
엄밀히 따지자면 범죄심리학을 배우고 있는 거야.
그건 내 직업을 위장하기 위한 수단과 동시에 나한테 상당한 지식을 얻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였지.
그들은 내가 매우 예리하고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결정적으로 아는 상식이 많이 없었다는 게 흠이였어.
그래서 내가 신임 교육기간을 무사히 마치고 오면 그들이 날 정식 FBI 요원으로 받아 들일 거야.
아마 몇 년은 족히 걸릴 거야. 아무리 낙하산으로 들어갔다지만, 난 나이가 너무 어리니까…….
정식 요원이 되면 그때 부터 난 테러 조직원을 처리하기 위해서 활동을 시작하겠지."
"그럼, 테리……. 네가 아까 말한 하버드에 다닌다는 얘기는 사실이였구나."
성대는 그제야 테리가 하버드에 다닌다는 얘기가 납득이 갔다.
앞뒤 다 자르고 다짜고짜 하버드에 다닌다고 할 때는 허무맹랑한 소리라 생각했지만,
테리의 얘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듣고 나니까 모든 것들이 앞뒤가 다 맞아 떨어진 것이다.
"어디까지나 위장용 직업일 뿐, 나는 하버드 대학생이 아니야.
단지 신임교육기간 중에 일주일에 2일 동안 그곳에 가서 범죄심리학 공부를 하고 있을 뿐이지.
나머지 시간동안은 워싱턴 DC에 있는 FBI 훈련장에서 고된 훈련을 받아.
그 훈련은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어."
"근데, 지금은 어떻게 여기에 오게 된거야? 휴가라도 받은 거야?"
아까부터 한마디도 없었던 인섭이 그제야 말문을 열었다.
"응, 잠시 휴가를 받아서 한국에 들린거야.
막내 졸업식 파티한다는데, 내가 빠질 수는 없잖아.
적어도 다음주까지는 여기에 있을 수 있으니까 우리 그때 까지 실컷 놀자.
자- 건배!!"
테리가 와인잔을 들어올리며 모두에게 건배를 청하자 모두들 잔을 부딪힘과 동시에 축배를 들었다.
"근데, 난 너가 그 FBI의 요원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아.
네 친구중에 너같이 굉장한 녀석이 있을 줄이야. 우리만 알기는 정말 아깝다.
내가 정원이한테도 말할까?"
"한영!!"
"아- 농담이야, 농담!! 거 되게 까칠하게 구네."
테리가 버럭소리치자 한영이 살짝 삐친 듯이 투덜댔다.
"다시 말하지만, 아까 내가 했던 얘기는 너희들만 알고 있어야 할 비밀이야.
아무한테도 말해서는 안돼. 까닥하다가는 내가 위험해 질지도 모르니까."
테리는 모두에게 비밀을 지켜줄 것을 다시금 확고히 강조했다.
그의 말은 모두에게 충분히 전달되었다.
"야, 나도 너 따라서 FBI에 들어가면 안될까?
나도 옛날과 비교할 때 많이 예리해지고 똑똑해졌는데, 어떻게 난 안되겠어?"
한영이 농담조로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테리는 다소 진지하게 입을 연다.
"넌 안돼. 적당히 예리하면 표적이 된다. 압도적으로 예리해야지만 덤비지 못하지. FBI란 그런 단체야."
"방금 테리가 한 말 어디서 많이 들은 거 같은데……."
테리의 말을 들은 승우는 뭔가 생각이 날듯 말듯 했다.
이 때, 한영이 뭔가 번뜩 생각난 듯이 히죽거리며 테리에게 말을 건넨다.
"키키킥……. 갖다 붙이긴……, 자식…….
방금 네가 한 말은 예전에 인천연합에 가입하겠다고 할 때 마다 자격 미달인 녀석들한테 한 대사 아니냐?
비록 FBI 요원이 되었다지만, 넌 예나 지금이나 변한게 하나도 없어, 짜샤!!"
"푸훗…… 나도 그런 거 같아.
적어도 너희들이랑 같이 있을 때는 예전으로 돌아온 거 같은 기분이 들거든.
한 때, 인천연합이라는 서클을 통해서 같이 모여 '하나 된 인천연합' 이라고 외쳤던 모습이 아직도 내 머리에 생생해.
마치 그 때 있었던 일이 엊그제 같아.
너희들을 보면 학창시절에 함께 했던 수많은 추억들이 내 머리에 스쳐 지나가거든.
이러니 내가 아무리 달라졌다 해도 너희들 앞에서는 한결같을 수 밖에 없지.
먼 훗날 다시 만나더라도 나는 지금같이 너희들을 대할 수 있을 거야.
내가 아무리 달라지더라도 너희들 앞에서는 영원히 한결 같을 거니까."
"야, 꼭 오랫동안 만나지 못할 거 처럼 얘기한다? 너 앞으로 다시 한국에 못 와?"
테리의 말을 들은 성대가 살짝 의아하며 물었다.
"난 이번에 다시 미국에 돌아가면 언제 올지 몰라.
아마 한국에 오려면 8년은 족히 걸릴 거야.
그래도 이렇게 이 자리에서 너희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정말 기쁘다.
아마 8년후에 다시 만나더라도 지금과 같은 기분이겠지?"
"……."
"……."
"……."
"……."
"……."
테리의 말을 끝으로 정지된 듯한 침묵이 방 안을 가득 메웠다.
모두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다시 오랫동안 못 볼 생각을 하니 마음 한구석에 왠지 모를 아쉬움이 밀려온 것이다.
"테리, 너 떠나면 정말 보고 싶어질 거야……."
한영이 매우 아쉬워 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훗……. 너답지 않게 웬일로 나한테 '테리'라고 부르냐?
너 나한테 계속 '봉칠'이라고 불렀잖아. 그냥 평소하던 대로 해라.
안 그러던 녀석이 나한테 그렇게 부르니까 이상하잖아."
테리가 애써 태연스레 웃으며 말했다.
"그 땐 네가 '봉칠'이니까 '봉칠'이라고 부른 거고…… 지금은 네 이름이 정말로 '테리'잖아.
후훗……. '테리' 한테 '테리'라고 부르는 게 뭐가 잘못 됐건가?
아무튼, 넌 좋겠다, 이젠 어딜가도 자랑스럽게 네 이름을 '테리'라고 하고 다닐 수 있으니까…….
누가 뭐래도 너의 자랑스러운 이름이잖아."
"후후훗……. 오늘 기분 정말 째지네……. 떠나기 전에 너한테 까지 '테리' 라고 듣게 줄이야.
제길……,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정말인지…… 하필이면 이렇게 아슬아슬할 때……."
한영의 말에 감명 받은 테리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쁜 나머지 계속 혼자 중얼 거렸다.
아마 테리한테 있어서 지금 이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일 거다.
그는 얼마남지 않은 시간인 만큼 친구들과 보내는 이 순간 하나 하나를 헛되이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한테 있어서 가장 아쉬워 해야 할 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기억 될 것이다.
다음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
많이 기다리셨습니다.
업데이트 늦은 거 사과드리고요.
앞으로 더욱 더 좋은 이야기로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갑니다~ ^^
감사합니다.
테리가 FBI라니 ㅋㅋ 형제들 이름도 그럴듯하군요 봉삼이 형이라 ㅎ
지금보니까 저때 설정이 좀 억지인거 같다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