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배낭여행객들이 방콕에서 육로를 통해 시엠립(앙코르)으로 가는길을 택합니다. 여기서 정보를 얻고자 하는 분들은 다들 그 코스를 이용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저는 여행정보 없이 무작정 갔었기 때문에 좀 고생좀 했습니다. 다른 분들이 다시는 저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라며, 제가 나중에 알게 된 사실, 여러가지 정보를 혼합하여 가장 좋은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일단, 가장 좋은 방법은 방콕에서 시엠립으로 가는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입니다…ㅎㅎㅎ. 일주일에 두차례 정도 있는 것 같고, 왕복 30만원 가량 하는 것 같더라구요…
두번째, 카오산로드의 여행사들이 운영하는 미니버스입니다.
아침에 카오산에서 출발하여, 국경도시 아란까지 가서 다같이 국경을 통과한후 시소폰, 시엠립까지 가는 방법입니다. 저는 멋모르고 이걸 이용했는데,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했습니다. 절대 이용하지 마십시오.
일반적으로 카오산에서는 태국의 다른 관광지를 갈 수 있는 미니버스표를 많이 팝니다. 어떤곳은 이걸 이용하면 편하죠. 아침에 버스터미널까지 찾아갈 필요도 없고, 목적지까지 그냥 데려다주니까요. 하지만 시엠립까지는 절대 이용하시면 안 됩니다.
예전에 태국에 한 번 왔었던 저는 그때 다른 관광지로 카오산 출발 미니버스를 많이 이용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멋모르고 그걸 이용했습니다. 어떤 사람이 아란(태국국경)까지만 가라고 해서 280바트 주고 아란행 버스표를 끊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숙소에서 버스를 탔습니다(이제부터 사기와 작전으로 점철된 악몽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버스는 이곳저곳의 숙소에서 여행객들을 태우면서 시간을 무진장 끕니다. 7시에 출발하기로 되어있던 버스는 8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출발하더군요(사기의 시작입니다).
미니버스는 자리가 상당히 좁기 때문에 좀 불편합니다. 얼마동안을 달리던 버스는 어느 휴게소에서 한 시간 가량을 정차합니다(그 곳의 음식 가격 무진장 비쌉니다). 그리고, 아란의 한 여행사 앞에 우리를 내려놓았습니다(사기의 클라이막스입니다). 거기서 다른 여행객들을 기다렸다 같이 간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비자를 끊으라고 하는데, 30달러를 요구했습니다. 저는 20달러라고 들었길래 어떻게 된거냐고 물었더니, 며칠전에 인상됐다고 하더군요. 국경에서 끊어도 똑같다고. 주위를 보니 다른 사람들도 다들 신청하길래 저도 30달러 주고 비자를 신청했습니다(굉장한 사기였습니다. 나중에 국경에 도착해서 보니 20달러였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려고 하니 가격도 엄청 비싸더군요. 저는 아란까지만 표를 끊었기에 그냥 나갈려고 하니 거기 사람이 꼬셨습니다. 200바트만 더 내면 시엠립까지 데려다 주겠다구요. 가만히 생각하니 거기서 툭툭타고 국경까지 가서, 다른 차를 이용해도 그 가격이 나올 것 같기에 동의했습니다(실수였습니다.ㅜ.ㅜ).
차를 기다리라고 하는데 거의 두시간 가까이 기다렸습니다(나중에 알고 보니 시간을 끄는 것도 일종의 작전이었습니다). 다들 차를 타고 국경으로 가서 수속을 밟고, 캄보디아 국경에서 버스를 탔습니다. 미니버스인데 상태가 매우 열악합니다.
국경에서 시엠립까지 가는 길은 엄청나게 험악합니다. 울퉁불퉁한 비포장에 흩날리는 모래바람…. 그런데 에어컨이 고장났다며, 에어컨을 안틀고 문을 열어놓는 겁니다(이것도 사기입니다. 일부러 안 켜는 겁니다. 작전이지요).
좁은 좌석에 덜컹거리는 버스, 몸은 쉴새없이 좌석에서 떨어졌다 붙었다, 흩날리는 모래바람… 모래가 몸에 켜켜히 앉으면서 저의 몰골은 점차 흉측하게 변해갔고, 피로는 극에 달해갔습니다. 그렇게 달리던 버스는 시소폰에서 멈춰서서 1시간 가량 시간을 끌었고, 다시 죽음의 도로를 달린 후 시엠립에 밤 9시에 도착했습니다(카오산에서 아침 7시에 차에 올랐으니, 14시간이 걸렸고, 국경에서부턴 7시간이 걸렸습니다).
시엠립에 도착한 버스는 시내 중심가를 벗어나 한없이 한없이 외곽으로 빠졌고, 결국은 한 게스트하우스 앞에 우리를 내려놓았습니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정말 외곽의 숙소였지만, 장시간의 여행과 모래먼지에 지칠대로 지친 여행객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그곳에 묵기로 했습니다.
모든게 치밀한 작전이었습니다. 일부러 시간을 질질 끌고, 모래먼지를 뒤집어씌우면서 장시간 비포장도로를 달려서 사람을 극도로 지치게 한 다음, 자신들이 계약을 맺은 숙소(외곽의 인기없는곳)로 데리고 와서 커미션을 챙기는 거죠. 중간중간 비싸디 비싼 휴게소에서도 커미션을 챙겼을테고, 비자수수료도 거짓말을 해서 1인당 10달러씩 챙겼지요.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가 7시간 걸려서 온 길은 택시로 3시간이면 충분하다고 하더군요. 정말 분통이 터지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도저히 그 숙소에 묵는게 자존심 상해서 밖으로 나와 툭툭을 타고 미리 생각해두었던 숙소로 왔습니다. 같이 왔던 일행 20명중 저를 포함한 4명이 나와서 따로 숙소를 잡았고, 16명은 그 숙소에 묵었습니다. 그놈들의 작전이 멋지게 성공한 셈이지요.
참고로, 같이 타고 왔던 독일인은 카오산에서 시엠립까지 100바트에 왔다고 하더군요. 서양사람들에게는 100내지 150바트에 표를 팔고, 그런식으로 나머지 이윤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인이나 일본인에게는 400바트 정도 부른다는군요. 100바트라고 듣고 왔다고 해도 절대 안 해줍니다.
세번째는 추천루트입니다. ^^v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일단 아침일찍(6시쯤) 카오산에서 3번 버스를 타고 북부터미널로 갑니다(버스를 어디서 타는지는 물어보세요.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거기서 아란까지 고속버스를 타는겁니다.
조금 싼 버스와 고급 에어컨버스가 있는데, 조금 싼 버스는 우리나라 시내버스 수준이고, 에어컨버스는 2층으로 된 진짜 고급버스입니다. 조금 비싸더라도(40바트 차이나던가 그랬습니다) 에어컨버스를 추천합니다(에어컨버스 가격은 지금 기억이 안 납니다. 어쨌든 카오산에서 국경까지 총 260바트 들었습니다).
넓고 안락한 좌석에 에어컨 잘 틀어주고, 과자와 음료수도 줍니다(우리나라 우등고속보다 더 괜찮습니다). 편안히 누워서 잠을 청하다 보면 4시간 후에 국경도시 아란에 도착합니다. 카오산에서 출발하는 미니버스랑 비할바가 아니지요.
버스에서 내려서 국경까지 툭툭을 타고 가세요(걷기는 무리입니다). 일반적으로 50바트 정도면 흥정이 되지요. 혼자인 경우 오토바이 뒤에 타고 20바트 정도 가능합니다.
국경에서 출국 수속하고, 캄보디아 국경에서 20달러 주고 비자 끊고, 입국 수속하면 됩니다.
그리고, 시엠립까지는 무조건 택시 타세요. 보통 20달러에 흥정이 됩니다. 물론 혼자서 이용한다면 비싸지만, 일행이 여러명이라면 이게 최선입니다. 인원이 4명이 안 되면, 좀 기다려서라도 다른 외국 여행객들 꼬셔보세요. 어차피 다 시엠립까지 갈 사람들이기 때문에 금방 인원이 찰 겁니다.
그러면, 창문닫고 에어컨 틀기 때문에 몰골이 상할 일도 없고, 3시간 정도면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립에 도착합니다. 참고로, 햇빛이 강하니 선크림을 꼭 바르세요. 시엠립에 도착해서 원하는 숙소를 찾아가면 됩니다(시엠립의 숙소는 따로 정리해서 올려드리지요).
방콕으로 돌아올때는 숙소에서 알선해주는 버스로 국경까지 와서(6불), 에어컨버스로 갈 수도 있고, 아니면 숙소에서 바로 방콕까지 가는 버스도 있으니 이용하면 됩니다(12불이었던 같은데, 정확한 가격은 모릅니다. 이용안했으니까).
추천루트는 간단한데, 제가 속아서 고생한 경험담이 들어가면서 글이 길어졌습니다. 그냥 이런 일도 있다라고 알려주고 싶어서요….
막상 쓸려니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시엠립의 묵을만한 숙소, 꼭 가봐야될 평양냉면집, 앙코르와트 구경하는 법….써야될 말이 많은데, 언제 다 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직장인이라서 일이 바빠서요.
하여튼 시간나는대로 빨리 써서, 앙코르와트 여행하는 분들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2탄, 3탄 기대하세요….^^
첫댓글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경험담정말 고맙습니다..친구2넘이랑 셋이서 캄보디아 여행을 준비중입니다.... 어케 가야할쥐도 몰랐는데...시간되시믄 숙소 가봐야 될곳..등등..많은 정보 ㅂ부탁드립니다.....즐거운하루 되시길...
저도 친구랑 여행 준비었는데 너무나 유용한 정보가 된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