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추억여행으로~
우리는 50년대초반에 태어났습니다.
우리는 기다랗고 커다란 안테나가 달린 흑백티비에 리모컨이 없는 로터리식 이어서 손으로 직접 채널을 돌렸던 걸 기억합니다.
티비 화면이 잘 안나오면 한사람이 옥상에 올라가서, 실외안테나를 좌우로 돌려 안테나 방향을 맞추곤 하였고, 티비에는 문도 달렸고,
열쇠가 있는 티비도 있었고, 다리도 네개 있었습니다. (대한전선, 이코노TV)
친구들과 동네사람들이 모여서 김일, 홍수환, 김기수 등의 경기와 여로, 팔도강산, 아씨 같은 드라마와, 전투, 육백만불의 사나이, 소머즈, 원더우먼, 등의 외국 드라마를 보았던 걸 기억합니다.
우리는 아침부터 부억에 나가 아궁이에 나무를 때거나 연탄을 갈았습니다, 때로는 곤로에 불을 붙여 밥을 하시던 어머니를 기억합니다.
부모님의 일 또는 농사일 등을 도와야만 했으며 일이 끝나면 해가 져 어두울 때까지 형 누나들과, 얼음땡, 딱지와 구슬치기, 팽이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고무줄, 땅 따먹기, 숨박꼭질, 새총, 고무총이나 나무칼싸움, 다방고를 하며 놀았습니다.
우리는 하늘에서 떨어지던 삐라를 보았고... 그것을 모아 학교에 갖다주면 공책 한권과
연필 한 자루를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는 황금박쥐, 타이거마스크, 마린보이, 아톰, 캔디... 은하철도999.. 마루치 아라치.. 똘이장군.. 마징가Z.. 그랜다이져.. 짱가 등 이런 만화영화를 보고 자랐습니다.
우리는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다녔습니다.
우리는 라면땅.. 자야.. 아폴로..
크라운산도 등과 같은 과자와 쫀드기, 쭐쭐이, 달고나, 띠기 같은 불량식품을 먹고 자랐으며.. 동네마다 울려퍼졌던 화약총을 기억합니다.
우리는 운동회때 하얀 체육복을 어김없이 입었고 곤봉, 마스게임, 차전놀이, 단체무용, 포크댄스 (손잡기싫어서 나뭇가지를 서로 잡고) 등등 무수히 연습했던 걸 기억합니다.
우리는 하교길에 애국가가 울려퍼지면 왼쪽가슴에 손을 얹고 가던 길을 멈춰 서 있어야 했습니다.
우리는 새마을운동이란 것에 익숙해.. 어김없이 아침무렵 동네 어귀에 울려퍼지는 새벽종이 울렸네-새아침이 밝았네~라는 노래를 듣고 자랐습니다.
우리는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빛난 얼을 받들어"로 시작하는 국민교육헌장을 아무뜻도 모르고 외웠고 기미년 삼월일일 하는 3.1절 노래를 알고 있고 무찌르자 공산당 하는 6.25노래도 알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대변(기생충 검사용), 나락, 쥐꼬리, 솔방울 가져오라고도 하고,
조막손으로 봄에는 식목하고, 가을에는 길가에 코스모스를 심었으며, 학교내에서는 통일동산을 꾸몄습니다.
교정에는 이순신장군 동상과 반공소년 이승복 동상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이 돌아가셨단 소리를 듣고.., 티비에서는 영정사진만 몇 일동안 나왔던걸 기억합니다.
우리는 죠다쉬.. 빌리진.. 뱅뱅..
써지오바렌테.. 핀토스.쌍마.리바이스 등등의 청바지들과 승마바지도 기억합니다.
우리는 쇼 비디오쟈키에 나오는 뮤직비디오가 참 재미있었습니다.
우리는 올림픽을 보면서 손에 손잡고를 따라 불렀습니다.
우리는 영웅본색의 주윤발이 한국에 와서 "싸랑해요 밀키스" 라고 떠드는 걸.. 테레비 광고에서 봤습니다.
우리는 천녀유혼의 왕조현이 한국에 와서 "반했어요 크리미"라고 하는 것도 봤습니다.
우리는 별이 빛나는 밤에..를 들으며 좋아하는 노래를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했으며.. 팝송을 한글로 적어 따라부르곤 했습니다. 톰존스의 딜라일라.헤리닐슨의 위드아웃유.디퍼플의 하이웨이스타.등등
우리는 런던보이스.. 왬.. 모던토킹
.. 아바 라는 외국 가수들을 통해서 고고"댄스"란 걸 알았습니다.
우리는 친구들과 카세트 어깨에 메고, 모닥불 피워놓고 밤새도록 놀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는 썬데이서울이나 건강다이제스트를 기억하며. 무협지와 꿀단지를 즐겨보고 플레이보이, 팬트하우스와 같은 외국성인잡지를 친구들과 돌려보면, 어떤 불량한 녀석(?)이 볼(^^)만한 페이지를 몰래 찢어가곤 했습니다.
우리는 교복을 입고 중ᆞ고등학교를 다녔고, 학과목에 교련과목이 있어 제식훈련, 총검술과 구급법을 익혔습니다. 큰 도시에는 시내버스 토큰도 있었지만~ 학생때에는 매점에서 회수권을 다발로 구입하고 그걸 아끼려고 열 한장으로 작업해서 잘랐습니다.
우리는 이미자, 남진, 나훈아, 하춘화, 조미미, 배호, 펄시스터즈, 김상희, 윤항기, 패티김, 조영남, 이종용, 이용복, 이현, 정미조, 김정호 등의 가요와 장현, 양희은, 어니언스, 서유석, 이장희, 트윈폴리오 부터 남궁옥분, 소리새, 해바라기, 이문세, 이연실 과 같은 통기타 포크송을 두루 섭렵하고, 들고양이, 사랑과 평화, 산울림, 다섯손가락, 이치현과 벗님들을 비롯하여 대학 가요제에서 배출한 라이너스, 샌드페블스, 휘버스, 영사운드, 블랙테트라, 옥슨, 건아들, 송골매, 런웨이, 마그마, 해오라기, 노고지리 등 그룹사운드 음악을 들었습니다.
동인천쪽의 상록수.석화.소월.명다방 부평은 키다방.신신다방에서 DJ에게 음악을 신청하며
죽치고 있었지요.
조용필과 이용과 전영록도 기억하며 묘하게 그때는 그 중 한명만을 좋아했습니다.
이선희, 김현식, 이상은, 김광석, 유심초를 좋아했고 그러다 나타난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에 세대차이를 느끼고,
한때에는 키네마.동방.애관.부평.대한극장 외팔이씨리즈 , 부평아폴로,드림보트나이트,,학사주점 등에서
밤문화를 풍미했던 바가 있지만
젊은 아이들이 테이블에서 술 마시며 그 자리에서 춤을 춘다는 락카페가 참 신기했습니다.
암튼 우리는 밤12시 넘어서 새벽까지 술집에서 당당하게 솔담배와 접대용(?) 청자담배를 피우며 술을 마실수 있다는게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우리는 삐삐의 암호와 같은 숫자의 뜻을 모두 알고 3535란 숫자를 제일 좋아했습니다.
우리는 일부러 공중전화부스 옆에 가서 삐삐와 씨티폰을 꺼내 통화하며 뿌듯해 했습니다.
희한하게도 우리는 이렇게 제도의 변화란 변화는 모두 겪으며 그렇게 사회인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중요한 고비마다 닥쳐왔던 불리한 사회적 여건을 원망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았습니다.
어느 날 문득 뒤돌아보니 벌써 60대 초반을 훌적
넘어갑니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왔던
본인들 모습에...
영화처럼 머릿속으로 옛 추억이
스쳐지나가는 당신은......
우리들의 친구입니다 !!!
잠시 추억을 더듬어 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