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 구분을 지을 수는 없겠지만
취향은 자꾸만 나이든 사람 쪽으로 나를 몰고 갑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전철과 마을버스를 갈아타면서 1시간은 와야하는데
창문 옆에 붙어 서서 넘어지지 않게 막대기를 붙잡고
멍하게 흔들리는 게 제일 싫습니다.
그래서 가방에 책이 없으면 괜히 안절부절입니다.
<다빈치 코드>를 신나게 읽어댄 참이라
마땅하게 고를 게 없던 나는 요즘 시끄러운 책 한 권을 잡았습니다.
<뱀에게 피어싱> 일본 작가인 가네하라 히토미라고 스무 살에
아쿠타가와 상과 스바루 문학상을 이 책으로 수상했답니다.
일본 작가는 <모래위의 여자>를 쓴 아베 코보랑
<물의 가족>의 마루야마 겐지, 그리고 <공생충>에서의 무라카미 류
정도만을 좋아할 뿐이어서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과연 뭐라고 썼길래 그런 상을 두 개나 받았을까하는 궁금증이 이긴 셈이지요.
아주 얇은 책이 8000원이나 해서 조금 아깝기도 했지만
<좀머씨 이야기>도 같은 두께로 얇지만 두고두고 읽는 좋은 책이니까
이것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희망으로 샀지요.
150쪽..읽기 시작해서 집에 들어와 20분을 더 투자한 것으로 다 읽어버렸습니다.
천천히 읽자. 속으로 생각하면서 읽자 해도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더만요.
피어싱이라고 아세요?
저는 귀고리를 작은 것으로 하나 했을 뿐인데
엄청난 크기의 피어스를 한 사람들을 보면 거북한 감정을 가지게 되더라구요.
혀에 피어싱을 하기 시작해서 결국은 혀를 둘로 갈라지게 만들어
뱀 혓바닥을 갖고 싶어한 한 여자 아이의 일상을 따라가는 책입니다.
허무함과 거북함. 그리고 씁쓸함과 불편함이
이 책을 읽은 소감입니다.
왜 이런 책에 상을 주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무라카미 류가 심사위원이었다니
자기가 썼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풍이 묻어나
신선하다고 여겼기 때문일까요?
이런 걸 신선하다고 하기 보단 짜증난다고 여기고 있는 나는
정말 나이든 사람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책값이 아깝습니다.
첫댓글 뱀이랑 전혀 연관은 없는데도 뱀처럼 저절로 혀가 내둘러집니다. 너무나 낯선 이름들..(마루야마 겐지..?어디선가 들을 듯도..? 요즘 케이블 TV에서 지나치듯 들었던 이름인가..?) 난 언제나 책을 끼고 살아볼꼬..가을인데..-어쩔 수 없는 지식에 대한 허영과 열등감..밥충이!-
에고..그러지 마십시오..저도 무슨 철학얘기나 미술 얘기나 여기 있는 분들처럼 염색 얘기 같은 거 나오면 입 꾹 다물고 앉아 있는 건 마찬가지거든요..그냥 저는 이야기를 좋아해서 그래요. 그렇다고 나더러 토론하자고 들면 또 그것도 싫어한다니까요. 옛날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들과 같은 류로 취급해주세요.
실례가 될련지 모르겠지만 전 혜석님 리플이나 글들을 보면 참으로 귀여운 분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혼자 베시시 웃곤 합니다,,,,,헤헤헤
저도 바다풀님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피어싱에 대한 단상은 말도 많고 탈도 많지요...생각만해도 징그럽다고 말하려다 보니 거울속의 제 귀도 뚫려 귀걸이를 하고 있네요. 입술뚫어 피어싱한사람이나 저나 머 별반 다를것이 없어 보이는군요..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