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기술사 선배님들의 수기를 읽으며, 나도 저런 날이 올까? 하고 상념에 잠기던 때가 얼마전인데...
이렇게 저에게도 그런 날이 오는군요. 그간 많은 길을 돌아왔었고, 그 과정에서 많이 배우긴 했지만 힘들었던 기억들이
많이 스쳐가네요. 정말... 저를 불태웠던 기간이라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몸이 아파서 휴직까지 했던 저이기에.... 공부를 만류했던 와이프부터... 4살 아들... 그리고 부모님, 장인장모님...
그리고 많은 도움을 주셨던 선배 기술사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사실 구구절절 수기를 쓰다 지우다를 반복했는데... Essay 는 Essay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별도로 남기도록 하고
여기서는 짧은? 합격 수기만을 남겨볼까 합니다.
2) 116회 건설기계기술사 필기 합격과 면접 탈락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라는 말이 딱 적용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접었다가 재개했다가가 반복되며 기간이 길어지고
전형적인 장수생으로 치닫게 될때쯤 합격하다보니 기쁨이 가장 컸습니다.
하지만 역대급 합격율이었던 면접에서 탈락하며... 그 상실감과 패배감은 이루 말 할 수가 없었습니다. 무너지는 멘탈을
부여잡고 와신상담하기까지가 굉장히 힘들었고, 고통스러웠습니다.
3) 117회 산업기계설비기술사 필기 합격
116회 건설기계기술사 면접 탈락 후, 지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산업기계설비기술사 범위를 리뷰하였습니다. 그런데...
합격할꺼란 생각은 안하지만 공부 욕심이 생겨서 기출문제들도 분석하며 19년 1월말에 있을 시험에 대비하며 준비 하였습니다. 유체기계 분야를 좀 더 심도 있게 공부할 필요가 있었는데, 문득 대학생때 자료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부 4학년 1학기때 (무려 11년전;;) 유체기계 강의를 들었는데, 그때 강의하셨던 분이 박용철 교수님이라고... 이 분도 유체기계기술사 였습니다. 항상 본인이 유체기계기술사임에 자부심을 가지고 강의를 하셨던 생각이 나는데, 당시 이 분께서 주셨던 자료가 생각나 찾아보니... 그래도 잘 보존되어 있더라구요. 가독성은 떨어집니다만, 본인도 유체기계기술사 책을 저술하셨고.. 그에 기초하여 학부생들에게 강의를 하셨기때문에 유체기계 부분 공부에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와서보니 시험문제도 다 기술사 단답형 기출문제로 출제하셨더군요...;
물론, 공부에는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사실 시험에는 별 도움이 안되었습니다. (117회 시험을 보신분들은 이해하시겠죠)
오히려 합격의 비결이라면,
1. 건설기계기술사 공부를 하면서 다져진 기초와 답안 작성요령
2. 면접 준비 중 관심있게 찾아보았던 신재생에너지 부분 (이번에 발전/에너지 분야가 엄청 많았죠)
3. 문제는 멘붕이었어도 끝까지 최선을 다함
정도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합격점수는 71.16점이었습니다.
(산기 필기 후기는 시간 되는대로 정리해서 올려보겠습니다)
4) 건설기계기술사 / 산업기계설비기술사 면접 준비과정
사실 생각지도 않게 산업기계설비기술사를 합격하여, 순간적으로는 기분이 좋았으나... 이후부터는 더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제 역량이 그 정도는 안된다고 생각했기에...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으니 끝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건설기계기술사 서브노트를 두괄식으로 정리하기도 했고, 산업기계설비기술사 내용 역시 축약하여 핵심을 이야기 하고 나머지를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4살 아이가 있기에 주중에는 집에 돌아오면 아이 목욕시키며 놀아주며 아빠로서의 역할에도 최선을 다했고, 주말에도 계속 외출하며 제가 할 수 있는건 다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의무감으로 비쳐졌는지 가족(와이프)에게는 항상 불만의 대상이었습니다. 반쯤 얼이 나가서 미친 사람 같다고... 하더라구요.
최근 기술사 준비하시는 분들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데... 젊은 아빠들은 이런 점을 반드시 고려하셔야 합니다. 결국 가족들이 함께 기뻐할 수 있는 결과가 아니면... 의미가 많이 퇴색되더라구요.
각설하고, 이러한 난관과 시련들을 뒤로 하고 없는 시간 쪼개가며 제 정리노트를 믿고 지속적으로 반복하였습니다. 평일에는 아이 재우고 10시~11시부터 12시정도까지... 아침에는 5시에 일어나서 출근전까지 1시간~1시간30분... 회사에서 근무하면서도 시간나는대로 틈틈이... 주말에도 도서관에서 올인할 시간은 없어서 최대한 시간을 확보하여 공부하려고 했습니다.
한 번의 면접 탈락으로 거의 면접 트라우마가 생기다시피 하다보니... 결국 제 자신과의 싸움이 되더라구요.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그걸 뛰어넘을 수 있는 자신감 (지식.. 본인분야에 대한 전문성.. 트렌드를 읽고 따라갈 수 있는 유연성 등) 뿐이었는데... 결국 반복된 학습과 연습뿐...
그러면서도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관련 경향들은 계속 스크랩 하며 정리를 하였습니다. SOC, 수소에너지, 4차 산업혁명, 환경(미세먼지, NOx저감 등), 스마트팩토리는 (특히, 저는 제조업에 있으니...) 꼭 정리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해서 준비했는데, 면접에서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면접은... 서브노트의 무한반복 보다는... 기초적인 개념들을 잘 숙지하고, 트렌드 부분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항상 준비하며, 본인의 직무분야에 대해 잘 정리해서 말을 잘 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게 더 좋다고 생각이 듭니다. 어디 속설처럼 본인 근무분야와 다소 다르다고 해서 불리하다는 생각은 면접관 성향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것 같고, 결국 얼만큼 기본에 충실하고 예상을 잘 준비하였고, 운이 좀 따라주느냐...로 얘기할 수 있겠네요.
물론, 그 운 역시... 본인이 최선을 다한 이후에 바랄 이야기인 것은 당연하겠죠.
5) 최종합격... Epilogue
2019년 5월 3일... 발표날인 것을 몸이 아는지... 출근할때부터 마치 면접보러 갈때처럼 긴장이 되었습니다. 사실 5월 2일은 거의 잠을 못잤고요... 4월 20일 산업기계설비기술사 면접 이후에... 하루라도 편히 잠든 날이 없었습니다. 꿈에서도 합격자 발표를 여러번 겪었구요... (무슨 데자뷰처럼)
9시가 되어갈수록 의식은 되는데... 너무 긴장된 나머지 핸드폰 알람 꺼놓고, 뒤집어 놓았습니다.
마침내, 8시59분... 큐넷에 접속하고... 9시가 된 것을 확인 한 후...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숙이며... 발표결과를 클릭...
크게 심호흡을 하고, 화면을 바라보니... 산업기계설비기술사 합격 (70.3점), 건설기계기술사 합격 (73점)
이렇게... 몇 년간의 기술사 여정은 일단락 할 수 있었습니다.
막상, 그렇게 고대하던 시험에 합격하고 나니... 안도감과 함께... 허무함도 밀려옵니다.
내가 이러려고 기술사 공부를 했나 하는... (어디서 많이 듣던 구절이군요...)
어느 후기에서 보니 기술사가 된 이후에는 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그러시더군요. 맞는 말씀입니다. 기술사 시험 합격이 60점인 것은... 60점으로서 완성되는게 아니라... 나머지 40점을 채우기 위한 시작에 불과한 것이죠.
그 의미를 이제서야 몸으로 깨닫고... 이제 더욱 완성된 엔지니어... 프로페셔널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더욱 정진하려고 합니다.
지나고보니, 면접탈락의 시련도... 극복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공부를 하며 기술사가 되기 위해 단련이 되는...
좋은 과정이자... 3보... 아니 10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과정이었을 뿐이었네요.
그간 많은 도움 주셨던 선배기술사님들께 감사 인사를 다시 한 번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축하합니다.
운 좋으실 거라고 했죠 ㅋㅋ
운이 좋으셨을 수도 있겠으나 그만큼 준비를 하셨으니 그에 대한 보상을 받으신 거라 생각합니다.
한번에 2개 취득 .... 대단하십니다!!!!!
면접자료 준비하면서 진짜로 선생님 자료와 조언, 위로의 말씀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2관왕. 축하요 더할것도 없네
감사합니다 :) 말씀 그대로... 더 할 나위가 없네요!
고생하셨습니다. 멋지세요!!ㅎㅎ
감사합니다! 옛날? 후기에서도 많이 도움 받았습니다. 앞으로 부끄럽지 않은 엔지니어가 되지 않기 위해 꾸준히 더 해야할듯 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저도 작년 생각에 잠시 뭉클했었습니다^^
유도리 선생님 수기때도 감정이입하며 봤던 기억이 납니다. 18년도 우수사례 합격수기에도 실린것도 봤구요. :)
감사드립니다.
많이 고생하셨네요! 좋은 결과로 이어져 축하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데 잘 마무리 되시길 기원합니다!
대닩하다는 말밖에 다른 말을 쓸수가 없네요. 저도 아이 때문에 가장 고민이 됩니다. 같이 많이 못놀아 줘서 미안 하기도 하구요
축하드립니다
정말 멋지십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이제는 편히 업무에 전념하시겠내요^^
축하드립니다.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축하드립니디~^^ 앗 저희 학교 같은과 선배님이시네요
정말 대단하세요 ~ 저도 꼭 합격해서 수기 올리겠습니다 !!
후기에는 제가 학교랑 전공을 굳이 적진 않은거 같은데, 어떻게 동문인지 아셨는지 모르겄네요 ㅎ 나이 차이 얼마 안나면 이름대면 알지도 모르겠는데... 암튼 화이팅 하시고요! 도움이 필요하면 메일이든 카페에서든 남겨주세요
@Steel Mecha 박용철 유체기계기술사님 ^^ (**력 연구원에서 근무하시구요 !!)
시험문제도 본인게서 저술하신 책에서 중간, 기말고사 시험을 출제하셨습니다 ^^
@꿈을향해서 맞는거 같네요 ㅋ 전 08년2월에 졸업했고 저 수업은 07년1학기때 들었네요.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