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아플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박정(의학박사)]

아이가 아플 때 대처하는 현명한 부모의 자세.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이라면 가장 속상한 순간 중 하나는 단연 아이가 아플 때이다.

아이들은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정확히 표현하기 힘들어할 뿐만 아니라,

비슷한 부위가 아프다고 해도 그 원인은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다.

아프다고 무작정 병원으로 데려가기보다는,

아이의 증상에 따라 현명한 판단으로 좀 더 정확하게 병을 진단하는 것이 좋다.

무조건 소아청소년과로?

No!

증상별로 세분화된 병원ㆍ전문의 찾자

지난 2007년 우리가 흔히 부르던 ‘소아과’가 ‘소아청소년과’로 그 명칭을 바꾸었다.

소아과라 하면 어린 아이들만 간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보통.

의학적으로 청소년의 건강을 다루는 전문과목은 소아과이지만

국내에서는 소아과가 영유아와 어린이만을 위한 전문과목으로 인식되고 있었던 것이 개명을 추진하게 된 이유였다.

이로 인해 어린 아이들뿐만 아니라 청소년들까지 어른과는 다른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소아청소년과로 그 명칭이 개명되면서

영유아에서부터 청소년까지 이르기까지 병원의 문턱은 낮아졌지만,

아직까지도 아이가 아프면 무조건 소아청소년과에 가는 것으로 해결이 되리라 생각하는 부모가 많다.

내 아이의 증세를 자세히 파악하고

의심되는 증상의 전문병원이나 전문의를 찾으면 좀 더 효과적인 완치가 가능해진다.

귀나 코가 맹맹한 아이라면_ 소아이비인후과

바깥 활동을 하며 아이들의 신체 중에서도 가장 많이 노출되는 곳이 귀나 코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통해 감기에 걸리는 경우도 잦고 귀나 코의 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중에서도 아이가 귀를 자꾸 만질 때는 중이염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귀 속이 꽉 찬 느낌이 들고 누가 부를 때에도 반응이 느린 것이 그 증상으로,

감기 끝에 오는 경우가 많아 감기에 걸린 아이들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중이염은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삼출성중이염으로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난청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축농증이나 비염 또한 아이들이 자주 걸리는 질환 중 하나이다.

코감기인줄 알았다가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고,

방치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주의가 산만해지게 된다.

또한 비염은 성인이 될 때까지 낫지 않고 만성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있으니 특히 치료에 신경써야 한다.

코골이가 심한 아이라면 편도-아데노이드 비대증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목젖 양쪽에 위치한 편도나 뒤쪽에 있는 아데노이드가 비정상적으로 커지게 되면

기도가 좁아지면서 코고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 이 경우 수술을 받아 치료할 수 있다.

자세가 비뚤어진 아이라면_ 소아정형외과

아이의 한쪽 어깨가 유난히 처져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신발 밑창이 한쪽만 빨리 닳는 등

비뚤어진 자세가 문제라면 척추측만증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시간이 많은 아이들은

비뚤어진 자세로 인해 척추가 휘거나 바르지 않게 자리잡는 경우가 많기 때문.

특히 척추측만증은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더욱 중요하다.
이밖에도 성장통을 앓는 아이라면 소아정형외과를 찾아야 한다.

무릎이 아프거나 허리에 통증을 느끼는 아이라면

척추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성장통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순히 성장통 치료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성장통이라고 생각하던 증상이

사실은 소아관절염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더욱 꼼꼼히 진료받는 것이 좋다.

비만이 걱정되는 아이라면_ 소아내분비과, 소아한의원

흔히 비만이라고 하면

패스트푸드를 먹거나 식사량이 많아서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소아비만은 내분비질환의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내분비질환은 대부분 호르몬의 분비와 관련된 증상으로, 비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 충분하다.

갑상선기능 저하, 성장호르몬이 결핍되면 비만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소아내분비과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식습관과 체질의 문제라면 소아한의원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소아비만은 뼈 질환, 성조숙증, 피부트러블 등의 다른 증상까지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몸 전체를 살펴야 하기 때문.

한의원에서 아이의 몸에 맞는 음식, 피해야 할 음식과 습관 등에 대한 진단을 받으면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

산만하거나 우울한 아이라면_ 소아정신과

주의결핍력 과잉행동장애, 즉 ADHD가 의심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소아정신과의 진료를 받기를 권한다.

ADHD가 처음 세상에 알려졌을 때는 큰 질병인 것처럼 생각되었지만,

그 발병빈도가 높아지면서 병을 문제삼기보다는 치료가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예방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못했을 경우 꾸준한 치료로 회복 가능하다.

아이들에게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는 놀이치료, 심리치료와 함께

아동의 충동성을 감소시키고 자기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는 인지행동 치료 등으로 치료 가능하다.

또한, 그 반대의 경우로 우울증이 의심되는 아이 또한 소아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짜증이 잦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이와 함께 두통, 복통을 호소하면 소아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만성화되기 전인 초기에 발견해 약물치료, 놀이치료, 행동치료 등으로 치료한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아이가 아플 때, 이러면 위험해요

 

업거나 안고 뛰기

아이가 갑자기 아프면 가장 놀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

급한 마음에 업거나 안은 채 뛰어 응급실을 향해 달려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아이에게는 더욱 위험한 일.

부모가 업거나 안으면서 산소의 공급이 차단될 수 있고, 이 경우 뇌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를 안은 부모는 대개 자가용이나 택시의 보조석 혹은 뒷좌석에 탑승한 채 이동하게 되는데,

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을 경우 아이들에게 압박이 가해지면서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

열이 나면서 의식이 없거나 숨쉬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응급처치가 가능한 119구급차를 불러 이동하는 것이 더욱 안전하다.

다친 아이 무조건 빨리 병원 데려가기

교통사고를 당했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등의 골절상을 입은 아이들은

빨리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때 다친 아이가 의식을 잃었거나 목의 통증을 호소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이 경우 다친 부위가 목뼈나 등뼈인 경우가 많고,

이런 환자가 다친 상태에서 움직이게 되면 더욱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무엇보다 환자에게 움직임을 제한하는 자세를 취하게 한 후 안전하게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다음 들것을 이용해 이동할 수 있는 119구급차를 부르는 것이 2차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오범진(부산)]

점점더 세분화되고 전문화되어가는 의료에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정(의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