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白鳥) 찾아 32.3km 설 명절을 앞두고 갑작스런 기후 변화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얼어붙게 했다. 아무리 지구촌 전체가 그렇다 해도 막상 우리 앞에 닥친 일이 아니면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데, 이번 한파는 설 명절 연휴를 기록적인 한파 속에 가두었다. 이러한 현상은 한반도 북쪽에 고기압과 저기압이 'ㄹ'자 모양으로 맞물려 있었기 때문이라고 기후 연구가들은 말했다. 이로 인해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동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차곡차곡 쌓이게 됐는데, 이 냉기가 한꺼번에 남하하면서 한국과 중국 등에서 기록적인 한파가 발생한 것이라고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춥다는 러시아 야쿠츠크시의 기온은 영하 62.7℃까지 곤두박질 쳤다. 20년 만에 최저 기온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도 영상의 온도가 하룻밤 사이에 영하 20℃로 하강하는 이상 현상을 보였다. 날씨가 연일 화두가 되는 가운데 탐방일이 되었다. 우리가 애초에 정했던 날이라 기분 좋은 마음으로 창경궁을 향했는데 지하철에서 창경궁을 간다는 옆 좌석의 사람이 핸드폰을 보며 맙소사를 외쳤다. 오늘 휴일이라네요. 그 말에 깜짝 놀라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더니 사실이었다. 결국 오늘 탐방의 목적지를 바꾸어 팔당으로 갔다. 근래 팔당에 고니가 많이 날아온다는 정보를 입수한 터라 영하의 날씨도 아랑곳없이 기쁨이 가슴을 설레게 했다. 그림에서 고니(*백조(白鳥) )는 보았지만 실물을 본적 없는 터라 그야말로 기대가 컸다. 대중교통으로는 백덕순 선생님도 나도 초행이라 대교를 건너 고니 있는 곳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팔당역에 내려 팔당대교를 올려다보니 하늘에 닿는 듯 높아 보였다. 길을 모르다 보니 인도도 없는 차도를 따라 걷다 인도가 있는 곳에 도착하여 그 방향으로 걸었다. 다리위에서 보니 하늘은 더 높고 푸르렀다. 주변풍경은 저절로 콧노래 작곡을 했다. 세차게 부는 바람도 이런 날은 장벽이 안 되었다. 구경하며 걷느라 두리번거리니 차를 운전하며 가던 분들이 이상한 듯 힐긋힐긋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걷기 위한 무장도 아니고 어설픈 여인들이 영하의 날씨 속에 찬바람 속을 걷는 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불가였을 것이다. 작은 육교도 무서워 달달 떨며 건너던 공포증은 오늘은 휴가를 갔는지 신나게 건넜다. 이쪽에서 저쪽 끝이 안 보이는 다리였다. 집에 와서 정보를 찾아보니 팔당대교(八堂大橋)는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과 남양주시 와부읍 팔당리를 잇는 다리로 길이 935m, 폭 24m, 4차선으로 1986년 5월 착공하여 1995년 5월 완공되었다고 한다. 다리 높이는 12m. 이런 다리를 백 시인과 건넌 것이다. 다리 아래 낮게 새로 건설하는 다리가 하나 보였다. 형태로 보아 팔당역과 강건넛마을을 이어주는 보도로 보였다. 다리가 완성되면 오늘처럼 높은 창공의 다리를 건너지 않아도 될 것이다. 역을 출발한지 40여분 만에 도착한 강변에는 오리 다섯 마리가 반겨 주었다 오동통한 오리는 크기도 엄청 컸다 그 뒤로 고니가 얼음덩이처럼 떠 있었다. 처음에는 얼음인가 라며 말을 주고받았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고니였다. 백 선생 말에 의하면 오늘은 고니가 흩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니 우리가 건너 온 강 저쪽 주변에 모여 있었는데 다리의 폭이 넓어 그게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사진을 몇 장 촬영하고 우리는 다시 육교를 건너 고니를 만나러 갔다. 이동거리가 멀다보니 어느새 해는 뉘엿뉘엿 서산 위에 타오르는 불덩어리를 올려놓고 세상을 물들이고 있었다. 주홍빛에서 금빛으로 변해가는 석양빛은 오늘따라 하늘의 마법사로 느껴졌다. 확 트인 풍경만으로도 아름답고 눈부신데 석양빛 드리운 물결이 어찌나 곱고 아름다운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어스름속 길을 걸어서야 다시 팔당역으로 왔다. 초행길이고 낮선 길을 가로등도 100미터에 하나씩 있어 더듬더듬 걸어서 팔당역에 도착하니 주변에 식당이 없다. 식당은 그렇다 해도 분식집도 하나 없었다. 먼 길이라 가시는 선생님 따뜻한 국물이라도 한 대접 드시게 하면 좋은데 결국 우리는 좋은 풍경과 아름다운 새 그림으로 얻은 행복 한 아름 안고 귀가했다. 오늘 탐방은 모처럼 장거리를 나갔는데 얻은게 많은 날이다. 채인숙 선생님은 해외 채류 중이고 이정희 선생님은 아산의 폭설과 몸살로, 이문자 선생님은 집안 일로 차 주간님은 문학사 일로 참여를 못했다. *고니 : 백조(白鳥) 탐방일시 : 2023, 1, 25 (수) 오후 2시 장소 : 팔당대교 참석 : 백덕순, 신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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