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어는 완전히 현실을 반영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한정된 속성등을 사회적으로 합의해내 부분적인 속성들을 약속하여 표현해낼 뿐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펜'이라는 단어가 있을 때 "잉크가 있고, 종이에 쓸 수 있게 도와주는 속성'이라는 것은 공유하지만, 펜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다른사람의 관념에서 펜이 그저 언어의 펜으로 떠올렸는지, 동음이의어인 팬이 떠올랐는지, 펜을 떠올렸어도 그것이 공간위에 떠올렸는지, 펜이 책상위에서 떠올렸는지. 그 펜은 잉크가 세 가지인 펜이였는지. 펜은 오른쪽에 있었는지 왼쪽에 있었는지. 이 단어에 함축되어 있는 관념은 사람의 선천적 지능과 후천적인 경험과 환경에 의해서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수식어들로 가깝게 표현하는 노력을 가할 수 있을 것이나 그것도 역시 다른 관념들의 속성을 약속해나 표현한 것이라 보니 이에 대해 꼬리의 꼬리를 물고 늘어지고, 그 수식어들의 배열, 미세한 어감의 차이도 고려하다보면 결국 '언어자체가 현실을 완전히 표현할 수 있는가?' 라는 물음에 '아니다'에 가까워진다고 본다. 즉 나는 언어가 특정한 맥락이나 시점을 한정시켜서 비슷하게 느껴지게끔 할 수는 있으나 완벽하게 나타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