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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마광수 교수가 한국 최초로 시도하는
‘몸 중심의 인간’에 대한 본격 담론
인간은 동물과 다르지 않다
‘놀이 정신’만이 인류를 구원한다
이 책은 ‘인간’이라는 추상성과 허구성, 위선적 통념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부터 출발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아니다. 인간은 동물과 다르지 않다. 인간의 역사는 발전하
지 않았다……마광수 교수의 이와 같은 주장은 인간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를 완전히 뒤집
어 놓는다. 이 새로운 ‘인간 읽기’를 위해 저자는 동서양의 역사서와 철학서를 두루 섭
렵했으며, 원론적 고찰을 통해 자신의 논리의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아올렸다.
기존의 현학적인 인간관을 송두리째
뒤집는 마광수식 인간 읽기
마광수 교수는 이성과 정신에 기울어 있던 가치 중심을 육체 쪽으로 두자는 주장에서 더
나아가 ‘몸의 상품화’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한다. “정신이나 지식의 상품화는 필요하
다고 말하면서 몸의 상품화를 부정하는 것은 모순이다. 몸의 상품화는 인간을 정신으로부
터 자유롭게 하여 인간 해방을 돕는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마광수 교수가 한국 최초
로 시도하는 ‘몸 중심의 인간’에 대한 본격 담론이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지경(地境)을
조금씩 넓혀가고, 인간과 성에 대한 새로운 생각의 실마리를 발견하게 된다.
◎ 저자 소개
* 저자 : 마광수
1951년 경기도 발안에서 태어나 연세대와 연세대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교
수로 재직하다가 ‘즐거운 사라’ 사건으로 인하여 해직되었다가 복직되었다. 시집 『귀
골』『가자 장미여관으로』『사랑의 슬픔』과 문학이론서 『상징시학』『심리주의 비평
의 이해』『광마일기』『즐거운 사라』『불안』『자궁 속으로』『알리딘의 신기한 램프』
등이 있다. 또 문학비평서 『왜 나는 순수한 민주주의에 몰두하지 못할까』『사라를 위
한 변명』과 에세이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사랑바지 못하여』『열려라 참깨』
『운명』『자유에의 용기』『인간』등을 출간하면서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인간’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 보았다. 이 책은 오랜 기간에 걸친 내 나름대로의 사색
과 체험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털어놓은 나의 생각들이, 더 이상
왜곡되거나 오해되지 않고서 세상에 제대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라고 있다.
◎ 본문 중에서
* 목차
1.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아니다
2. 인간은 동물과 다르지 않다
3. 인간은 우주의 중심이 아니다
4. 인간의 역사는 발전하지 않았다
5. 인간은 '역사'에 기댈 수 없다
6. 인간의 이성은 선천적으로 부여된 것이 아니다
7. 인간만이 성적 죄의식에 시달린다
8. 인간은 순간적이고 육체적인 행복감밖에 느낄 수 없다
9. 인간은 법에 짖눌려 산다
10. 인간은 상징의 울타리에 둘러싸여 있다
11. 인간은 반항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12. 광신(狂信)은 인간의 천적(天敵)이다
13. 인간의 청소년기는 '지옥'이다
14. 인간은 '문자'의 굴레 속에 있다
15. 인간은 '고난'을 즐기는 이상한 동물이다
16. 인간의 미의식은 '자궁회귀본능'에서 온다
17. 인간은 애써 예술과 외설을 구분지으려 한다
18. 인간은 '실존적 인식'을 통해 거듭날 수 있다
19. '놀이 정신'만이 인류를 구원한다
20. '야한 사랑'만이 인간을 평화롭게 구원한다
21. 인간은 관능적 상상력을 통해 고통과 권태를 극복할 수 있다
22. '몸의 상품화'는 인간해방을 돕는다
23. 인류의 미래는 밝을 수도 있다
24. 미래의 성은 여성이 주도한다
<내용 맛보기>
이하 인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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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기에 인간과 동물은 본질적으로 하나도 다를 게 없다. 다만 삶의 양태와 방식이
다를 뿐, 먹고 자고 생식하고 죽는 것은 매한가지다. 다만 인간에게 다른 것이 있다면 명
예욕과 지배욕이 동물보다 한결 강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것도 내가 보기엔 생식욕(즉
성욕)의 또다른 형태에 지나지 않는다. 동물에겐 없는 성에 대한 죄의식과 수치심 같은
것이 인간에게만 있어, 타고난 자연적 성욕을 명예욕과 지배욕으로 대체하여 안쓰러운 대
리충족감을 맛보는 것이 바로 인간인 것이다.(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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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심리학자 카를 융은 만년에 '현대의 신화'라는 책을 썼다. 그런데 이 책은 비행접시
연구서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그는 비행접시란 결국 인간의 '소망적 사고'가 만들어낸 환
상에 불과한 것이라고 결론 내리고 있다.(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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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진보 또는 발전을 믿어 의심치 않는 낙관주의적 사상가들은 대개 귀족신분이거나
기득권 엘리트들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프로이트가 부정적 역사관을 가졌던
것은 그가 소외받는 유태인이었기 때문이고 에리히 프롬도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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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는 두 아이를 데려다 자기 집에서 키웠는데, 모양만 사람이지 행동은 모두 늑대가
하는 짓 그대로였다. 두 살 난 계집아이는 얼마 안돼 죽어버렸고, 여덟 살 난 계집아이
는 아홉 해 동안 선교사 집에서 살다가 열일곱 살쯤 되던 해에 요독증으로 죽었다. '가마
라'라고 이름붙여진 이 아이는 선교사 집에서 사는 동안 계속 늑대짓만 했다. 낮에는 어
두운 방 구석에서 꾸벅꾸벅 졸거나 얼굴을 벽으로 향한 채 꼼짝 않고 있다가, 밤이 되면
집 둘레를 빙빙 돌면서 기어다니기도 하고 먼 데까지 들릴 만큼 크게 늑대울음을 울기도
했다. 음식은 손을 전혀 쓰지 않고 입으로만 물어서 먹었다. 두 발로 서서 걷지 않고 언
제나 늑대처럼 두 손과 무릎을 땅에 대고 기어다녔다. 어쩌다 다른 아이들이 가까이 가
면 위협하듯이 흰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며 자리를 피하곤 하였다. 또 가마라는 선
교사가 열심히 말을 가르쳤는데도 죽을 때까지 겨우 마흔다섯 개의 단어만을 사용했을 뿐
이었다.(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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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늑대 소녀 '가마라'의 사례로 미루어본다면, 인간은 유아기 때 어떤 지도와 훈
육을 받느냐에 따라 어떤 이성이나 정신력이 생겨나느냐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일단
네 발로 기어다니며 늑대 같은 행동에 익숙해지다보면 절대로 '철'이 날 수 없게 된다.
인간이 신으로부터 받은 선물이라고 주장하는 '이성'이란 결국 유아기 때 강요된 '사회
화'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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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간이 후천적으로 이성을 발달시킴으로써 잃어버리게 된 것도 많다. 대표적인 것
이 바로 예민한 후각인데, 인간의 후각은 짐승에 비해 수백 분의 1 정도로 둔감하다. 대
신에 시각이 발달하여 둔감한 후각을 보완해 주고는 있지만, 시각의 발달은 육감적 예지
본능을 더불어 감퇴시켜 버렸다. 지진 등의 천재지변이 일어날 때 동물들은 그것을 미리
알아차려 대비할 수 있지만, 인간은 그렇지 못한 것이 좋은 예다.(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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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공작이 화려한 깃털을 자랑하는 것도 암컷을 유인하여 성적쾌락을 누리려고 하는 것이
요, 꽃들이 화사한 자태를 뽐내는 것도 벌과 나비를 유혹하여 자웅교배를 하려는 목적에
서이다. 이렇듯 아름다움의 뒤에는 언제나 성적 쾌락이 도사리고 있다.(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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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설화가 있다. 어느 마을에 홍수가 나서 냇물이 불었다. 그때 냇물 위로 커다란 뱀
한 마리가 떠내려가는 것이 보였다. 그러자 어떤 아이 하나가 그 뱀을 보고 "야, 저 용
좀 보라!"하면서 동무들에게 떠들어댔다. 아이들은 그것이 용이 아니라 큰 뱀에 불과하다
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소리지른 아이를 보고 웃으며 나무랐다. 그러고 나서 다시
냇물을 보자, 그 뱀은 갑자기 커다란 용으로 변해 하늘로 날아올라 가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는 명명행위(命名行爲)가 사물의 실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며, 영향을 미치
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사물의 본질을 변화시키는 데까지 이른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하겠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의 이름으로 운명을 점치는 성명학이 발달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일 것이다.(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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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지금 대단히 중요한 일이 재발견되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즉 본체 또는 실재의
세계에는 지금껏 생각해 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진실이 존재한다는 것과, 그 진
실은 다른 연구방법과 다른 표현방식을 요구한다는 것을 인류는 차츰 깨달아가고 있다.
실재의 세계는 수리과학적 언어로는 터득되지 않는다. 이런 한계적 상황에 대한 통찰이야
말로, 상징의 문제를 더욱 중요하게 인식하도록 하는 가장 적극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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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지배 엘리트들은 겉으로는 자유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종교적
극우노선을 고집하고 있는, 답답한 도덕만능주의자들이요 꽉 막힌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다.(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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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경우 오히려 중세사회에서는 성행위를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 아이들이
성행위 장면을 보는 것에 대해 아무런 염려도 하지 않았다.(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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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아 서평>
인간의 가치 중심을 육체 쪽으로 이동 [문화일보 김종락 기자 1999-11-17]
7년전 <즐거운 사라>가 사법적 단죄의 대상이 되었을 때 마광수 교수(사진)는 문단의 한
베스트셀러 작가로부터 '언제 작가로 데뷔했는지도 모르는 이가 문학이라 이름붙일 수도
없는 글'을 쓴 정도로 치부됐다.
사실 <즐거운 사라>나 현재 문화일보에 연재중인 <별것도 아닌 인생이(로라)> 따위의 소
설이 어쩌면 그가 늘 주장하는 '대리 배설'로 '별것도 아닐'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글쓰
기의 바탕에는 나름대로 정교한 체계를 갖춘 인간 이해가 자리하고 있으며 그 내공도 가
벼운 것이 아니다.
신간 <인간>은 그의 인간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한 책이다. 그는 머리말에서 인간이 과연
만물의 영장인지, 동물 중에서도 가장 추악한 동물인지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히지
만, 그 출발점은 현재의 인간 이해에 대한 위선적 통념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15㎝는 되는 손톱과 굽높이가 25㎝는 되는 뾰족구두, 옹골찬 삽입성
교보다는 혀로 하는 전신성교 따위를 이야기해온 한 탐미주의자의 메시지를 이해하는데
는 책머리의 차례를 일별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아니다, 인간은 동물과 다르지 않다, 인간은 순간적이고 육체적인
행복밖에는 느낄 수 없다, '놀이 정신'만이 인류를 구원한다, '야한 사랑'만이 인간을 평
화롭게 한다, '몸의 상품화'는 인간의 해방을 돕는다….
저자의 인간에 대한 뒤집기식 정의는 '몸 중심'의 인간에 대한 발상에서 출발한다. 자신
의 상상력에다 동서양 고전들의 도움을 얻어 이성과 정신 쪽에 기울어져 있던 인간의 가
치 중심을 육체 쪽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우리나라 문화계의 풍토를 보면 '양반의식'에 바탕을 둔 관념 우월주의가 여전히 주류
를 이루고 있다. 지식인들이 오래전부터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외쳐왔는데도 불구하고,
문화계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아직도 이념과 신조, 또는 도덕에 의한 해방만 부르짖고
있다. 잘 됐다고 칭찬받는 연극 영화 소설들은 정신주의적 메시지 위주이거나 도덕과 본
능에 양다리를 걸치는 이중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또 그런 작품을 쓰는 작가들만이 문화
권력을 누린다.''
이런 생각을 가진 그에게 배우가 몸을 상품화하는 것은 학자가 지식을 상품화하여 생계
를 유지하는 것만큼이나 정당한 일이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몸의 상품화는 몸으로 돈을
버는 평면적인 몸의 물신화(物神化)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을 억눌러왔던 정신적 가치관
에 대한 반발이자, 획일적인 고전미에 대비되는 '개성미의 확장'으로도 확대해 이해하는
것이다.
몸의 상품화가 인간을 구속한 이성과 획일화한 기준으로 재단하는 외모 콤플렉스를 무장
해제하는 것이라면 이것이 인간을 해방한다는 그의 논리도 무리한 것이 아니다. 저자에게
는 인류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게 하는 유일한 것도 성(性)이다. 관능적 상상력을 통해
서만 인간이 고통과 권태의 바다에서 헤어날 수 있고, 야한 사랑만이 인간을 평화롭게 한
다는 것이다.
특유의 솔직함 때문에 한국적 상황에서 대단한 돌출처럼 여겨지는 '몸중심 인간'에 대한
마교수의 주장이 실은 돌연변이도 아니다.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불교의 선(禪)이나 노
장(老莊), 혹은 들뢰즈의 담론도 이성이나 정신적인 가치를 유일절대의 위치에 올려놓은
모더니즘에 대한 반발이라는 점에서 공통되지 않은가.
김지하가 말하는 율려만 해도 근대 서구의 이성 중심의 인간 대신 상고시대의 카오스모스
(혼돈적 질서)적인 인간원형을 되찾는 것이고 보면 마교수의 인간이해는 현대 동서양 사
상의 한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도 여길 수 있는 것이다.
인간도 `몸의 인간`이다 [경향신문 김광호 기자 1999-11-16]
이 시대 가장 지적인 육체적 유희주의자인 연세대 마광수교수가 에세이집 <인간>을 펴냈
다. 95년 <운명>, 97년 <성애론>에 이은 「인간론 3부작」의 완결편. 91년 소설 <즐거운
사라>를 통해 성을 시대적 논쟁거리로 만들었던 그가 「몸의 상품화는 인간해방을 돕는
다」 등 에세이집에 담긴 24개의 주제를 통해 그려낸 인간도 `몸의 인간`이다.
먼저 그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명제를 뒤집는다. 이 명제는 인간이 「사회」라
는 부자연스런 조직과 굴레에 갇혀 살아가는 것을 생래적으로 원하고 있는 것처럼 규정,
개개인의 자유와 행복추구를 은연중 부정해버린다는 것이다. 결국 인간의 비극은 몸을
지닌 인간이 스스로를 동물과 구분짓기 위해 몸을 버리고 이성과 정신을 택한 순간 시작
된 셈이다.
그는 인간의 정신적 행복이란 성욕이나 식욕에 비해 훨씬 저열한 「명예욕의 충족」이라
고 주장한다. 그에게 명예욕은 사회규범이 성욕을 제약하는 데 따른 박탈감을 보상받기
위한 「변칙적 오르가슴의 확보 수단」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는 『인간이 제대로 느끼는 행복이란 순간적이고 육체적인 행복감 뿐』이라며
『몸의 상품화를 통해 인간이 정신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인간의 고통
과 권태를 극복하기 위한 그의 대안은 한마디로 「솔직한 성과 실용적 쾌락주의」이다.
마광수식 인간론의 완결편 [국민일보 이영미 기자 1999-11-15]
마광수 교수(48·연세대 국문과)는 우리 사회의 성의식을 진단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
지`다.소설 <즐거운 사라>는 음란물의 기준점이었고,그의 발언은 늘 첨예한 논쟁을 몰고
다녔다.그가 신작 에세이집 <인간>을 펴냈다.95년 <운명>, 97년 <성애론>에 이어 나온
마광수식 인간론의 완결편.
<인간>은 몇가지 점에서 여전히 단호하고 과격하다.에로티시즘에 대한 찬미, 몸 중심의
인간관, 쾌락주의,성을 통한 해방론 등 `마광수표 메시지`들은 표현의 방식을 바꿨을 뿐
아직도 건재하다.하지만 그동안 사회의 눈높이가 변할걸까.성(性)이 논란인 요즘 마교
수의 주장은 충격적이기보다는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할 화두로 다가온다.
그의 인간론은 24개의 소주제별로 펼쳐진다.주장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아니다`라는
것에서 출발한다.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믿음은 국가나 민족 같은 신성불가침의 개념
을 만들었고,개인을 수탈하는 전체주의의 수단이 됐다.그는 21세기 미래형 인간의 자리
에 `사회적 인간` 대신 `개인적 인간`을 내세웠다.
그는 또 정신과 육체를 분리하는 서구식 이원론을 비판하고 육체을 중심에 놓는 `몸의 철
학`을 주장했다.동양 사상에서 정신은 육체의 지배를 받는다.`허파에 바람 들었다` `간
이 크다` 등의 관용어구는 육체가 정신을 좌우한다는 동양적 관점을 드러낸다.몸 중심
의 인간론은 자연스럽게 ‘인간의 본성인 식욕과 성욕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가 `몸 상품화 예찬론`을 폈다.`몸 상품화`는 몸 자체만을 신
격화해 숭배하는 일종의 `몸 물신화론`으로 수천년동안 인류를 괴롭혀온 정신적 가치에
대한 반발 심리가 깔려있다는 논리다.
정신적 행복 대신 육체적 행복을 복권시켜야 한다는 새로운 `행복론`도 역설했다.''육체
적 행복을 부정하는 데서 정신적 우월주의가 나온다.이는 남을 지배하거나 다른 이에게
피해를 끼쳐 행복을 얻는 것이다.''
마광수식 인간론은 이렇게 길을 돌아 도덕과 윤리,억압적 성관념으로부터의 해방,개인을
구속하지 않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소망으로 귀결된다.마지막 장에는 파격적인 미래 예
측도 곁들였다.시험관 아기가 보편화되고 남자의 복강에서 태아를 키울 수 있게 되면 여
성도 임신과 출산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것.
책은 한편으로 92년 <즐거운 사라> 파동이 지식인 마교수에게 남긴 정신적 상처를 드러내
기도 한다.''재판부는 무섭다.아니 법은 무섭다.감옥에 갇혀있는 동안 평생 법에 대
한 막연한 공포심을 느끼지 않고 살 수 있는 직업은 오직 법관 뿐이 아닐까 생각했다
인간사회는 법을 집행하는 사람과 법에 공포를 느끼며 사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관능적 행복`의 해방선언 못지 않게 그가... [동아일보 유윤종 기자 1999-11-13]
`관능적 행복`의 해방선언 못지 않게 그가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룬 주제는 `상징과 언어
`. 그는 책에서 `인간은 문자에 의한 간접경험 때문에 생각의 독립성을 봉쇄당하고 있다`
며 `언어가 인간의 생각과 판단을 잘못 전달하지 않는지 계속해 회의해 볼 필요가 있다`
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아니다. 사실 동물과 별반 다른 점도 없다. 인간이 제대로 느끼는
행복이란 순간적이고 육체적인 행복감 뿐이다. 그런데도 인간만이 성적 죄의식에 시달린
다. 이제껏 인간의 역사는 발전한 적이 없으므로 앞으로 역사에 기대할 것도 없다.’
마광수(48·연세대 국문과 교수)의 새 책 <인간>의 주요 내용이다. 95년 <운명>, 97년 <
성애론> 등 그가 탐구해온 `인간론 3부작`의 완결편.
"3권 전체를 통한 주제는 `개인의 자유`예요. 인간이란 상상과 고독을 사랑하는 개인적
존재죠. 그런데 권력자들은 그런 개인의 쾌락을 박탈하며 은근한 가학(加虐)까지 즐겨왔
어요. `인간`은 권력에 대한 개인의 해방, 정신에 대한 육체의 해방을 `소리높여 외친`
책입니다."
그는 최근 `서갑숙 사태`가 법정으로 가지 않고 해결돼 다행이지만, 개인의 상상력에 개
입하려는 권력의 의지를 볼 때마다 `세상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관능적 행복`의 해방선언 못지 않게 그가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룬 주제는 `상징과 언어
`. 그는 책에서 `인간은 문자에 의한 간접경험 때문에 생각의 독립성을 봉쇄당하고 있다`
며 `언어가 인간의 생각과 판단을 잘못 전달하지 않는지 계속해 회의해 볼 필요가 있다`
고 주장한다.
"학문적으로 내가 천착해온 주제들은 카타르시스와 상징입니다. 육체와 관능의 중요성을
역설한 점만 부각되다 보니 잘 알려지지 않은 겁니다. 오랫동안 연구해온 `상징과 왜곡`
의 문제를 가능한 한 쉬운 말로 풀어 보았지요."
그에게 "혼자 지내는 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라고 묻자 "시간도 부족하고 나이
도 많아져 이제는 더욱더 상상력을 통한 만족에 가까이 가게 된다"고 말했다.
"추리소설 작가가 살인을 해야만 글을 쓰는 것은 아니지요."
첫댓글 리처드 도킨스 박사 저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지요~^^
인간을 유전자 세포의 시각으로 바라보니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상과는 전혀 거리가 멀더라고요~^^
자각하지 않고 산다면 사람이 동물과 다르지 않다는 원장님 말씀을 떠올립니다.
"인간은 유아기때 어떤지도와 훈육을 받느냐에따라
어른이 되어 생긴 병이나 성격,행동들의 원인을 파헤쳐 보면많은 공부가 되었네요도치님
어떤 이성이나 정신력이 생겨나느냐가 결정된다할수있다"
대부분 유아기때의 성장과정에서의 성숙도가 거의 지배적으로
형성된다고 하고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주변사람들의 행동거지와
또한 나의 모습을 통하여그런것을 많이 공감하며 느끼던중
도치님께서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글을 소개해 주시니
한층더 그렇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