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2일
성도(成都)는 중국 남서쪽 사천성(四川省)의 도읍이 되는 큰 도시이고, 옛부터 제비(캬바레 제비족이 아니라, 조류)도 넘기힘들다는 파촉(巴蜀)땅이 , 곧 이쪽 사천이다. 또한, 삼국지의 유비가 이곳 성도에 도읍을 정하고, 삼국통일을 꿈을 꾸던 곧이기도 하다.
한때, 중경에서 성도로 가는길은 시간도 오래걸리고, 길이 워낙 험해서 사고도 많았던 지역이었는데, 몇년전에 고속도로를 만들고, 한국산 고속버스들을 들여와 시간이 4시간 정도로 단축이 되었다고, 2003년판 Lonely Planet에 씌어있다.
길을 헤멘끝에, 기차역 옆에 있는 고속버스 터미날(중국어로는 창투우치처짠 長途汽車)에서 Y120을 내고 버스에 올라탔다. 표에 적힌 대로, 내 좌석에 찾아가니, 이런 저번 기차안에서 처럼, 누가 또 내 자리에 앉아있다. 얼른 쫓아내고, 자리에 앉아 여행책을 펴고 성도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버스는 2시반에 정확히 출발했다. 이고속버스안에도, 안내양이 타고, 짐 정돈이라든가,
기사옆에서 여러 보조일을 한다. 출발하고 얼마 않있어, 비디오 CD(VCD)를 틀어준다. 처음에는 뮤직비디오인데, 요즘에 한창 뜬다는 대만의 S.H.E 라는 삼인조 여자 그룹이 나오고, 홍콩가수들도 여럿 나온다. 그 다음엔 최신홍콩 영화를 틀어주는데, 장백지 (Cecilia Cheung, 장바이츠) 가 나온다. 장백지가 최근 제일 잘가는지, 중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도 나오고, 여기저기 잘나온다.
창밖으로 풍경을 보니, 나무와 산들, 온통 녹색이다.
성도에 버스가 도착하고, 승객들이 내릴때, 열댓명의 아이들이 쏜살같이 버스에 들어오더니, 손님들이 남기고간 물병, 재활용 가능한 캔들을 쌍그리 집어간다. 중국의 경제가 발전할수록 빈부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는 말이있던데, 이런 광경이 자주 보인다.
성도에는 4개의 시외버스정류장이 있다는데, 지금 내린곳은 Lonely Planet 의 지도에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다. 이런!, 여행책은 1년만 지나도 못쓴다.
성도는 티벳(서장西藏)으로 가는 교통목이라 세계각지에서 여행객이 많이오고, 배낭 여행자를 위한 저렴하고 좋은 시설의 숙소가 많다고 한다. 어젯밤 중경에서 만난 호주인이, Sam's Guest House 란 숙소가 좋은데, 첫날 빈방이 없어 못들어간다는 말을 듣고, 전화를 거니 역시 방이 없다 한다. 그래서, 책에 나온 교통반점(交通飯店)이란 호텔에 전화를 거니, 이번엔 잘못된 전화번호란다. 어쩔수없이 그냥 무작정 한번 가기로 하고, 나는 택시를 집어타고 ,'지아통판디엔!(교통반점)"을 외쳤다.
반점(飯店)은 중국에서 호텔이란 뜻으로 쓰인다. 2년전 북경에서, 중심가의 북경호텔(Beijing Hotel)을 봤을때, 중문 간판에 북경반점(北京飯店)이라 적힌걸 보고 우리나라 짜장면이 집이 생각이 나면 얼마나 웃기던지..
시간은 밤7시가 되어가고, 혹시나 이곳에도 방을 못구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Reception 에 가서 , 제일 싼방이 얼마나 물으니, 30원이란다. (1원은 한국의 145원 정도)
여권을 보여주며 수속을 하는데, 직원이 화교냐고 묻길래, 한국인이라고 하니, 한글을 혼자 공부한다면서 반가워한다. 자기 이름은 한국식으로 읽으면 '요정'이라한다면서, 아주 친절하게 대해줬다.
3층에 있는, 내 숙소는 4명이서 같이 쓰는 방인데, 문을 열고 들어가니 벌써 두명이 들어와있었다. 안나(Anna)와 N머시기(기억안남)라는 ,이 둘은 미국의 시카고에서 여행을 온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들인데, 내일 아침 사천성의 '수이자이고(?)' 라는 자연림 보호구역에 갈 예정이란다. 내가 시카고가 미국어디 쯤에 붙어있는지 물으니, '아니, 시카고가 어딨는지도 모르냐? 며 되게 놀란다. 모를수도 있지, 몰 놀라나. 분명히, 얘네들한테 서울이나 벤쿠버 어딨냐고 물으면, 모를께 뻔하다. 이들은 중국여행을 마치면 , 태국으로 갈거란다.
짐을 풀고, 호텔 정문쪽에 조그만 상점에 가서, 이곳 근처에 식당이 있냐 물으니, 호텔 바로옆 식당을 추천한다.
매콤한 사천(四川)요리는 중국뿐 아니라 캐나다에서도 유명하다. 물론, 우리나라 중국집에서도 사천짜장이 있을정도로, 사천요리 우리 귀에 익은 요리이다. 식당에 들어가 앉으니, 중학생 같이 보이는 여자아이가 접대를 한다. 메뉴엔 온통 한자투성이인데, 이거 뭐가뭔지 전혀 모르겠다. 사천풍의 요리를 좀 추천해달라 물으니, 마파두부를 권한다. 마파두부에 밥 한공기, 야채국을 시켰다. 근데, 사천짜장면은 안판다. (총10원元)
마파두부가 맛은 좋은데, 이거 혼자 먹기엔 양이 너무 많다. 국도 너무 많아 결국엔 다 먹지못하고 남겼다.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아쉬운점이 이렇게 먹을때이다. 둘이있었으면, 반반씩 돈도 절약되고, 이렇게 안남겨도 되고, 여러가지 음식을 시켜 먹을수도 있는데...
호텔에는 3-4개의 여행사가 있었다. 일본사람들도 많이 오는데, 영어와 일어로 대부분 씌어있고, 티벳여행이나 팬더곰 연구실 같은 관광 상품들을 팔고있었다.
기차표도 이런 여행사에서 살수있는데, 30원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다.
여행사 밖에 붙혀진, 여러 관광홍보사진들을 보는데, 근처에 있던 어느 일본인 아저씨가, ' 오니이상, 모시카시테 니혼징?(형씨, 혹씨 일본인이쇼?)하고 묻길래, 일어로 '일본인이 아니라, 캐나다에서 온 한국인'이라 하니, 아주 놀란다. 배운건 써먹어야 한다.
이 중년의 아저씨는 오사카에서 오고, 그 옆의 한 내 또래의 청년은 후쿠오카에서 왔단다. 근데, 일본인이 아니라서인가, 상대쪽에서 별 얘기를 않해서, 나도 별 흥미를 못느껴서 다른곳으로 자리를 옯겼다.
밤은 깊어가고, 이거 젋은여자 둘이 있는방에 있기도 조금 남사스러워서, 1층에 라운지에서 친구들과 지인들께 엽서를 쓰기로 했다.
성도의 첫날은 모든일이 잘 풀려서 왠지 느낌이 좋다. 내일 아침 일찍부터, 성도시내를 걸어서 구경하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첫댓글 글을 읽을때 마다 생생함이 묻어나온당......나두 가보구 싶당....언젠가는 중국일주할수있는 날이 오겠쥐?? 순기네가 올리는 글만 모아서 프린트해놓아야겠당....ㅎㅎㅎ 나중을 위해서..건강하구 좋은 하루 되길....
한번 다녀와보세요. 한국에서 가까우니 돈도 적게들꺼고... 저도 기회가 되면, 한번 더 가보고 싶습니다...현재는 통장이 비어서요..ㅎ.ㅎ 매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만간, 또 올릴께요.. 사진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