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시 : 2013. 3.10(일)
2. 장소 : 함안 오봉산 (525m) 6시간
3. 코스 : 함안 신군북역-백이산-숙제봉-제산령-465봉-오봉산정상-전망바위-성전암-
명관리 명지골
4 참가자 : 이재근, 정신화, 옥영동, 조수연, 박홍권, 강미애, 김경수, 한혜란, 장난심, 허금화,
주영민, 정성오, 윤재희(13명)
3월산행의 주제는 솔숲길 암자산행이었다.
큰 일교차에 건조주의보, 포항 산불까지... 변덕스런 계절의 순환기인 3월!!
산행 4시간은 딱 알맞은 듯, 하여 여회원님들 기꺼이 새로운 임원진에 환호하였으렷다.
9시 진영휴게소에서 4대의 차량이 조우하여 함안 I.C 로 나가 우회전하여 군북면도착!
9시 50분경 산행시작점인 신군북역에 도착하였다.
하산지점으로 차량한대를 이동시키고
주대장은 용의주도(?)하게 일행에게 준비운동을 시켰다.
오리조를 은근 챙기고 사진을 잘 찍는 심미안에 차근차근 하기도 하지......
일행은 새로운 변화에 또 희희낙락 환호하였으렷다.
10시 10분 백이산 입구라고 적혀있는 산행초입에서 한고비를 올려치니
쌀쌀한 기분은 간데없고 몸이 데워진 듯, 모두들 옷을 벗고 난리닷.
백이산 정상까지 0.6km 고바위길은 솔숲길로 폭신폭신하고
올해 처음 핀 진달래도 보고 벌레처럼 생긴 노란 참나무꽃도 볼수있었다.
일행이 오르막 길을 계속 헉헉거리며 봉오리 하나를 넘고 내려오니
떠억 하니 둘레길 코스가 나타나는데 축지법을 쓰신 듯!!
정신화 전임회장님이 벌써 도착해계신다. 하하...그런 방법도 있었구나
머리를 긁적!
하지만 그놈의 원앙이 짝을 이루며 날아댕긴다는 둘레길
이젠 따라갈수도 없는 것이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이어졌다.
백이는 형, 숙제는 동생!! 그래서 백이산 숙제봉인가??
성삼문의 “수양산(首陽山) 바라보며 이제(夷齊)를 한(恨)하노라.
주려 주글진들 채미(採薇)도 하난 것가, 비록애 푸새엣거신들 긔 뉘 따헤 낫다니.
시조가 떠오르는 가운데 본격적인 갈비길로 접어들어 미끄러지고 자빠지고
숙제봉을 내려왔다.
다시 올라가니 전망대와 초소가 나오고 돌무더기 탑이 보였다.
백이산(368m)이었다. 줄어든 몸무게만큼 먹거리 무게도 늘리는 난심언니 배낭속에서는
이번엔 사과가 6개나 나왔다.
12시 30분경, 점심을 먹고 이제 일행은 제산령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여기서부터는 솔숲길이 끝나고 확연한 참나무 숲길이닷.
졸참나무, 굴참나무, 서어나무까지 ...
너덜바위 자길길을 걸으니 곳곳에 노랗게 핀 생강나무 향기가 어지럽다.
생강나무와 산수유 구별하는 법은 껍질이 매끄러우면 생강나무라고 한다.
이른 봄 뿌연황사 속, 인적없는 산허리, 자갈 골짝길엔
아무도 모르는 생강나무가 있다.
산골 소년소녀의 풋사랑처럼 어설퍼서 더욱 사랑스러운 이, 김유정이여........
산행기에 소설 “동백꽃” 말미를 싣지않을수 없는게 그런 연유이닷.
그리고 뭣에 떠다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1시 40분경 드디어 오봉산 성전암 갈림길!
초입이 애매해서 잠시 방황하였으니 이윽고 일행은 희미한 짐승길을 찾아 내었고
한팀은 오봉산 나머지 한팀은 성전암 탐방으로 나누어 각개전투 후
다시 갈림길에서 만나기로 헤쳐모여를 약속하였다.
성전암 가는 길은 가파른 너덜지역으로 숲길사이로
먼 산과 작은 저수지들이 그림처럼 아름다웠고
혜란님이 미끄러져 나뒹굴었지만 드디어 송덕비가 세워져 있는 암자에 도착하였다,
절벽아래, 1,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성전암(聖殿菴)은
백두산에서 발원한 한국인의 기상이 남으로 뻗어,
이곳 여항산 자락에 매김질한다는 풍수지리학에 따라,
신라 헌강왕 5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이라고 한다.
역대 조선 임금중 가장 무능했던 인조대왕의 흔적이 남아있는
인조각(仁祖閣)이 현존하고 있으며, 임금이 머물렀다는 동네라 해서
절 아랫동네를 장안마을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각설하고 숭악 아님 이런 오지마을 깊은 산속 호젓한 암자에 어찌 와보리?
600년 수령의 느티나무가 절 입구에 서 있고,
고색창연한 범종각과 함께 대웅전을 비롯한 인조대왕각 등의 요사채가
절벽 틈새에 제비둥지처럼 틀고 앉아있다.
대웅전 앞 축대위에서는 낙남정맥을 비롯한 사방의 산들이 물결처럼 조망되는 터
넋을 잃고 숨을 모으게 하였다.
마치 가을날 영주부석사에서 소백산 물결을 내려다보는 듯한...
내 눈을 의심하면서 가슴깊이 숨을 내쉬고
불이 나서 엉망이 된 대웅전을 새로 중축하느라 어수선한 절집에는
일행과의 조우로 발길이 바쁜 우리를 붙잡고 따뜻한 커피를 권하는
넉넉한 공양주 보살이 있었다.
또 절집의 순둥이들은 산행후 남은 도시락 밥과 계란부침은 냉큼받아 먹곤
으르렁 거리면서 제 할 짓은 다 하려고 했다.
이래저래 시간이 지체되었다싶어 만나기로한 갈림길로 황망히 돌아가다
본인도 자갈너덜길에서 고대로 고꾸라져 무릅을 까였고 ....
허겁지겁 갈림길에 도착하니 오봉산을 올랐던 일행은 벌써 내려갔다고 하고
회장님이 십여분 우릴 기다리고 계셨었다.
어찌나 아프던지 그리고 미안하던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산은 낮은데 내려가는 길은 왜 또 이리 험한지....
가시덤불에 찔리고 긁히고 길 아닌길로 가는 듯....
이윽고 임도에 내려서니 모두들 다 모였다.
모두들 에너지가 딸리는 듯, 배낭속에서 이것저것 달콤한 것을 꺼내 원기를 충전하고
마을을 향해 내려갔다.
택시를 불러 탄 기사들은 하산지점에 주차해놓은 차량을 가지고 오고
그동안 잠시 여유있게 푸새윗것들 채미도 하였것다
기다리느라 퍼질러 앉아있던 곳이 냉이밭이었기에 ......
아주 재미나게 향긋한 냉이를 한바가지 캐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본래 코스는 4시간에 장안리 쪽 하산이었는데.... 어라
그제서야 여회원들 사기 당했다는 기분이 느껴지는지 .....
기분좋게 투덜투덜!!!
그놈의 준비체조 시킬 때 퍼뜩 눈치챘어야 했는뎅......그러면서
오리걸음으로 장장 6시간을 탔다는 것!! 지난 달 금정산도 그렇고 ...
몰아붙이면 잘 타면서도 6시간 산행함 왠지 꺼려하는
우리 여회원들의 낌새를 눈치챈건가?
에라 ...모르겠다. 안 따지련다.
우리는 할 수있다는 것, 우리는 몰라도 임원진은 다 알고 있는 듯
어느정도 산을 타야 산 길을 실컷 무념무상속에서 걷고
일상의 찌든 때를 다 벗어버릴 수 있을 지
부산 들어와서는 백양터널쪽을 넘어 당감동 어디멘가서 목욕하고
하얀농원 고깃집가서 신임 옥영동 회장님이 한턱 쏘시는
맛난 고기를 실컷 먹었다.
이제 마무리는 윤재희 총무님 멘트로 ....
낮지만 인상깊은 산행이었습니다.
육산의 모습을 보이면서 한편으로는 약간 거칠었다고나 할까요?
오랫만에 숭악의 참맛을 느껴보는 산행인 듯 합니다
P.S
1. 기사님들 운전하신다고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2. 김유정의 '동백꽃'은 요즈음 흔히 볼 수 있는 붉은 동백꽃이 아니며,
생강나무의 강원도 방언인 '동박꽃'(개동백)이라고 합니다.
잎이나 나무를 부러뜨리면 싸~한 향이 꼭 생강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작가 역시 강원도 출신이라 자신이 어릴 적 쓰던 사투리를
그대로 소설에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합니다.
3. 윤 총무님, 4월 산행때도 주제가 있습니까?
무엇일까!!
궁금하면 100원?? ㅎㅎ
숭악 사관書
첫댓글 사관에겐 천부적인 수다끼가 있어야 제격이라니깐유!-이주일 버전이면 좋은데. 잘 읽었고 나 아니면 그 누가 댓글을 다오리까?.!
맞습니다. 고향까마귀님...감사감사
그날 캔 냉이에 뭉근하니 감자도 넣고 심심한 된장국 끓여 아침마다 먹고 출근하니 속이 다 뜨뜻!!!! 이번 주말엔 미나리 전을 붙여 Piano Princess 의 Cherry Hill 을 들으며 .... 행복하게 보내야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