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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鶴)' 자가 든 아홉 지명 구학산(九鶴山)은 충북 제천시 백운면·봉양읍과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의 경계를 이루는 곳에 우뚝 솟았다. 치악산 국립공원의 남대봉(1,187m)에서 서남쪽으로 뻗어 내리던 능선이 백운산(1,087m)을 앞두고 그 방향을 남쪽으로 뒤틀어 구력재를 지나와 다시 솟아 오른 산이다. 능선의 힘찬 생명은 구학산에서 멈추지 않고 다시 남쪽으로 내달려 주론산(903m)을 일으킨 뒤 파랑재, 박달재를 지나 시랑산(691m), 면위산(780m), 마미산(601m)으로 이어지더니 그 펄떡거림의 끝자락을 청풍호에 맡긴다. 구학산(九鶴山)은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다. 옛날 이 산에는 아홉 마리의 학이 살았는데, 어느 날 아홉 마리의 학이 사방으로 날아갔다. 그 후 이 산 주변으로 아홉 곳의 ‘학(鶴)'자가 들어가는 지명이 생겨났다고 한다. 신림방면의 황학동, 상학동, 선학동과 봉양 방면의 학산리와 구학리, 백운면 방면의 방학리와 운학리, 송학면의 송학산과 충북 영동의 황학산이 그것이다. 구학산은 산 전체가 육산으로 울창한 수림으로 뒤덮여 있지만 정상부는 서쪽으로 툭 튀어나온 바위로 되어 있어 백운면 쪽 조망이 좋다. 북서쪽으로 촉새봉(십자봉·983.2m), 삼봉산(909.1m), 백운산(1,087m)이 가깝게 보이고, 동쪽으로 감악봉(885.9m), 석기암(905.7m), 용두산(871m)과 그 남쪽에 자리한 제천시가지가 아스라이 보인다. 정상에는 검은 대리석으로 된 깔끔한 표석이 산과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서 있다. 제천의 산에서 특히 많이 보이는 일본잎갈나무의 빼곡한 조림지는 구학산의 또 다른 볼거리다. 연둣빛 새순 파랗게 돋는 봄날에도, 울창하게 진초록 숲을 이룬 여름날에도, 황금빛으로 물든 가을날에도 좋다. 침엽수이면서도 낙엽이 지기에 ‘낙엽송'이라고 부르는 일본잎갈나무는 잎을 다 떨군 겨울날에도 하늘로 빨려 올라갈 듯이 곧게 자란 줄기가 보기 좋다. 가을날 능선에 오르면 조망이 트이는 곳 어디에서나 황금빛 융단을 깔아 놓은 듯 단풍 든 거대하고 아름다운 일본잎갈나무 숲을 볼 수 있다. 좌수골 방면 : 별새꽃돌 과학관∼정상∼구력재 원주와 제천을 잇는 5번 국도에서 좌수골 들머리에 학전초등학교와 옥전교회가 있다. 여기서 산행 출발점인 좌수골까지는 ‘노목건강촌', ‘다래향 휴게소가든' 등의 식당과 지난해 새로 지은 조계종 사찰인 ‘흥국사(☎043-651-1460)'를 지나 계곡 따라 약 4킬로미터 들어선다. 이제는 빈집이 되어버린 농가들이 간간이 보인다. 노목마을 끝에는 버스종점과 농산물 판매장이 있고, 토종벌을 치는 집도 보인다. 여기서 1킬로미터 더 들어서면 좌수골이다. 녹색 종탑이 높이 선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양옥 건물과 몇 채의 통나무 단층 건물 뒤로 ‘별새꽃돌 과학관(구학산 천문대)'이 있다. 입구엔 원주·동해·서울의 삼육중·고교가 2000년에 세운 빗돌이 서 있고, 그 뒤로 눈에 띄는 예쁜 조경 속에 유럽에서나 볼 법한 목조가옥 대여섯 채가 그림처럼 들어서 있다. 본격적인 등산로는 별새꽃돌 과학관을 지나 산사면 따라 난 임도를 따르며 시작된다. 약 10분 오르면 임도가 끝나고 잡목 우거진 숲이 나타난다. 여기서 정면에 보이는 산등성이 왼쪽으로 올라야 한다. 다니는 이가 적어 길이 희미하고 덤불이 우거져 길 찾기에 주의해야 한다. 간간이 나뭇가지에 ‘한국라이프산악회'의 낡은 표지기가 붙어 있다. 급하지 않은 길을 약 40분 오르면 등산로 오른쪽에 돌보지 않은 무덤 2기가 나온다. 거기서 2분 오르면 옥전리 노목마을에서 노목골, 절바위, 773봉 지나 오른 길과 만나는 능선네거리다. 능선을 넘어가면 원주시 신림면 구학리 큰골마을과 이어진다. 구학산은 왼쪽을 따른다. 능선 네거리 주변으로 방공호 몇 개가 있다. 5분 오르면 왼쪽으로 잘 가꾼 무덤 2기가 너른 터에 자리하고 있다. 그 아래로 좌수골마을이 보인다. 무덤에서 25분 가면 활처럼 북서쪽으로 능선이 휘어지며 봉우리 하나가 나오고, 그 앞으로 바닥이 삼각형인 너른 헬기장이 있다. 봉우리에서 헬기장 쪽으로 향하는 바닥에 제천 방위각을 적어 둔 콘크리트 구조물이 보인다. 헬기장을 지나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구학리 큰골마을로, 왼쪽으로 내려서면 구학리 절골마을로 길이 이어진다. 구학산은 헬기장이 아닌 오른쪽 능선을 따라야 한다. 7분 내려서면 안부에 닿는다. 왼쪽 산사면으로 능선까지 빼곡이 일본잎갈나무 조림지가 들어서 있다. 여기서 구학산 정상까지는 8분 거리다. 능선 네거리부터 정상까지는 전체적으로 완만하고 부드러운 능선길이다. 정상에는 검은 대리석으로 만든 예쁜 표석이 서 있는데, 971미터로 적혀 있다. 그러나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5만분의 1 지형도엔 983미터로 표기되어 있다. 정상 서쪽으로 바위가 툭 불거져 나와 있는데, 그 위에 오르면 남쪽 저 멀리 주론산이 우뚝 서 있고, 남서북 어디를 보아도 가득 조림된 일본잎갈나무 조림지를 볼 수 있다. 왼쪽으로 주론산 쪽으로 향하다 안부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다시 좌수골로 회귀산행을 할 수 있다. 구학산 정상부의 평평한 터에서 주론산 쪽으로 약 100여 미터 가다가 남서쪽으로 내려서면 세절골 따라 방학리 백마저수지로 내려설 수 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주론산 지나 파랑재에서 조백석골 배론성지나 박달재자연휴양림, 박달재 등으로 산행을 이어갈 수 있다. 구력재는 서북쪽으로 조금씩 나타나는 암릉길을 따른다. 무지지골 끝에 솟은 765봉을 지나면 북쪽으로 그 방향을 바꾼다. 이후 완만한 오르내림이 이어지다가 갈림길이 나온다. 구력재는 왼쪽으로 가야하고, 오른쪽은 일본잎갈나무 숲을 지나 원주시 신림면 구학리 황학동으로 이어진다. 10여분 더 내려서면 오른쪽 황학동과 왼쪽 백운면 방학리로 길이 나뉘는 능선네거리가 나온다. 완만한 능선을 이어가면 오른쪽으로 구력재 넘는 402번 지방도가 보인다. 구학산에서 벼락바위봉(937.6m)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깊게 잘라 낸 구력재 402번 도로로 내려서는 길은 왼쪽으로 무척 가파른 절개지를 따라야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좌수골에서 구학산을 올랐다가 구력재로 내려서는 길은 도상거리 5.5킬로미터에 3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가이드포인트> 방학리 방면 : 방학리 백마저수지∼정상∼방학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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