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홍문학관은 부산 동래구 온천1동 435의 24번지, 부산지하철1호선 명륜동역 앞이고 부산전자공고 바로 옆에 있어 입지는 좋은 편이다. 요산 김정한과 함께 부산 문단이 낳은 거장 문학인의 쌍벽을 이룬 향파 이주홍(1906~1987) 선생의 삶과 예술을 기리기 위해 (사)이주홍문학재단이 2002년 개관했고 2004년 5월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사)이주홍문학재단이 주도하고 부산시가 지원해 문학관은 훌륭하게 건립했지만, 이 곳 또한 그 뒤로 운영비가 나오는 통로가 없다. 재단과 유족이 보유하고 있던 약간의 여유 자금으로 버텨왔지만 지금은 이마저 고갈돼 전기세와 수도요금 같은 기초 중의 기초에 해당하는 운영비마저 걱정하고 있는 상태였다.
"상주 직원을 들일 엄두를 못냈는데 이달부터 한국문학관협회가 지원하는 인턴인력 보조사업 덕에 8개월 기한의 임시직원 한 사람이 근무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자체나 지역기업 또는 향파 주변 인사들의 개인적 후원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스스로 반성할 점도 많지만 사실 매우 힘든 상황이다. 전기세는 유족이 내곤 한다." 현명임 이주홍문학관 행정실장의 토로다.
현 실장은 인테리어 분야 사업가로 향파의 유족과 인연이 있어 문학관을 출입하다 향파 선생에 빠져 비상근 무보수의 자원봉사 형식으로 문학관을 돌보고 있다. "일단 스스로 힘으로 일어서야 한다. 8월 중 문화예술위원회 후원 문학프로그램 시행을 시작으로 9월 후원회를 꾸리고 강당 등 시설 임대도 시도하는 등 하반기부터 자립구조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재단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그러나 자체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해 자립하기까지 지자체나 지역사회 후원 모색은 불가피하다. 새 방안도 구상 중이다. "문학관 곁 100평 크기 빈 땅을 매입해 미공개 상태인 향파 선생의 서예작품 전시공간을 겸한 청소년 예절관 건립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그것이 이뤄지면 자체 운영 구조가 안정되고 홍보도 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아직 구상 중인 사업일 뿐 실현을 위해서 갈 길은 멀다.
www.leejuhong.com이에 비해 해운대 달맞이언덕의 추리문학관은 활력이 느껴졌다. 추리문학만을 전문으로 하는 문학관으로서는 한국에서 유일하고 세계에서도 유례가 드문 추리문학관은 15년의 역사 동안 맷집을 키워왔다.
"매주 한차례 서양철학강좌와 미술강좌를 열고 있고 달맞이언덕 헌책축제도 정기적으로 연다. 9월부터 독문학강좌도 시행한다. 해운대 신시가지 주민들의 이용도 꾸준하다. 문화대학 형식의 문화공간으로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추리문학의 대가로 꼽히는 김성종 추리문학관장은 "누구나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공간을 갖춘 것이 추리문학관의 장점이지만 그것 말고도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추리문학관 역시 운영 면에서는 만성 적자로 애로가 크다. "1년 운영 예산은 1억 원 정도다. 전문도서관에 지원되는 지자체의 도서구입비와 운영비로 절반쯤 충당한다. 나머지는 입장료 등 자체 수입과 사재를 투입해 운영하다 보니 가장 큰 애로는 역시 운영비"라고 밝혔다. www.007spyhou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