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언론이 만든 지역주의와 양당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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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학과 류은석
< 지역주의로 위장된 선거법의 허점 >
최근 막을 내린 총선의 결과를 일부 언론사들은 ‘지역주의’, ‘양당체제’라는 말을 쓰며 비판하고 있지만, 이번 총선은 지역주의로의 회귀, 양당체제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21대 총선은 어떠한 총선보다 논란이 많이 있었으며, 1996년도 64%라는 투표율을 넘는 66.2%라는 예상 밖의 엄청난 투표율을 기록하였다. 이렇게 비약적으로 투표율이 상승한 것은 단순히 투표율 수준이 올라간 것 때문만은 아니다. 세월호 참사, 탄핵, 여러 가지 촛불들이 모인 것 등 지난 대한민국의 10년 동안의 역사 속 대한민국 유권자들이 정치를 바라보고 참여하는 것에 있어서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단순히 호남권과 영남권의 당선 결과만을 보면 거대양당이 여전히 많은 득표율을 보유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는 새로운 선거법의 허점인 위성 정당 때문이다. 이번에 등장한 위성 정당으로 인해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은 더욱 힘들어졌으며, 지방에서 고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표를 이용한 거대양당들이 이득을 볼 수 있게끔 시스템이 구축되어 양당체제처럼 보이는 것이다. 또한, 이번 호남지역의 경우, 미래통합당의 후보는 평소 총선에 등록된 후보자 수의 절반만이 호남지역에 출마하였고, 영남지역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의 후보자는 전 지역이 출마했다. 이는 호남지역에서 미래통합당의 후보를 뽑고 싶어도 뽑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결국, 이번 총선은 지역주의로의 회귀보다는 위성 정당 제도의 허점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던 이유는 더불어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미래통합당이 갈수록 퇴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까지의 미래통합당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이다. 먼저, 윗물인 황교안의 경우 역대 정당 대표 중 가장 리더십이 부족하였다. 먼저, 황교안은 이번 총선 기간 내내 자신의 선거구만을 신경을 썼고 전국구의 선거구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번 서울시 종로구 선거구를 두고 여론조사의 결과 이낙연 후보가 51.1%, 황교안 후보가 36.9%로 이낙연 후보가 20% 이상 앞섰었다. 문제는 황교안 후보는 당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자신만의 선거구를 신경을 쓰기 위해 김종인 전 선대위원장이 등장하고 나서는 당 전체 유세를 하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은 자신의 선거구와 함께 전국 선거 유세를 해왔었던 여당 지도부와의 극명한 움직임을 보여주었으며, 리더로서 자질이 의심되는 순간이었다. 또한, 황교안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을 적극적으로 옹호하여 극우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씻고 있었던 미래통합당의 이미지를 회귀시켰다. 한편, 세월호 관련 막말을 하였던 차명진 의원과 ‘인천 촌구석’ 발언을 하였던 정승연 의원의 모습은 미래통합당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차명진 의원은 이번 총선 패배를 세월호 막말 탓으로 돌리고 있으며, 좌파 언론 탓이라며 반성하는 기미가 전혀 보이지를 않는다. 정승연 의원의 경우, 본인의 지역구인 인천에서 촌구석이라는 말을 사용하여 지역 주민들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 이 두 의원 모두 국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만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윗물과 아랫물이 모두 혼탁한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야당은 현재 침몰하는 배와 같이 서서히 가라앉고만 있다.
< 대실소망(大失所望) -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
이번 총선에서 사실상 가장 큰 실망감을 안긴 정당은 정의당이다. 과거 노동자의 권리를 옹호하고 서민들의 목소리를 대신 내주었던 정의당은 총선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정의당은 이번 총선을 통해 노동자와 서민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의석수만을 채우기 위해 당의 이미지를 포기한 정당으로 전락했다. 그 예로, 정의당의 비례대표 의원 선정 방식을 보면 알 수 있다. 예전부터 정의당은 노동자로서 업무를 해왔고 고충을 이해하는 사람들을 비례의원으로 선정하였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의 경우 비례대표 후보자들은 정당의 이미지에 맞는 사람이 아닌 젠더 이슈에 따른 사회적 이슈에 알맞은 사람을 선정하였다. 1번 후보였었던 류호정 후보는 ‘대리 게임’ 논란으로 문제가 많았으며, ‘해고노동자’라는 행세를 하였지만 사실 해고가 권고사직이었다는 점이 드러났다. 즉, ‘노동자 코스프레’ 행세를 하고 다니며 서민들과 노동자를 이해하는 척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심상정 의원은 이를 암묵하고 최근 뜨거운 젠더 이슈를 활용해 류호정 의원을 1번으로 배치하여 정당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켰다. 한편, 이번 총선은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목표로 새로운 선거법을 도입하였는데, 정의당이 이 목표를 훼손시켰다. 거대양당이 만든 비례 위성 정당은 의석을 싹쓸이했으며 정의당, 민생당 등 군소 정당의 입지는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이를 예측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정의당은 기타 소수 진보 정당들과의 하나의 진보 블록을 형성했어야 했다. 사실상 위성 정당이 들어선 이상, 진보적 가치 및 영역 확장을 하기 위해서는 여당을 제외하고는 소수 진보 정당들밖에 남지 않았었다. 무엇이든 강력한 힘을 내기 위해서는 집합체로서 힘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며, 노동자를 대변하는 정의당이 블록 형성을 통해 힘을 키웠으면 아마 총선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예상한다.
< 거미도 줄을 쳐야 벌레를 잡는다 >
결국, 이번 총선은 ‘여당의 확실한 승리’가 아닌 ‘야당들의 확실한 실패’라고 볼 수 있다. 그 예로 지역구 선거에서는 여당이 이긴 것과 달리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야당이 이긴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이는 개인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이 특별히 잘한 것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총선에 반영된 것으로 생각한다. 보통 총선은 국정을 책임지는 정부와 여당이 시험에 드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탄핵 이후 야당은 변화와 혁신을 전혀 해내지 못하였으며 더 큰 변화와 혁신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을 통해 야당이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세력으로서 적합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또 정당 간 균형을 찾음으로써 선거의 흐름을 원활하게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을 제시한다.
21612175 류은석 - 21대 총선, 언론이 만든 지역주의와 양당의 몰락.hwp
첫댓글 <한표>
1. 명확한 기승전결.
- 서론부터 결론까지 불필요한 내용이 없는 읽기 편한 내용이었습니다.
2. 각 문단의 적절한 제목 선정.
- 각 문단의 내용과 관련있게 흥미있는 제목 선정으로 이목 집중이 잘되었습니다.
3. 독창성
- 다들 관심을 가지는 민주당, 통합당에만 국한되어있는 틀에서 벗어나 정의당이라는 관점에서의 해석이 참신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정의당이란 뜻밖의 관점에서 표현을 한 것이 인상깊었고 전반적인 어떠한 부분에 대한 자신이 제시한 아쉬움이나 의문점이 저랑 비슷한 의견이라 더 관심이 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