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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경요집 제20권
30.11. 쇠상연(衰相緣)
『분별연기초법문경(分別緣起初法門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늙으면 다섯 가지 쇠손(衰損)이 있게 된다.
첫째는 수염과 머리털이 쇠손하는 것이니, 그 수염과 머리털의 색깔이 변하고 파괴되기 때문이요,
둘째는 몸 모습의 쇠손이니, 형색과 피부의 힘이 다 쇠손하기 때문이며,
셋째는 작업(作業)의 쇠손이니,
말을 할 적에 상기(上氣)가 되고 숨을 헐떡거리며 몹시 다급해짐은 몸이 떨리기 때문이요,
서 있을 적에 몸이 구부러지는 것은 그 허리와 등뼈가 다 힘이 없기 때문이며,
앉으면 곧 고개가 숙여지는 것은 몸이 약해졌기 때문이요,
다닐 적에 반드시 지팡이에 의지해야 하는 것은 몸이 허약하고 열악해졌기 때문이며,
무릇 기억하고 알았던 지식이 우둔해지는 것은 기억력이 혼란(惛亂)해졌기 때문이다.
넷째는 수용(受用)의 쇠손이니,
현재의 살림살이는 수용이 열악하기 때문이요,
장난치고 즐기는 도구 일체가 다 현재에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며,
모든 몸[色]의 감각기관으로 행해야 할 경계에 대해서는 빠르고 명리(明利)하게 실천할 수 없고 혹은 실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섯째는 명근(命根 : 壽命)의 쇠손이나,
수명의 한계가 장차 다하여 죽음에 가까워졌기 때문이요,
젊어서 죽음의 연(緣)을 만났을 적에 견뎌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아함경(阿含經)』에서 말하였다.
“머리가 희게 되는 것에는 네 가지 인연이 있다.
첫째는 화(火)가 많아서요, 둘째는 근심이 많아서이며, 셋째는 질병이 많아서요, 넷째는 머리가 일찍 희어지는 유전 때문이다.
사람이 병이 들어서 야위게 되는 데에도 네 가지 인연이 있다.
첫째는 먹는 음식이 적어서요, 둘째는 근심이 있어서이며, 셋째는 시름이 많아서이고, 넷째는 병이 있는데도 잘 조절하지 못해서이다.
먼저 다른 이에게 말하지 못하는 네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머리가 희어지는 것이요, 둘째는 늙는 것이며, 셋째는 병드는 것이요, 넷째는 죽는 것이다.
이 네 가지 일은 피할 수도 없고 또한 물리칠 수도 없다.
온갖 맛은 여덟 가지에 불과하다.
첫째는 쓴 맛이요, 둘째는 떫은 맛이며, 셋째는 매운 맛이요, 넷째는 싼 맛이며, 다섯째는 싱거운 맛이요, 여섯째는 단 맛이며, 일곱째는 신 맛이요, 여덟째는 분명하지 않은 맛이다.”
30.12. 면몽연(眠夢緣)
『선견율(善見律)』에서 말한 것과 같다.
“꿈에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사대(四大 : 온몸)가 조화롭지 못한 꿈이요,
둘째는 먼저 보았던 것을 꾸는 꿈이며,
셋째는 천인(天人)의 꿈이요,
넷째는 생각했던 것을 꾸는 꿈이다.
어떤 것이 사대가 조화롭지 못한 꿈인가?
만약 잠을 잘 때 꿈에서 산이 무너지는 것을 보기도 하고, 혹은 허공으로 날아 오르기도 하며, 혹은 호랑이ㆍ이리ㆍ사자ㆍ도적 동에게 쫓기기도 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사대가 조화롭지 못한 꿈으로서 거짓이요 진실이 아닌 것이다.
어떤 것을 먼저 보았던 것을 꾸는 꿈이라고 하는가?
[답] 혹 낮에 해를 보았거나 혹은 흰 것을 보았거나 혹은 검은 것을, 혹은 남자를, 혹은 여자를 보았을 때 밤에 잘 때 꿈에 보이는 것이니,
이것을 먼저 보았던 것을 꾸는 꿈이라고 말하는데 이것도 진실이 아니다.
어떤 것을 천인(天人)의 꿈이라고 하는가?
만약 선지식(善知識)이나 천인들이 그를 위하여 선(善)한 꿈을 나타내어 사람들로 하여금 선한 것을 얻게 하거나, 또는 악지식(惡知識)이 악한 꿈을 나타내는 것이니 이것도 곧 진실이 아니다.
어떤 것을 생각했던 것을 꾸는 꿈이라고 하는가?
[답] 이 사람의 전신(前身)이 혹 복덕이 있거나, 혹은 죄장(罪障)이 있는 것이니, 만약 복덕이 있으면 좋은 꿈이 나타나고 죄장이 있으면 나쁜 꿈이 나타난다.
보살의 어머니와 같은 경우이니 보살이 처음 어머니의 태 안에 들어갈 때에 꿈에 흰 코끼리가 도리천에서 내려와 그의 오른쪽 옆구리로 들어가는 것을 본 것과 같은 것이니,
이것이 바로 생각했던 것을 꾸는 꿈이다.
또 만약 꿈에 부처님께 예배하고 경전을 독송하며 지계(持戒)ㆍ보시(布施) 등의 갖가지 공덕을 지으면
이것도 생각했던 것을 꾸는 꿈이라고 할 수 있다.
[문] 꿈은 선(善)인가, 불선인가, 무기(無記)인가?
[답] 선도 되고 불선도 되며 무기도 된다. 만약 꿈에 부처님께 예배하거나 법을 듣거나, 법을 설하는 것을 보면 이것이 바로 선한 공덕이요,
만약 꿈에 살생ㆍ도둑질ㆍ음행 따위를 보면 이것이 바로 불선한 꿈이며, 만약 꿈에서 푸른 색ㆍ누런 색ㆍ붉은 색ㆍ흰 색ㆍ검은 색 따위를 보면
이것은 곧 무기의 꿈이다.
[문] 만약 그렇다면 반드시 과보를 받는가?
[답] 과보를 받지 않는다. 왜냐 하면 마음으로 지은 업은 미약하여 과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율(律)에서 말하기를
‘꿈 속에서의 것을 제외하나니, 불범(不犯)이니라’라고 말한 것이다.”
또 『가연론(迦延論)』에서 말하였다.
“어떤 것을 일체의 잠과 꿈이 서로 호응한다고 하는가?
[답] 혹은 수(睡)하되 면(眠)하지 않는 것이 서로 호응하는 것이니, 마치 면이 아닐 때에는 몸도 유연하지 않고 마음도 유연하지 못하며, 몸도 무겁고 마음도 무거우며, 몸도 흐릿하고 혼몽하고 마음도 흐릿하고 혼몽하며, 몸도 시끄럽고 마음도 시끄러우며, 몸도 수(睡)하고 마음도 수하나니 이렇게 수에 얽매이는 것을 곧 수(睡)와 불면(不眠)이 서로 호응한다고 말한다.
어떤 것을 면(眠)과 불수(不睡)가 서로 호응한다고 하는가?
[답] 더럽혀지지 않은 마음의 면몽(眠夢)이니, 이것을 면과 불수(不睡)가 서로 호응한다고 말한다.
어떤 것을 수(睡)와 면(眠)이 서로 호응한다고 하는가?
[답] 더럽고 물든 마음의 면몽을 바로 수와 면이 서로 호응한다고 말한다.
어떤 것을 불수(不睡)와 불면(不眠)이라고 하는가?
[답] 이상의 저러한 일들을 다 제외한 것이다.
[문] 면(眠)을 마땅히 선이라고 해야 하는가, 불선이라고 해야 하는가, 무기라고 말해야 하는가?
[답] 면은 혹 선이 되기도 하고 혹은 불선이 되기도 하며, 혹은 무기가 되기도 한다.
어떤 것이 선이 되는가?
[답] 선한 마음의 면몽(眠夢)이다.
어떤 것이 불선인가?
[답] 불선(不善)한 마음의 면몽이다.
어떤 것이 무기(無記)인가?
[답] 위에서 말한 그러한 일들을 제외한 것이다.
꿈 속에서 보시하여 복을 짓거나 계율을 지키고 재(齋)를 수호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선한 마음으로 잠을 잘 때에 지은 복과 같은 것은 마땅히 다른 복의 회향이라고 해야 할 것이니,
이것을 선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잠을 잘 때에 지은 바 복이 아니라고 하며, 마땅히 회향이라고 해야 하는가?
[답] 마치 꿈 속에서 살생하거나 도둑질을 하는 것 등과 불선한 마음으로 잠을 잘 때와 같은 것이며,
다른 복[餘福]이 아닌 마음의 회향과 같은 것이니 이것을 불선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이 잠을 잘 때에 복과 복이 아닌 것을 짓는 것이며, 마땅히 회향이라고 하지 않는 것인가?
[답] 잠을 잘 때에 복의 마음도 아니요 복이 아닌 마음도 아닌 회향과 같은 것이니, 마치 무기와 같은 마음이다.
잘 때에 지은 복이나 복이 아닌 것은 마땅히 회향이라 말하지 못할 것이니
이것을 무기라고 말한다.
[문] 꿈이란 어떤 등류의 법이라고 말해야 하는가?
[답] 이것은 다섯 가지 번뇌[蓋] 가운데 무명개(無明蓋)이다.”
또 『십송률』에서 말하였다.
“어떤 비구가 대중 속에 있으면서 졸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로 머리를 씻는 것을 허락하겠다. 그래도 존다면 믿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는 부처님께서 비구들로 하여금 다섯 가지 법으로써 물로 다른 사람을 씻어주게 하셨다.
첫째는 가엾고 불쌍하게 여겨서이고,
둘째는 남을 괴롭히지 않으려는 것이며,
셋째는 졸고 잘 때요,
넷째는 머리를 벽에 의지할 때이며,
다섯째는 다리를 펴고 앉을 때이다.
이렇게 해도 졸음이 그치지 않으면 손으로 받쳐 주는 것을 허락하셨다.
만약 그래도 졸음이 그치지 않으면 부처님께서는 공 던지는 것을 허락하셨고, 또 그래도 졸음이 그치지 않으면 부처님께서는 선장(禪杖)으로 때리는 것을 허락하셨다.
만약 선장을 취할 때에는 마땅히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 두 손으로 선장을 잡고 조는 사람의 정수리 위에 가볍게 놓는다.
그래도 맞아서 조는 것을 멈추지 않으면 마땅히 일어나서 조는 다른 사람을 살펴 선장으로 때리고, 때리고 난 뒤에 도로 자리에 앉는다.
만약 조는 이가 없으면 선장을 본래 있던 자리에 두고 앉는다.
만약 그래도 졸음이 그치지 않으면 부처님께서는 선진(禪鎭)을 쓰도록 허락하셨다.
홀(笏)같이 생긴 것에 구멍을 뚫고 그 구멍 안에 노끈을 꿰고 그 끝에 매듭을 지어서 귀에 걸되 이마에서부터 거리가 네 손가락쯤 뜨게 한다.
선진을 착용할 때 선진이 땅에 떨어지면 잠에서 깨어나는 방식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진을 떨어뜨린 사람은 곧 일어나서 천천해 걷되 거위가 걷는 방법대로 걸어야 한다.’”
30.13. 잡행연(雜行緣)
『사분율(四分律h에서 말한 것과 같다.
“발난타(跋難陀)비구가 길을 가면서 크고 둥근 일산을 펼치고 가자 모든 거사들이 멀리서 보고 이는 왕이 아니면 대신(大臣)일 것이라고 여겨 두려워서 길을 피했다가 자세히 보고서야 비로소 아님을 알게 되었다. 이 일을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는 마땅히 일산을 쓰고 길을 다니지 말 것이며, 또한 매달고도 다니지 말라. 비가 올 때에는 사찰 안에서 나무껍질이나 나뭇잎이나 대나무로 우산을 만드는 것은 허락한다.
또 큰 부채를 지니는 것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길을 가다가 더위에 시달리면 나뭇잎이나 그 밖의 여러 가지 물질로 부채를 만드는 것은 허락한다.’
그 때 여러 비구들이 벌레ㆍ풀ㆍ먼지ㆍ이슬 따위가 몸 위에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불자(拂子) 만드는 것을 허락한다. 풀이나 나무의 껍질과 잎, 혹은 실과 재단하다 남은 비단천으로 만들도록 하라.’
그 때 어떤 비구가 짐승의 꼬리로 만든 불자를 가지고 있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니는 것을 허락한다.’
그 때 어떤 나이 어린 비구가 시간과 일과 작용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이해하지 못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판[算子]으로 기록하거나 셈하는 것을 허락한다.’”
또 『사분율』에서 말하였다.
“그 때 여러 비구들이 스스로 재주를 부리고 또 악기[貝]를 불면서 공양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느니라.’
그러자 저들은 두려워하고 삼가 조심하여 감히 속인들로 하여금 재주를 부리면서 공양하지 못하게 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만은 허락한다.’
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들은 탑에 공양을 올린 뒤에 마시고 먹어야 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구나.’
‘누가 마땅히 먹어야만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나 사미나 우바새 (優婆塞)와 일을 경영하여 공양한 이들이 먹어야만 하느나라.’”
또 『살바다론(薩婆多論)』에서 말하였다.
“대체로 출가한 사람이 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법은 남의 물건에 대해 값을 깎아서 구해서는 안 되나니, 그렇게 하면 돌길라(突吉羅)죄를 얻느니라.
대중 스님들의 옷은 삼창(三唱)을 하기 전에는 값을 올릴 수 있지만, 삼창을 하고 난 다음에는 더 올리지 않아야 한다.
대중 스님들도 옷을 주어서는 안 되나니, 그 옷은 이미 다른 사람에게 소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구가 삼창하여 얻은 옷에 대해서는 마땅히 후회하지 말아야 하며, 설사 후회하더라도 다시 반환하지 말아야 하고 대중 스님들도 역시 반환하지 말아야 한다.
또 『신바사론(新婆沙論)』에서 말하였다.
“[문] 이생(異生)과 성자(聖者) 중에서 누구에게 두려움이 있는가?
이렇게 말한 사람이 있다. 이생에게는 두려움이 있으나
[이생이란 범부(凡夫)를 말한다.]
성자에게는 두려움이 없다고 하였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성자는 이미 다섯 가지 두렵고 무서운 것을 여의었기 때문이다.
다섯 가지 두려움이란
첫째는 생활하지 못한다는 두려움이요,
둘째는 나쁜 명성에 대한 두려움이며,
셋째는 대중들을 겁내는 두려움이요,
넷째는 목숨을 마치는 데 대한 두려움이며,
다섯째는 악한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다.”
또 『잡보장경(雜寶藏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여의주(如意珠)는 바로 마갈(摩竭)이라는 큰 고기의 뇌(腦) 속에서 나온 것이다.
그 고기의 몸통 길이는 이십팔만 리이고, 이 구슬의 이름은 금강견(金剛堅)이다.
그것의 첫 번째 힘은 모든 독(毒)에 중독된 사람이 보면 그 독이 다 소멸되고, 또 그 광명이 몸에 닿기만 해도 역시 독이 소멸된다.
두 번째 힘은 열병을 앓는 사람이 보면 곧 그 병이 낫고, 그 광명이 몸에 닿기만 해도 역시 그 병은 낫는다.
세 번째 힘은 사람에게 한량없는 백천의 원수가 있다고 해도 이 구슬을 갖기만 하면 모두 친하여 사이좋은 친구가 된다.
여러 하늘들의 손톱 한 개의 가치는 염부제(閻浮提) 한 사람의 가치와 맞먹는다.’”
또 『사분율(四分律)』에서 말하였다.
“그 때 여러 비구들이 뱀이 집에 들어오는 것을 걱정했는데 더구나 아직까지 욕심을 여의지 못한 비구가 두려움과 무서움에 떨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놀라는 것을 인정한다. 대통을 가지고 담아다가 버리거나 끈으로 묶어 가지고 땅에다가 놓아주어라.
또 쥐가 집 안에 들어오거든 우리를 만들어서 그 속에 담아다가 내다버리도록 하라.
또 전갈ㆍ지네ㆍ유연(蚰蜒) 따위가 집 안에 들어오는 것이 걱정되거든 해진 물건 또는 진흙 그릇에 비로 쓸어서 담거나 싸서 밖에 내다 놓아주어라.’
또 밤에는 박쥐가 방사(房舍)에 들어 오는 것을 근심하고 낮에는 제비와 새가 들어오는 것을 근심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새장을 만들되 그물을 성글게 해서 만드는 것을 허락한다. 또는 향령자(向欞子 : 창문)를 만들도록 하라.’
어느 때에 늙고 병든 비구가 이[虱]를 잡아서 땅에다 버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하지 말라. 이를 잡아 그릇에 담거나 또는 솜 안에 잡아 놓는 것은 허락한다. 만일 이가 달아나거든 대통을 만들어서 담도록 하라.
만약 이가 대통에서도 나오거든 덮개를 만들어서 막아 놓도록 하라.’”
[춥고 더운 것을 따라 기름기가 섞인 것을 먹으면서 장차 자라나게 된다.]
또 『사분율』에서 말하였다.
“어느 때에 육군(六群)비구가 외도(外道)의 사택에 있으면서 길흉(吉凶)에 관련된 부서 (符書 : 예언서)의 주문과 지절주(技節呪)와 찰리주(刹利呪)와 사람이 나고 죽고 길하고 흉함을 아는 주문과 모든 음성을 알 수 있는 주문을 외우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저들은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서 생활해 나가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그 때 세존께서는 비사리국(毘舍離國)에 계셨다.
이 때 여러 이사(離奢)들이 칼을 찬 채로 코끼리와 말이 끄는 수레를 타거나 연여(輦輿)를 타고서 왔다. 그 들은 세존을 뵙기 위해 칼과 지팡이를 절 밖에 놓아두고 안으로 들어와서 세존께 문안을 드렸다.
그 때 여러 속인들이 칼을 갖고 와서 비구들의 창고에 맡기자 비구들은 두려워 삼가하면서 감히 받지 않으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단월(檀越)들을 위하여 견고한 창고에 간직하는 것을 허락한다.’”
또 『오백문사(五百問事)』에서 말하였다.
“경전 위에 묻은 먼지를 입으로 불어서는 안 되며, 불상(佛像)에 묻은 먼지도 이에 준하도록 하라.
비록 바른 경전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래도 반드시 삼가야 하며, 또한 오래된 경전이라 해서 태우지도 말 것이니, 중한 죄를 얻음이 마치 부모를 태우는 것과 같느니라.
그러나 알지 못하고 한 것은 그 죄가 조금 가볍다.”
또 『승기율(僧祇律)에서 말하였다.
“불이 타고 있는 것을 바라보기만 하는 것에 전혀 이익이 없는 일곱 가지의 일이 있다.
첫째는 눈이 무너지는 것이요,
둘째는 빛깔을 파괴하는 것이며,
셋째는 몸이 연약해지는 것이요,
넷째는 옷이 더러워지고 파괴되는 것이며,
다섯째는 침구[臥具]가 파괴되는 것이요,
여섯째는 계율을 범하는 연(緣)이 생겨나는 것이며,
일곱째는 세속의 말만 늘리게 되는 것이다.”
또 『월상녀경(月上女經)』에서 말하였다.
“유마힐(維摩詰)의 아내의 이름은 무구(無垢)였다.
그 아내가 구월에 딸을 낳았는데, 그 이름은 월상(月上)이었다.”
또 『불설이구시녀경(佛說離垢施女經)』에서 말하였다.
“바사닉왕(波斯匿王)에게 딸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유마라달(維摩羅達)이었다.
진(晋)나라 말로는 이구시(離垢施)라고 한다.
그녀의 나이 열두 살이었는데 단정하고 특수하고 예쁘게 생겼으며, 매우 총명하고 지혜로웠다.”
또 『전녀신경(轉女身經)』에서 말하였다.
“수달장자(須達長者) 아내의 이름은 정일(淨日)이었으며, 딸이 있었는데 그 이름은 무구광(無垢光)이었다.”
게송을 말한다.
잡된 업무를 간결하고 긴요하게 처리하고
이 번뇌에 물든 것도 버려라.
온갖 행실이 정숙하고 견고해야
육진 (六塵)을 비로소 막을 수 있다.
열렬(熱烈)하기 서릿발 같은 마음으로
밝고 밝음을 옥처럼 단속하여
저것이 마치 경림(瓊林)처럼 되면
깨끗하여 흠이나 결점이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