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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8월 14일 수요일 맑음.
숙소에서 제공되는 아침 식사를 한다. 아침 7시다. 이정이도 부지런히 일어나 함께 했다. 기특해 보인다. 식사는 평범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작은 공간에 비좁게 느껴지는 식당이다. 빵을 중심으로 잼과 과일 등이 보인다. 주문하면 정성스럽게 만들어주는 오믈렛이 반가웠다. 하노이 시내 구경을 한다. 먼저 숙소 주변에 있는 볼거리를 찾아가기로 했다. 걸어서 간다. 아침인데도 기온은 뜨겁고 땀이 흐른다. 그래도 걸어야 볼 수 있는 것이 여행인 것이다. 물론 뛰어도, 차를 타고 가도 날아가도 보이고 느끼는 것은 있지만, 걸어야 더 자세히 보이는 것 같다.
사람들의 진한 삶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복숭아와 망고를 쌓아 놓고 신선하게 보이라고 물을 뿌려주는 자전거 상인이 보인다. 마음이 가야 눈에 보이는 것 같다. 알아야 보인다. 고맙게도 걸어가는 길이 커다란 고목나무라 그늘져서 고맙다. 견고해 보이고 푸른 잎을 가진 풍성한 나무들이다. 레닌 동상이 보인다. 러시아에서도 사라지는 동상이 아직도 여기는 자랑스럽게 세워져 있구나. 작지만 공원도 레닌공원(Công Viên Lênin)으로 이름 지어져있다.
공원 앞에 있는 베트남군역사박물관과 하노이 깃발 탑이 보인다. 우리는 군사박물관을 구경하기로 했다. 입장권은 40,000vnd이며, 가방이나 핸드백 등은 매표소 바로 옆에 있는 무료 사물함에 보관해야 입장할 수 있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경우 30,000동을 추가로 내야 하지만, 핸드폰을 들고 들어간 사람들은 다들 무시하고 그냥 찍는 분위기다. 우리는 한서방의 설명을 들으며 차분히 둘러보았다. 너무 더운 날씨에 가서 정신이 없었다. 실내와 실외 모두 있는데 생각보다 컸지만 2시간 정도면 모두 둘러볼 수 있다.
실내에는 에어컨이 나와서 살만했다. 실내는 여러 개의 건물들이 있고 각 전시관마다 주제가 다르다. 원시적인 전투에서 현대전인 베트남전까지 전시되어있다. 실외는 베트남 전쟁 당시 사용된 무기와 미군 전투기 잔해, 헬리콥터, 여러 가지 대포 등 전시되어 있다. 한국어 설명은 없다. 더위 때문인지 박물관 내부를 구경하는 것 보다 도 오히려 박물관 옆 카페가 좋다. Highland Coffee 집이다. 넓은 공간의 야외카페로 커피와 음료를 주무해서 마신다. 나무 그늘에 앉아 쉬는 것도 좋았다.
식구들이 잠시 쉬는 사이에 카메라를 들고 하노이 깃발 탑을 올라갔다. 전에는 구경만하고 들어가 보지 못했다. 하노이에 남아 있는 탕롱 황성의 일부분인 역사 유적으로 내부는 크게 볼 것은 없었다. 프랑스 식민통치 시대에 감시탑으로 사용 된 탑으로서, 계단을 통해서 들어갈 수 있으며, 탑 꼭대기까지 갈 수 없게 되어 있어 탑의 중간 부분까지만 올라갈 수 있다. 후에 성에도 깃발 탑이 색각 난다. 왕권을 상징하기도 한 이 탑은 황성을 뒤에 두고 앞을 바라보며 서 있습니다.
차를 마신 후 다시 출발한다. 기다란 공원을 지나가니 이제 북한 대사관이 나온다. 4층 정도 높이의 저택으로 대문이 열려있다. 제법 깨끗해 보이는 건물이다. 북한기가 걸려있고 밖에는 홍보판도 있다. 뜨거워서 양산을 쓰고 걸어간다. 우리의 목적지는 문묘다. 레닌 공원 뒤편으로 걸어서 문묘에 도착했다. 출구를 지나 입구에 왔다. 전에 들어갔던 곳이라 이정이네만 들여보내고 출구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문묘는 공자의 위패를 모시기 위해 1070년에 세워졌으며, 1076년에는 베트남 최초의 대학으로 유학자를 양성하였다. 경내는 벽을 경계로 모두 다섯 곳으로 나뉘어 있는데, 가운데 문은 왕만이 출입했고, 좌우측 출입로는 일반인들이 출입했다. 경내 좌우에는 거북 머리 대좌를 한 82개의 진사제명비가 있고, 여기에는 1442년~1787년간 과거에 합격한 사람의 명단이 새겨져 있다. 특히 정문에서 들어가면 1805년에 건축된 규문각(奎文閣)이 있는데 옛날에 유학자들이 규문각에 올라가 시문 창작, 담론 또는 향유 활동을 하였단다. 현재 규문각은 1000여 년의 문화 역사가 담겨있는 하노이시의 상징이며 베트남 사람의 호학정신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다.
우리는 건너편에 있는 보반 반 호수(Hovan-van Lake)를 보기 위해 길을 건넜다. 호수 가운데 고 김 차우(Gò Kim Châu)라는 섬이 있는 조용한 호수다. 주변에는 카페와 기념품 가게, 전통 가옥 등이 호수를 바라보며 지어져 있고, 섬에는 작은 사원도 있다. 호수에는 커다란 모형 연꽃이 떠 있다. 입장료가 있어서인지 찾는 이가 별로 없다. 대충 호수를 둘러보고 문묘 앞에 있는 하마비를 만지며 출구로 걸어간다. 아직 이정이가 나오지 않았다. 건너편 건물 층계에 앉아서 나오기를 기다린다.
앉아서 지나가는 이들을 보는 것도 편안하고 좋았다. 사람들의 많이 나온다. 이정이도 나타난다. 반갑다. 함께 거리를 걸어간다. 그림거리다. 액자와 그림들을 잔뜩 전시한 가게들이 이어진다. 프랑스풍의 낡은 건물이 한 폭의 그림같이 거리를 버티고 있다. 새해에 많이 하는 선물 태우는 광경이 아직도 보인다. 철길이 나온다. 하노이 기찻길(Hanoi Street Train), 이 철길도 하노이의 중요한 관광지다. 철길을 가운데 두고 양 옆에 집들이 이어지는데 유명 액세서리 판매점, 미술관, 카페들도 있다.
짧게 지나가기 좋은 거리다. Sofa 카페라던가 근처에 예쁜 카페 많은데 카페에 쉬러가는 길에, 혹은 쉬었다가 돌아가는 길에 잠깐 들러서 구경하고 사진 찍기 좋은 장소. 기찻길이 길지 않아서 생각보다 금방 끝난다고 느껴진다. 빵바구니 들고 다니는 아줌마가 많은데 하나 공짜로 먹어보라고 찔러줘도 받지 마란다. 돈 뜯어 간단다. 각 국의 젊은 커플들이 찾으며, 사진을 찍기를 즐기고 있다. 이정이도 기차 길에서 걸어 다니며 논다. 철길을 건너 맛 집을 향해 간다. 골프공만한 작은 전구에 여러 가지 불빛이 들어와서 거리를 예쁘게 해 준다.
분보 남보(Bún Bò Nam Bộ)라는 쌀국수 전문점을 찾아간다. 국물 쌀국수가 아니고 비빔 쌀국수 집이다. 달달하게 새콤하고 아삭아삭한 채소와 구수한 콩가루가 함께 구운 쇠고기가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국물쌀국수만 먹다가 비빔을 먹으니 또 다른 맛이다. 함께 주는 소스를 부어서 섞어 먹는 방식이다. 라임을 취향대로 짜서 새콤하게 먹으면 정말 깔끔하게 입맛을 돋우는 매력이 있다. 현지인보단 관광객, 그 중에서도 한국인이 많이 보인다. 잘도 알고 찾아온다. 좁은 건물이 길고 높다. 즐겁게 먹고 나왔다.
길에는 박항서 축구 감독의 사진이 커다랗게 보인다. 차에 그려진 식품 광고판이다. 숙소로 향했다. 유명하다는 항디에우 꽁카페(Cộng Cà Phê)를 지나간다. 코코넛 커피가 맛있다는데.... 그냥 숙소로 걸어간다. 철길이 바로 나온다. 철길 밑으로 걸어서 숙소에 왔다.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더위를 피해 들어왔다. 오후 4시경에 다시 나왔다. 길 건너편에 정원(Hang Dau Garden)이 있고 공산주의 냄새가 나는 군인과 여인이 만들어진 기념비가 만들어져 있다.
분수 앞에 공터에서 꼬마들이 축구를 하며 놀고 있다. 공원을 뒤로 하고 걸어간다. 왕궁의 북문이 보인다. 정북문이라고 한문으로 씌어있다. 총탄 자국이 보인다. 오토바이 행렬이 엄청나게 밀려온다. 퇴근시간인가보다. 부대가 이동하는 것 같다. 왕궁 벽 한가한 길에서는 네트를 치고 베트남 식 족구를 하고 있다. 상의를 탈의한 채 재기 같은 공을 잘도 찬다. 길 건너편에는 선명한 노란 색을 칠한 천주교 성당(북문교구성당)이 있다. 규모가 제법 크다. 성 요셉 성당보다 어려 보인다.
이정이가 걷지 않겠다고 떼를 쓴다. 할 수 없이 안고 걸어간다. 길을 건너 서호 쪽으로 간다. 오른편에는 도교 사원(Quan Thanh Temple)이 있다. 관무진이라는 한문 글씨를 갖고 있는 하얀 출구가 인상적이다. 커다란 서호가 눈에 들어온다. 조용하니 넓고 좀 심심하다. 오른쪽에는 쩐꾸옥 사원이 살짝 보이고 멀리 호수 주변으로 고층 빌딩들이 있다. 쩐 꿕 사원(진국사 , 鎭國寺 , Chua Tran Quoc)은 베트남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 중의 하나다. 원래 6세기 리남제(544년 ~548년)의 제위 기간에 세워진 하노이에서 가장 오래된 탑으로 1,450년이 넘는다.
세워질 때 사원은 개국사(Khai Quoc/ 開國寺)라고 불렸고, 옌푸 제방 바깥의 홍강 변에 위치했다. 1615년에 홍강이 범람하자, 사원을 현재의 위치인 서호의 낌응우 섬(金魚島)으로 옮겨 와 작은 둑길을 통해 육지와 연결시켜 두었다. 1815년에 마지막 대규모 개사가 있었으며, 주요 사찰 내 주요 성역, 접빈관과 극락당 등의 수리가 이루어졌다. 이 탑은 큰스님들의 유골을 보존하기 위한 쩐꾸옥 사원의 주요 부분 중 하나이다. 탑은 17세기에 만들어졌지만 가장 큰 탑은 2004년에 다시 만들어졌다. 탑은 중국과 베트남 문화에서 운과 번영을 상징하기 때문에 붉은색으로 만들어져 있다.
쩐꾸옥 사원 경내에는 한 그루의 보리수 나무가 있는 이것은 인도의 부다가야에서 가져 온 것으로, 1959년 인도의 라젠드라 프라사드 대통령이 방월을 기념하여 기증한 것이란다. 우리가 서 있는 곳은 작은 공원이다. 공원에는 주먹을 쥔 젊은이 동상(Ly Tu Trong Statue)이 있다. 베트남 혁명가란다. 독립을 위해 1931년 2월 9일 프랑스 사람에게 총을 쏴서 17살에 사형 당했단다. 공원 공터에는 꼬마들이 축구를 하고 있다. 로터리를 조심스럽게 건넌다. 베트남 정부 청사(Vietnam Goverment Office)가 나온다. 흰색의 웅장하고 규모가 크다. 높은 담벼락으로 인해 전체가 시원하게 보이지 않는다. 군인들이 지키고 있다.
바딘 광장을 향해 걸어간다. 노란색 주석궁을 만났다. 반갑다. 호찌민 묘소 뒤쪽으로 주석궁과 호찌민 관저가 있다. 외관의 노란색이 인상적인 주석궁은 식민지 시절 총독부로 쓰던 프랑스식 건물로 테라스가 아름답다. 호찌민은 국가 주석으로 재임하던 시절 주석궁에 살지 않고, 근처에 있는 정원사의 남루한 집을 관저로 사용했다. 주석궁의 노란색은 금을 뜻하여 부를 상징한다. 작은 호수가 있고, 내부에는 호찌민이 사용했던 집기들이 비치되어 있다. 바딘 광장(巴亭廣場)은 베트남, 하노이의 바딘군에 있는 광장이다.
1945년 9월 2일 호치민은 바딘 광장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베트남 민주공화국을 수립하였다. 호치민의 사후 그의 영묘가 세워져 안장되었다. 바딘 구역에는 대통령궁을 비롯하여 투자계획성, 베트남 국회, 외무성 등의 주요 시설이 밀집해 있다. 늦은 오후라 선선하고 한가한 광장이다. 광장의 중심은 호찌민 묘소다. 하얀색 복장을 한 근위병들이 지키고 있다. 마침 교대식을 하고 있다. 광장에서 사진을 찍고 놀았다. 호찌민 묘소는 베트남 민족주의의 영웅인 호찌민(1890~1969)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건물 자체는 크지 않지만 넓은 바딘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어 위엄 있어 보인다.
3년(1973~75년)간의 공사 끝에 완성한 콘크리트 건물로, 언뜻 보면 차가운 회색빛과 고딕 형태의 외관으로 시선을 끌지 못할지도 모른다. 21.6m 높이의 묘소는 3개 층으로 나눠지는데, 하단부는 공산당원들이 회의를 개최하는 장소이다. 중간층은 호찌민이 잠들어 있는 곳이며, 상단부에는 ‘주석 호찌민’이라는 짙은 글자가 새겨져 있다. 묘지 양옆으로 ‘호찌민은 우리 마음에 살아 있다’, ‘사회주의여 영원하라!’라는 문구가 베트남어로 적혀 있다. 외부에서의 사진 촬영은 허가되나 내부에서는 전면 금지된다. 가을에는 약 2달간 휴관한다.
호찌민은 본명은 응우옌 땃 탄(Nguyen Tat Thanh)으로 중부 베트남에서 출생했다. 1911년 프랑스 배의 견습 요리사로 프랑스에 건너가 응우옌 아이 퀘엑[阮愛國]이란 이름으로 식민 해방 운동을 시작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 후 베르사유 회의에 베트남 대표로 출석하여 ‘베트남 인민의 8항목의 요구’를 제출하여 일약 유명해졌다. 혁명 운동과 공산당 창당드으로 이듬해 홍콩의 영국 관헌에게 체포되었으나, 석방 후 일단 모스크바로 돌아갔다가, 1941년 베트남에 잠입, 인도차이나 공산당을 중심으로 베트민(베트남 독립동맹회)을 결성, 프랑스로 부터의 독립을 목표로 세력을 키웠다.
1942~1943년 중국 국민당에 체포 · 투옥당한 무렵부터 호찌민이라는 이름을 사용, 1945년 8월 태평양 전쟁의 종전과 동시에 총봉기를 지도하여, 8월 혁명을 성공한 후 베트남민주공화국의 독립을 선언하고 정부 주석으로 취임하였다. 일생을 소박하게 독신으로 살았다고 하나 농 득 마인(農德孟, 농덕맹, 1940년 9월 11일 ~), 전 총리가 호찌민의 아들이라는 설이 있다. 못꼿 사원(한기둥 사원)과 호찌민 박물관은 문이 닫혀있다. 날이 어두워진다. 아내가 맛사지 가게에 예약을 해 놨다고 해서 서둘러 숙소로 향했다.
남자들은 저녁식사로 한국식당을 가기로 했다. 숙소 근처에 있는 ‘대박’이라는 큰 식당이다. 새로 문을 연 식당 같다. 규모가 크다. 아래층에는 자리가 없어 2층으로 올라가 된장찌개와 곰탕 그리고 비빔밥을 주문했다. 밑 반찬도 잘 나왔다. 떡볶이가 매콤하니 좋다. 정말 푸짐하고 맛있게 잘 먹었다. 오늘이 마지막 밤인 것 같다. 내일 밤에는 한국으로 돌아간다. 파파야를 사가지고 와서 숙소에서 다 같이 먹었다. 제철이 아닌지 파파야가 빈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