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7일 목요일 저녁 7시, 창녕우포늪생태관광협회가 열고 굴렁쇠배움터가 맡아 진행하는 '2026년 창녕옥야고등학교 우포늪습지기자단'의 다섯 번째 활동이 시작됐다.
이날 기자단의 주인공은 바로 밤하늘을 수놓는 반딧불이였다.
지난 수년간의 관찰 기록을 보면 우포늪은 지역에 따라 반딧불이가 가장 많이 나오는 시간에 흥미로운 차이를 보인다.
이방면 우포늪은 주로 저녁 7시 50분에서 8시 20분 사이에 반딧불이가 집중적으로 나타나지만, 유어면 우포늪은 이보다 조금 빠른 저녁 7시 30분에서 8시 사이에 가장 많은 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저녁 기온에 따라 반딧불이의 활동 시간이 조금씩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활동 당일이었던 9월 17일은 낮부터 바람이 불어 예년보다 기온이 꽤 낮았다. 보통 반팔을 입어도 될 만큼 따뜻한 저녁에는 저녁 7시 50분~8시 20분 사이에 반딧불이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다.
반면, 긴팔 옷을 입어야 할 정도로 쌀쌀한 날씨에는 활동 시간이 저녁 7시 30분~8시 사이로 조금 앞당겨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세부적인 생태 변화는 앞으로 몇 년간 꾸준히 데이터를 더 쌓아간다면 정확한 증거로 완성될 수 있을 것 같다.
이처럼 자연의 생태를 정확하게 기록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공들여 대상을 관찰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잘 아는 일부 동식물 관련 작품들을 실제 생태 본모습으로 이해하려고 하면 외려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 이런 작품들은 생태 정보 전달이 목적이 아니라, 동식물의 모습을 빌려 사람들의 삶을 가볍고 따뜻하게 그려낸 글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
생태 동화로 유명한 <마당을 나온 암탉>도 작가가 오리의 생태를 관찰해 쓴 것이 아니라, 미국 만화 영화를 본 뒤 동식물의 삶을 인간 사회에 연결 지어 창작한 작품이다.
대중적인 노래 <개똥벌레>의 탄생 배경도 마찬가지다. 작사·작곡가인 한돌 선생은 오래전 한 동화를 읽고 이 가사를 썼다고 한다. 동화 속 개똥벌레는 지저분한 이름 때문에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베짱이 엄마가 큰 병에 걸려 급하게 병원에 가야 하는 일이 생겼다.
개똥벌레는 자신의 반딧불로 어두운 밤길을 환하게 밝혀주었고, 덕분에 베짱이 엄마는 무사히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 일을 계기로 친구들도 개똥벌레의 진심을 알고 함께 잘 지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 스토리는 권정생 선생의 동화 <강아지똥>과도 많이 닮아 있다.
결국 <개똥벌레>라는 노랫말은 실제 반딧불이의 생태를 기록한 것이 아니라, '사람 사는 세상이 서로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쓴 노래인 것이다.
실제로 초등학교에서 '왕따(집단 따돌림)' 문제에 대해 수업할 때, 이 <개똥벌레> 노래와 <강아지똥> 동화가 자주 활용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조선시대 풍속화에 등장하는 식물과 곤충들을 보면 작가들이 평소 자연을 얼마나 세밀하게 관찰하고 그 생태를 그림 속에 정확하게 담아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김홍도 작가와 스승 강세황 선생과 함께 그린 그림으로 알려진 <송하맹호도>는 호랑이 터럭 한 가닥 한 가닥을 모두 붓으로 표현했다.
이백 년 전 조상들은 자연과 늘 가까이 호흡하는 삶을 살았기에 자연스럽게 생태를 잘 알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포늪습지기자단 활동을 하며 느끼는 점이 많다. 문학적 상상력으로 인간 사회를 비추는 작품들도 소중하지만, 우리 기자단은 조선시대 풍속화 속 선조들의 시선을 닮아보고자 한다. 우포늪의 살아있는 생태를 있는 그대로 진지하게 관찰하고, 우리만의 정확한 기록을 차곡차곡 쌓아 나가는 것도 우포늪습지기자단 활동이다.
우포늪에서 단체 사진.
우포늪 세진주차장에서 반딧불이를 관찰하기 전에, 차를 타고오면서 연습했던 <개똥벌레> 노래에 맞춰 율동을 했다.
아무리 우겨봐도~
굴샘 즐거우니 함께한 우포늪 기자들도 즐겁다.
늦반딧불이 수컷 관찰하기~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반딧불이 관찰~
반딧불이를 보고 느낀점 말하기 시간,
참가한 11명 친구중에 반딧불이를 처음 본 친구들이 10명이였다.
<반딧불이 생태이야기는 아래 자료를 참고 하새요>
https://cafe.daum.net/khikid/Rygf/90?svc=cafeapi
우포늪 대대제방 가는 길을 가면서 반딧불이도 만나고, 구름위에 그려진 초생달도 봤다.
우포늪 도화지에 구름, 달, 우항산, 그리고 내마음까지 그렸다.
구름 사이에 간간히 보이는 별은 내마음에 새겼다.
이 아름다운 추억을 해본 사람만 안다.(굴)
<편안>
1-3 성시영 오늘의 람사르 우포 습지 기자단 활동의 목표는 반딧불이이다! 살면서 어렸을 때 봤다는 사실의 기억은 있지만, 반딧불이를 봤던 그 순간의 기억은 없다. 그렇기에 이번 활동 날의 일주일 전부터 기자단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며, 이날만을 기다렸다. 여태 활동 날들과 달리 밤에 나간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기대에 부풀게 했다. 반딧불이 보러 가기 삼 일 전, 굴샘께서 이전부터 몸소 쌓아온 경험으로 빚어낸 ‘반딧불이 이야기’를 이야기처럼 읽으며 반딧불이에 대한 친근감과 반딧불이들의 삶을 알아갔다. 이전에는 반딧불이가 여러 종류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반딧불이로는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 운문산반딧불이 이렇게 세 종류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보러 갈 반딧불이는 세 종류 중에서 가장 덩치가 크고, 가장 빛을 강하고 길게 내는 ‘늦반딧불이’이다. 오늘은 반딧불이를 보러 가는 당일! UN 회의장처럼 생긴 회의실을 빌려 출발하기 전 잠깐 굴샘에게 오늘의 활동 계획에 대해 듣는 시간을 가졌다. 늦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시기도 8월 말에서 10월까지 잠깐, 볼 수 있는 시간도 7시 50분부터 30분 동안의 잠깐이라고 하셨다. 그렇게 보니 오늘 내가 반딧불이를 볼 수 있다면 참 운이 좋은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아니면 1년을 꼬박 다시 기다려야 해서 먹을 수 없는, 그런 제철 음식을 앞에 둔 기분이었다. 그렇게 짧고 재미난 굴샘의 반딧불이 삼총사 이야기를 듣고 출발했다. 우리는 굴샘의 큼지막한 차 안에서 반딧불이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한 '개똥벌레' 노래를 가는 내내 불렀다. 기자단 모두 초등학교 시절에 불러본 기억이 생생한 노래여서 그런지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나이를 7살이나 더 먹고 다시 부른 반딧불이 노래는 아무것도 모르고 신나게 부르던 노래와는 다르게 느껴졌다. 가사를 곱씹을수록 개똥벌레가 애처롭고 쓸쓸하게 느껴졌다. 노래를 다 같이 부르며 목적지로 향해서인지, 오늘 꼭 반딧불이를 볼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이 저절로 들었다. 도착하자마자 차에서 거의 외우다시피 부른 개똥벌레 노래에 맞춰 다 같이 굴샘과 함께 춤을 췄다. 정말 신나는 시간이었다. 마치 원주민들이 되어 부족의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른 기분이었다! 출발할 때는 생각보다 이른 저녁이었는데, 도착하니 완전 깜깜한 게 밤이라고 할 정도로 어두워져 있었다. 반딧불이의 집으로 들어간 처음엔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이 생각났던 순간이었다. 숲으로 들어가서 처음으로 본 반딧불이는 팅커벨 같았다. 정말 깜깜한 숲 한가운데를 작지만, 아주 선명한 빛이 날아다녔다. 어딜 가나 빛이 있는 내 고향에서는 상상도 못 할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반딧불이가 안내하는 길들을 끝까지 따라가 보니 땅과 땅을 잇는 다리에 도착했다. 그 다리 위에서 올려다본 밤하늘은 별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늘 위 드리운 구름은 또 어찌 그리 이쁠 수 있는지, 밤하늘을 수놓은 별이라는 게 이런 풍경을 보고 나온 말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단과 굴샘은 잠시 멈춰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명상 시간을 가졌다. 움직이고, 공부를 하고, 계속해서 생산적인 무언갈 해야 하는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서 표류하는 기분이 들었는데, 참으로 평화로운 순간이었다. 맑은 숨이 크게, 아주 크게 쉬어졌다. 이렇게 흘러가듯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중에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게 많기에 잠깐의 순간을 즐기고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산으로 둘러싸인 강을 배경으로 잠시 단체 사진 시간을 가졌다. 그 강의 물의 표면은 둘러싸인 산을 담고 있었다. 그 순간에 하늘이 회 빛이었는데, 흑백사진 같은 풍경이었다. 오늘 내가 본 순간 중 가장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 사진 같은 풍경이었다. 어디를 가나 밝은 가로등이 있고, 밤까지 많은 상가들이 불을 밝히는 내 고향에서 살다가, 깜깜한 숲 한가운데 속에서 작지만 매우 선명한 빛과, 밤하늘에 뚫린 촘촘하고도 아름다운 별들과, 강에 비친 선명한 한 폭의 그림 같은 그 풍경을 보며 조상님들의 간절한 안빈낙도의 외침을 그 어느 때보다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오늘은 참 편안한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