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읍 도월리 월평마을에는 예전에 크고 오래된
살구 나무가 있었다.
그 살구나무는 이 동네 한가운데 있는 백가네 집에
있었는데 오래된 나무라 가지가 서로 꼬여서 마치
귀신이 서있는것처럼 무서운 형상을하고 있었다.
이 나무 때문에 그 집 할머니는 밤이면 무서워서
문밖 출입을 못할 정도였다.그래서 고심하던
할머니는 어느 사람을 시켜 나무를 베어버렸다.
그런데 괴이한 일이 생겼다.
나무를 베자 잘려진 곳에서 피가 솟아나는 것이었다.
할머니와 일꾼은 깜짝놀라며 후회를 했으나 이미 때는
늦어버렸다.사람들은 "이제 영험한 나무를 베어버렸기
때문에 큰 재앙이 올 지도 모른다"며 몹시 두려워했다.
그러나 멫 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일이 없자 사람들은
곧 이 일을 잊어버렸다.
그후 오륙년이 지나 경남 하동에 사는 할머니의 딸 백씨가
친정 집에 다니러 왔다.
결혼을 한지 오래 되었는데도 아이가 없어 소박을 당할
위기에 놓이게 되자 아이를 낳게 해 달라고 지성을 드리기
위해 친정집을 찾아온 것이다.
백씨가 지성을 드리기 위해 밥과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더벅머리 총각이 다리에 피를 흘리며 절둑거리며
다가왔다 밥을 하고 있던 뱩씨는 깜짝 놀라서 피를 닦아주며
정성껏 치료를 해 주었다.
그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던 총각은 백씨에게 사실을
고백하기 시작했다.
"나는 예전에 당신의 어머니가 베어버린 살구나무 귀신이요
내 다리의 상처는 그때 도끼로 찍은 자국입니다.앞으로10년
후에는 내가 다시 기운을 회복하게 되는데 그 때가 되면
내가 반드시 복수를 할것이요 그러나 당신에게는 원하는
아들을 꼭 낳게 해 주겠소"라고 말하고는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그후 10년이 지나자 백가네 자손들은 하나 둘씩 이름 모를
병으로 죽어 갔으며 가세마져 기울어져 결국 어디론가
떠났다고 한다.
한편 딸 백씨는 살구나무 귀신의 말대로 아들 셌을 낳아
소박을 면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일이 있은 후 이 동네에서는 뱩씨가 살지 못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