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동네는 목동이다.
강남만큼은 아니지만, 동네가 동네이다보니,
자녀 교육에 목을 매고 있는 학부모가 많은 것 같다.
거리를 다니다보면 젤 흔하게 보게 되는 게
영어 학원 차량인 걸 보면 말이다.
내가 조기 교육, 특히 영어쪽은 별 의미가 없다고 얘기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 때문이다.
물론 아이를 미국이나 호주로 보낼 생각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현지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게 영어일테니.
하지만 대부분의 학원 다니는 학생들은
우리나라에서 교육을 받는다.
우리나라 영어? - 수험영어를 잘하면 된다.
수험영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하는 분들 많다.
하지만... 영어로 말 몇 마디하는 게 그렇게 중요한가?
정말 고급 영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일정수준의
독해,문법, 어휘 구사력이 필수다.
그 수많은 인터넷의 영어로된 정보를
읽어내는 실력이 중요하겠는가, 아님,
미국 스타벅스에 가서 카페라테 주문할 때 필요한 영어가 중요한가?
영어는 꼭 '회화'가 대수는 아니다.
일정 수준에 있으면 회화는 딱 3개월만 해도
서바이벌 수준은 충분하다.
나도 수험영어로 공부한 사람이지만,
미국인과 내가 필요한 수준의 의사소통을
하는데 어려움없다.
"그럼 당신은 미국 드라마나 뉴스를 그냥 듣고 이해할 수 있어요?"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 내가 그런다.
"뭐하러 제가 그래야하죠? 드라마를 영어로 이해하면 머가 좋은데요?"
내가 미국인도 아닌데,
그 사람들 보는 드라마를 얼마나 볼 기회가 있다고
그걸 영어로 이해해야 하나?
그냥 자막보면 재미가 없나?
영어는 목적이 아니다.
영어는 수단일 뿐이다.
미국 드라마 이해 못해도
나는 살아오면서 만난 그 많은 미국인들과
친구도 하고, 사업도 진행했다.
마치 영어를 잘하는 것이
미국 드라마 보면 바로 이해하고,
멋들어지게 영어로 PT하고하는
그런 겉멋에 가득찬 비현실적인 그림을
강요하고 있는 한국 사회가 한심한 게 아니까?
말 몇마디 못한다고
우리나라 영어교육을 싸잡아 비판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암튼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자세히 말할 기회가 있으니 여기까지만...
다시 조기 영어 교육으로 돌아가서...
취학전에 또는 초등학교 때
원어민이 지도하는 학원에서
이런저런 회화를 했다치자.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부모들의 통제가 가능한 연령이니
학원 보내기도 수월할 것이고...
하지만
그렇게 배운 아이들이
중학교를 가는 순간? - 바로 그동안 그렇게 열심히 익혔던 회화 실력은
의미가 없어진다.
문법, 독해, 단어가 중요한 수험 영어에서
회화는 설 자리가 없다.
결국 중2-3만 되면,
이미 그 전에 배웠던 지식들은 의미도 없고,
기억에 남지도 않는다.
교육의 효율성을 돈으로 따지는 것이 좀 머하지만,
100을 투자하고 10도 도움이 안되는 현실에서
지금 월 몇 십만원하는 원어민 영어 학원에
아이들을 보내는 건,
정말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나도 예전에 여름/겨울 영어 캠프를 진행했던
팀장이었다.
몇 백씩 하는 고액의 캠프를 해야했지만,
솔직히 좀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원어민과 하루에 대화 몇 번을 위해
이렇게 많은 돈을 받는다는게 도의적으로 맘에 걸려서였다.
물론 물질적으로 풍족해서
돈을 옆에 쌓아놓고 사는 사람들이라면,
아이들이 원어민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해준다는 것이
나쁠 것은 없겠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개인적으로 고액의 영어 학원은 제발 그만 보냈으면 하는 게
내 솔직한 심정이다.
첫댓글 넘 공감하는 말이네요..수많은 영어학원들...정작 말문은 막혀버리는 현실~ 시험..수업영어..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