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로 실용위성 우주 배송"…첫 실전, 발사 준비는 끝났다[영상]
나로우주센터(고흥)=김인한 기자입력 2023. 5. 7. 12:00
'D-20' 누리호 3차 발사 준비현장 나로우주센터 가보니
기존 1·2차 발사와 달리…'실용위성 8기' 탑재 작업 분주
"누리호, 손님(위성) 받아 우주궤도 보내드리는 첫 임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에 탑재될 나노위성 도요샛 앞에서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이 점검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난 4일 오전 10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위성보관동. 연구진 30여명이 인공위성 내부에 특수 조명을 다각도로 비추며 성능 점검에 몰두하고 있었다. 누리호(KSLV-II) 3단에 탑재할 위성 8기가 점검 대상이었다. 가짜위성과 성능검증위성을 실었던 누리호 1·2차 발사와 달리 3차 발사에선 실용 위성을 탑재해 현장 분위기도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장은 이날 누리호 발사 20일을 앞두고 "누리호 1·2차 발사가 발사체 검증의 목적이었다면 3차 발사는 첫 손님(위성)을 받아 우주로 모셔다드리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1·2차 때는 발사 준비가 더 필요하다면 시간을 늦출 수 있었지만 이번엔 실용 위성을 싣기 때문에 그게 불가능하다"고 했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가 성공적으로 발사된다면, 누리호 3단부에서 차소대소형위성(차소형) 2호(갈색)가 이처럼 목표궤도 550㎞에 나아간다. 누리호 1·2단은 우주로 올라가며 지상으로 로켓 기체를 떨어뜨리고, 최상단부인 3단부만 남는다. 3단부에서 분리된 차소형 2호는 지구 궤도를 돌며 한반도 인근을 관측할 예정이다. / 영상=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는 오는 24일 오후 6시24분(±30분) 날아오른다. 1·2차 발사 시간이었던 오후 4시에 비해 약 2시간20분 늦췄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연구소에서 개발한 차세대소형위성(차소형) 2호가 누리호 주고객이고, 이 위성이 원하는 발사 시간대가 오후 6시쯤이기 때문이다. 3차 발사 퍼스트 클래스(1등석) 고객은 차소형 2호이고, 이코노미클래스(일반석) 고객이 나머지 7개 위성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차소형 2호는 합성개구레이다(SAR)를 장착한다. SAR는 일반 카메라와 달리 전파를 지상으로 쏘고 반사되는 신호를 수신해 지형지물을 인식한다. 야간이나 구름 등이 있어도 관측·정찰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전력이 많이 필요하다. 우주에서 전력을 확보하려면 태양빛을 받아야 하고, 차소형 2호는 태양을 상시 바라보는 여명-황혼 궤도를 돈다. 이 궤도에 들어가려면 오후 6시쯤 지상에서 우주로 떠나야 한다.
지난해 6월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누리호 모습. / 영상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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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준비는 끝났다, 끝까지 모든 사항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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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연은 이날 누리호 최상단부인 3단 발사관에 위성 8기를 모두 장착했다고 밝혔다. 위성 8기는 차소형 2호를 비롯해 △10㎏급 나노위성 도요샛 4기(한국천문연구원) △10㎏급 LUMIR-T1(루미르) △4㎏급 JAC(져스텍) △6㎏급 KSAT3U(카이로스페이스) 등이다.
현재 누리호 1·2단은 연결된 상황이다. 앞으로 위성이 탑재된 3단의 기계적 점검을 거쳐 오는 21일 1·2·3단을 모두 연결할 예정이다. 현재 항우연 연구진과 누리호 기술을 이전받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참여기업 KAI(한국항공우주) 등 관계자 100여명이 각종 현장 점검을 진행 중이다.
3차 발사에 투입될 누리호 1·2단이 연결되는 모습. 영상은 초고속 편집. / 영상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오는 24일 3차 발사 직전까지 점검의 점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가 정상 비행하면 목표궤도 550㎞에 차소형 2호를 우선 투입한다. 차소형 2호는 2년간 지구 주위를 돌며 우주방사선 측정과 한반도 인근 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나머지 큐브위성 7기도 20초 간격으로 우주로 나간다. 위성 8기는 △근지구 우주공간 플라스마 미세구조 변화 관측 △우주방사능 측정 △한반도 정밀 관측 △우주쓰레기 경감 등을 실증한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누리호는 그동안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며 기술적 노하우를 축적했지만 아직 3번째 비행에 불과하다"며 "3차 발사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철저히 점검하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 일환으로, 기술을 이전받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처음 참여했다. 이 사업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누리호를 3~6차 발사하며 성능을 고도화하고 기술을 기업에 이전하는 목적이다. 한화는 이번 발사에서 항우연으로부터 발사 운용·관제 등의 노하우를 전수받는다. 앞으로 3차례 추가 발사에선 역할이 더 늘어난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최하단부인 1단과 중간부인 2단이 연결된 모습.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