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뫼기 / 앵두봉 하산 길에서 만나는 행복한 식탁
‘쇠뫼기’는 ‘소에게 여물이나 물을 먹인다’는 옛말이다.
이 말이
자주 쓰이던 시절에는 소장수들이 소에게 물을 먹이면서
쉬어 가던 곳을 지칭하기도 했다. 그래서 ‘쇠뫼기’라는 지명이 생겨
났는데
아직도 전국에는 몇몇 곳이 남아 있다.
양자산은 소처럼 생겼다고 해서 ‘소산’으로도 불린다. 소(牛)와 뫼(山)의
합성어다.
양자산 북쪽 자락은 88번지방도인데 가파른 염티고개는 양평 땅과 광주
땅을 갈라놓는다.
염티고개는 양평지역의
소장수들이 소를 팔기 위해 광주의 우시장으로 가면서
넘어야만 했던 고개다.
88번지방도는 해협산의 남쪽 자락이기도 한데,
이 도로의 계곡가에는 ‘쇠뫼기’
라는 이름의 멋진 외식업소가 있다.
‘쇠뫼기’란 옥호가 문학적인 감성을 자극이라도 한
것일까, 손님으로 왔던 시인
정운(靜蕓)은 이 업소에 ‘쇠뫼기’라는 제목의 시를 남겨 주었다.
‘양평에서 두어 시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염티고개 내려와/ 퇴촌이 보이는 곳/
소 팔러 가는 농부의 고단함은/ 차가운 시냇물에 발을 담근다. // (중략)
자식들 공부 때문에/ 팔아야 하는 누렁이를 위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배불리 여물 먹이고 / 물 먹이는 일뿐이다.
// (중략)
이제 남은 것 없는 빈 몸이어도/ 자식 위한 푸근한 마음 하나 들고/
재를 다시 넘는다.’
토속한식집 ‘쇠뫼기’는 간장·된장·고추장 등 장류를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철저하게 전통의 맛만을 고집하니 온갖 조미료와
양념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전혀 다른 맛으로 느껴질 수 있을 법도 하지만 바로 이 맛이
우리가 어릴 적에 먹던 어머니의 손맛, 바로 그 맛이라는 것이다.
식당 마당 한편의 온실에는 수많은 장독이 있다. 직접 가을걷이한 무공해 농산물
들도 전통
방식 그대로 가득 저장해 놓았다.
식재료들은 최상품으로 엄선한다는 원칙을 철저하게 고수한다. 한 번 인연이 닿
았던 손님들은
반드시 다시 찾아오더라는 것이 업소 측의 설명이다.
가야금이 놓여 있는 오밀조밀한 실내장식과 정지수 여사가 가야금 반주에 맞추어
불러 주는 가요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소중한 볼거리다. 경기도 지정 으뜸음식점.
메뉴 청국장영양밥 1만5,000원
전화 031-767-9852
찾아가는 길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정영로 580-3
www.sanchonmira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