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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호항은 한때 동해안 제1의 항구였다. 어마어마한 명태와 오징어가 쏟아져 나와 사람이 들끓었었고, 인근의 시멘트 공장 근로자까지.. 2만 여명이 넘는 인구가 있었다 하는 동해안의 대표 항구마을 묵호다. 밤이면 오징어 배가 마치 꽃밭에 가득한 꽃처럼 빛난다던 묵호다. 산처럼 쌓이던 물고기 때문에 바닥에 물이 마를 날 없었고, 비만 오면 탄가루가 날려 검은 뻘 밭이 되니 주민들에게 있어 장화는 생활필수품 일수밖에 없었다. 항구며 공장이며 쉼 없이 바쁘게- 24시간이 부족하게 흘러가던 세월을 지닌 묵호다. 어느 것이 빨래고, 오징어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지천에 오징어 명태가 널려 있었고, 한때는 강릉과 삼척을 먹여 살릴 만큼 풍요와 흥청거림이 살아있던 도시 묵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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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은 동해항 개항과 어족 자원부족으로 인한 어업퇴조 등의 이유로 사람들은 하나 둘씩 떠나고.. 인구는 약 1/5가량 줄어들고, 한때 2,700여 명의 학생 수를 자랑했던 창호초등학교는 지금 전교생 100여 명의 작은 학교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지금도 지난 세월만큼이나 검고 푸른 바다를 지키며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묵호를 ‘술과 바람의 도시’라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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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이었던가.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사업의 하나로 슬레이트 철판 지붕 빼곡한,, 바닷가 언덕 조용하던 어달리 마을 거무튀튀한 벽벽마다 아름다운 그림과 묵호의 이야기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승기-한효주 주연의 ‘찬란한 유산’이라는 드라마의 배경이 되기도 하니 ‘관광’이라는 이름으로 오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어 새로운 활기를 띠게 된 묵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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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를 향해 오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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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땀 좀 나겠는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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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정도 올라오니 바다가 쫙 펼쳐진다. 더 오르면 또 얼마나 기가막힌 풍경이 나올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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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 오래된 듯한 색과 겨울이고 또 비가 내린터라 그닥 화사하지 않은 모습의 이 다리는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이승기와 한효주의 키스씬이 연출되었다. 내 기억으로는 그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고 눈부셨는데.. 날씨의 영향과 영상의 힘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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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촬영지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 이것마저 없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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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넘어 위를 올려다보니 갈지(之)자의 스위치백 같은 계단길이 나온다. 그 끝에 등대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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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안내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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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드디어 묵호 등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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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주변은 아주 잘 꾸며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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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 위에 그려진 다양한 등대와 아름다운 바다-등대가 배경이 된 영화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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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선 님의 詩 '해에게서 소년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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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끝 마을 입구 전신주에는 이 곳이 종점임을 알리는 표시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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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옆 바다가는 길 안내판. 단순한 안내판이 아니다. 바다가는 길이 아닌 등대에 오르는 길, 그 길을 오르는 묵호 사람들의 대단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 호기심을 자극하는..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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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다보니 더 흥분되는 마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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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처럼 이어진 마을 길. 손 내밀면 닿을 것 같은 바다. ocean view는 그 값이 더 비싼 법인데.. 이 풍경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은 그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알고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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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달리의 새벽. 그 새벽을 상상해본다. 시를 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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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뜨는 동해. 해를 바라보는 해바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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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다로 가는 길을 내려가고, 너는 등대로 가는 오름길을 올라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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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해가 중천이다. 마을과 그 끝에 있는 등대의 오묘한 조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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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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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가 하나도 빠짐없이 장식되어 있다. 전국 제일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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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높이가 150m나 되려나? 이 집의 대문이다. 벽에 그려놓은 시와 대문+바닥은 커플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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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바다 그림의 엽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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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곳. 이 길에 서서 뒤 돌아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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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가는 문이다. 그래서 이 곳이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곳이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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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니 어달리의 일상이 그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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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도 되나요...? 빨래줄에 걸린 오징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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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곳이 등대오름길의 출발지점이다. 그래.. 끝이 아니다. 다시 시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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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였더라. 영월-태백 구간열차 행사진행을 하던 어느 날.. 이 기차가 닿는 동해바다 이야기까지 쭉 늘어놓다 묵호 이야기로 점점 깊이 빠지며.. 내 가슴속 잊혀지지 않는 여행지, 눈 내리던 겨울바다 풍경 등 점점 삼천포로 빠져들어가던 중 그 이야기에 마음이 동하였는지 친구들끼리 여행을 오신 중년의 어머님 4분이 갑자기 “우리는 이대로 열차타고 그냥 동해까지 가고 다음 일정은 빠질테니까 그렇게 알아요, 얘기 들으니까 가 보고 싶네..언제 또 이런 날이 있을지도 모르고..”라며 일정을 변경하셨던 기억이 난다. |
언젠가의 그 날.. 여행자들의 가슴에 격한 풍파를 일으켰던 곳.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낭만적인 곳. 술과 바람의 도시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곳. 가끔.. 도시가 답답해지고 습관처럼 살아감이 슬퍼질 때면 찾게 되는.. 나의 묵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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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쯤 다녀왔던 것 같습니다.
블로그를 하면서 정리를 한 번 해보았는데.. 지난 2월마지막주에 눈 속을 가르며 다녀온 동해이야기 올리기 전에 먼저 올려보았습니다. 아무 연고도 없는데 감히 나의 묵호라 불러보는 이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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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자료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감히 번데기앞에서 주름잡아봅니다.
블로그에 여행칼럼을 올리고 있는데, 묵호 이야기 올렸던 것 옮겨보았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아니에요 .절대 그렇치 않습니다.
우리 어릴적엔 이곳이 그져 삶의 굴껍질처럼 덕지덕지 붙어있는 가난이 서려 있었는데
이렇 듯 사진에 담아 생기를 넣어주니 참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죠.
언제나, 그 어떤것도 가슴으로 안는 정겨움이 살아 있는 내 고향 묵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