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아 놓은 장작 무더기 아래에 불을 두면,
당장은 불이 피어오르지 않고
얼마 동안 지나서야 비로소 피어오른다.
표면에 아직 나타나지 않은 재해(災害)를 이르는 말이다.
厝 : 둘 조, 火 : 불 화, 積 : 쌓을 적, 薪 : 섶 신
출전 : 한서(漢書) 가의전(賈誼傳)
요즈음은 취사나 난방에도
가스나 유류를 쓰는 것이 일상화됐다.
통나무를 쪼갠 장작(長斫)이나 땔나무를
통틀어 말하는 섶이란 말은 생소할 것이다.
그래도 ‘섶을 지고 불로 들어가려 한다’란 속담은
앞뒤 잘 가려 위험한 일에
뛰어들지 않도록 주의시킬 때 많이 쓴다.
섶을 뜻하는 한자 신(薪)이 들어가는 성어는 상당히 많다.
속담과 비슷한 포신구화(抱薪救火)는 섶을 안고
불을 끄려다 더 큰 화를 부르는 경우이고,
원수를 잊지 않기 위해 섶에서 자고 쓴 쓸개를 핥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재앙을 미리 방지하는 곡돌사신(曲突徙薪),
자식에 땔나무 캐오는 법을
가르친다는 교자채신(敎子採薪) 등 숱하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불을 놓아둘 때(厝火)
장작더미나 섶 쌓은 곳이라면(積薪) 바로 활활 탈 것이다.
따로 둘 때는 멀쩡해도 바로 불이 붙으니 매우 큰 위험이나
재난이 숨어 있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둔다'는 뜻의 厝는 措와 같아 조화적신(措火積薪),
또는 뒤집어 적신조화(積薪措火)로도 쓴다.
이 성어는 중국 서한(西漢)의 5대 문제(文帝) 때
비운의 문장가 가의(賈誼)가 쓴
‘치안책(治安策)’에서 처음 사용됐다.
가의는 어려서부터 재능이 뛰어나
불과 20세에 박사가 되고,
이어 황제의 고문이 됐다.
그러나 파격적 승진은 중신들의 시기를 받았고,
왕족 제후들의 권한도 커 곳곳에서
모반이 일어나는 등 나라가 어지러웠다.
가의는 황제에게 올리는 글에서 천하가 태평하다고
여기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이어간다.
‘지금의 형세는 마치 불을 땔감을 쌓아두는 곳의
아래에 두고 그 위에서 잠을 자며
(夫抱火厝之積薪之下 而寢其上)
부포화조지적신지하 이침기상,
불이 아직 일어나지 않아 안전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火未及燃 因謂之安)
화미급연 인위지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