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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결산을 위한 예비적 고찰>
마키아벨리는 군사전문가였다. 그도 그럴 것이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드 다빈치, 단테와 함께 살았던 그의 시대 즉 르네상스 피렌체는 끊임없는 외침에 시달렸고, 살기 위해선 외교와 군무에 힘쓸 수 밖에 없었다. 그게 젊어 출세했던 마키아벨리의 업무였다.
그 마키아벨리가 한사코 거부했던 것이 용병이었다. 두번째는 원병이었다. 그래서 부득이 하면 각종군을 혼합한 혼성군과 무엇보다 자국군을 무조건 가장 선호했다. 기본적으로 용병은 믿을 수 없고, 원군(예컨대 주한미군)은 반드시 댓가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바그너부대는 용병부대다. 하지만 현상에 속아서는 안된다. 바그너부대는 결코 프리고진의 사병이 아니다. 프리고진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그런 부대가 아니다. 왜냐 하면 이 부대를 만든 곳도, 돈대는 곳도, 무기를 대는 곳도 모두 러국방부다. 이 얘기를 나는 이 포스팅에서 너댓번은 한 것으로 안다.
이 번에 프리고진은 잘 못했다. 특히 서방, 그 누구보다 서방의 전문가들을 욕보였다. 나쁘다… 그리고 한국의 언론도 물먹였다. 그런데 나로선 매우 의아한 것이 있었다. 갑자기 떼를 지어 등장한 뽕, 빠, 봇들이 나의 포스팅에 출몰해 나를 공격해 대는 것이 아닌가. 뭐 처음은 아니다. 그래서 이전에 써던 계정도 해킹당해 지금걸 쓰고 있다.
또 나는 갑자기 출몰한 셀 수 없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이 모두 전문적인 견해를 제시하는 것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 근거로 제시하는 것을 보면 대부분 한국언론이다. 미영언론도 없다. 개중 텔레그램채널을 언급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축에 속한다. 한국언론이 이 문제에 관한 한 그냥 서구언론의 열성 밈에 불과하다고 말한 것이 열댓번은 족히 된다. 서구언론은 우크라국방부, 영국국방부를 받아 적고, 전술지침은 미네오콘 전쟁연구소ISW가 지어낸다. 그러니 한국언론은 미 네오콘의 지침에 따라 움직이는 괴뢰라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그러니 프리고진의 이번 행동이 미네오콘에 그리고 그걸 냅다 베끼는 한국언론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주었을 지를 생각하면 나역시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온다. 그리고 갑자기 등장한 이 많은 한국의 우크라이나, 러시아전문가 집단과 앞으로 어떻게 관계설정을 해야 할지 그저 눈앞이 막막하다.(참고로 나는 러시아어를 모른다. 우크라이나어도 마찬가지다)
나는 올 초 우크라이나와 신세계질서라는 책을 내면서 이를 위해 작년 개전이후부터 매일 2-3시간씩 관련 자료와 사이트를 점검하고 뒤진다. 그리고 스크랩한다. 내가 자주 참고하는 사이트 역시 여러 번 공개한 적이 있다.
우크라관련 뉴스에서 압도적으로 빠른 곳은 텔레그람 채널이다. 거의 실시간이다. 그 다음이 트윗이다. 그 다음이 미영언론이다. 맨 마지막이 한국언론이다. 미영언론이 서방기득권집단이나 정치계급의 프로파기관이 된지 오래지만 가끔은 우크라군이 열심히 서방을 위해 싸우지 않고 게으름을 부리면 준열한 비판을 쏟아 낸다. 한국언론의 특징중 하나는 이런 기사는 기가 막히게 걸러 낸다는 점이다. 즉 비판할 때는 해야 한다는 서방언론의 기본 룰도 안지킨다는 것이다. 맹목적으로 맹추한다. 우크라가 아직도 이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크라 전황뉴스는 한국이 지구상에서 가장 늦고, 가장 기형적이다.
텔레그램 채널에 전날 새벽에 바그너부대 전차, 장갑차, 픽업등 약간대가 시내 어떤 주유소를 통과하는 것이 CCTV에 잡힌 채로 올라 왔다. 그냥 지나갔다. 그런데 이를 두고, 한국 언론등은 미영을 베껴 ‘무혈입성’, ‘함락’이라 하더니 어디는 푸틴이 비행기를 타고 도망갔다 말하고 푸틴정권이 사상 최악의 위기라고 했다. 베끼는 데도 금도가 있는 법인데 말이다. 그러더니 모스크바로 바그너부대가 돌격하고 있고, 곧 모스크바가 픽업포함 차량 5-60대에 함락될 것 처럼 실로 대단한 호들갑을 떨어 대었다.
쿠데타가 났다는 데, 시청소부는 바그너 부대 전차가 불법주차한 도로를 비질하고 있고, 아침을 거른 쿠데타군은 가게에 줄 서 햄버거를 사먹고 있고, 근처 카페 의자에 앉아 한담을 나누고 있다. 쿠데타수괴는 러 남부군관구 사령부 건물에 앉아서 국방부차관에게 이런 저런 불만을 늘어 놓고 있었다. 이게 러시아 ‘내전’ 이다.
하지만 쿠데타덕분에 서방은 바그너부대를 ‘자유의 전사’로 승격시켰다. 우크라 네오나치 아조프를 테러리스트에서 영웅으로 둔갑시킨 것과 같은 급의 신공이다. 그리고 FBI는 프리고진 수배를 해제하고 새로운 제재를 연기했다. 그러다가 쿠데타 아닌 겨? 하니 다시 테러리스트로 둔갑시킬 지 모른다. 코메디중 코메디는 벨라루스로 넘어간 일부 바그너부대는 수도 키에프 100킬로 북방에 배치될 수 있다는 말이다. 젤렌스키가 그렇게 마음 졸여 성공을 기원했을 바그너가 수도 코앞으로 온다는 게 무슨 날벼락인가. 바그너가 딴 건 몰라도 시가전에 관한 한 월드 베스트아닌가. 가뜩이나 동부전선에서 러시아 공세에 밀려 쿠피안스크 축선이 위태로워 지자 북부 벨라루스전선 방어부대를 빼서 이리로 이동배치했는 데 말이다.
엄밀히 말해 이 번 쿠데타는 무혈이 아니다. 특히나 6대 가량의 헬기와 이번 사태와 전혀 무관한 주변 상공을 비행중이던 항공관제기 IL22에 멍청한 바그너부대원이 대공미사일을 발사 전원이 사망한 일이다. 프리고진은 그 가족들에게 5천만 루블을 배상한다고 했다.
이 번 쿠데타미수 아니 프리고진의 소영웅주의적 무력시위사건으로 푸틴의 리더쉽이 러시아내에서 크게 데미지를 입은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프리고진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이 러사회와 지배블록에 어떤 균열을 일으킨 조짐도 확인되지 않는다. 아마 이점이 미영 네오콘을 가장 아프게 만들었지 싶다.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아울러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우크라, 러시아 전문가 보유국인 한국으로서도 많이 아쉬운 일이다. 다음 번 기회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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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7qvFQJEyjwA
바그너가 모스크바 도달 전에 협상타결하고 로스토프에서 철수하는 모습을 취재한 영상입니다.
낮에는 너희들 여기서 뭐하는거냐고 항의하던 시민영상도 보였는데, 협상타결되고 로스토프에서 유혈사태없이 철수한다는 소식을 듣고 거리로 나온 시민들의 열렬한 환송을 받고 떠나는 영상입니다.
탱크에 걸터앉아 기념촬영하고, 포신에 꽃 꼽고 시민들 환호받으며 철수하는 '쿠테타' 시도.
만약 모스크바로 향하는 바그너용병들을 고속도로상에서 러시아군이 포격,폭격 했다면 대규모 유혈사태,내전이 벌어졌을 겁니다.
용병대장 프리고진을 따라서 같이 행동에 나섰던 병력규모는 2개 여단규모 8천명 정도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우측 쇼이구 국방장관, 좌측 게라시모 참모총장
푸틴과 쇼이구가 다차에서 휴가를 즐기는 짤들
쇼이구는 직업군인 군출신이 아니라 토목건설 기업인 출신입니다.
게라시모는 군사이론가로 명망이 있던 이론가이지 야전지휘관 출신이 아닙니다.
둘 다 10여년간 러시아군지휘부를 장악중이고 쇼이구는 푸틴 최측근으로 봐야합니다.
러시아 채널들에서 나오는 내부비판을 보면, 두 사람 모두 너무 오래 해먹고 있다, 두 사람 인맥이 군 주요보직을 독점하고 있다, 둘 다 전시에 적합한 인물들이 아니다, 이러다 언제 전쟁끝내려고 소극적 소모전만 계속하는거냐 등의 비판들이 있어 왔습니다.
특히나 쇼이구 막내딸은 에너지회사 중역자리를 차지하고 사위는 피트니스 쪽 인플루언서인데 두바이 휴가영상인지 전쟁통에 플렉스 소셜질이나 하고 쇼이구는 연말망년회 가라오케에서 노래하는 영상이 유출되니 이 쪽에 관심있는 러시아인들 민심이 좋을리가 없습니다.
쇼이구는 바그너와 재계약을 못 해주겠다 했고, 프리고진은 다음달 월급을 줄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푸틴과 프리고진이 미리 짜고 쇼이구,게라시모를 날리는 군숙청 작전일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본질은 재계약 안 되면 2만5천명 바그너 용병들은 월급을 못 받게 된다는 거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쿠테타, 내전 어쩌고 다 끝난 이야기가 됬고 벨라루스로 가기로 합의 본 프리고진 따라서 바그너가 벨라루스로 배치되면 키에프에서 100키로 위에 이번 전쟁 전투력 끝판왕 2만 병력이 모이게 됩니다.
현재 바그너가 루간스크 후방 훈련캠프로 철수했는지, 벨고로드 국경으로 배치됬는지, 벨라루스로 이동중인지 확인이 안 됩니다.
만약 프리고진 따라서 벨라루스로 바그너 2만5천명 병력이 배치되면 키에프는 100키로 거리에 놓이게 됩니다.
이건 벌써 서방에서도 우려하는 시나리오가 됬습니다.
프리고진이 예전 영상에서 이렇게 전쟁하다가는 드니프로강 넘으려면 3년이 걸릴거라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우크라가 이기고 있다고 믿는 분들이 정말 동의하지 못하는게 뭐냐면, 러시아 군지휘부는 러시아정규군들 전사자수 관리에 목을 매고 있고 우크라군은 그야말로 병력을 때려부으면서 전쟁을 한다는 점입니다.
https://youtu.be/xVh-Cejyxs8
바흐무트 우크라군 진영에서 찍은 다큐멘터리
아래 영상요약 트윗과 짤들은 바흐무트 함락 1달 전 찍은 영상입니다.
https://twitter.com/MyLordBebo/status/1673055634080555011
"나는 우리 정부의 계획을 모르지만 그것은 자국민을 말살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 바흐무트의 우크라이나 군인
나는 우리 정부 (우크라정부) 계획이 뭔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건 자국민 말살정책처럼 보입니다.
(포격,항공) 지원같은건 없습니다.
저 쪽 (러시아군)에서 포탄 500발을 쏘면 우리쪽은 포격 5번을 하는 거 같습니다.
https://twitter.com/WarMonitors/status/1672925877104001024
우크라 제3돌격여단 (예전 네오나치 아조프연대를 재편성)이 요즘 올린 바흐무트 전투영상
많은 분들이 바흐무트에서 아직도 싸우나 하실텐데,
이미 뺏긴 바흐무트를 다시 뺏겠다고 우크라군 지휘부에선 또 병력을 때려 붓고 있습니다.
쿠테타 났다 하니까 이때다 싶어 공세를 펼쳤습니다.
이게 러시아쪽 채널들에서도 인정하는 바흐무트 반격성과입니다.
도대체 우크라군 지휘부가 뭔 생각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우크라군이 러시아군에 비해 우위를 점하는 딱 한가지는 병력동원입니다.
부족한 포화력, 항공전력, 기갑전력을 오로지 병력때려붓기로 카바하면서 전쟁하고 있는게 현실인데,
언론에서 떠드는보면 러시아군들은 무기도 없어서 야삽들고 우라돌격한다고 묘사하죠.
띠어냈다 사태해결 되니 다시 붙이고 있는 바그너 모집 포스터
대표적 우크라 응원 매체 독일 빌트지 기사
Bild UAF의 반격이 실패하면 미국은 키예프를 협상 테이블로 강제로 끌어들일 것입니다.
문제는 키에프를 협상 테이블에 강제로 앉혀도 러시아가 왜 그 협상을 받겠느냐는 겁니다.
민스크 협상도 속았고, 나토동진 1인치도 안 하겠단것도 속았고, 작년 3월 종전협정도 속았다고 생각하는게 러시아 입장인데 동상이몽일 뿐이란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