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어항에서 열대어가 죽어나간다.
산소가 부족해서인가 생각하며 산소공급기를 긴급 공수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열대어는 어김없이 죽어나간다.
듬성듬성 어종의 멸종으로 모양새가 좋아 보이질 않는다.
나름 생각하고 마트로 달려가 악플레티 여섯 마리를 사다 넣었다.
그런데 아뿔사,
한 마리씩 죽어가던 열대어가 대량으로 죽어가는 것 아닌가?
아직도 초보 티를 벗지 못한 탓에,
설마 질병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렇게 어항의 물고기는 거의 대부분 전멸하고 달랑 세 마리만 살아남았다.
메기(이름을 잘 몰라서)처럼 생긴 의좋은 두 마리와,
닥터피쉬 한 마리만 생존한 것이다.
왜 이런 불상사가 일어났을까?
곰곰 생각하며 전문가인 에피아님의 자문을 구한다.
상황 설명을 듣고 진단과 처방을 일러주었다.
그 내용을 옮겨적기 해 보려고 한다.
우선 기억해야 할 것은 모든 생명체에겐 저마다의 수명이 있다.
그런 만큼 열대어의 죽음에 대해 너무 상심할 필요는 없다.
안타깝기는 하지만 원인분석을 하고 잘 대비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내 경우 대부분 물갈이는 수도물로 하게 된다.
그런데 수도물에는 소독을 위해 사용된 염소가 잔류해 있기 마련이다.
그 특유의 냄새가 곧 염소때문이다.
그 염소를 제거하기 위해 수도물을 따로 받아 두는 요령이 필요하다.
최소한 하루 이상의 시간을 두고 잔류해 있는 염소를 증발시켜야 한다.
물이 모자랄 때마다 이 물을 어항에 넣어주면 될 일이다.
그런데 이번에 몰사위기까지 간 까닭이 무엇인가?
마트에서 사온 물고기가 탈이었다.
대부분의 마트에서는 물고기가 싱싱하게 보이도록 약물처방이 되어 있다.
그런데 그 물을 아무 생각없이 어항에 쏟아부은 것이다.
새로 사온 물고기는 물고기대로 적응을 못하고,
또한 어항 속에 있던 물고기는 물고기대로 적응을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마트를 비롯한 어느 곳에서든 물고기를 투입할 경우에
하나의 기본 철칙이 있다.
그것은 절대로 사올 때 함께 가지고 온 물을 넣어서는 아니된다.
마트의 물고기와 함께 가져온 물에는 항생제가 함유되었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새로 물고기를 사올 경우
어항에 있는 물을 다른 용기에 퍼서 그 곳에 물고기만 건져 넣는 일이 포인트이다.
그리고 일정간격으로 어항의 물을 그 용기에 옮겨주어 물고기로 하여금 어항의 물에
적응하도록 하는 일이 관건이다.
그렇게 해서 생존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이 되면
그 때에 물고기만 건져서 어항 속에 넣으면 된다.
또한 열대어들이 간혹 빌빌 거릴 경우가 생기면
그 때에는 소금을 조금 물 속에 넣어주는 것도 하나의 방책이다.
어차피 바닷물에서 살던 것들이기에 약간의 소금기가 생명력을 강화시키곤 한다.
그러므로 새로운 어종을 사오거나 분양을 받았을 경우
함께 따라온 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는 잘 판단해야 한다.
가급적 마트에서 사온 경우라면 위에서 말한 대로 순서를 지켜
은근과 끈기로 기다리며 기존의 어항 물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떼 죽음의 사건을 통해 나의 부족함은 여지없이 드러났다.
그리고 또 다시 한 수 배우게 되었다.
마트의 열대어가 모조리 병에 든 것은 아니다.
병에 든 것인지 아닌지 모르기 때문에
기간을 두고 기존의 물로 물갈이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점만 제대로 지킨다면 적어도 떼 죽음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어종을 어항에 투입할 때에 가능한 한 시간을 두고
서서히 어항의 물에 적응하도록 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렇게 생존력을 키우고 나중에 어항에 투입할 때에는 물고기만 건져
넣는다는 요령만 안다면 몰사의 위험은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 것이다.
이번 아찔한 상황을 통과하며
우리 인생에도 몰라서 위기를 자초하는 일이 많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단은 어느새 우리의 가까이에 생생한듯 가장하고 다가온다.
그것도 모르고 덥석 한 우리에서 생활하자 하면
하나 둘,
나도 모르게 죽어간다는 걸 일깨워주신다.
함께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때로는 솎아내는 지혜도 필요하다는 것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적절한 지혜를 분명 하나님께서 주실 줄 믿으며,
첫댓글 큰 배움 담아갑니다. 안 풀리던 숙제가 있었거든요. ^^
그래요. 고맙군요. 안 풀리던 숙제라니 어느 정도는 알만 합니다만, 정도를 걷는 믿음의 사람이 되면 좋겠지요. 기말고사 준비 잘 하셨겠지요. 즐겁고 의미 있는 방학이 되시길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