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9일 번식지로 북상하는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 35개체가 우리 고흥호를 찾았습니다. 마침 인공습지 내의 수질정화를 목적으로 식재한 수련을 보호하기 위하여 수위를 해면기준 -2.6m를 유지하기 위해 물을 빼는 시점이었습니다. 주로 인공습지의 남서쪽과 남동쪽 얕은 곳에서 먹이 활동을 하였으며 이후 현재까지 수위는 매우 낮은 상태입니다.
천연기념물 제205호인 노랑부리저어새는 지난 4월6일 12개체를 마지막으로 관측하였고 4월13일부터는 유조(어린 새) 2마리만이 인공습지를 지키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동안 유난히 발육상태가 늦고 영양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 녀석들이라 기력을 찾아 번식지로 갈지 이곳에서 월동시기까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이곳에 남아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드문 일입니다.
수위변동으로 인해 지금 도래한 철새들은 수면과 지면의 경계면이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인공습지 안쪽에서 먹이활동을 함으로써 방해요인으로부터 격리되어 있어 비교적 안정된 먹이활동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작년에 비하여 도요, 물떼새들이 이곳을 많이 찾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정도의 수위가 장기간 유지된다면 더 많은 도요물떼새들이 도래하리라 생각됩니다. 인공습지 주변에는 꼬마물떼새와 흰물떼새, 알락할미새 들이 도래하였고 인공습지 안에는 중대백로 20여개체, 장다리물떼새 5개체, 붉은발도요와 메추라기도요, 검은가슴물떼새 등이 각각 30여 개체가 도래하였으며 큰뒷부리도요 1개체와 더불어 아직 번식지로 가지 않는 쇠오리, 청둥오리, 발구지, 흰뺨검둥오리 등 오리류는 약200여개체가 인공습지에 남아 있습니다.
현재 인공습지와 아스팔트 도로와 경계구간에는 키 작은 반송류가 식재되고있는데 미관상은 좋을지 모르지만 차량운행을 엄폐하고 소음을 줄일 수 있는 광나무나 사철나무, 홍가시나무 등의 차폐수를 심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어떤 시설물이나 개선사업 등이 주민들의 동의나 건의를 받아들여 보다 혜택은 더 크게 또 그 목적에 가깝게 근접하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정책의 입안자나 행정의 실무자들이 이 점을 감안하여야 하겠습니다.
앞으로 건의하고 싶은 것은 지금 인공습지의 수위가 매우 낮아 있을 때가 불법어구를 제거하는 가장 좋은 시기이며 이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또한 보트 낚시를 포함한 낚시인들의 출입이 갈수록 많아지고 그 범위도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과거 배수펌프장 인근에서만 행해지던 낚시가 지금은 접근성이 용이한 아스팔트 도로의 전 구간에 걸쳐 행해지고 있어서 철새들의 먹이 서식처와 휴식처가 그 만큼 침해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낚시 인구를 보다 수심이 깊은 고흥호 쪽으로 유도하거나 인공습지 안에서는 낚시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이 우선되어야 하겠습니다. 어떤 이유로든지 자연의 풍요로운 감성을 느낄 수 있으며 우리 삶의 질을 척도할 수 있는 철새들의 서식을 보호하는데 모두가 앞장서야 하기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