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는 코로나바이러스 과(Family Coronaviridae)에 속하는 바이러스들을 지칭하며 일반적으로 조류 뿐만 아니라 사람을 포함한 다양한 포유류에서도 발견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그 종이 다양하고, 바이러스의 특성과 숙주에 따라서 호흡기와 소화기 감염병을 모두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사람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문제시되었던 사스(SARS)와 메르스(MERS)처럼 중증의 호흡기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체로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외막이 둘러싸인 RNA 게놈을 가진 바이러스로 사람, 포유동물, 조류사이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이다. 이 바이러스는 1930년대 초기 전염성 기관지염이 걸린 닭, 전염성 위장염에 걸린 돼지, 중증도의 간염 또는 신경 증상을 가진 쥐에서 발견되어 보고된 바 있다. 전자현미경을 통해 바이러스 입자의 표면에 곤봉 모형의 돌출부가 있는 특징적인 형태가 관찰되었고 이는 왕관을 연상시켜 라틴어 왕관을 뜻하는 ‘corona’에서 파생되어 coronavirus로 명명되었다1) 2)
지난 40년동안 주로 가축에게 경제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호흡기, 소화기 관련 감염병 사례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체로 보고되었다. 대표적으로 조류 전염성 기관지염 바이러스(Infectious bronchitis virus, IBV), 돼지 유행성 설사병 바이러스(Porcine epidemic diarrhea virus, PEDV),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바이러스(Feline Infectious Peritonitis virus, FIPV), 소 코로나바이러스(Bovine coronavirus, BCV) 등이 알려져 있다.
사람에서 코로나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감기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체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에는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과 중동 호흡기 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 그리고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신규 전염성 폐렴과 같이 사람에서 발생한 신종 감염병의 주요 원인체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주목 받고 있다.
1. 구조
코로나바이러스 과에 속하는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27~32 kb 길이를 가진 단일가닥의 감염성 있는 양성(positive sense) RNA 게놈을 가지며 게놈의 5번 말단에 cap, 3번 말단에 poly A tail이 존재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체적인 직경은 80~200 nm 정도이며 전형적으로 바이러스 입자 표면에 곤봉 모양의 Spike가 존재한다. 바이러스는 피막(Envelope)을 가지고 있으며 Spike 단백질과 Envelope 단백질과 같은 주요 외막(outer membrane) 단백질들이 존재한다. Spike 단백질은 중화 항체 유도, 수용체 결합, 막 융합 등 바이러스의 감염과 병원성에 관여하고 Envelop(E) 단백질은 바이러스 입자의 형태 형성과 바이러스가 감염 후 세포 밖으로 방출할 때에 관여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체는 보통 바이러스 단백질 ORF들이 5’-Replicase(Rep)-Spike(S)-Envelope(E)-Membrane(M)-Nucleocapsid(N)-3’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종에 따라 비구조적 단백질(Non-structural Protein)의 유전자 순서가 다르거나 hemagglutinin-esterase (HE) 단백질을 추가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발견된다. HE 단백질은 주로 Murine coronavirus, HKU-1이 속하는 betacoronavirus 속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influenza C virus에서 발견된 hemagglutinin-esterase-fusion (HEF) 단백질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며 수용체 결합과 해리 등에 관여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은 숙주세포의 수용체와 비리온(virion)의 결합에 의해서 개시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은 특이 수용체를 갖는 세포 의존적이며, 일반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는 바이러스마다 특정 종의 숙주에만 감염되는 종특이성을 갖는다. 바이러스 Spike 단백질이 숙주세포의 수용체 결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때 Spike 단백질의 receptor binding domain(RBD)이 주로 관여하고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다양한 결합 방식을 보여준다. Mouse hepatitis virus의 경우, RBD의 N말단 부분이 세포 수용체에 결합하는 반면, SARS-CoV, HCoV-NL63, TGEV, HCoV-229E의 경우, RBD의 C말단 부분 또는 중간 부분이 바이러스 수용체(cellular receptor)에 결합한다.
알파코로나바이러스(alphacoronavirus)에 속하는 코로나바이러스에서는 숙주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aminopeptidase N (APN, CD13) 단백질을 수용체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관찰된다. 사람 코로나바이러스인 HCoV-NL63, SARS-CoV의 경우,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 (ACE2)라는 수용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숙주세포 수용체에 결합한 코로나바이러스는 Spike 단백질의 바이러스-세포 융합 기능을 통해 세포 안으로 진입하게 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체 RNA로부터 replicase 단백질이 만들어지며 유전자 rep1a의 생성물인 비구조단백질(nsp3, nsp4, nsp6)에 의해 형성되는 이중막 소포(double-membrane vesicles, DMVs)가 바이러스의 RNA 합성과 전사 과정에 관여한다. 코로나바이러스 음성가닥(negative strand) RNA 합성은 양성가닥(positive strand) RNA의 3’ 말단에서 시작되고 이를 주형으로 하여 3’ 말단 부위를 공유하는 유전체보다는 작은 다양한 크기의 subgenomic RNA (sg RNA)의 합성이 이루어지는 특징을 갖는다. 각각의 sgRNA는 바이러스 단백질을 합성하는데 활용된다. 바이러스의 막단백질들(M, S, E protein)은 주로 소포체(Endoplasmic reticulum)와 ‘소포체 골지체(Golgi apparatus) 사이 공간(endoplasmic reticulum-Golgi intermediate compartment, ERGIC)’에서 지질이중막 구조와 함께 성숙되어 최종적으로 비리온을 구성하는데 활용된다
사스 코로나바이러스: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을 유발하는 사스 코로나바이러스(SARS-CoV)는 2002년 겨울 중국에서 첫 감염이 시작된 이래 수 개월 만에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던 신종 전염병 바이러스이다4). 사스 코로나바이러스는 초창기 야생동물 거래 시장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향고양이가 사람으로 전파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후속 연구를 통해서 홍콩과 중국의 일부 지방에 존재하는 관박쥐류(Rhinolophus)가 숙주동물로 보고되었다.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중동 호흡기 증후군
또한,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는 중동 호흡기 증후군을 유발하는 원인체로서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초 보고된 이후 중동,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미국 등 26개국에서 감염 보고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5년 5월 중동에서 입국한 68세 남성에서 최초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되었으며 의료진을 포함하여 186명의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발생한 바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의 기차역의 2020년 1월 22일 모습. 많은 사람들이 감염을 우려하여 마스크를 쓰고 있다. (출처: Gettyimageskorea)
2019년 12월부터 중국 우한시 화난 해산물 시장에서 발생한 전염성 폐렴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에 의한 새로운 인체 감염증으로 확인되었다. 초기 화난 해산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야생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는 사람 간 전파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5) 전장 유전체 비교 분석을 통해 박쥐 유래 사스 유사 코로나바이러스(Bat SARS-like coronavirus isolate bat-SL-CoVZC45)와 가장 높은 염기서열 상동성 (89.1%)을 나타내었으며, 사람 코로나바이러스 4종과 상동성 39-43%,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50%, 사스 코로나바이러스 77%의 상동성이 확인되었다. 계통분석 결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신종코로나바이러스)는 베타코로나바이러스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6) 2020년 1월 중국에서만 만 명 이상의 감염 확진자와 수백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였으며 태국, 일본, 대한민국 등 아시아 각국 및 북미와 유럽 여러 국가에서도 확진자가 발견된 만큼 전세계적인 대응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5)
(A) 2019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사진. (B) 인체 호흡기 상피세포에 침입한 바이러스 (출처: China CDC)
관련용어
사스(SARS), 메르스(MERS), 전자현미경, 돼지 유행성 설사병 바이러스(Porcine epidemic diarrhea virus, PEDV),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바이러스(Feline Infectious Peritonitis virus, FIPV), 피막(Envelope), 외막(outer membrane), 비구조단백질(Non-structural Protein), hemagglutinin-esterase (HE) 단백질, hemagglutinin-esterase-fusion (HEF) 단백질, 비리온(virion), 종특이성, 바이러스 수용체(cellular receptor),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 (ACE2), 소포체(Endoplasmic reticulum), 골지체(Golgi apparatus),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